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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Author: 귀차니즘
신예린의 짐은 많지 않았다.

책이나 학용품은 아직 기숙사에 그대로 두고 나중에 천천히 옮기기로 했다.

우선 옷들을 옷장에 정리하고 스킨, 로션을 직접 고른 화장대 위에 하나하나 가지런히 올려뒀다.

처음으로 스스로 고른 가구였기에 그 화장대를 볼 때마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주시우가 준비해 준 방은 지금껏 써왔던 공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따뜻했다.

‘처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 생긴 거구나.’

아직은 조금 어색했고 이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신씨 가문에 있을 때, 그녀는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을 써야 했다.

1.5미터 남짓한 침대 하나, 작은 책상, 늘 삐걱거리던 낡은 옷장 하나가 전부였지만, 그마저도 늘 조심조심 아껴 써야 했다.

그리고 ‘이 정도면 감사해야지’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자랐다.

반면 신민호의 방은 달랐다.

큼직한 원목 옷장에 신예린의 책상보다 두 배 큰 널찍한 책상, 그 위에는 정체도 모를 취미용 장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주시우가 마련해준 이 공간에서는 그녀가 원했던 것들이 비로소 하나씩 채워지고 있었다.

새로 생긴 방이 너무 좋았던 그녀는 새하얀 침대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보송보송한 이불이 온몸을 폭 감싸고, 햇살 냄새가 은은하게 배어 있었다.

신나서 배시시 웃으며 이리저리 구르던 찰나에 들려온 노크에 신예린은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문은 처음부터 열려 있었고 그 틈 사이로 주시우가 팔짱을 낀 채 기대어 서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맴돌았다.

신예린은 민망함에 후다닥 이불을 정리하며 더듬거렸다.

“보... 보고 계셨던 거예요?”

주시우는 말 대신 슬며시 웃었다.

“저녁 뭐 먹고 싶어?”

“저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신예린은 얼굴이 화끈거려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아침에 등갈비 사놨어. 감자 넣고 갈비찜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아?”

“좋아요! 진짜 좋아요.”

무슨 메뉴든 상관없었다. 뭐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준비가 돼 있었다.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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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닝포인트   제151화

    딱 봐도 사랑에 빠진 소녀 같은 얼굴이었다.신예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송지유를 흘겨보며 말했다.“무슨 소리야. 쓸데없는 말 하지 마.”“내가 뭘 잘못 말했어? 방금 웃는 거 완전 달달했거든? 누가 봐도 수상해.”송지유가 손가락 두 개를 눈앞에서 흔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내 눈은 정확하지.”신예린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아까부터 머릿속에 온통 주시우 생각뿐이었다는 걸.두 사람의 관계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어서 하루 종일 마음이 설레어 책조차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칠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다시 공부에 집중해야지, 그렇게 스스로 다짐할 뿐이었다.“왜 주 교수님이면 안 되는 건데?”신예린이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송지유의 눈이 번쩍 빛나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뭐야, 뭐야? 무슨 일인데?”신예린은 잠깐 망설이다가 송지유에게 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혼자 끌어안고 있기에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으니.“나, 나 주 교수님이랑 키스했어.”순간 송지유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미리 준비한 듯 신예린이 얼른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도서관에서는 떠들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송지유는 겨우 소리 내는 걸 참았지만 눈빛만큼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겨우 마음을 진정시키자마자 그녀는 신예린의 손을 잡아끌며 다급히 물었다.“어서 말해! 빨리, 빨리!”신예린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어제 같이 마트 갔을 때 음료수를 샀는데 그게 알코올이 든 거라는 걸 몰랐어. 주 교수님은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어서 한 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어지럽대. 그래서 소파에 누워 쉬고 있었어. 내가 설거지 끝내고 와서 보니 자고 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신예린이 말을 이어갈수록 송지유는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그만 입을 맞췄어.”“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송지유는 마치 드라마 후속편을 기다리는 시청자처럼 눈을 반짝였다.“그러다 주 교수님이 깼어. 내 손을

