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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화

Author: 풍월
지금의 하이석은 표정이든 분위기든, 쉽사리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만드는 냉랭한 거리감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하씨 가문의 권세를 탐냈지만, 동시에 그 권세를 두려워했다.

“하, 하 대표님…”

온창섭은 비위를 맞추듯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곁에 있던 온유정을 발끝으로 툭 건드렸다.

“얼른 일어나.”

하이석은 차갑게 시선을 내리깔았다.

“지난번 일로 온 대표도 충분히 교훈을 얻으신 줄 알았습니다만. 설마 이렇게까지 기억력이 나쁘실 줄은 몰랐군요.”

그의 목소리는 단단하고 서늘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살기가 몰아치는 듯해, 온창섭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오, 오늘 일은 오해입니다. 오늘은 유정을 데리고 사과드리러 온 겁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유정이 울분 어린 얼굴로 외쳤다.

“하 대표님, 온유란은 애초에 우리 온씨 가문 사람이 아니에요!”

한바탕 얻어맞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이를 악문 채 온유란에게 악의적인 말을 퍼붓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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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51화

    지금의 하이석은 표정이든 분위기든, 쉽사리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만드는 냉랭한 거리감이 있었다.사람들은 모두 하씨 가문의 권세를 탐냈지만, 동시에 그 권세를 두려워했다.“하, 하 대표님…”온창섭은 비위를 맞추듯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곁에 있던 온유정을 발끝으로 툭 건드렸다.“얼른 일어나.”하이석은 차갑게 시선을 내리깔았다.“지난번 일로 온 대표도 충분히 교훈을 얻으신 줄 알았습니다만. 설마 이렇게까지 기억력이 나쁘실 줄은 몰랐군요.”그의 목소리는 단단하고 서늘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살기가 몰아치는 듯해, 온창섭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오, 오늘 일은 오해입니다. 오늘은 유정을 데리고 사과드리러 온 겁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온유정이 울분 어린 얼굴로 외쳤다.“하 대표님, 온유란은 애초에 우리 온씨 가문 사람이 아니에요!”한바탕 얻어맞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그녀는 이를 악문 채 온유란에게 악의적인 말을 퍼붓기 시작했다.“저 여자, 절대 좋은 마음으로 대표님 곁에 있는 거 아니에요.”“우리 아빠가 돈 안 주기 시작하니까 바로 대표님한테 붙은 거잖아요. 결국 돈 보고 접근한 거라고요. 대표님도 속지 마세요. 저 여자 그냥 잡종이에요. 대표님 같은 분이랑은 애초에 어울리지도 않는다고요!”온유란은 맞고도 저렇게까지 독한 말을 쏟아내는 온유정을 보고 순간 멍해졌다.혼자 들을 때야 참고 넘길 수 있었지만 하이석 앞에서까지 저런 말을 들려주고 싶진 않았다.무슨 말을 꺼내려던 순간, 서은주가 조용히 그녀를 붙잡았다.서은주는 옆에 서 있던 하씨 가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따뜻한 물 한 잔만 부탁드릴게요.”그들은 빠르게 움직였다.곧 뜨거운 물이 담긴 컵이 건네졌고, 서은주는 그걸 온유란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형수님, 손 좀 녹이세요.”온유란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그러자 서은주가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작게 속삭였다.“하이석 씨가 계시잖아요. 저런 인간 상대하는 건 남편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50화

    하이석의 본가는 북쪽 외곽에 있어 삼정 병원과는 거리가 꽤 멀었다.그러니 병원까지 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그는 운전하는 내내 계속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온유란이 곤란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는지, 혼자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조수석에 앉아 있던 현정민은 연신 한숨을 쉬었다.“남의 가정을 깨고 들어가는 것들은 원래 체면도, 양심도 없는 법이지. 자리 하나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비니 말이야. 온씨 집안 일은…”그녀가 혀를 찼다.“아직 끝난 게 아니야.”하이석은 아무 말 없이 액셀을 깊게 밟았다.차는 그대로 도로 위를 미친 듯 질주했고, 현정민은 욕이 목끝까지 차오를 지경이었다.*그 시각, 삼정 병원.온유정은 일부러 일을 더 크게 만들려는 듯 바닥을 구르며 악을 써댔다. 체면이고 뭐고 완전히 내던진 모습이었다.주변에서 지켜보던 의료진과 환자들은 하나같이 혀를 찼다.돈 많은 집에서 키운 딸인데 어쩜 저렇게 버릇이 없냐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물론 그렇다고 구경을 멈추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찍는 이들만 점점 늘어갔다.온유정은 그 모습을 보자 더 기세등등해졌다.“온유란, 넌 그냥 사생아야! 네 몸에서 흐르는 피는 애초에 우리 온씨 집안 핏줄이 아니라고. 네 엄마가 대체 어떤 놈이랑 붙어먹고 널 낳았는지나 모르겠네. 역시 피는 못 속여. 엄마는 바람피우고, 딸은 몸 팔고!”그 말에 도정숙은 온몸을 떨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원래 점잖고 교양 있는 사람이었던 그녀는, 살면서 그런 막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욕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으니 얼굴만 붉게 달아오른 채 온유란의 손을 꼭 붙잡고 계속 말했다.“저 말 듣지 마. 다 헛소리야.”온유정이 비웃듯 말했다.“헛소리? 그럼 내가 친자 확인서라도 가져와 줄까?”창백해진 온유란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통쾌함과 우쭐함이 가득했다.온유정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왜 아빠가 널 시골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49화

