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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 첫 쏘기

Author: 최코리타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14 12:20:37

* 해당 내용은 가상의 세계이고 실제와 무관하며 어떠한 정치적, 이념적 의도는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 일부 고증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의상 100엔 = 1,000원, 1달러 = 150엔, 1유로 = 180엔, 1파운드 = 210엔으로 계산하겠습니다.

006

총리는 물론 문부과학대신의 눈이 동그래졌다.

“1억 4,000만 엔도 아니고 1‘조’ 4,000억 엔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홋카이도 국립대학은 총 7곳. 한 곳당 2,000억 엔. 

도쿄대학 1년 예산과 맞먹는 액수였다.

상대적으로 조그만 홋카이도 대학들 입장에서는 거의 로또 맞은 셈이다.

“조건은?”

“각자 분야에 투자하기, 학생 재정지원 및 시설 투자, 회계 감사 수용하기였습니다.”

“그거 뿐이라고? 뭐 대학을 먹고 그런 것도 없고?”

“네, 그렇습니다.”

총리와 문부과학대신은 서로 시선을 나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 서로의 생각이 공유되었다.

하지만 물어봤자 ‘기부하고 싶어서요.’라고 하면 땡이었다.

총리는 결국 입을 열었다.

“우선 비공식적으로 고맙다고 말을 전하게. 이건 뭐 할 수 있는 게 없군.”

***

솔직히 말해서 나는 관상을 잘 믿지 않았다.

진흙 안에 진주가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뱀이 되고 나서는 뭔가 육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냥 운전기사 면접자들이 들어서자마자 ‘얘는 아니야’, ‘얘 성격 꽤 괜찮아 보인다’ 같이 성격이 보이는 것이다.

솔직히 이게 정말일지 원리가 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정도로 머리가 소리치는데 거부할 수도 없었다.

괜히 안 믿었다가 데이면 후회가 클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면접을 보던 와중, 한 남자가 들어왔다.

키 181에 탄탄한 몸을 갖췄다. 그런데 사람이 이렇게 사납게 보일 수가 없었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목이라도 썰릴 거 같은 느낌.

만약 내가 거대 뱀이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보기만 해도 슬슬 물러났을 것이다.

그런데 내 육감이 소리치고 있었다. - 당장 뽑아! 얘야!

‘???? 이건 뭐 어쩌라는 거지?’

나는 뭘 묻기 전에 다시 훑어봤다.

‘사카바 칸이치(坂場 勘市). 24세. 육상자위대 수송부대 수송관으로서 19세부터 근무하다가 최근에 전역. 가져온 과거 자위대 평가에서도 성실하다는 이야기가 많고…. 나빠 보이는 건 없네.’

“사카바 씨.”

“ㄴ…네!”

“왜 여기에 지원하셨죠? 물론 페이가 좀 세니까 그 이유는 빼고요.”

“제가 존경하는 사람을 모시고 싶어서입니다.”

존경?

“내가 딱히 존경받을 만하고 할 정도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을 텐데요?”

“후쿠시마를 정화하셨습니다. 정부와의 계약이라도 하더라도 저희를 위해 힘을 써주셨지 않으십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고개를 얕게 끄덕였다.  

“그리고 부담스럽더라도 고급차를 몰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입니다.”

“?”

내 눈이 뱀의 눈으로 바뀌었다. 진실이었다.

‘뭐지?’

“벤틀리 이상을 기대하면 안될 텐데요? 그냥 렉서스 LX600입니다.”

“2,000만 엔짜리 차가 고급차가 아니라면 웬만한 수입산도 고급차라고 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차라리 티가 나니까 낫네. 어려서 그런가? 아니면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인가?

하여튼 종이에 몇가지를 적은 뒤 그를 보냈다.

일주일 뒤, 나는 사카바 칸이치를 뽑았다.

***

칸이치는 자신을 뽑아준 이 회장님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

대부분 자신의 외모를 보고 거의 바로 쳐냈기 때문이다.

‘그래. 이번에는 열심히 해야지.’

처음 운전해본 LX600은 자위대의 그 어떤 차보다 좋았다. 

서스펜션이 도로 험지 등을 잡아주고 소음 역시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아사히카와 공항으로 가는 길, 키요마사가 뒷좌석에서 물어봤다.

“가족이 몇 명이지?”