  • 터닝포인트   제150화

    신예린은 아직 어린아이 같아서 다른 연인의 다정한 모습을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고 말하자면 아직 그런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들 준비가 안 된 셈이었다.주시우는 옆으로 시선을 돌려 신예린을 바라봤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순간부터 신예린의 시선이 자꾸만 그 커플에게로 향하는 걸 주시우는 놓치지 않았다.잠시 생각을 굴리던 주시우는 신예린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신예린을 지켜본 만큼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신예린은 큰일을 저지를 땐 순간의 충동으로 밀어붙이지만 평소에는 결코 먼저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고 누군가 두 걸음 내디디면 겨우 한 걸음 다가가는 식이었고 스스로 원하는 걸 말하는 일도 드물었다.결국 이 모든 건 자신감이 부족해서였다.그런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커플은 먼저 걸어 나갔다.신예린도 따라나서려던 찰나, 갑자기 손끝이 잡히더니 곧 따스한 열기가 번졌다.열 손가락이 단단히 맞물린 채 주시우의 손이 신예린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듯 뛰어오른 신예린은 고개를 들어 옆얼굴을 바라봤고 주시우는 태연한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동안 신예린은 시선이 자꾸만 흔들렸다.“왜 그래?”주시우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신예린은 뭐라 말할 수 없어 귀끝만 붉게 물들였다.그 모습을 놓치지 않은 주시우는 다른 손을 들어 살짝 신예린의 귓불을 집어 올렸다.“아!”그 순간, 신예린의 귓불은 불길처럼 더 붉어졌고 주시우는 그 장면이 우스웠는지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사랑에서 스킨십은 꽤 신기한 효과를 준대. 서로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거나 가까이 있으면 몸에서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그래서 더 따뜻하고 친밀하게 느껴지는 거지.”주시우의 손끝이 신예린의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건 말없이 전해지는 주시우의 애정 어린 동작이었다.“그러니까 우리도 굳이 참을 필요 없어. 손을 잡고 싶으면 잡고 가까이 있고 싶으면

  • 터닝포인트   제149화

    이제는 주시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예린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더 이상 침대에서 밀려날지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주시우도 역시 신예린을 좋아했고 함께 있고 싶어 했다.이 기쁨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 심지어 꿈속에서조차 주시우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으니 마치 요괴가 마침내 삼장 법사를 손에 넣은 것처럼 있는 힘껏 주시우를 꿀꺽 삼켜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다음 날 아침, 신예린은 아직도 어젯밤의 꿈을 곱씹으며 천장을 바라보고 멍하니 웃고 있었다.옆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고 늘 그렇듯 주시우가 더 일찍 일어나 있었다.신예린은 옆에 놓인 베개를 바라보다가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살며시 들어 올려 코끝에 대니 은은하게 스며드는 주시우의 향기가 남아 있었다.그 달콤한 기운이 가슴속 깊이 차올라 신예린의 입꼬리는 하늘 끝까지 닿을 듯 솟구쳤다.그러던 순간, 방문이 열리고 주시우가 들어왔고 베개를 끌어안은 채 앉아 있던 신예린과 눈이 마주쳤다.순간, 하늘과 나란히 오르던 신예린의 입꼬리는 딱딱하게 굳었고 공기는 얼어붙은 듯 멈췄다.신예린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고 서둘러 베개를 내려놓으며 더듬거리듯 변명했다.“아, 아니에요. 그냥... 그게...”사실 신예린은 남의 베개를 끌어안고 냄새 맡는 변태 짓을 한 것뿐이었다.주시우는 피식 웃으며 오히려 다정하게 신예린의 체면을 살려 주었다.“혹시 내가 자는 동안 침 흘렸는지 확인해 주는 거야?”“...”‘교수님은 자기 이미지까지 깎아가면서까지 날 위해 변명을 만들어주다니...’그러자 신예린은 곧바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순간 위기를 모면하는 재주만큼은 기가 막혔고 주시우는 빙긋이 웃으며 시계를 흘긋 보더니 말했다.“출발까지 30분도 안 남았어.”신예린은 눈을 크게 뜨며 시간을 확인하더니 조금 전까지의 달콤한 상상을 잊은 채 허둥지둥 일어나 슬리퍼를 끌고 화장실로 뛰어갔다.곧 닫힌 문 너머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터닝포인트   제148화

    신예린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였다.그냥 가볍게 흘린 말이 이렇게 진지한 대답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사람은 흔히 자신의 장점을 잘 보지 못하지만 남의 장점만 크게 보는 법이었다. 신예린도 예외는 아니었다.신예린은 성격이 조용하고 잘하는 것이라고는 공부밖에 없었고 게다가 예전에 여도준이 강효은을 택했을 때는 스스로 매력조차 없는 게 아닐지 의심했었다.하지만 주시우는 달랐다.주시우는 신예린을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인정했다. 주시우 눈 속의 신예린한테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자신이 비쳐 있었다.‘혹시 나도 내 생각만큼 너무 떨어지는 존재는 아닌 걸까...’신예린은 속으로 놀라며 조심스럽게 감탄하면서도 섣불리 대답을 못 하자 주시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사실 나도 걱정이 있긴 해.”그 말에 신예린은 의아한 눈으로 주시우를 바라봤다.“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잖아. 혹시 그래서 네가 싫어할까 봐 걱정했어.”신예린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바로 받아쳤다.“교수님, 아까는 나이 많은 게 좋다고 하셨잖아요. 연금도 저보다 먼저 받을 거라고요.”“...”주시우는 헛기침하며 시선을 피했다.“그건 그냥 스스로 위로하려고 한 말이지.”“하하.”신예린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고 웃음소리 덕분인지 방 안에 깔렸던 긴장과 불안은 눈 녹듯 사라졌다.주시우도 따라 미소를 지으며 낮게 말했다.“그럼... 내가 비밀을 하나 더 말해 줄까?”“뭔데요?”신예린은 호기심에 고개를 들며 가까이 다가갔다.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자 주시우는 신예린의 뽀얀 피부에 비친 고운 솜털까지 선명히 볼 수 있었다.잠시 목울대를 울린 주시우는 낮게 속삭였다.“사실... 내 방의 보일러는 고장 안 났어.”“뭐라고요?”신예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아니... 이걸 아무렇지 않게 말해 버리다니.’“혹시라도 네가 다른 데로 가 버릴까 봐... 나도 나름 별의별 수단을 다 쓴 거지.”신예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하니 주시우를 바라봤다.주시우는 그런 신예린의 머

