로그인‘유서까지 빈틈없이 준비했다...’유호의 예상이 맞다면 곧 미성년 자녀와 연로한 어머니,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내가 언론 앞에 나설 터였다. 냉혹한 대기업이 집안의 유일한 가장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호소할 게 뻔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인 수순이었다. 앞길에 덫을 깔아 놓고 KH그룹이 덫 안으로 들어오기만 기다린 셈이었다.두 사람이 가까이 붙어 있었기에 해인도 수화기 너머 주헌의 말을 모두 들었다.해인은 손끝으로 유호의 찌푸린 미간을 가볍게 쓸었다.“나가 봐야 해? 내가 옷 가져다줄게.”말을 마친 해인이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하지만 유호는 곧바로 해인을 누르면서 다시 침대에 눕혔다.“쉬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상대가 여론을 이용해 KH그룹을 비난의 중심에 세우려 한다면, 유호 측이 먼저 움직여야 했다. 사건이 더 크게 번지기 전에 선수를 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했다.유호가 떠난 뒤 해인은 깊이 잠들지 못했다....다음 날 새벽빛이 채 밝아지기 전에 해인은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오늘은 드물게 한씨 집안 식구들이 모두 식탁에 모여 있었다.한원랑도 전날 밤 KH그룹에서 벌어진 일을 들은 눈치였다.투신 사건으로 사옥이 통제되면서 KH그룹 직원 전체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지 못하게 됐다.권영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유호한테 별일은 없겠지?”한원랑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정도 일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큰 회사를 어떻게 물려받겠습니까?”한원랑은 자식이 스스로 헤쳐 나가게 두는 편이었다. 최근 KH그룹에서 벌어진 일도 알고 있었지만 따로 자신이 손을 보태지는 않았다.왕단영이 해인을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해인이 네가 YD그룹을 다시 가져갔다며? 하필 이런 때에 그러면 유호한테 짐을 더 얹는 거나 다름없잖니.”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또 괜한 분란을 만들려고 하지?’해인이 대꾸하기도 전에 권영자가 먼저 나섰다.“해인이가 빼앗아 간 게 아니잖아. 둘 사이가 좋으니까 유호가 해인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먼저
유호의 뜨거운 숨결이 해인의 피부를 간질이자, 귓바퀴에는 옅은 핑크빛이 번졌다.‘대가라니, 별말을 다 하네.’해인은 한 손으로 유호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다른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살살 긁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유호의 턱선에 먼저 입을 맞췄다.“이게 대가야.”부드럽고 향긋한 해인의 입술이 닿자 유호의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크게 침을 삼킨 탓에 해인이 입을 맞춘 목젖이 더 심하게 간질거렸다.해인이 먼저 다가오는 일은 드물었다.유호의 길게 뻗은 눈매에 짙은 욕망이 어렸다. 긴 손가락이 해인의 머리카락 사이를 천천히 헤집었다.“내가 받을 대가라면, 당연히 내 손으로 받아 내야지.”해인을 깊게 응시하던 유호가 입술을 덮고 거칠게 눌렀다.해인은 고개를 젖힌 채 소나기처럼 몰아치는 키스를 받아 냈다. 눈가에 물기가 차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목덜미가 길게 드러났다.세심한 키스가 하얀 목덜미를 따라 내려가자, 해인의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방 안의 열기가 계속 높아졌다. 창밖에는 어느새 가느다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물이 창문을 따라 구불구불 흘러내리면서 바닥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해인의 뺨이 뜨겁게 달아오른 그때, 유호의 핸드폰이 집요하게 울리기 시작했다.유호는 확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해인과 손가락을 맞물리고 둘만의 분위기에 깊이 빠져들었다.숨 쉴 틈마저 빼앗긴 해인이 붉어진 얼굴로 유호의 가슴을 살짝 밀었다.