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 제77화. 다시 청사해변으로

Share

제77화. 다시 청사해변으로

Author: KRYS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6 18:55:41

쇼가 피비린내 나는 사츠마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삼 년이 흘렀다.

사 년 전, 대죽도 해상에서 쇼를 비열하게 습격했던 진짜 배후였던 천황.

쇼는 그를 여전히 옥좌 위에 올려두고 극진히 모셨다.

그 천황의 여식인 자신의 정실부인은 배신한 수하의 아들을 낳아 키우며, 여전히 그의 곁에서 매일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며 지냈다.

적과의 동침 그리고 피말리는 잔인한 세월.

매일 밤, 쇼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밤을 지새웠다.

목구멍을 타들어 가는 갈증과 말라가는 정욕에 그는 날이 갈수록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

매 순간.

여민국에 남겨둔 자신의 여인이 주던 따스한 체온과 구원 같은 평온.

부드러운 살결의 안식을 피가 마르게 바라고 바랐다.

결국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야망이라는 괴물이 고개를 들고 그를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

그리고 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사 지부를 거느리는 명실상부 사츠마 최고의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의 서슬 퍼런 군세와 권력은 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7화. 다시 청사해변으로

    쇼가 피비린내 나는 사츠마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삼 년이 흘렀다.사 년 전, 대죽도 해상에서 쇼를 비열하게 습격했던 진짜 배후였던 천황.쇼는 그를 여전히 옥좌 위에 올려두고 극진히 모셨다.그 천황의 여식인 자신의 정실부인은 배신한 수하의 아들을 낳아 키우며, 여전히 그의 곁에서 매일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며 지냈다.적과의 동침 그리고 피말리는 잔인한 세월.매일 밤, 쇼는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밤을 지새웠다.목구멍을 타들어 가는 갈증과 말라가는 정욕에 그는 날이 갈수록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매 순간.여민국에 남겨둔 자신의 여인이 주던 따스한 체온과 구원 같은 평온.부드러운 살결의 안식을 피가 마르게 바라고 바랐다.결국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야망이라는 괴물이 고개를 들고 그를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그리고 그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사 지부를 거느리는 명실상부 사츠마 최고의 절대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다.그의 서슬 퍼런 군세와 권력은 이미 천황의 조정을 아득히 능가하고도 남았다.하지만 쇼는 때를 기다렸다.절대 실수할 수 없기에.단 한번의 일격에 모든 것을 얻어야 했기에.그는 조용히 어둠 속에 자신을 감췄다.결국 쇼에게 목줄을 붙잡힌 채 안위를 위협받던 천황은 사 년 전부터 준비해 오던 여민국의 정벌을 군령으로 지시했다.쇼군의 무시무시한 군세와 지방 정부의 위험한 시선을 국외로 돌려 그를 제거하기 위해 나라 전체를 핏빛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그러나 그 모든 것은 쇼의 치밀한 각본이었다.쇼는 여민국 침략의 제일 선봉장이 되어 다시 여민국을 향해 닻을 올렸다.거대한 전함의 갑판 위.흑색 장검을 움켜쥔 채 여민국으로 향하는 바다를 내려다보던 쇼.그의 철제갑주 너머 터질 듯이 쿵쾅거리는 난폭한 심장 소리를 들으며 오직 한 여인의 황금빛 눈동자만을 맹목적으로 떠올렸다.[드디어…… 너에게 돌아가고 있어, 유진.]그의 붉게 충혈된 안광에 미친 듯한 열망과 욕망이 지독하게 서려 들었다.기어이 삼 년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6화. 가지지 못한 평온과 안식

