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Self-request obtained under institutional pressure.Validity questionable.그 문장이 회장실 앞 복도에 떠오른 순간, 이선은 완전히 무너졌다.“아니야…”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장부를 바라봤다.“내가 선택했어. 내가 안 보겠다고 했어. 내가…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그러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도윤은 화면을 확대했다.Statement recorded at age 17.Presence: Legal Foundation observer / Chairman’s Office clerk / Medical counselorAdvised phrase: ‘I decline origin disclosure for psychological stability.’한재욱의 얼굴이 굳었다.“미성년자에게 자기 출생 열람 포기 각서를 받았군요.”태준이 낮게 말했다.“그것도 법무재단, 회장실, 의료 상담사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지연이 이를 악물었다.“선택처럼 보이게 만든 협박이네.”이선은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그만…”서아는 천천히 그녀 앞에 앉았다.“이선 씨.”이선은 고개를 저었다.“나를 피해자로 만들지 마세요.”서아의 눈빛이 흔들렸다.“저도 처음엔 그 말 했어요.”이선이 멈칫했다.서아는 조용히 말했다.“내가 피해자라는 걸 인정하면, 내가 지금까지 버틴 삶까지 다 무너질 것 같았어요.”짧은 침묵.“그런데 피해자라는 말은 약하다는 뜻이 아니었어요.”이선의 눈가가 떨렸다.“그럼 뭔데요.”“누가 당신에게 죄를 지었는지 정확히 부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복도는 조용했다.이선은 숨을 들이켰다.그녀는 회장실을 돌아봤다. 수년 동안 자신이 정리했던 책상, 서류, 일정표, 결재 파일. 그 모든 것이 이제 다른 의미로 보였다.자신은 회장실에서 일한 사람이 아니었다.회장실에 놓인 또 하나의 기록이었다.회장의 음성이 스피커에서 들렸다.“이선 씨.”이선의 얼굴이 굳었다.회장은
N-00 다음은 N-01입니다.그 아이는 아직 태성 안에 있습니다.Possible position: Chairman’s Office.그 문장이 지하 기록보관소 화면 위에 떠 있는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회장실.태성의 가장 높은 자리. 강무진이 수십 년 동안 앉아 있던 방. 서아가 처음 자신의 피를 의심했고, 회장이 끝내 숨겼던 이름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곳.그곳에 N-01이 있었다.도윤이 빠르게 기록을 뒤졌다.“N-01 파일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출생 기록, 산모 청구, 입양 경로 전부 가려져 있습니다. 다만 현재 위치 추정값이 회장실로 남아 있습니다.”태준이 낮게 물었다.“사람이 회장실에 있다는 뜻이야, 아니면 기록이 회장실에 있다는 뜻이야?”도윤은 화면을 확대했다.“둘 다 가능하지만… 여기 ‘active proximity’라는 표시가 있습니다.”지연이 숨을 삼켰다.“그럼 살아 있다는 뜻이네.”스피커 너머 회장의 목소리가 흔들렸다.“회장실에… N-01이 있다고?”서아는 차갑게 물었다.“정말 몰랐어요?”회장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 침묵만으로도 서아의 눈빛이 굳었다.“또 몰랐다고 할 거예요?”“아니다.”회장이 낮게 말했다.“몰랐다는 말로 숨지 않겠다. 하지만 정말 N-01이라는 건 몰랐다.”한재욱의 목소리가 들어왔다.“회장실 인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비서실, 경호, 수행기사, 전략실 파견 인력. 장기 근무자 중 신원 기록이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도윤이 바로 명단을 띄웠다.Chairman’s Office — Current StaffChief Secretary: Seo Moon-taeExecutive Aide: Nam Gyu-riSecurity Liaison: Park Jin-ohRecords Clerk: Lee Sun서아의 시선이 마지막 이름에 멈췄다.“이선.”도윤도 같은 부분을 보고 있었다.“기록 담당 직원입니다. 최근 8년간 회장실 문서 보관을 맡았습니다.
