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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

Author: 초진
아까부터 기세등등하던 어린 궁녀 춘희가 대답하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춘희의 손찌검은 곱게 자란 김서연보다 훨씬 거셌다.

이어지는 따귀에 나는 반항할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

김서연은 옆에서 궁녀에게 손목을 주무르게 하며 말했다.

"듣자 하니 네 처소에는 밤마다 사내가 드나든다더구나. 한 번 오면 밤새 머문다기에 처음엔 헛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수상한 궁녀가 길부터 막아서더군."

김서연은 천천히 내 배를 훑어봤다.

"이제 보니 이 배까지..."

김서연은 차갑게 웃으며 붉은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더 물어볼 것도 없겠구나. 궁에 사내를 몰래 들여 아이까지 배다니, 폐하가 두렵지도 않으냐!"

황후의 자리에 올랐지만 나는 후궁의 일을 돌보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옥화궁으로 거처를 옮긴 뒤로는 더욱 조용히 지냈다.

그래도 김서연의 이름만큼은 여러 번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오라버니가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덕분에, 황제는 보통 절차를 건너뛰고 그녀를 곧바로 귀비로 책봉한 데 이어 후궁을 관리하는 일까지 맡겼다. 한동안 그녀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후궁의 비빈들 가운데 그녀에게 당하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였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들었는데, 오늘 그 여자가 감히 내게까지 행패를 부릴 줄은 몰랐다.

뺨은 이미 퉁퉁 부어올랐고, 눈앞도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춘희는 손을 멈추고 김서연의 곁으로 돌아가, 주인에게 충성하는 개처럼 얌전히 섰다.

"너희도 간이 크구나. 감히 본궁에게 손을 대다니. 정작 폐하를 우습게 여긴 게 누구란 말이냐…"

기운이 다 빠져 힘겹게 내뱉은 말에는 조금의 기세도 없었다. 그 모습을 본 김서연은 입을 가리고 비웃었다.

"이런 외딴곳에 사는 계집이 폐하께서 네 편을 들어 주시길 바라느냐? 폐하께서는 네가 있는 줄도 모르실 것이다. 그러니 사내와 몰래 정을 통하고 아이까지 밴 게 아니냐."

말을 마친 김서연은 춘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입도 뻥긋 못 하게 만들라 했거늘, 감히 꾀를 부리느냐?"

춘희는 황급히 궁녀 몇을 불렀고, 그들은 한꺼번에 내게 다가왔다.

이대로라면 뱃속의 아이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뺨은 불이 난 듯 화끈거렸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남은 힘을 모아 외쳤다.

"모두 멈춰라! 본궁은 대옹의 황후다! 누가 감히 본궁에게 손을 대느냐!"

궁녀들은 걸음을 멈추고 김서연을 돌아보았다.

김서연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방금 무엇이라 하였느냐?"

"본궁은 황후다! 뱃속의 아이는 폐하의 황자다! 본궁을 다치게 하면 너희 집안은 모조리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김서연은 놀라기는커녕 눈을 한 번 굴렸다.

"황후라고? 네가 미쳤구나!"

김서연이 코웃음을 쳤다.

"황후 마마께서는 곤녕궁에서 몸조리 중이셔서 본궁조차 뵙지 못한다. 그런데 너 같은 계집이 감히 황후를 사칭하다니! 정녕 죽고 싶은 게로구나."

그녀는 내 배를 힐끗 내려다보더니 차갑게 명했다.

"이 계집이 감히 황실의 핏줄을 더럽히려 했으니, 오늘 본궁이 폐하를 대신해 엄히 다스리겠다!"

김서연은 독사 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저 뱃속의 잡것을... 당장 끌어내라."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배를 감싸 안았다.

하지만 저들은 수가 너무 많았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막아 낼 수 없었다.

환관들이 내 두 팔을 등 뒤로 거칠게 비틀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온몸으로 번지면서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귀비, 이렇게까지 제멋대로 굴고도 폐하께서 가만히 계실 것 같으냐?"

황후라는 내 말은 믿지 않아도 황제의 말이라면 들을 줄 알았다.

그러나 김서연은 황제의 아이가 다칠 수 있다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웃었다.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보는구나. 외간 사내의 아이를 밴 주제에 감히 폐하를 들먹이다니! 네 뱃속의 잡것을 폐하께 가져가면 본궁에게 상을 내리실지도 모르겠구나. 하하하!"

김서연은 내 아이가 황제의 아이가 아니라고 우겼고, 환관들은 더욱 거세게 나를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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