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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 등급 심사

Author: 최코리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30 11:20:12

* 해당 내용은 가상의 세계이고 실제와 무관하며 어떠한 정치적, 이념적 의도는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 일부 고증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의상 100엔 = 1,000원, 1달러 = 150엔, 1유로 = 180엔, 1파운드 = 210엔으로 계산하겠습니다.

022

등급 심사.

약 한 달 정도 진행되는 등급을 정하는 심사. 

사실 대부분은 등급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굳이 왜 보냐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흔치 않게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경우도 있기에 그 경우의 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실시하고 있다.

등급은 F급부터 EX급이 존재하는데 각성자중 45%는 F급, 즉 생활 보조 수준이다.

하지만 C급부터 8%로 희귀해지기 시작하고, EX급까지 가면 0.001%라는 극악의 확률이 나오게 된다.

각성자는 전체 인구의 약 0.5%가 나오기에 인구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훨씬 대두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인구 문제를 앓고 있던 인도는 특유의 엄청난 인구로 인해 EX급만 72명이 되는 각성자 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

강국 여부도 재래식 뿐만 아니라 각성자 수도 기준이 되었다.

강대국은 EX급 1~3명, 초강대국은 EX급 4명 이상이었다.

나머지는 EX급은 아예 없고 S급과 A급 여부로 구분되었다.

약소국은 심지어 S급도 없고 A급이 두 세명 있을 뿐, 나머지는 전부 B급이었다.

일부는 그래서 도핑을 해서라도 등급을 높게 받으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한 약은 없었다.

***

나가노시, 나가노현.

광대한 테스트장에 일곱 명이 덩그러니 있었다.

가끔 명절이나 새해 인사만 나누다 보니 여전히 어색한 이들이었다.

고우가 나에게 말했다.

“잘 지내고 있었죠? 보니까 요즘 엄청 바쁘던데.”

“그렇죠. 쿠로사키씨도 잘 지냈죠? 광고에 자주 나오시던데.”

“네, 저도 괜찮았죠.”

마사토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나?”

“서로 안부를 묻고 있었습니다.”

“그래? 다들 괜찮지? 보니까 이(李)는 진짜 무슨 조만장자도 되고 난리도 아니던데.”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다 능력 덕분에 그렇죠 뭐.”

나는 주변을 돌아봤다.

“그런데 여기는 EX급만 오는 곳인가 봐요?”

“응. 등급 테스트는 항상 여기서 해.”

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건가요?”

마사토와 고우는 도끼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자네 지금 정화막 유지 중이지?”

“네.”

“그러면서 떨어지기는 개뿔.”

고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여자들도 자신들 이야기가 끝났는지 남자들에게 다가왔다.

“이 이(李)가 제일 쓸데없는 걱정하는 걸 보고 있는 중이었어.”

“무슨 걱정이요?”

“EX급에서 떨어질 걱정.”

“...”

여자들도 도끼눈이 된 채 나를 바라봤다.

괜한 말을 했나 싶었지만 아니, 처음인데 어떻게 알아?

나는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래서 등급 검사는 어떻게 해요?”

“우선 미나세와 아마미야는….”

갑자기 사쿠야가 말을 끊었다.

“그냥 우리끼리는 이름으로 부르죠? 그렇게라도 해서 좀 친해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마사토는 입을 살짝 다물었다가 긍정의 고개를 까딱했다.

“우선 카나데와 시즈쿠는 통과 됐을 거고 이제 나머지만 하면 될 것야.”

“아, 벌써 하셨군요?”

마사토가 나를 가리켰다.

“자네도 이미 했을 걸?”

나는 기억을 꺼내려고 눈을 올리며 생각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여기 온 건 처음 같은데요?”

“아니, 자네 프로젝트들이 증명하는 셈이라서 말이지.”

“아.”

“아마 이번에는 자네의 공격력을 보려고 부른거겠지.”

“아하.”

“카나데는 혹시 모를 폭주 대비, 시즈쿠는….”

“오늘까지가 예측일이었는데 90일 전에는 딱히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거든요.”

마사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다행이네.”

“아, 대신 놀랄 소식이 있기는 했어요. 좋은 쪽으로요.”

90일의 끝자락중 끝자락이라 흐릿해서 이 정도로만 말하는 거 같았다.

마사토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혹시 우리도 5,000만 엔 줄거니?”

“드릴까요?”

“아니야, 미안해.”

“확실히 테스트 수고비로 괜찮을 거 같네요.”

사쿠야가 내 어깨를 잡았다.

“우리도 돈 있으니까 너무 걱정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나데는 턱을 문질렀다.

“키요마사는 걱정과 불안이 많구나.”

“고쳐지지 않는 우울증이 있어서요.”

“잠깐만.”

카나데가 눈을 감은 채 내 머리를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하다가 한 대 얻어맞은 듯 순간 휘청거렸다.