“전, 전화 오잖아.”말을 꺼낸 뒤에야 해인은 자신의 목소리가 심하게 가라앉아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귓가에 바짝 붙은 유호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받아. 누구도 우리를 방해 못 해.”해인의 뺨은 더 붉어졌다. 유호의 키스에 견디기 힘든 가느다란 신음이 새어 나왔다.유호의 시선은 사람을 통째로 삼킬 만큼 짙었다.하지만 계속 진동하는 핸드폰은 급한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해인을 재촉했다.해인의 마음은 둘로 갈라진 듯했다. 한쪽에서는 욕망 속으로 끌어당겼고, 다른 쪽에서는 그곳을 빠져
어렵사리 조우를 방해꾼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더니, 이제는 친아들이 앞을 가로막았다.조우라면 적당히 내보낼 수 있었지만, 친아들을 상대로는 유호도 함부로 굴 수가 없었다.이를 악문 유호가 겨우 말했다.“배가 고픈 모양이네. 내가 분유 타 올게.”‘먹자마자 바로 자라.’ 유호는 속으로 몇 번이나 투덜거렸다.이어진 5분 동안 해인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분유를 타는 유호를 지켜봤다.유호는 동작 하나하나에 힘을 잔뜩 줬다. 분유 숟가락으로 우유병 바닥까지 뚫어 버릴 기세였다.멀찍이 떨어진 해인에게도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유호의 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해인은 우습기도 했고, 이런 유호가 유난히 생생하게 느껴져서 더 마음에 들었다.분유를 다 먹은 이안은 해인의 어깨에 엎드린 채 만족스럽게 트림을 했다.유호는 곧 잠들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밤중인데도 아이의 눈은 갈수록 더 또렷해졌다. 오히려 기운이 넘치는지 귀여운 옹알이까지 하며 핑크빛 혀를 내밀었다.마치 귀여움을 부리는 것 같았다.모성애가 차오른 해인은 참지 못하고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우리 이안이... 정말 귀엽다.”이안이 다시 잠들기만 기다리던 유호의 표정은 새까맣게 탄 냄비 바닥처럼 어두워졌다.그렇다고 어린 아기에게 화를 낼 수도 없어서, 유호는 이안을 향해 이를 드러내며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이안은 아빠가 놀아 주는 줄 알고 더 환하게 웃었다.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두 눈을 보다 못한 유호가 손바닥으로 아이의 눈을 덮었다.몇 초 뒤 손을 치웠지만, 아이의 두 눈은 여전히 말똥말똥했다.‘방법이 틀렸나? 다시.’유호가 같은 짓을 몇 번 반복하자, 신이 난 이안은 입에 보글보글 거품까지 만들었다.‘끝도 없네.’ 유호는 어금니를 악물었다.해인은 몰래 신경전을 벌이는 두 남자를 보면서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부자가 똑같이 사람을 웃기네.’해인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기억 깊숙이 묻어 두었던, 오래전 가족에게서 느꼈던 따뜻함이 되살아났다.이렇게 마음 놓
유호의 품에서 일어난 해인은 식탁으로 다가가서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그제야 유호가 문밖을 향해 낮게 말했다.“들어와.”종이 봉투를 들고 들어온 주헌이 알레르기 약을 가지런히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주헌은 유호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하다고 느꼈다.차마 고개를 들어 유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주헌은 물건을 내려놓자마자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해인은 어느새 음식을 식탁 위에 차려 놓았다.“빨리 와.”유호는 해인 곁에 앉아 팔을 등 뒤로 뻗어 젓가락을 집었다.유호가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꺼냈다.“오늘은 그리 바쁘지 않아. 저녁에는 일찍 들어갈게.”해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본가로 가자. 한 주 내내 바빴잖아. 주말도 다가오니까 아들이랑 좀 놀아 줘.”유호도 이견은 없었다.아직 아이에게는 부모의 손길이 필요했다. 이번 주에는 둘 다 본가에 들어가지 못해서 바쁜 틈을 쪼개 영상 통화로만 이안을 봤다....밤.샤워를 마치고 나온 유호의 허리에는 수건 하나만 느슨하게 걸쳐져 있었다.