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축축하게 젖은 기름 냄새와 눅눅한 곰팡내가 뒤섞인 지하 폐기물 처리장의 공기.
윤수안은 방탄조끼의 버클을 단단히 여미며 뒤따르는 특공대원들에게 수신호로 분산 진입을 지시했다. 어두컴컴한 통로 한가운데, 기계 모터의 둔중한 웅웅거림 사이로 저편 어둠 속에서 여자의 처절한 흐느낌과 비명 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살려주세요…… 제발 아무나 거기 없어요……?”
앞서가던 베테랑 대원이 소리가 새어 나오는 철제 격리실 문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성급하게 다가가려 했다.
“멈추세요.”
수안이 서늘하고 단호한 음성으로 대원의 어깨를 강하게 제지했다.
“저건 문틈에 숨겨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사전 녹음 파일입니다. 반사되는 주파수와 음량이 기계적으로 일정해요. 대원들의 시선을 이쪽으로 묶어두고 탈출 시간을 벌려는 전형적인 회피용 미끼입니다.”
수안은 벽면을 따라 길게 이어진 냉각수 배관의 잔여 열기를 손끝으로 신속하게 확인하며 정반대편의 좁은 통로를 가리켰다.
“진범이 피해자를 숨겨둔 진짜 감금 장소는 저쪽, 폐쇄된 구형 보일러 제어실입니다.”
그녀의 날카로운 판단과 프로파일링은 단 1초의 오차도 없었다.
쾅-!
특공대가 보일러실 철문을 거칠게 부수고 들이닥치자, 의자에 단단히 결박된 채 입에 청테이프가 붙어 있던 VIP 병동 피해자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천장 배관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탄소강 회칼을 쥔 괴한이 수안의 목덜미를 노리고 유령처럼 맹렬하게 튀어나왔다.
타앙-!
수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상체를 날렵하게 비틀어 칼날을 흘려보냈고, 즉각 덮친 특공대원들의 진압 방패와 테이저건이 괴한의 사지를 아스팔트 바닥에 짓이겨 박았다.
철컥!
“피의자 현장 검거 완료! 인질 신병 무사히 확보!”
상황은 진입 3분 만에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완벽하게 종료되었다. 수갑이 채워진 채 바닥을 기며 끌려가던 범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안을 독기 어린 눈으로 쏘아보았다. 그리고 짓씹듯 소름 끼치는 말을 뱉어냈다.
“다…… 그 교수가 시킨 대로 했을 뿐이야. 그 양반이 가르쳐준 대로……”
수안은 제압된 괴한의 손목과 바닥에 떨어진 칼을 번갈아 확인한 뒤, 인질의 호흡부터 살폈다. 구조 요청을 받은 대원이 담요를 덮고 결박 자국을 확인하는 동안, 그녀는 통로 끝의 어둠을 한 번 더 훑었다.
소리가 끊긴 스피커와 식어 가는 배관, 출입 기록이 남은 철문까지. 범인이 남긴 미끼가 모두 걷힌 뒤에도 수안은 마지막 변수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움직임을 늦추지 않았다.
피해자는 들것에 옮겨지면서도 대원의 손을 놓지 못했다. 수안은 억지로 말을 붙이지 않고, 괜찮다는 신호처럼 고개만 한 번 보였다. 그 짧은 동작이 끝나자 그녀는 다시 사건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현장 보존 먼저. 병원 관계자 출입도 전부 기록해 주세요.”
짧은 지시에 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뒤늦게 병원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지하 계단을 뛰어 내려오던 권도현의 발걸음이 그 자리에 못 박히듯 굳어졌다. 체포된 범인의 시선이 도현을 향해 기괴하고 뒤틀린 조소를 보내고 있었다.
