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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가면 아래 숨겨진 떨림

Penulis: 데이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3-05 11:48:51
점심시간 이후, 라오네트의 본사 복도에는 따뜻한 커피 냄새와 직원들의 가벼운 대화 소리가 섞이며 평소처럼 분주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민영의 마음속은 그 활기와는 전혀 다른 속도로 천천히, 그러나 깊게 가라앉고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민영은 자리에 앉자마자 10분 전 보안팀에게 받은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금일 11:23

귀하의 계정으로 또다른 접근 시도가 있었습니다.

“…또…”

그 단어가 그녀의 입술에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새어나왔다.

‘새벽–오늘 아침–점심 직후.’

규칙적이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딘가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접근 시도.

‘무작위가 아니야… 확실히 계획된 움직임이야.’

민영은 손끝을 모니터 앞에 잠시 올려두었다.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왜 하필 나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은 답이 없을수록 더 무겁고, 더 깊은 공포가 되었다.

한편, 나연은 사무실 반대쪽에서 민영의 얼굴을 몰래 바라보고 있었다.

민영의 표정. 손끝의 떨림. 입술을 다물고 화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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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8화. 서두르지 않는 선택

    “아직”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모든 문장을 끝내지는 않았어요.”그리고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어떤 문장을 남겨두고 싶은지는 알 것 같아요.”최강은 그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그의 눈빛에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그 문장”그가 낮게 말했다.“제가 옆에서 지켜봐도 괜찮겠습니까.”민영은 그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창밖을 한 번 바라보았다.유리 너머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차가 멀어졌다.세상은 여전히 자기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정도 거리면 괜찮을 것 같아요.”그 대답은 허락이면서도 선언이었다.누군가를 곁에 두겠다는 선택.그러나 아직 완전히 이름 붙이지 않은 선택.카페의 불빛 아래에서 둘은 말을 아꼈다.아껴진 말들은 공기 속에 겹겹이 쌓여 다음 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민영은 그 여백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지금은 이 정도의 온도가 가장 정직했기 때문이다.남겨둔 문장은 언젠가 이어질 문장을 위해 존재한다.민영은 그 생각을 가슴에 담고 컵을 내려놓았다.오늘 밤은 결론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카페의 음악은 조금 전보다 더 낮아져 있었다.사람들의 말소리는 유리잔에 부딪혀 둔해졌고,시간은 벽에 걸린 시계보다 느리게 흘렀다.민영은 컵 가장자리에 손끝을 얹은 채 아직 식지 않은 온기를 가만히 느꼈다.이 자리에 더 오래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최강은 말없이 창밖을 보고 있었다.그의 시선은 지나가는 사람들 위를 따라가지 않았고, 어딘가 머물러 있었다.마치 지금 이 시간 자체를 놓치지 않겠다는 사람처럼.민영은 그 침묵이 자신을 재촉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마음을 놓았다.“이런 시간”민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예전엔 조금 불안했어요.”최강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서요.”민영은 말을 끝내고 잠시 자신의 숨을 들여다보았다.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7화. 비워둔 자리의 선택