선명하게 굴곡진 가슴 위로 미처 닦이지 않은 물방울 몇 개가 흘러내렸다.머리는 반쯤만 말린 상태였다. 낮에는 흐트러짐 없이 넘겨져 있던 머리카락은 이마 위로 자연스럽게 내려와서, 평소보다 한결 편안한 분위기를 풍겼다.고개를 돌려 유호를 바라보던 해인은 감탄이 어린 눈빛이 되었다.‘이 남자는 정말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네.’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흠잡을 곳 없는 이목구비 때문에, 해인은 가끔 유호가 영화배우처럼 느껴지곤 했다.침대 위로 올라온 유호가 해인을 짙은 눈빛으로 응시했다. 낮에 사무실에서 끝내 맛보지 못한 달콤함을 이자까지 붙여 받아 낼 생각이었다.유호는 해인의 목덜미를 움켜쥐어 품 안으로 끌어당긴 뒤, 망설임 없이 입술을 열고 깊숙이 파고들었다.입술을 몇 번 맞댔을 뿐인데, 해인 옆 이불 속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몸을 멈칫한 유호는 표정이 굳어진 채 해인 뒤쪽의 이불을 바라봤다.봉긋하게 솟
대답을 확인한 해인의 마음은 알 수 없이 가라앉았다.‘역시 그랬구나.’고민건과 인연이 있던 건... 해인의 양부 강정국이었다.하지만 강정국과 두 아들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 사람이 죽고 나면 남은 인연도 자연스레 희미해지듯, 고민건의 마음속에서 강정국 일가와의 옛정 역시 서서히 바래 갔다.고민건이 정원에서 태겸에게 말한 것처럼, 고민건은 강정국에 진 빚은 지난 시간 동안 이미 다 갚았다고 여기는지도 몰랐다.그렇기에 더더욱 한씨 집안을 봐줄 이유도 없었다. 두 집안은 처음부터 경쟁자였으니까.해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리고 누군가가 자기를 뒤에서 찌른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민건이 사업가로서의 입장에 서서 한 결정이라는 건 해인도 분명히 알았다. 그 결정이 잘못된 것도 아니었다.다만 마음이 그저 좀 편치 않았다.유호는 해인의 표정을 가만히 살피다가, 손바닥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유호는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기분이 가라앉았는지 다 잘 알고 있었다.이어 입술이 해인의 이마에 닿았다. 그 시선엔 사랑과 안쓰러움이 깊게 어렸다.“여보, 너한테 내가 있잖아.”그 짧은 한마디는 먹구름 사이로 비친 한 줄기 햇살처럼, 해인의 어두웠던 마음에 희미한 빛을 드리웠다.해인은 오랫동안 고민건 부부와 함께 지냈다. 비록 태겸과의 관계는 끝났지만, 고민건 부부와 쌓인 정까지 한순간에 끊어낼 수는 없었다.해인에게 고민건 부부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그리고 고민건은 해인이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어른이기도 했다.그런데 오늘 고씨 저택에서 들은 그 말들 때문에 해인은 새삼 깨달았다. 즉, 어떤 사람들은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 정해져 있고, 때가 되면 서로 멀어지게 된다는 운명이라는 사실을...유호도 해인에게 평생 곁에 있겠다는 거창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그저 ‘너한텐 내가 있다'고 말했을 뿐이었다.그 말은 언제 어디서든 유호가 해인 뒤에서 조용히 지키고 있겠다는 뜻처럼 들렸다.짧은 말이었지만 해인에
KH그룹 대표실.해인이 대표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유호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통유리 창문 밖에서 들어온 햇빛이 비스듬히 유호를 감싸고 있었다. 남자의 모습에 부드러운 빛이 얹혔다.유호는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보고 있었다. 뚜렷한 손마디 사이에는 검은색 만년필이 들려 있었다.집에서 편안한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단정한 업무 모드의 유호를 보자, 해인의 입가가 저절로 올라갔다.유호는 무척 집중해서 서류를 보고 있었기에,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주헌이 서류를 가져온 줄로만 알았다.한참 동안 주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유호가 그제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해인은 어느새 유호 앞까지 와 있었다. 눈가에는 웃음이 어려 있었고,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유호를 몰래 찍는 듯한 모습이었다.