서울남부구치소 특별 접견실의 아크릴 유리창 너머에 놓인 서류 한 장.[한성대병원 폐쇄병동 특수 격리 임시 입원 및 치료 동의서]권도현의 시선이 서류 상단의 선명한 검은색 활자에 닿는 순간, 전신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내가…… 내 발로 폐쇄병동 특수 독방에 기어들어가라고?”도현의 메마른 입술이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렸다.자신이 10년 넘게 절대적인 군주로 군림하며 수많은 환자를 가두고 감시했던 그 차가운 콘크리트 감옥. 그곳의 정신질환자가 되어 평생 갇히라는 요구는 사형 선고보다 가혹한 파멸이었다.“선택은 자유입니다, 피의자 권도현 씨.”윤수안은 차분하고 우아한 동작으로 은색 만년필을 유리창 아래 투입구로 밀어 넣었다.“구치소에서 재판을 받으며 살인 교사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흉악범들과 썩어가든가, 아니면 내 병동의 영구 격리 환자로 들어와 목숨이라도 부지하든가.”수안의 건조하고 서늘한 어조에는 단 한 치의 타협이나 감정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 순간, 접견실 천장에서 핏빛 환각이 뚝뚝 떨어져 내리며 도현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밤마다 찾아와 목을 옥죄는 수안의 시신 환영과 귓가를 갉아먹는 날카로운 이명이 다시금 뇌수를 파고들었다.교도소의 일반 감방에서는 단 하루도 제정신으로 버틸 수 없다는 끔찍한 공포.“내가 서명하면…… 날 치료해 줄 건가?”도현의 충혈된 눈동자에 핏발 선 절박함과 광기가 어렸다.“매일 밤 날 찢어발기는 저 끔찍한 환각을 네가 없애줄 수 있냐고!”수안은 더러운 피험자를 내려다보듯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글쎄요. 그건 당신이 내 병동 안에서 내 지시에 얼마나 고분고분 복종하느냐에 달렸죠.”도현은 피가 배어 나오는 손으로 만년필을 움켜쥐었다.도현은 만년필을 쥔 채 투입구 앞에 손을 올려두었다. 펜 하나를 쥐는 일조차 서명을 받아낼 장치처럼 느껴졌다. 그는 수안의 얼굴과 서류를 번갈아 보며 몇 번이나 숨을 고르려 했다.하지만 구치소의 철문, 밤마다 되살아나는 환영, 다가올 재
서울남부구치소 미결수 독방의 차디찬 시멘트 바닥.푸른색 미결수 수의를 걸친 권도현은 무릎을 가슴까지 바짝 끌어안은 채 벽구석에 웅크려 있었다. 신경안정제와 향정신성 약물이 강제로 끊긴 지 겨우 하루 만에 지옥 같은 금단 증상이 전신을 사납게 덮쳤다.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하게 굳어 경련을 일으켰고, 귓가에서는 수천 마리의 독벌레가 고막을 갉아먹는 듯한 날카로운 이명이 멈추지 않았다.뚝, 뚝, 뚝. 어두컴컴한 독방 천장에서 핏방울이 떨어지는 환청과 함께, 벽면 가득 전생에 수안이 폐쇄병동 벽에 남겼던 처절한 유서의 문장들이 붉은 피로 피어올랐다.“제발…… 제발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도현은 피가 배어 나오도록 이마를 콘크리트 벽에 찧으며 비명을 삼켰다. 자신이 그동안 상담실에 가두고 조롱했던 수많은 환자의 공포를, 이제는 자신이 고스란히 겪고 있었다.덜컥-!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도현을 특별 접견실로 이끌었다. 투명한 아크릴 유리창 너머, 단정한 트렌치코트 차림의 윤수안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도현은 미친 사람처럼 유리창으로 달려들어 두 손바닥을 철썩 부딪치며 매달렸다.“수안아! 수안아, 제발 살려줘…… 내가 다 인정할게. 내가 널 통제하고 망가뜨리려 했던 거, 전부 다 자백할게.”도현의 눈동자에 맺힌 것은 오만하던 의사의 자존심이 아닌, 영혼이 완전히 파괴된 정신병자의 처절한 공포였다.“여기 있으면 내가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숨이 안 쉬어져. 제발 날 여기서 꺼내줘.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도현은 유리창 너머 수안의 손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손이 서류를 넘길 때마다, 전생에 자신이 상담 노트를 펴며 상대의 약점을 표시하던 손동작이 떠올랐다.이제 자리에 앉은 쪽은 수안이었고, 유리 너머에서 숨이 가빠진 쪽은 자신이었다.“여기서는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아. 약을 달라고 해도, 문을 열어 달라고 해도….”그는 끝내 말을 흐렸다. 살려 달라는 부탁조차 자신이 누군가에게 허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법정의 무거운 참나무 문이 닫히며 정적이 가라앉았다.피의자석에 앉은 권도현의 두 손목에는 번쩍이는 은색 수갑이 차갑게 채워져 있었다. 