“정말이네. 이렇게 튕기는 경우는 또 처음이야.”

그때, 문이 열리고 10식 전차와 자위대원들이 무기를 들고 들어왔다.

테스트 스태프가 소리치면서 말했다.

“우선 시로가네 님부터 할게요! 방어막 설치해 주세요!”

“네.”

고우가 사람들을 이끌어 모니터링 룸에 보냈다.

문이 열렸는데, 방탄유리와 철판 여러 개가 무슨 은행 금고 문처럼 두껍게 처리되어 있었다. 

방탄유리 역시 그 두께만큼 있었다.

‘미쳤네.’

모니터링룸 위에서 스피커 소리가 났다.

“테스트 원, 시로가네 마사토 방호력 테스트 시작합니다.”

시작은 권총이었다.

PCC(권총탄 카빈)으로 가더니, 소총, 대물저격총, 대전차 미사일, 마지막에는 탱크탄이었다.

[꽈앙!]

[으직!]

[꽈앙! 꽈앙!]

[으지직!]

방호막이 부서졌나 싶었지만 탱크탄이 구겨지는 소리였다.

“와…직접 보니까 신기하다.”

“그렇지? 마사토 아저씨 방호막 볼 때마다 신기하기는 하더라고.”

“이제 하이라이트지.”

“음?”

탱크가 안으로 들어가서 앞으로 돌았다. 승무원들이 전부 내린 뒤 물러섰다.

마사토는 방호벽을 바로 없애더니 방호벽을 중간으로 놨다.

그러자, 탱크가 그대로 반으로 갈라지며 쓰러졌다.

말끔하게 잘린 모습이 마치 칼로 깔끔하게 벤 듯한 모습이었다.

“진짜 하이라이트네.”

“볼 때마다 신기하다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는 고우였다.

타격 대상은 마사토의 방호막.

우선은 한 대 쳤다.

[콰앙!]

살짝 기스가 났다.

이제 연속으로 쳤다.

[쾅! 쾅! 쾅! 쾅!]

고우가 숨을 헐떡이는데 방호막은 방탄유리처럼 갈라졌다.

고우는 다시 숨을 들이쉬고 연속으로 더 쳤고, 그제서야 방어막이 깨지듯이 뚫렸다.

마사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제는 뚫네.”

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는 고우는 만족하지 못하는 거 같았다.

“이렇게 해서 겨우 뚫는 걸 과연 뚫는다고 말할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뚫은 건 맞으니까.”

다음 고우는 배에 힘을 줬다. 그의 배와 가슴 근육이 더 도드라졌다.

마사토는 방호막으로 자신의 주먹을 덮었다.

“매번 하지만 미안허이.”

“괜찮습니다.”

마사토는 조금 뒤로 물러났다가 그대로 주먹으로 그의 배를 쳤다.

[꽝!]

[드드드득!]

그의 배에 금이 가면서 뭔가 투두둑 떨어졌다. 다만 배는 금방 회복되었다.

“여전히 방호막은 이기지 못하네요.”

고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하지만 뚫리지 않고 버틴 것만 해도 EX급이지.”

다음은 사쿠야였다. 대상은 역시나 마사토의 방호막.

그녀는 손을 뻗어 빔을 쐈다. 결국에는 방호막이 뚫리기는 뚫렸다.

테스트 관계자가 말했다.

“5분 37초 입니다.”

사쿠야도 이마의 땀을 문질렀다.

“진짜 어떻게 저런 걸 만들어 내요?”

“에이, 같은 EX급이면서 왜 그래?”

“그래도 힘든 건 사실인걸요?”

다음은 내 차례였다.

“브레스 세 개 다 쏘세요.”

“네.”

우선 물대포를 쐈다. 

방호막 자체가 뒤로 밀리긴 해도 멀쩡했다.

다음에는 얼음 브레스.

얼음이 덮기는 했어도 부수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는 투명 브레스.

‘솔직히 이건 나도 얼마나 셀지 모르겠는데….’

나는 입을 벌렸다.

볼이 찢어지면서 구강막이 드러났다.

***

모니터링룸에서 사쿠야가 둘러봤다.

“쏘긴 쏜거야?”

시즈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 같기는 한데 전혀 보이지 않는데?”

사쿠야는 다른 사람들을 봤다. 

고우는 바깥을 천천히 가리켰다.

다들 바라보는데 눈이 커졌다.

마사토의 방호막은 물론이고 건물까지 뚫렸다.

테스트장은 방어를 위해 거의 방공호 수준으로 철근 콘크리트를 들이부으면서 만든 곳이다.

그런데 거기도 원형으로 깔끔하게 뚫린 것이다.

마사토는 물론이고 테스트 관계자의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마사토는 시간이 지나야 말을 할 수 있었다.