    퇴근 시간이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도착하는 건 아니었다.민영에게 저녁은 시계보다 먼저 몸의 안쪽에서 천천히 준비되고 있었다.하루의 가장자리가 부드럽게 접히는 느낌.아직 끝내지 않은 문장들이 마음의 여백에 가만히 놓여 있었다.서류를 정리하며 민영은 마우스를 한 번 더 천천히 움직였다.급할 이유가 없었다.오늘의 일은 이미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컴퓨터를 끄자 모니터에 비친 얼굴이 짧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그 순간, 자신이 오늘을 잘 건너왔다는 확신이 작게 남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 사람들의 말이 겹쳐졌다가 흩어졌다.민영은 그 소리들 속에서 유독 한 사람의 침묵을 떠올렸다.말이 적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만 자리하던 그 방식.그가 자주 곁에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는 특별하지 않게 느껴졌다.특별하지 않다는 게 이렇게 안심이 될 줄은 몰랐다.회사 앞에서 잠시 멈춰 섰을 때, 바람이 옷깃을 살짝 건드렸다.민영은 고개를 들었다.해는 이미 건물 뒤로 사라졌고, 도시는 자기 빛을 켜고 있었다.그 빛들 사이에서 그녀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늦게야 자각했다.“정 사원.”낮고 차분한 목소리. 뒤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민영은 고개를 돌리며 짧게 웃었다.“오늘은 조금 늦으셨어요.”“확인할 게 하나 남아서요.”최강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섰다.둘 사이의 간격은 늘 그렇듯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다.그 거리감이 오늘은 유난히 편안했다.“집으로 바로 가세요?”그가 물었다.민영은 잠시 생각했다.집이라는 단어가 오늘은 목적지가 아니라 선택처럼 느껴졌다.“조금 걸어도 될 것 같아요.”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질문도, 확인도 더하지 않았다. 그는 늘 그랬다.민영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빈 자리를 그대로 남겨두는 사람.둘은 나란히 보도를 걸었다.말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다.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맞춰졌다.민영은 자신의 팔이 걷는 동안 어디에 놓여야 하는지 의식하지 않았다.그저 지금의 리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6화. 머무는 쪽의 그림자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었지만 민영은 곧바로 발을 떼지 않았다.초록 불빛이 아스팔트 위에 번져 있었고,그 위를 먼저 건너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하루의 끝을 서둘러 밀어내고 있었다.그 와중에 그녀는 아주 잠깐, 자신이 서 있는 자리의 무게를 느꼈다.“안 가십니까.”최강의 목소리가 곁에서 낮게 울렸다.재촉은 아니었다.그저 같이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에 가까웠다.“네.”민영은 짧게 답하며 그제야 한 발을 내디뎠다.신호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었다.길을 건너는 동안 민영은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자신의 시야 한편에 겹쳐지는 장면을 막을 수 없었다.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쳤던 강산의 눈빛,그 안에 섞여 있던 체념과 계산,그리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기미.그것은 과거처럼 그녀를 흔들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지워지지도 않았다.길을 다 건넌 뒤 둘은 자연스럽게 보폭을 맞췄다.민영은 발소리를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두 사람의 발걸음이 같은 리듬으로 울리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귀에 남았다.이상하게도 그 리듬은 안정적이었다.“아까”최강이 말을 꺼냈다가 잠시 멈췄다.민영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그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서두르지 않는 침묵은 이제 둘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엘리베이터에서 강산 씨와 같이 계셨죠.”민영은 그 질문에 놀라지 않았다.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잠깐요.”최강은 그 이상 묻지 않았다.대신 한 박자 늦춰 말을 이었다.“그분은 여전히 많이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그 말에는 질투도, 경계도 뚜렷하지 않았다.그러나 아무 감정도 없지는 않았다.민영은 그 미묘한 온도를 느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저도 알고 있어요.”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더더욱 제가 어디에 머무는지를 헷갈리지 않으려고요.”최강의 걸음이 아주 미세하게 늦춰졌다.그러나 그는 곧바로 다시 같은 속도를 되찾았다.“그 말”그가 말했다.“저는 충분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5화. 말을 아끼는 온도