유호의 입꼬리가 바로 부드럽게 휘어지면서 눈빛은 녹아내릴 만큼 다정해졌다.“몰래 찍을 필요 없는데. 말만 하면 마음껏 찍게 해 줄게. 갑자기 웬일이야?”해인은 손에 든 도시락 가방을 흔들었다.“같이 점심 먹으러 왔어. 놀랐어? 반갑지?”당연히 반가웠다. 유호가 만년필을 내려놓고, 깊은 눈동자로 해인의 얼굴을 응시했다.“나 보고 싶었어?”KH그룹에서 YD그룹까지는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도시락을 식탁에 내려놓은 해인이 손을 뻗어 유호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응.”해인은 유호의 품에 기대 익숙한 향기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요즘 유호는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왔다. 해인은 자신도 YD그룹을 막 맡아서 매일 늦게 귀가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유호는 그보다도 더 늦었다. 거의 해인이 잠든 뒤에야 침대 반대편에 누웠다.그래도 매일 아침 식탁 위엔 유호가 직접 부쳐 둔 계란프라이가 어김없이 놓여 있었다.해인은 자기를 향한 유호의 사랑을 느꼈고, 한편으론 남편의 몸이 버텨 줄지 걱정도 되었다.유호는 해인의 손목을 잡아 품 안으로
달빛이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버려진 제약 공장 안, 강해인의 몸은 거칠게 꼬인 밧줄에 묶여 있었다.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 벽에 기댄 채, 여자의 가느다란 손목은 높이 들어 올려진 채 벽에 고정돼 있었다.그리고 뒤에서 다가온 남자가 해인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얇은 여자의 허리가 남자의 손아귀 안에서 움츠러들었고, 남자의 입가에는 음습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강해인 씨. 아무도 몸값을 들고 안 오면, 그땐 미안하지만 말이야.”해인의 뒤쪽에서 벨트를 푸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차리는 순간, 해인의 심
택시가 공연장 앞에 멈춰 섰다.오늘 만나기로 한 고객은 ‘주’ 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Y시에서는 이름만 대도 아는 부호였다. 자동차를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이유도 분명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휴양 리조트가 수십 곳에 달하는데, 비즈니스 접대용 차량이 대거 필요했던 것이다.와세라 쪽 영업총괄이 이미 주 대표와 이야기를 거의 마무리해 둔 상태라고 했다. 다만 상대 쪽에서 기술 관련해 몇 가지를 더 깊이 확인하고 싶어 했고, 그 부분이 마침 해인 전공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소함청이 해인을 Y시로 보낸 것이다.해인은
해인은 말문이 막혔다.오늘의 유호는 그날의 단정한 군복 차림과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해인 앞에 있는 유호는 검은 셔츠의 단추를 풀어 헤친 상태였고, 언뜻 드러나는 가슴 근육의 선이 거친 생기를 더했다.해인이 앉은 자리에서는 그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음... 한유호... 몸은 정말 좋네...’유호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별생각 없는 듯 물었다.“손은 왜 다쳤어?”해인은 멈칫했다. 고개를 숙이고서야 언제 그랬는지 모를 새, 유리컵에 베인 손바닥에서 선혈이 번져 나온 것을 알아챘다.입술을 살짝 다문 해인은 손등을 위로
해인은 뒤로 밀리면서 중심을 잃었다.태겸은 뒤쪽에서 급히 끼어들었고, 그때의 반동으로 깨진 유리컵의 날이 해인의 손바닥을 파고들었다.손끝에서 전해지는 통증이 너무나 선명해서 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예주 앞을 가로막고 선 태겸이 난처한 표정으로 해인을 바라봤다.“이게 뭐 하는 거야? 예주는 내가 부른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그 말을 듣자 해인은 쥐고 있던 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눈가가 젖은 채 태겸을 향해 말했다.“내가 난리야? 고태겸, 하예주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한 번이라도 들어볼 생각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