오만하던 석좌교수의 당당한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핏발 선 충혈된 눈동자와 바짝 말라붙은 입술만이 그가 겪고 있는 내면의 처절한 파멸을 드러내고 있었다.“존경하는 재판장님, 본 피의자의 행위는 학술적 임상 연구의 일환이었을 뿐 결코 타살이나 살인 교사의 고의가 없었습니다.”변호인이 옹색한 법리 변론을 이어갔지만, 검사 측 좌석에 앉은 윤수안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수안이 결정적 증거 제출을 위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피의자 권도현은 의학적 치료와 연구를 빙자해 피해자들의 취약한 심리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고 자살을 체계적으로 유도했습니다.”수안이 빔프로젝터 스크린에 띄운 것은, 도현이 해외 비밀 클라우드 서버에 은밀히 숨겨두었던 '비공개 피험자 조작 일지'의 디지털 포렌식 복원 원본 로그였다.스크린 가득 도현의 자필 기록이 선명한 텍스트로 떠올랐다.[피험자 윤수안: 자존감 해체율 88%, 인정 욕구 기반 정서적 종속 완료. 최종 폐기 및 폐쇄병동 내 극단적 선택 유도 단계 진입.]방청석을 가득 메운 취재진과 의학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제히 경악과 분노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간의 존엄한 영혼을 장난감처럼 다루며 잔혹하게 자살로 몰아넣은 소시오패스 악마의 민낯이 세상에 낱낱이 공개된 순간이었다.스크린의 글자가 바뀔 때마다 법정 안의 웅성거림이 낮게 번졌다. 수안은 방청석을 보지 않았다.이 기록은 자기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현의 언어 안에서 길을 잃었던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무너졌는지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검사의 요청에 따라 포렌식 담당자가 저장 경로와 수정 이력을 짧게 설명했다. 원본 파일에는 생성 시각과 접속 기록이 남아 있었고, 삭제된 문장까지 복원돼 있었다.도현은 그제야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입술만 움직였다. 부정할 말은 많았지만, 어느 것도
취조실 안은 권도현이 몰아쉬는 거친 과호흡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변호인들은 수안이 제시한 정밀 프로파일링 증거의 압도적인 무게에 질려, 추가 입회를 포기한 채 긴급 대책 회의를 핑계로 서둘러 자리를 뜬 상태였다. 취조실에 단둘이 남겨지자, 도현의 억눌린 지배욕과 광기가 흉하게 수면 위로 폭발했다.“윤수안…… 네가 감히 날 살인범으로 몰아 감옥에 처넣겠다고?”도현이 충혈된 눈을 부릅뜨며 테이블 너머로 상체를 맹렬하게 들이밀었다.“넌 날 영원히 못 벗어나! 네 그 잘난 프로파일링 통찰력도 결국 내 연구실 밑바닥에서 배운 거잖아! 넌 어릴 적 버림받은 결핍 때문에 내 인정 한 줄을 갈구하던 불쌍한 기생충에 불과해!”과거 수안의 영혼을 완벽히 갉아먹었던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언어폭력이 쏟아졌다. 어떻게든 수안의 옛 트라우마를 자극해 심리적 우위를 되찾으려는 처절한 발악이었다. 수안은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 문장들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단어 하나하나가 질문이 아니라 공격을 위해 골라진 도구로 들렸다. 그녀는 도현이 목소리를 높일수록 손가락으로 녹음기의 위치를 확인했다.“피의자 본인이 말한 대로, 당신은 상대가 흔들리는 순간을 기다렸군요.” 수안이 낮게 말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더 이상 나에게 통하지 않습니다.”도현은 녹음기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까지 쏟아낸 말들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스피커에 남을 생각을 하자,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는 여전히 수안을 흔들려 했지만, 자신이 남긴 말이 도리어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감지했다.그러나 수안은 감정의 동요조차 없이 취조실 녹음기 버튼을 차분하게 눌렀다.“피의자 권도현 씨, 스스로 범행 동기와 왜곡된 심리 기제를 완벽하게 자백해 주시는군요.”수안의 메마르고 서늘한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취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타인을 완벽히 통제하고 조종하지 못하면 극심한 불안과 파괴적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찰청 3층 특별 취조실의 육중한 이중 방음문이 무겁게 닫혔다.