    “그럼 넌 뭐가 대단한데?” 온유란이 차갑게 비웃었다.“어릴 때부터 시험만 보면 컨닝이나 하던 주제에, 고등학교 땐 양아치들이랑 몰려다니며 놀기 바빴잖아. 이제 와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 놓으면 진짜 명문가 아가씨라도 된 줄 알아? 온씨 집안 아니었으면 넌 대체 뭐였는데?”“너…!”온유정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잡종 새끼가!”“온유정, 입 다물어!”온창섭이 정말로 화를 냈다.손에 들고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그대로 손을 들어 온유정의 뺨을 후려쳤다.사정없이 내리친 탓에 온유정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뺨을 감싸 쥔 채 눈물 어린 눈으로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아빠가 너무 비참해서 그런 거잖아요! 저렇게까지 굽히고 있는데 저 계집애는 조금도 받아줄 생각이 없잖아요. 아빠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짓밟는 거나 다름없는데!”“걔는 네 언니야. 네가 함부로 입 놀릴 사람이 아니라고!”온유정은 이를 악물었다.“제가 모를 줄 알아요? 쟤는 애초에 내 언니도 아니잖아요.”온창섭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다급히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온유란, 똑똑히 들어. 넌 그냥 잡종이야. 네 엄마가 바람피워 낳은 사생아라고!”온창섭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황급히 온유란을 돌아봤다.무언가 해명하려 했지만, 정작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온유란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처음엔 혼란스러운 눈빛이었다가, 이내 어딘가 체념한 듯 조용히 가라앉았다.온창섭이 처음 자신에게 ‘잡종’이라는 말을 내뱉었을 때부터 그녀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사실을 듣게 되니,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진 듯 눈앞이 캄캄해졌다.“유란아, 저 애 말 믿지 마라. 넌 내 딸이야. 친딸이라고!” 온창섭이 다급히 변명했다.“저 친자 확인서 봤거든요!” 온유정이 소리쳤다.“아직도 입을 놀려? 당장 닥쳐!”온창섭은 분에 못 이겨 그녀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48화

    수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유주만은 온유란에게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도정숙이 끝내 수술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온유란 역시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래서인지 조금이라도 더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수술을 앞둔 그 무렵, 그녀는 틈만 나면 병원으로 와 도정숙의 병상을 지켰다.하이석은 육강민과 협력 건을 논의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그래도 틈틈이 병원을 찾았다.도정숙은 그를 친아들 대하듯 챙겼고,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온유란은 괜히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렸다.하이석은 집으로 돌아가면 늘 빈 방을 홀로 지켜야 했다. 곁에 남은 건 고양이 한 마리뿐이었다.녀석은 제법 영특했다. 하이석이 중성화 수술 이야기를 꺼낸 뒤부터는 아예 안기려고도 하지 않았다.둘은 대개 서로 마주 보기만 할 뿐, 각자 조용히 자기 시간을 보냈다.가끔은 하이석이 고양이를 데리고 본가에 들르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현정민은 웃으며 그를 놀렸다.“며느리한테 버림받고 나서야 엄마 생각이 나니?”*그날도 마찬가지였다.온유란은 병원에서 도정숙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잠에서 깬 뒤 간단히 세수를 하고, 다시 도정숙의 몸단장을 도와주었다. 유 아주머니는 이미 식당에 가 아침을 받아온 상태였다.세 사람이 병실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문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전 그냥 병문안 온 겁니다!”온창섭의 목소리였다.온유란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유 아주머니에게 도정숙을 부탁한 뒤 곧장 병실 밖으로 나갔다.복도에는 온창섭과 온유정이 서 있었고, 하이석이 붙여둔 경호원 둘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아침부터 소란이 벌어진 탓에 같은 층 환자들과 간호사들까지 하나둘 구경하러 몰려들고 있었다.온창섭은 온유란을 보자마자 반색했다.“유란아!”“여긴 무슨 일이세요?” 온유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유정이 데리고 사과하러 왔다. 지난번 걔가 너무 심했잖니. 내가 얘기 듣고 집에 가서 아주 크게 혼냈어.”온창섭은 과일이며 영양제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47화