    붉은 노을이 시들어 가는 해 질 녘.서늘한 바람이 담벼락의 틈새를 스쳤다.쇼는 마치 어둠 속에 녹아든 야수처럼, 먼발치 담벼락의 잿빛 그림자 뒤에 몸을 숨겼다.그의 검은 안광이 담장 너머의 작고 온화한 마당을 향했다.그곳에는 단란하게 체온을 나누는 타카오의 가족들이 있었다.지극히 평범하고 오붓한 온기.쇼의 시선이 타카오의 아내에게로 천천히 내려앉았다.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그 소박하고 온화한 자태 위로, 무명옷을 입은 찬란하게 빛나던 유진의 아름다운 얼굴이 환영처럼 겹쳐 들었다.순간, 목구멍을 죄어오는 지독한 갈증이 터져 나왔다.혈관을 타고 뜨겁게 요동치는 그리움.유진의 가녀린 목덜미와 붉은 입술,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던 그 뽀얀 살결의 기억이 뇌리를 찌르듯 파고들었다.가슴 중앙을 길게 찢어 놓은 깊은 자상이 다시금 시리도록 아프게 불에 타듯 저려왔다.쇼는 턱선에 힘을 주며 입 안의 마른침을 삼켰다.“참으로 좋은 아비이자, 다정한 남편이군.”낮게 읊조리는 그의 나직한 음성에 서늘한 열기가 감돌았다.“저 여인과 아이들이 자네를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묶어둘 터이니. 나 역시 자네를 믿어보도록 하지.”타카오는 꼬박 세 달 만에 시마즈의 변두리의 자택으로 돌아왔다.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골목길 끝.담장 너머 마당 안에서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퐁퐁 솟아났다.건장하고 커다란 사내의 모습이 집 앞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닫혀 있던 목문이 달각거리며 열렸다.이내 조그마한 꼬마 녀석 둘이 맨발로 흙바닥을 차며 뛰어나왔다.아이들은 타카오의 단단하고 두꺼운 두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대며 어리광을 부렸다.뒤이어 문을 열고 나온 그의 소박한 아내.사내의 얼굴을 확인한 여인의 눈에 잘게 떨리는 눈물이 차올랐다.여인은 참지 못하고 사내의 드넓고 튼튼한 품 안으로 풀썩 안겨 들었다.품 안에서 느껴지는 가느다란 숨결과 포근한 냄새.화려하지는 않지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더없이 안온하고 포근한, 사내의 안식처였다.내실로 들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5화. 쇼군의 교활한 도륙

    사흘간의 바칸에서의 칩거를 마쳤다.쇼는 마침내 1년 만에 사츠마로 귀환했다.그가 도성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칠흑 같은 그늘이 온 땅을 덮쳤다.그의 위압적인 등장과 동시에.사츠마의 권력 정세는 가공할 만한 속도로 급격하게 뒤집히기 시작했다.‘쇼군이 돌아온다.’그 서늘한 통문을 받기가 무섭게 가장 먼저 발작한 것은 그의 부인이었다.목숨이 두려웠던 여인은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아비인 천황에게 달려갔다.붉은 비단 치맛자락을 적시는 눈물로 올린 상소.켄지가 자신을 강제로 범하여 찬탈했다는 고발.그의 등장이 두려워 파랗게 질려버린 천황 또한 쇼가 사츠마를 피로 물들이기 전 서둘러 움직였다.바로 다음 날 아침.대죽도의 바다에서 쇼의 등에 칼을 꽂았던 켄지는 천황의 하명에 의해 광장에서 비참하게 목이 베여 처형당했다.바닥을 적신 검붉은 핏물 위로 반역자의 머리통이 굴렀다.그리고 사츠마의 도성 시마즈로 향하는 쇼에게 자신을 배신한 켄지의 처형 소식이 제일 먼저 귀에 들어왔다.허망하게도 제 손으로 칼을 휘둘러 수하의 목을 치는 진부한 복수 따위는 없었다.그저 쇼라는 이름 석 자에 세상이 알아서 쥐새끼의 목을 따다 바쳤을 뿐.제 손으로 칼을 휘두를 가치조차 없는 배신자에게 쇼는 서늘한 자조만을 보낼 뿐이었다.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쇼는 오직 자신의 존재감만으로 완벽한 정치적 도륙을 이루어냈다.그와 동시에, 한동안 와해되었던 그의 가문의 저택 앞은 장관을 이루었다.사방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정예 무사들이 옻칠한 검은 갑주를 입고 산처럼 빽빽하게 인산인해를 이루었다."쇼군을 뵙습니다!"지축을 울리는 함성과 함께.거친 바닥에 이마를 짓찧는 수하들의 압도적인 충성심.사츠마의 시마즈 왕실은 이미 공포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렇게 1년 만에 살아 돌아온 쇼.그가 어두운 저택의 내실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였다.핏빛 노을이 들이치는 툇마루 끝.그의 발밑에 치정을 저지른 그의 부인이자 천황의 자식인 그녀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4화. 미쳐가는 사내의 절망