“다섯입니다. 제가 차남이고 늦둥이 여동생이 있습니다.”

“아, 동생은 몇 살이길래?”

“이제 막 6개월 됐습니다.”

“...진짜 애기네.”

“부모님이 일찍 가정을 꾸리셔서 가능했던 거 같습니다.”

“아, 그런가?”

키요마사는 그 이후 이야기를 하기 어색하신지 다른 이야기로 바꾸셨다.

“그래서 차는 어떤가? 만족스럽나?”

“네. 정말로 좋습니다. 속도도 그렇고 서스펜션도 그렇고 부드럽지 않은 게 없습니다.”

.

.

.

둘은 아사히카와 공항에 도착해서 칸이치가 ‘루리나 환영’이라는 팻말을 들었다.

‘비서분이시라는데 누구시지?’

그는 뭔가 말아올린 머리에 흰 피부, 안경해서 날카로운 인상을 생각했다.

“루리나! 아니, 사이토 씨!”

그녀는 그가 생각한 것과 전혀 반대였다.

민트색과 연두색이 섞인 듯한 머리에 새하얀 피부, 푸근한 얼굴에 녹색 눈이 눈에 띄였다.

키도 구두 때문인지 자신과 비슷해 보였다.

루리나는 얕게 웃으며 다가왔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아니네, 피곤했을 텐데 어서 가자고.”

키요마사는 칸이치와 루리나를 서로 소개시켜주고 다시 공항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 키요마사가 칸이치에게 물었다.

“다들 가족들이 어디있나?”

루리나가 먼저 대답했다.

“도쿄에 있습니다. 여동생이 아직 수험생이라서요.”

“삿포로에 있습니다. 누이는 도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럼 자네들은?”

“지금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저도요.”

“흠…그러면 둘 다 내가 정한 집으로 이사오게.”

“네?”

“집은 내가 사놨으니까 둘 중 하나로 옮기면 되네. 이사비용도 다 챙겨줄테니까.”

둘은 잠시 말이 없었다.

루리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사오는 건 회장으로서 명령인데 가족 동반은 자네들의 선택이네.”

둘 다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이사는 이주일 뒤니 알아서 잘 말해두고.”

“네.”

키요마사는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보고 다시 넣었다.

“그리고 루리나, 일본 정부와 RJ 홋카이도에게 보유 주식 일부를 특별 매각하라고 이야기 해주게.”

“네, 얼마정도 말입니까?”

“45%. 총 4,996억 엔.”

루리나는 잠시 당황하다가 바로 태블릿에 받아적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RJ 홋카이도는 만성 적자 기업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네. 어차피 발전 시키려면 필요하니까.”

“알겠습니다.”

***

RJ 홋카이도 본사, 삿포로 주오구.

이번에도 나는 기모노에 하오리, 하카마 차림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대표와 기술실장 등 회사의 높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 중간에 앉았고, 루리나가 옆에 앉았다.

대표가 제일 먼저 나를 보면서 물었다.

“45%나 되는 지분을 왜 사들이시려 합니까?”

“지분 사는 돈으로 RJ 홋카이도는 적자를 메꾸고 저는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죠.”

“그 하고 싶은 게 뭡니까?”

“노선망 1980년대로 되돌리기.”

대표진은 순간적으로 굳었다.

“그런데 되돌려봤자 사람이 없으면 어떡합니까?”

“사람은 채우면 됩니다.”

“어디서요?”

“혼슈에서요. 어차피 3대 도시권에 사람 바글바글하지 않습니까?”

대표진은 웅성거리며 서로를 바라봤다.

루리나가 옆에 있다가 입을 열었다.

“재건설 시간은 10년에서 15년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재건설비는 약 10조 엔이 들 거라고 예상됩니다. 저희가 최대 8조 엔까지 댈 수 있으니 나머지는 일본 정부나 RJ 홋카이도가 대주시면 됩니다.”

“적자는요?”

“우선은 저희가 대겠습니다.”

다들 기가막혀했지만 뭔가 당시의 낭만을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는 못할 수 있어도 최대한 해보죠.”

그렇게 대표와 악수하게 됐다.

***

세이쇼(清正) 홀딩스 사무실, 아사히카와.

그렇게 크지 않은 사무실에는 나와 루리나, 칸이치만 있었다.