“윤서가 죽던 날…”회장의 목소리가 지하 기록보관소 스피커를 타고 낮게 흘렀다.“나는 사고가 아니란 걸 알았다.”그 한마디에 모두가 굳었다.서아는 숨을 멈춘 채 스피커를 바라봤다.강무진.그는 서아의 아버지였고, 태성의 회장이었고, 너무 오래 침묵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지금 열린 기록은 그가 단순히 몰랐던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D-02 / Suppressed Witness억눌린 목격자.도윤이 조심스럽게 파일을 열었다.Witness Event: S-02 Accident ProtocolWitness: Kang Mu-jinStatus: Statement drafted / never submitted한재욱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진술서 초안이 있습니다.”회장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아가 물었다.“왜 제출 안 했어요.”대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서아는 그 침묵이 싫었다.이 집안의 남자들은 늘 침묵했다. 침묵으로 지켰다고 믿었고, 침묵으로 사람을 잃었다.“대답하세요.”서아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이번엔 숨지 말고.”회장은 낮게 숨을 들이켰다.“그날 윤서는 형님을 만나러 왔다. 태성 본관 지하에서.”도윤이 화면을 넘겼다.낡은 CCTV 캡처가 떴다.젊은 강윤서. 흰 블라우스에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파일 봉투가 들려 있었다.그리고 몇 분 뒤, 강도현이 복도 끝에서 나타났다.회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나는 우연히 그 장면을 봤다. 윤서가 형님에게 소리치고 있었어. ‘나는 오류가 아니다’라고.”서아의 손끝이 차가워졌다.너는 오류가 아니라고.윤서가 죽기 전 남긴 말은, 그날 이미 자신의 아버지에게 던졌던 말이었다.회장은 계속 말했다.“형님은 조용했다. 늘 그렇듯이. 화내지도 않았고, 밀어내지도 않았다. 그냥 윤서에게 물었다.”짧은 침묵.“네가 이걸 공개하면, 네 어머니도 무너진다는 걸 아느냐고.”윤정원의 숨이 흔들렸다.회장은 말했다.“윤서는 대답했다. ‘무너지는 건 진실 때
First claimant personal access request received.Name: Han Jae-wookCode: Y-01지하 기록보관소 안에 긴 침묵이 내려앉았다.한재욱.법으로 사람들의 입을 막았던 사람. Core-1이었고, 동시에 Y-01이었다. 남의 이름을 봉인하는 문서에 서명해온 사람이, 이제 자기 이름이 봉인된 문 앞에 섰다.스피커 너머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열람하겠습니다.”도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한재욱 이사장님, 확인합니다. 이 기록은 개인 출생과 모계 기록, 초기 법무 구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열람 중 중단할 수 있습니다.”“압니다.”목소리는 차분했다.그러나 서아는 그 안의 떨림을 들었다.도윤이 키를 눌렀다.Y-01 / Personal Access ModeClaimant: Han Jae-wookMother: Han I-seo파일이 열렸다.첫 장에는 오래된 흑백 사진이 있었다.젊은 여자.단정한 머리, 굳은 입술, 그러나 눈빛만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사람.한재욱이 숨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그 한마디는 법률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아이가 처음 사진 속 엄마를 만나는 목소리였다.화면 아래 기록이 이어졌다.Han I-seoStatus: Founder maternal lineClaim: child recognition deniedChild: Han Jae-wookAction: absorbed into collateral Han family한재욱은 한참 말이 없었다.서아는 조용히 기다렸다.이번엔 아무도 설명을 먼저 하지 않았다. 이 기록은 한재욱의 것이었다. 누가 대신 읽어주거나, 대신 의미를 정할 수 없었다.한재욱이 낮게 말했다.“저는 늘 제가 한씨 집안의 빚으로 태성에 들어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짧은 숨.“아버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배웠고, 어머니는 병약해서 저를 맡겼다고 들었습니다.”도윤이 다음 장을 넘겼다.Maternal Petit
Archive Lockdown: 00:02:10경고음이 지하 기록보관소 전체를 울렸다.어두운 코트 차림의 여자는 붉은 관리자 키를 쥔 채 서 있었다. 그녀의 눈은 유도현을 향해 있었지만, 사실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당신은 어머니를 만났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나는 열었고, 아무도 없었습니다.”유도현은 입을 다물었다.그 말 앞에서는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어머니를 만났다. 유서연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도하라는 이름도 되찾았다.하지만 저 여자는 아니었다.열었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서아가 조용히 물었다.“이름이 뭐예요.”여자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게 중요합니까?”“네.”서아는 한 걸음 다가갔다.“당신이 기록을 닫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보여야 하니까요.”여자는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경고음은 계속됐다.00:01:48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문이린.”짧은 침묵.“지금 이름은 문이린입니다.”“진짜 이름은요?”문이린은 낮게 웃었다.“없었습니다.”서아의 눈빛이 흔들렸다.문이린은 손에 쥔 붉은 키를 들어 보였다.“내 파일을 열었을 때, 이름 칸은 비어 있었습니다. 산모 기록도 비어 있었고, 청구 기록도 없었습니다. 입양 기록은 가짜였고, 보호자 기록은 조작이었습니다.”그녀의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졌다.“그러니까 나는 알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돌아올 엄마도 없고, 지켜준 사람도 없고, 남겨진 이름도 없다는 걸.”도윤이 낮게 말했다.“이린 씨, 그 기록은 강도현 라인과 윤서 재단이 동시에 손댄 기록일 수 있습니다. 요약본만 보고 판단하면—”“봤습니다.”문이린이 날카롭게 끊었다.“요약본도, 원본도, 봉인본도 다 봤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차라온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린아…”문이린은 그녀를 보지 않았다.“언니는 늘 기다리라고 했어요. 언젠가 준비되면 열어보자고. 그런데 열어보니 빈칸이었어요.”짧은 숨.“그 빈칸을