    각자의 방향으로 갈라진 골목은 생각보다 조용했다.민영은 몇 걸음 옮기고 나서야 자신의 걸음이 조금 느려졌다는 걸 깨달았다.뒤를 돌아볼 이유는 없었지만, 방금 전까지 곁에 있던 온도가 아직 몸에 남아 있었다.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민영은 그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보폭을 조심스레 조절했다.지금 이 순간은 서두르거나 밀어붙일 필요가 없었다.조금 늦춰도, 아무 일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실내의 공기는 낮보다 조금 더 따뜻했다.민영은 코트를 벗어 의자에 걸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잠시 현관에 그대로 서 있었다.밖에서 묻은 하루의 기운이 완전히 빠져나가기까지 조금의 시간이 필요했다.불을 켜지 않은 채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젖히자, 밤의 도시가 고요하게 펼쳐졌다.차량의 불빛이 느리게 지나가고, 멀리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흐릿하게 들렸다.그 모든 소리가 자신과는 한 겹 떨어진 곳에서 존재하는 느낌. 민영은 그 거리감이 싫지 않았다.휴대폰이 작게 진동했다.화면에는 최강의 이름이 떠 있었다.민영은 곧바로 받지 않았다.서둘러 반응해야 할 말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대신 잠시 진동이 멈출 때까지 화면을 바라보았다.'곧 짧은 메시지가 도착했다.'-잘 들어가셨습니까.그 문장은 필요한 말만 담고 있었고,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전하고 있었다.민영은 답장을 쓰다 지웠다가, 다시 적었다.-네. 조금 전이에요.그 뒤에 무언가를 덧붙일까 잠시 고민했지만,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꼈다.말이 많아지면 오히려 온도가 흐려질 것 같았다.잠시 후, 다시 진동.-오늘 편안해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민영은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다행’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도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누군가가 자신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었고,그것을 부담이 아니라 안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조용히 전해졌다.-저도요. 민영은 짧게 답했다.그리고 한 줄을 더했다.-같이 걸어서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4화. 조금 늦은 밤의 질문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민영은 거울 앞에 섰다.김이 서린 유리 위로 자 신의 얼굴이 희미하게 비쳤다.선명하지 않은 표정.그러나 그 불분명함이 지금의 마음과 이상하게도 잘 어울렸다.머리를 말리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소파에 앉자 집 안은 더 조용해졌다.냉장고의 미세한 소리, 벽시계의 초침,창밖에서 멀어지는 차량 소음까지.이런 소리들은 혼자 있는 밤을 외롭지 않게 만들어 주는 배경음 같았다.민영은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한 번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확인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보내고 싶은 말이 정리된 것도 아니었다.지금은 말보다 생각이 먼저였다.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민영은 천천히 숨을 쉬었다.오늘 하루는 무난했고, 그래서 오히려 질문 하나가 마음에 남아 있었다.사건이 없어서가 아니라,사건이 없어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느꼈기 때문이다.'이제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그 질문은 초조하지 않았다.답을 당장 요구하지도 않았다.다만 지금의 상태가 ‘과정’이라는 사실을스스로에게 확인시키는 질문에 가까웠다.민영은 강산을 떠올렸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정확했고,그 정확함 속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집요함이 섞여 있었다.그러나 그 집요함이 더 이상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의외였다.자신이 분명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이어 최강이 자연스럽게 마음에 떠올랐다.그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많은 것을 전하고 있었다.그의 존재는 항상 조용한 자리에 있었지만,필요한 순간에는 결코 비어 있지 않았다.민영은 그 차이를 이제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시계를 보니 밤은 이미 깊어 있었다.내일도 출근해야 하고, 다시 일상이 이어질 것이다.그러나 그 일상은 어제와 똑같지는 않을 거라는막연한 확신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침실로 들어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을 때, 민영은 이불을 가볍게 끌어올렸다.몸은 편안

  •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223화. 외면하지 않은 질문

    '이 상태를 나는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그 질문은 불안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다만 언젠가는 대답해야 할 것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는 예감에 가까웠다.민영은 그 예감을 부정하지 않았다.지금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 민영은 자신의 가방을 조금 더 단단히 쥐었다. 오늘은 무언가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아무 것도 외면하지도 않았다.그 차이가 지금의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복도를 걸어 나가며 민영은 다시 한 번 창가를 스쳤다.바깥의 빛은 조금씩 기울고 있었고,하루는 자연스럽게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이 흐름을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었다.'남겨진 질문은 그래서 지금의 나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무게가 된다.'민영은 그 무게를 천천히 느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오늘은 그 질문을 안고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였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는 생각보다 둔탁하게 울렸다.민영은 그 소리를 들으며 손잡이에 얹은 손에 괜히 힘을 주지 않았다.하루가 끝나는 순간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자신을 다잡는 버릇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있었다.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가는 동안, 민영은 숫자가 바뀌는 표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층수가 줄어들수록 머릿속의 생각도 조금씩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오늘 하루는 어느 하나 과하게 튀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기억에 남았다.로비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저녁의 공기가 안으로 밀려들었다.민영은 사람들 사이를 자연스럽게 빠져나와 회전문 앞에 섰다.문 너머로 보이는 거리에는 퇴근길 특유의 느린 분주함이 흐르고 있었다.서두르는 사람도, 멈춰 서 있는 사람도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회전문을 통과하며 민영은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그저 오늘 하루가 이 건물 안에 깔끔하게 정리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그 순간, 로비 한쪽에서 최강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다른 직원과 짧은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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