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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회색 마도사의 정체

作者: 비밀
last update 公開日: 2026-10-07 17:00:00

그 순간이었다.

쿵.

지하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한 번.

잠시 뒤, 두 번째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쿵.

돌바닥이 낮게 떨렸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촛불이 일제히 흔들리고, 벽에 걸린 오래된 서책들이 덜컹거리며 서로 부딪쳤다.

아르멜이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무슨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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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205. 레이너드 후작

    웅성거림이 다시 커졌다. “그리고 이 기록에는 엘로라의 출생에 관한 내용이 명확하게 남아 있다.” 레이너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폐하.” 칼리안이 그를 바라보았다. “말해라.” “그 문서가 진짜라는 보장이 있습니까?” “있다.” 칼리안의 대답은 즉시 돌아왔다. “황실 기록관의 검증을 거쳤다.” 레이너드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그러나 엘로라는 오히려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그가 문서를 부정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마치 문서의 내용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때 칼리안이 마지막 문서를 펼쳤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가지가 더 적혀 있다.” 회의장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칼리안의 시선이 문서 위를 훑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레이스 대공가의 후계자는 황실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레이너드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 엘로라는 그 순간 깨달았다. 자신의 혈통을 증명하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레이스의 후계자가 존재하는 순간. 황실이 가진 권력의 일부가 흔들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은 레이너드였다. 레이너드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숨기지 않았다. 분명한 적의가 담긴 눈이었다. “……그 이름을 다시 생각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전하.” 엘로라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왜죠?” 레이너드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레이스라는 이름을 입에 올린 순간부터.” 그가 낮게 말했다. “전하께서는 황실의 적이 될 테니까요.”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79. 아버지의 정체

    피부 아래로 희미한 빛이 흘렀다. 몸의 가장자리가 연기처럼 흔들렸다. 칼리안이 즉시 검을 겨누었다. “정체를 밝혀라.” 남자는 칼리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웃었다. “그래.” 그 목소리는 이번에는 헬레네의 것이 아니었다. 낮고 깊은 남자의 목소리. “네가 지키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 엘로라의 눈이 크게 떠졌다. 남자는 가슴을 짚었다. “페델리안 그레이스가 남긴 마지막 기록이다.” 순간 마법진이 푸른빛으로 타올랐다. 엘로라의 눈동자와 같은 색이었다. “……뭐라고요?” “나는 네 아버지가 아니다.” 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네 아버지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다.” 엘로라의 손끝이 떨렸다.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아버지가……?” “그래.”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78. 회색 마도사의 정체

    그 순간이었다. 쿵. 지하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한 번. 잠시 뒤, 두 번째 소리가 들려왔다. 쿵. 쿵. 쿵. 돌바닥이 낮게 떨렸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촛불이 일제히 흔들리고, 벽에 걸린 오래된 서책들이 덜컹거리며 서로 부딪쳤다. 아르멜이 창백해진 얼굴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무슨 일이죠?” 리안느가 물었다. 아르멜은 대답하지 못했다. 한참 뒤에야 떨리는 입술이 겨우 움직였다. “문 너머에서…… 누군가 두드리고 있습니다.” 엘로라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갔다. 문. 이 지하 서고에 문이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칼리안 역시 즉시 검자루에 손을 얹었다. “어디지?” “저, 저쪽입니다.” 아르멜이 가리킨 곳에는 낡은 석벽이 있었다.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77. 진실은 과연?

    칼리안이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누가.” 황태후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대답하기 전에 장갑 선생이 웃었다. “그 질문은 제가 대답하지요.” 그가 천천히 장갑을 벗었다. 손등에 검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아르멜이 숨을 삼켰다. “그 문양…….” “알아보시는군.” 사내가 손등을 들어 보였다. “봉인술사의 문양입니다.” 엘로라의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그럼 당신은…….” “당신 어머니와 함께 봉인을 만든 사람.” “…….” “그리고 선황을 죽인 사람입니다.” 칼리안의 검 끝이 사내의 목을 향했다. “다시 말해.” “선황을 죽인 사람.” 사내는 웃었다. “바로 나입니다.” 그 순간 칼리안이 움직였다. 검이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사내는 이미 뒤로 물러나 있었다. 세드릭도 동시에 달려들었다. “잡아!” 검과 검이 부딪혔다. 쨍! 서고 안에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 리안느는 엘로라를 뒤로 끌어당겼다. “이쪽으로 오세요!” “칼리안은요?” “폐하께는 세드릭이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엘로라는 움직이지 않았다. 수정이 다시 빛나고 있었다. 푸른빛이 점점 강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자였다. 젊은 여자. 엘로라는 숨을 멈췄다. “……엄마.” 그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입술을 움직였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엘로라는 알 수 있었다.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망쳐.’ 엘로라의 눈이 크게 떠졌다. “도망치라고…….” 그 순간 수정 전체에 금이 갔다. 쩌적. 아르멜이 외쳤다. “모두 물러나십시오!” 너무 늦었다. 수정이 산산이 갈라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검은빛의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 엘로라는 그것을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것은 괴물이 아니었다. 사람의 그림자였다. 정확히는 한 사람의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76. 선황이 마지막으로 남긴 것

    “…….” “황태후.” 칼리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누구의 아들입니까?” 황태후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엘로라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처음으로 흔들림이 있었다. “선황께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것이 하나 있었단다.” “사람입니까?” 칼리안이 물었다. 황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였다.” 엘로라의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그 아이가…….” “너다.” 칼리안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저요?” 엘로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황태후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선황의 핏줄이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칼리안이 즉시 말했다.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175. 회색의 마도사

    황태후의 시선이 칼리안에게 옮겨갔다. “우리 모두에게서.” 그 순간이었다. 서고 안쪽에서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돌아갔다. 수정 뒤편의 석벽에 가느다란 금이 생겨나고 있었다. 아르멜의 얼굴이 굳었다. “저건…….”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문입니다.” 쩌적. 금이 조금 더 벌어졌다. 석벽 안쪽에서 차가운 바람이 밀려 나왔다. 엘로라는 저도 모르게 칼리안의 소매를 붙잡았다. “폐하.” “뒤로.” 칼리안이 즉시 그녀를 자신의 뒤로 밀어 넣었다. 검이 뽑혀 나왔다. 서늘한 쇳소리가 지하 서고를 울렸다. 그런데 황태후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열린 석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저 문이 열릴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리고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늦었군.” 황태후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미소가 사라졌다. 칼리안이 검을 치켜들었다. “누구냐.” 대답은 없었다. 대신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검은 외투. 창백한 얼굴. 그리고 손에는 회색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세드릭의 눈빛이 단숨에 날카로워졌다. “…회색의 마도사.” 그 말을 들은 사내가 웃었다. “폐하께서도 기억하시는군.” 칼리안의 눈썹이 꿈틀했다. “내가 너를 기억할 이유가 있나.” “있지요.” 사내가 고개를 기울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는 천천히 황태후를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습니까, 전하.” 황태후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네가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지?” “문을 열어 준 분이 누구인지 정말 모르십니까?” 황태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드릭이 검을 반쯤 들어 올렸다. “황태후께서 널 들였다는 뜻인가?” 사내는 피식 웃었다.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가 한 걸음 더 안으로 들어왔다. “이곳은 황태후께서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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