태성의료기록보관소는 병원 본관 뒤편, 오래된 연구동 지하에 있었다.겉으로는 폐쇄된 문서창고였다. 그러나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도윤의 태블릿 신호가 거칠게 흔들렸다.“내부 서버 살아 있습니다. 물리 보안도 켜져 있고요.”태준이 차를 세우며 말했다.“사람도 있겠지.”지연은 창밖을 보았다.불 꺼진 연구동 한쪽,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에 희미한 조명이 켜져 있었다.그 앞에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흰 가운 위에 회색 점퍼를 걸친 남자. 낯익은 얼굴이었다.도윤이 먼저 알아봤다.“신유찬 씨.”107화에서 제보 파일을 올렸던 사람. 태성의료재단 데이터보관실 직원.그가 바로 Protected Child B였다.신유찬은 서아 일행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오실 줄 알았습니다.”서아는 차에서 내렸다.“당신이 아카이브를 잠그려는 사람이에요?”“네.”그는 부정하지 않았다.유도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왜요.”신유찬의 시선이 유도현에게 향했다.“유도현 씨. 아니면 유도하 씨라고 불러야 합니까.”유도현의 얼굴이 굳었다.“그걸 당신이 정할 일 아닙니다.”신유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그래서 잠그려는 겁니다.”지연이 헛웃음을 쳤다.“말이 되게 좀 해봐요.”신유찬은 연구동 문을 돌아봤다.“저 안에는 이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출생, 산모, 입양, 사망 처리, 정신과 평가, 친자 추정, 양부모 정보, 지금 가족 정보까지 전부 있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낮았다.“한 줄만 잘못 열려도 누군가의 현재가 무너집니다.”서아는 그를 똑바로 봤다.“그래서 전부 닫겠다고요?”“네.”“그럼 강도현이랑 뭐가 달라요.”신유찬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는 한참 침묵하다가 말했다.“저도 그 질문을 기다렸습니다.”짧은 정적.“저는 열 살 때 제 이름을 알았습니다. 누군가 친절하게 알려줬습니다. 네 엄마는 너를 버린 게 아니라 죽었다고. 네 아버지는 태성 사람이라고.”그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날부터 저는 지금 부모님을 똑바로 보
회장실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됐다.고요했다.너무 조용해서,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로.강진호는 여전히 서류를 쥔 채 서 있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DNA 검사 결과.단 한 줄.부녀 관계 일치그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말이 안 된다.”낮게,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서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그 눈빛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이건 조작일 수도 있어.”강진호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요즘은 이런 거—”“그럼
태성그룹 본사 로비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출근 시간인데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둔했다. 오늘은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차기 후계 구도를 논의하는 자리.겉으로는 회의.하지만 실제로는—권력을 나누는 날.그때였다.건물 앞에 검은 세단 한 대가 멈췄다.문이 열렸다.구두가 바닥에 닿았다.또각.로비 유리문이 열리자, 직원 한 명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그리고—숨이 멎었다.“…어?”옆에 있던 직원이 물었다.“왜 그래?”대답이 나오지 않았다.그저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됐다.천천히 걸어오는 여자.검은 코트.
어둠 속에서 소리가 먼저 떠올랐다.삐— 삐— 삐—규칙적인 기계음.그 다음에야 감각이 돌아왔다.차가운 공기. 무거운 몸. 그리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답답함.윤서아는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흐릿한 천장. 형광등 불빛이 번져 보였다.“…여기…”입을 열었지만 소리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목이 바짝 말라 있었다.그때였다.“환자분! 눈 뜨셨어요?”간호사의 목소리가 갑자기 가까워졌다. 발걸음 소리가 이어졌고, 곧 의사가 따라 들어왔다.서아의 시야에 여러 얼굴이 겹쳐 보였다.“의식 돌아왔습니다. 동공 반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윤서아는 비를 맞은 채 서 있었다.숨이 가빴다.“…태준.”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눈앞.강태준.그리고—그 옆에 서 있는 윤지연.“왜 여기 있어…”짧은 침묵.지연이 먼저 웃었다.“언니.”한 걸음 다가왔다.“죽은 줄 알았는데, 끈질기네.”공기가 식었다.서아의 시선이 태준에게 향했다.“…너.”입술이 떨렸다.“설마…”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서아를 보고 있었다.감정 없는 얼굴.“…말해.”“아니라고 해.”정적.하지만—그는 끝내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