스테인리스스틸 테이블 맞은편에는 대형 로펌의 부장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 둘을 대동한 권도현이 앉아 있었다. 석좌교수 직무 정지 처분을 당했음에도 그는 여전히 턱을 빳빳하게 치켜들고 있었다.어떻게든 사회적 위신과 권위를 유지하려는 결벽증적인 자존심이었다.“윤수안 경위, 이번 소환과 피의자 전환은 명백한 공권력 남용입니다.”도현의 우측에 앉은 대표 변호사가 두툼한 법리 의견서를 내밀며 고압적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정신과 전문의가 진료실에서 환자와 나눈 내밀한 상담 내용은 의료법상 엄격한 비밀 유지 대상입니다. 환자의 돌발적인 흉악 범죄를 의사의 살인 교사나 방조로 모는 것은 법리적으로 결코 성립할 수 없습니다.”변호인들의 기세등등한 변론에도 윤수안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수안은 가죽 서류 가방에서 묵직한 검은색 바인더 하나를 꺼내 테이블 한가운데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쿵-!“의사의 합법적인 의료 행위가 아니라, 고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적 타살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죠.”수안이 바인더를 펼치자, 지난 3년간 권도현의 개인 연구실을 거쳐 간 환자들의 신상 카드와 사망 진단서가 나열되었다.“자살 3건, 흉기 존속 상해 1건. 이 불행한 피해자들의 소름 끼치는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습니까?”도현의 창백한 얼굴에서 핏기가 한 방울도 남김없이 가시기 시작했다.“모두 자문위원님과 6개월 이상 비공개 집중 상담을 진행한 뒤, 극심한 자기 파괴적 충동에 휩싸여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인생이 파멸했습니다.”수안의 서늘한 만년필 끝이 도현의 진료 일지에 적힌 교묘한 문장들을 차례로 짚어나갔다.“주변 인간관계 고립 유도, 자존감의 철저한 파괴, 그리고 죄책감 주입. 당신은 치료를 빌미로 취약한 환자들의 뇌에 자살이라는 독극물을 주입한 연쇄 살인마입니다.”도현을 비호하던 변호인들조차 사색이 되어 서류에서 손을 떼고 도현을 쳐다보았다.변호사 중 한 명이 신상 카드의 날짜와 상담 기간
“이상으로 한성대병원 연쇄 납치 살인 사건의 공식 수사 브리핑을 모두 마칩니다.”경찰청 대강당에 모인 수백 명의 기자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터뜨렸다. 단상 위에 선 윤수안 경위의 단정하고 흠잡을 데 없는 제복 위로 경찰청장 특별 표창장이 수여되었다.세간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흉악범을 단 12시간 만에 무결점으로 검거해 낸 천재 프로파일러의 위상이었다. 모든 언론 브리핑과 기념 촬영이 끝나고, 수안이 로비로 내려온 바로 그 순간이었다.“윤수안……!”경찰청 정문 로비 구석에서 젖은 낙엽처럼 웅크리고 있던 사내가 비틀거리며 뛰쳐나왔다.권도현이었다.단정하던 흑발은 식은땀과 빗물에 젖어 흉하게 헝클어졌고, 최고급 명품 수트는 흙탕물에 찌들어 형편없이 구겨져 있었다. 오만하던 권위자의 위엄은 단 한 조각도 찾아볼 수 없었다.“접근 금지입니다! 당장 물러서세요!”당직 형사들이 도현의 팔을 거칠게 꺾어 바닥에 제압하려 하자, 수안이 손을 들어 그들을 멈춰 세웠다. 수안은 길가에 버려진 썩은 오물을 보듯 서늘하고 메마른 눈빛으로 도현을 내려다보았다. 도현은 무릎을 꿇은 채 바닥을 기며 수안의 바짓가랑이를 향해 절박하게 손을 뻗었다.“수안아…… 제발 날 버리지 마. 내 눈에…… 내 눈에 매일 네가 보여.”도현의 턱관절이 덜덜 떨리며 눈물과 핏물이 뒤섞인 역겨운 침이 턱 밑으로 흘러내렸다.“매일 밤 네가 목에 올가미를 맨 채 나한테 다가온다고…… 숨을 쉴 수가 없어. 네가 나 좀 고쳐줘. 네가 내 유일한 주치의잖아……!”국내 최고의 정신분석 권위자가, 자신이 실험 쥐 취급하며 죽음으로 내몰았던 옛 제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짐승처럼 구걸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안은 그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코트 자락을 거칠게 털어내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도현의 손끝이 바짓단에 닿기 직전, 수안은 발을 빼며 거리를 만들었다. 당직 형사들은 그의 상태를 살피면서도 더 가까이 붙지 못하게 주변을 비웠다. 도현은 무릎을 꿇은 채 몇 번이나 입을 열었다 닫았다.예전처럼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