    육민찬은 원래부터 밝고 활달한 성격이었고, 육수린은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반면, 연우진은 선물을 받아 들고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 괜히 시크한 척 굴고 있었다.“원래 저래요.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연주가 웃으며 대신 설명했다.나중에 집에 돌아온 육남혁은 그 이야기를 듣고 아들을 불러 물었다.“오늘 집에서 괜히 폼 잡고 사람 무시했다며?”“안 그랬거든요.”연우진은 입을 꾹 다문 채 버텼다.“말은 안 걸면서 계속 몰래 쳐다보던데?”연주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러자 연우진의 귀 끝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저 안 봤어요!”육남혁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아이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온유란은 정말 눈에 띄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다.할머니와 한주미조차 볼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아름다운 사람에게 시선이 가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어머니에게 마음을 들켜 버리자 연우진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괜히 심통이 난 표정을 지었다.그런 아들의 반응이 재밌었는지 육남혁은 일부러 더 놀렸다.“나중에 하이석 삼촌 집에 유란 이모 닮은 예쁜 딸 태어나면, 아빠가 네 색시로 데려와 줄까?”그 말 한마디에 연우진은 그대로 폭발했다.홱 몸을 돌려 도망치더니 입으로는 연신 투덜거렸다.“아빠 미워!”연주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고, 육남혁을 흘겨보며 타박했다.“애를 왜 그렇게 놀려요.”“나이도 어린 게 괜히 점잖은 척하길래 그냥 좀 놀린 거지.”육남혁은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연주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전 저런 성격이 조금 걱정돼요. 가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는데, 친구들이랑 잘 못 어울릴까 봐서요.”“민찬이도 있잖아. 둘이 같은 학교 다니면 서로 챙겨 줄 거야.”하지만 훗날 밝혀진 건, 연주의 걱정이 전부 쓸데없었다는 사실이었다.육민찬과 연우진은 학교에서 거의 무법자처럼 굴며 아주 학교를 제집처럼 휘젓고 다녔다.나중엔 교내 양대 산맥이라는 소리까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846화

    양수진이 사모님의 자리에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건, 남자의 마음을 다루는 데 누구보다 능했기 때문이었다.부드럽게 달래듯 이어지는 말 몇 마디에 온창섭의 분노도 어느새 절반 이상 가라앉았다.양수진은 국을 떠 그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나중에 유정이는 제가 따로 혼낼게요. 너무 화내지 말아요.”“내가 좋아서 사과하러 가는 줄 알아?” 온창섭이 미간을 짚었다. “회사 상황이 이 지경인데, 정말 방법이 없어서 그런 거야.”“당신 생각엔… 하이석 쪽에서 손쓴 것 같아요?”온창섭은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양수진이 옅게 웃었다.“창섭 씨… 회사 사정은 몇 년째 계속 안 좋았잖아요. 그런데 온유란이 하이석한테 시집간 후 옆에서 계속 말은 얹는다면 우리 집은 더 어려워질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경성 쪽에서도 더이상 버티기 힘들지도 몰라요.”“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국내에서 하씨 가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잖아요. 게다가 하이석은 육강민이랑 방주헌하고도 가깝고요. 그런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 집 정도는 순식간이에요.”양수진은 그의 팔에 몸을 기대며 목소리를 낮췄다.“그러니까… 재산을 조금씩 해외로 옮겨두는 건 어떨까 싶어요.”온창섭의 눈썹이 꿈틀했다.“뭐라고?”“일단 진정해요.” 양수진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라도 정말 일이 잘못됐을 때를 대비해서 퇴로 하나쯤 만들어 두자는 거예요. 게다가 우리 아들도 외국에 있잖아요. 요즘은 말도 잘 듣고, 자리도 꽤 잡아가고 있어요. 나중에 걔가 거기서 정착하고 손주라도 생기면, 우리도 결국 가서 손주 봐줘야 하지 않겠어요?”온창섭의 표정이 조금씩 흔들렸다.“하지만 지금 회사 사람들이나 주주들, 투자자들한테 내가 재산 빼돌리는 게 들키기라도 하면 끝장이야.” 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몰래 하면 되죠.” 양수진은 그의 팔을 더욱 끌어안았다. “특수한 경로로 조용히 처리하면 아무도 몰라요.”“특수한 경로?”양수진이 피식 웃었다.“아니면 부패한 권력자들이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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