    바칸의 가장 화려하고 은밀한 기방 뒤 장막.그곳에서 쇼는 미친놈처럼 술을 들이켜고 방탕한 정욕에 찌들었다.칼날 같던 체통과 고고함을 지키며 술과 여색에는 단 한 자락의 관심도 두지 않던 예전의 쇼는 사라져 있었다.지금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체통이나 고고함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술과 여색을 마다하지 않았다.완전히 만취해서라도, 다른 여인을 안고서라도.그 달콤하고 아린 살구꽃 향기를, 그 여인의 황금빛 눈동자를 깨끗이 지워내고 싶었다.그날은 저 바다 건너 여민국의 낙성에서, 정명공주와 대사헌 장남과의 화려한 국혼(國婚)이 치러질 예정이었다.그러나 비참하게도.아무리 잔인한 독주를 들이켜도 이성의 끈은 사납도록 선명해져만 갔다.단 한 순간도 취할 수가 없었다.심장이 뜯겨 나가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지금 이 순간 여민국의 궁궐 은밀한 어딘가에서.다른 사내의 품에 안겨 비단 치마를 걷어 올리고, 그 가녀린 손목을 잡힌 채 숨결을 내어주고 있을 유진의 정경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자신의 여인이 다른 사내의 소유가 된다는 잔인한 상상.쇼의 하복부는 광기의 분노와 독점욕으로 딱딱하게 굳어 들어갔다.그리고……결코 채워지지 않을 여인에 대한 육체적 허기와 지독한 갈증에 몸부림쳤다.쇼는 기방의 안주상을 발로 걷어차며, 눈앞에 보이는 창부들의 비단 옷자락을 가차 없이 찢어발겨 거칠게 끌어안았다.여인들의 살결을 헤집고, 향락의 단맛을 입술로 짓이기며 날것의 정욕을 분출했다.하지만 그 어떤 매혹적인 여인도.자신의 여인이 은밀하게 내어주던 살향과 부드러운 온기를 조금도 대신할 수 없었다.몇 명의 여인들의 몸을 난폭하게 탐하고 정복한 후에도.쇼의 전신을 지배하는 극도의 불안감과 가슴앓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그녀의 구원이 사라진 지옥.홀로 숨을 쉬며 버텨내야 하는 사내의 남은 인생은 그 자체로 가혹한 형벌이었다.그녀를 다시 자신의 품 안에 되찾아오지 못한다면, 그의 끔찍한 생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었다.[넌 날 살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3화. 삼 년 전 사츠마로의 귀환, 전쟁의 시작