  • 터닝포인트   제147화

    신예린의 얼굴은 순식간에 삶은 새우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주시우의 눈가에는 장난스러운 흥미가 스쳤다.“네가 정말 원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들어줄 수도 있어.”“아, 아니... 그런 거 아니에요!”신예린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저... 저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토끼처럼 냅다 달아나듯 자취를 감춰 버린 신예린의 뒷모습을 보며 주시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같이 씻자고? 들어보니 그럴듯한데? 물도 아끼고 말이야.’하지만 주시우는 금세 고개를 저었다.‘아니지. 예린이가 진심으로 좋다고 해야 가능하지.’주시우는 서재에서 읽다 만 책을 들고나왔지만 정작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거실에 앉아 있어도 귓가로 들려오는 건 샤워실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뿐이었다.머릿속에는 조금 전에 품에 안겼던 신예린의 붉어진 얼굴과 희미하게 젖은 눈빛만이 자꾸만 맴돌았다.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열기가 차올랐고 주시우는 관자놀이를 눌러 가라앉히려 애썼다.욕망이라는 게 한 번 열리면 되돌리기 어려웠고 주시우 역시 예외일 수는 없었다.한편, 욕실 거울 앞의 신예린도 마음이 복잡하게 요동쳤다.거울에 비친 얼굴은 하얗게 빛나면서도 붉은 기운이 번졌고 눈동자마저 물빛처럼 출렁였다.손으로 볼을 감싸 보니 손끝에 닿는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고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버렸다.밤이 깊어지자 신예린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바로 옆에 주시우가 누워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오늘 밤 일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며 심장이 쿵쾅거려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그때, 옆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탁상 등이 켜졌다.순간 번진 부드러운 불빛에 신예린은 반사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고 시야에 들어온 건 바로 주시우의 얼굴이었다.주시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잠이 안 와?”‘역시 알고 있었구나.’신예린은 반쯤 이불 속에 얼굴을 묻고는 솔직히 고개를 끄덕였다.“네.”“왜 잠이 안 오는지 말해 줄래?

  • 터닝포인트   제146화

    거실은 은은한 노란 불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신예린은 아직도 카펫 위에 힘없이 누운 채 방금 주시우와 나눈 키스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잠시 후, 부엌에서 주시우의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그는 손에 물 한 잔을 들고 신예린 앞으로 다가왔다.조명 아래 비친 신예린의 얼굴은 투명한 옥처럼 빛났고 작은 코와 촉촉하게 빛나는 입술 주변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건 분명 주시우의 흔적이었다.평소라면 언제나 차분하고 절제된 모습이었지만 방금은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주시우는 신예린을 여러 번 안아 버렸고 혹시 겁을 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뒤늦게 밀려왔다.주시우는 신예린한테 잔을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물 좀 마셔.”그 한마디에 신예린은 비로소 정신이 돌아왔다.신예린은 입안이 바싹 말라 있었고 볼에 닿는 열기도 여전히 뜨겁게 남아 있었다.신예린은 잔을 받아 들어 조심스럽게 몇 모금 삼켰다.긴 속눈썹이 눈 밑에 그림자를 드리우자 주시우의 목젖이 미묘하게 흔들렸다.바로 그때 신예린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올려 주시우를 바라봤다.주시우의 붉어진 뺨과 까만 눈동자에는 묘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아까... 누가 자기 키스 못 한다고 했죠?”그 말에 주춤한 주시우는 어색하게 기침을 흘렸다.“음... 아마 본능이었던 것 같네.”‘본능이라니... 교수님이 말한 본능이 결국 날 이렇게 정신없이 흔들어 놓았잖아...’잔을 다 비우자 주시우는 신예린의 앞에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추며 물었다.“먼저 샤워할래?”신예린은 눈길을 피하며 작게 대답했다.“네... 알겠어요.”신예린은 갑작스러운 관계의 변화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았다.특히 조금 전까지 그토록 뜨겁게 입맞춤을 나눴다는 사실이 자꾸만 떠올라 얼굴이 달아올랐다.평소의 주시우는 마치 욕망과는 거리가 먼 사람처럼 절제된 수도승 같은 느낌이었는데 조금 전처럼 붉어진 눈가로 자신을 삼킬 듯 바라보던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평소의 주시우랑 차이가 너무 커서 신예린의 심장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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