일부러 작은 사무실을 구했는데, 어차피 사람들이 한동안은 없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지금이야 재산이 많다지만 RJ 홋카이도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확실히 부족해질 수 있는 양이었다. 

“아, 그리고 회장님, 가져왔습니다.”

루리나는 영정사진을 넘겼다. 

뽁뽁이로 몇 번을 겹쳤는지 안에 있는 사진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다.

잠시 머리가 복잡하다가 루리나를 바라봤다.

“고맙네. 조금 있다가 갖다놔야겠군.”

루리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옆에서 태블릿을 터치하다가 제안했다.

“원전 핵폐기물 정화는 어떠십니까? 무쓰를 포함해서 지역 원전에 핵폐기물은 있어서요.”

“그거 좋겠네. 다만 그렇게 지역으로 퍼져 있으면 나 혼자 돌아다니지.”

“정부에 제안해 보겠습니다.”

“그래. 오늘 스케쥴은 딱히 없지.”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셋이서 같이 삿포로 좀 가지.”

칸이치가 일어나면서 물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다이마루 삿포로점.”

.

.

.

1시간 뒤, 다이마루 삿포로점.

나는 뒤의 둘을 바라봤다. 도대체 여기 왜 온건지 이해 못한 얼굴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나도 내 스스로 럭셔리 점포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니.

나는 에르메스 점포에 들어서서 둘에게 말했다.

“고르게.”

둘은 서로 보다가 나를 바라봤다.

“네?”

“원하는 거 고르게. 돈 있을 때 사놔야지.”

루리나가 당황한듯 말했다.

“정말로 괜찮으십니까?”

“아, 고르긴 골라주게. ‘다 주세요’는 솔직히 나도 난감하니까.”

그렇게 둘은 어색하게 돌아다녔고, 나는 바로 지갑쪽으로 향했다.

직원은 루리나에게 붙어 설명하고 있었고, 칸이치는 넥타이를 보고 있었다.

“다들 지갑 컴팩트로 사용하는가?”

“네,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색은?”

루리나가 답했다.

“베이지 계열이요.”

“저…저는 검은색이요.”

나는 그들이 말한 색대로 하나씩 고른 뒤 내것도 하나 골랐다.

나는 블루 템페트색 지갑을 골랐다.

짙은 청록색에 흰 자수가 상당이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고른 뒤 조금 있다가 둘이 가져오는 걸 봤다.

루리나는 가방 네 개, 칸이치는 가방 세 개에 구두 한 켤레, 넥타이 일곱개를 가져왔다.

“가족들 것도 챙겼나?”

“네, 그렇습니다.”

“그럼 계산하러 가지.”

다 계산하니 수천만 원에 호가했지만 계산은 됐다.

‘카드 한도 늘리길 잘했네.’

나는 내가 산 지갑 두 개를 각각 나눠줬다.

“최초 입사 선물일세. 잘 아껴쓰게.”

“가…감사합니다.”

“이것들도 과분한데 지갑까지.”

루리나는 고개를 숙였고, 칸이치는 고개를 숙이는데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는가?”

“부모님께도 드릴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렇게 선물까지 주시니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사퇴말고 일이나 잘해주게.”

“당연하죠.”

***

칸테이, 도쿄 치요다구.

“그래서 원전 핵폐기물 정화 계약을 신청했다고?”

“네. 그리고 홀딩스도 세웠습니다. 세이쇼 홀딩스라고.”

“흠…, 아예 회사를 세워서 법인 계약으로 가려하나 보군.”

“아무래도 그렇다고밖에 볼 수 없는게 차후 발생한 핵폐기물에 대한 정화도 요구한다고 합니다.”

“차후 발생? 아 나중에 발생하는 거 말하는 거군.”

총리는 계약금 제안을 봤다.

- 장기계약 체결금 5조 엔.

- 기존 핵폐기물 전량 정화 15조 엔.

- 이후 매년 기본료 1,000억 엔과 발생한 핵폐기물의 정화 비용을 별도로 지급.

- 폐로(1기당 1,500억 엔)와 원전사고 역시 별도.

- 사고/긴급출동은 건당 별도 협상.

- 당대 물가에 맞춘다.

“흠…시간과 정화 수준을 생각해 보면 나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이 정도면 서명하지.”

총리는 서명한 뒤 환경대신을 바라봤다.

“체결금은 지금 보내고 기존 핵폐기물 정화는 다음주부터 시작하라고 전해주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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