    여민국을 침략했던 전쟁이 일어나기 삼 년 전.쇼는 결국 홀로 청사(靑蛇) 항구에 당도했다.그곳에서 주위를 경계하며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타카오와 마주했다.“쇼군! 정녕 살아계셨던 겁니까?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쇼군!”삿갓을 깊게 눌러쓴 채 손에 쥔 칼자루를 풀지 않는 쇼.자신의 여인을 낙성에 묻어두고 청사로 돌아온 쇼의 검은 안광에는 핏빛 경계심이 도사리고 있었다.그는 주변을 무섭게 살폈다.미리 서신으로 지시한 대로.타카오는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홀로 완벽하게 그와 독대했다.“아직, 이곳 여민국 땅에 남아 있었군.”“약조하셨던 정월 초하루에 쇼군을 뵐 수 없어, 혹여 변고라도 당하신 게 아닌지 매우 심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혹여 다음 배편에라도 돌아오실까 싶어 계속 이곳 부두를 지키고 있었습니다.”“당부한 대로, 아직 본국의 그 누구도 내 생존 소식을 알리지 않았겠지?”“네. 아직은 그 누구도 쇼군의 생사를 모릅니다.”“알겠네. 지체 없이 대죽도로 움직이지.”본국으로 돌아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쇼는 자신의 살붙이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흔적을 들키지 않았다.그리고 유일하게 동행한 타카오조차 배신의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항상 손에 칼자루를 쥔 채, 그는 살벌한 경계태세를 절대 늦추지 않았다.이 세상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본국에 도착 후 권력의 중심인 시마즈 성으로 향하기 전.그는 은밀히 기방에 몸을 숨렸다. 그리고 자신의 귀향을 가문의 심복들에게만 조용히 알렸다.“쇼군, 그동안의 정세에 대해 상세히 보고 드리겠습니다.”기방의 은밀한 밀실 안.타카오 비롯 몇몇 세도가의 정예무사들이 무릎을 꿇은 채 무거운 음성을 뱉어냈다.“쇼군께서 대죽도 근해에서 실종되신 이후, 가문 내부에 불미스러운 격변이 몹시 많았습니다.”“쇼군의 지휘 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지부들 역시 전부 뿔뿔이 흩어져 와해되었고, 그나마 몇몇의 세력만이 가까스로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그리고 켄지군이 쇼군의 오쿠

  • 혈향연화: 핏빛 운명의 낙인   제72화. 피의 숙청과 옥좌(玉座)

    전쟁의 거대한 포화가 휩쓸고 간 여민국의 조정은 그야말로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직면해 있었다.사츠마가 내밀어 온 화친의 조건을 둘러싸고, 궐 안은 시끄럽게 끓어 올랐다.조서 외면에 새겨진 국한문은 분명 군신(君臣)의 예가 아닌 대등한 ‘형제 관계의 화친’이라 적혀 있었다.그러나 그 가식적인 이면에는 차후 사츠마국이 본토나 대륙에서 벌일 그 어떤 전쟁에서도, 여민국이 무조건 군량미와 막대한 정예 병력을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잔혹한 군사적 구속 조항이 사슬처럼 붙어 있었다.여기에 쐐기를 박듯, 세자 부안대군을 여민국의 새로운 왕(王)으로 공식 추대하라는 사츠마국의 명백한 내정간섭 조항까지 더해졌다.환궁(還宮)길에 오른 왕실과 도성은 그야말로 갈기갈기 찢겨 나가며 분노로 핏대를 세웠다.“정녕 적국이 내리꽂은 꼭두각시를 왕으로 추대해야 한단 말입니까! 이 무슨 천인공노할 반역이란 말입니까!”조정의 고지식한 학자들과 신국의 눈치를 보던 간신 무리들이 도성 한복판에 엎드려 핏대를 세우며 울부짖었다.하지만 백성들과 조국을 버리고 야반도주했던 나약한 여민국 왕실에게는 사츠마의 가혹한 화친을 거절할 힘도, 자격도 없었다.만약 이 굴욕적인 형제 조약을 걷어차고 사츠마를 다시 노하게 한다면, 장차 여민국은 지도 위에서 흔적도 없이 지워지게 될 운명이었다.사츠마의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사느냐, 영원히 소멸하느냐.선택지가 없는 잔인한 기로였다.그 숨 막히는 정적의 틈을 타.신국에서 뒤늦게 복귀한 의빈(懿嬪) 세력 무리들이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 도성 안팎으로 치명적인 유언비어를 은밀하게 퍼뜨리기 시작했다.“세자 부안대군이 애초부터 반역을 꾀하려 사츠마와 내통(內通)했던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적국의 계획을 3년 전에 미리 알았으며, 제 입으로 자신을 왕으로 추대하겠는가!”무시무시한 역모의 소문이 칠흑 같은 궐 안을 뒤흔들었다.하지만 부안대군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오히려 무섭도록 서늘한 핏빛 기운을 띠며 번뜩였다.“감히 조국을 구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