“뭐…뭐야? 저걸 다 뚫었다고?”

자신도 믿기지 못했는지 방호막에 다가갔다. 하지만 단면의 깔끔함에 기가 막혀 피식 웃었다.

그는 키요마사를 바라봤다.

“도대체 뭐야? 따로 비결이 있는 거니?”

하지만 키요마사도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키요마사의 얼음검.

처음에는 방호막을 찢는가 싶었는데 얼음이 버티지 못하고 깨져서 완전히 자르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마사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한 게 대단한 거지.”

.

.

.

전부 EX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레이카는 과거 활동으로 증명했기에 키요마사의 지질 능력처럼 넘어갈 수 있었다.

레이카가 고개를 갸웃하며 시즈쿠에게 물었다.

“그런데 좋은 일이 뭐야? 지금 신기한 일은 본 거 같은데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시즈쿠도 팔짱을 꼈다.

“그렇죠? 저도 정확히 잘….”

테스트 관계자가 뛰어왔다.

“EX급이 S급 테스트에서 나왔답니다!”

“아.”

“저건가 봐.”

고우가 다가오면서 말했다.

“다음 번에 모일 때 만나겠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

백악관, 워싱턴 D.C.

“그래서 일본과 한국, 대만에서 EX급이 하나씩 추가 되었다고?”

“네, 그렇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인구 맞추는 것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대만은 어떻게 생겨난거지?”

“아직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도핑은 아니었습니다.”

“그래. 그쪽이 무슨 중국이나 러시아도 아니니.”

대통령은 서류를 내려놓고 다른 서류를 들었다.

“우리쪽 재평가 결과는?”

“18명 모두 유지되었고 발키리아는 여전히 EX-0급입니다.”

“대단하군. 아직 이길 사람이 없다는 건가?”

“그런 거 같습니다.”

“우리쪽 EX급 변화는 없지?”

“아니요, 2명이 늘어나 이제 20명입니다.”

“2명이나? 어떻게 늘어났지? 이민국에서 받은 건가?”

“그냥 저희 S급에서 발전한 겁니다.”

보좌관은 추가로 말했다.

“S급까지는 데려올 수 있었지만 EX급은 데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EX급은 아예 국적변경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키요마사 이(李)가 특별한 케이스인가…. 일본 놈들이 웬일로 빠르게 행동하더라니 이럴 줄은 몰랐군.”

“사람은 많습니다. 계속해서 발굴해내겠습니다.”

“그래. 웬만해서는 우리만큼 대우가 좋은 곳도 없으니.”

.

.

.

어느 방공호 시설급 지하 회의실, 덴버, 콜로라도.

더 라운드 테이블(The Round Table).

미국 EX급의 비공개 전략협의체.

국가안보와 EX수준 관련 중대사안이 있을 때 소집되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참석이 원칙이다.

참석으로 발생한 영업/임무/출장 손실은 연방정부가 보전한다.

미국 EX급이라면 누구나 열 수 있지만, 대체로 미국내 EX-0급이 여는 경우가 많다.

3위인 썬버스트가 2위인 아틀라스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너가 부른거냐?”

“아니. 발키리아가 불렀어.”

“발키리아가? 무슨 일이길래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 모았대?”

다들 추측하며 웅성거리고 있을 때, 발키리아가 들어왔다. 그녀의 등장에 잠깐 정적이 흘렀다.

밝은 갈색 단발 머리 미인에 특히 드러나는 녹색 눈, 고대 로마식 갑옷은 그녀의 여전사 이미지와 딱 맞았다.

발키리아는 다른 것 없이 글라디우스는 왼쪽에, 방패는 등에 차고 있었다.

그녀가 앉자마자 썬버스트가 물었다.

“그래서 왜 부른거야?”

“아무래도 우리 중 하나가 오키나와에 가 있어야할 거 같다. 국방부 쪽 부탁이야.”

갑작스러운 파견 소식에 웅성거렸다.

9위 베헤모스가 손을 들었다.

“그런데 이미 대만과 일본, 한국은 EX급 늘어나지 않았어? 왜 굳이 우리가 가야해?”

발키리아는 대답 대신 18위 오라클을 바라봤다.

“중국이 최근에 위구르에서 EX급끼리 싸움을 붙였어. 그래서 71명에서 60명으로 줄였는데 이제 남은 사람들은 진짜라는 거지.”

“중국 이후로 인도도 비슷한 ‘훈련’을 해서 72명에서 65명으로 줄였어. EX급의 고급화를 둘 다 실시한 셈이지.” 

그제야 다들 표정이 진지해지거나 침을 삼켰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중국이나 인도의 수는 여전히 무서운 수준이었다.

“대만, 일본, 한국을 다 합쳐봐야 13명이야. 그거로는 충분하지 않아.”

8위 세라프가 손을 들었다.

“그…그렇다고 우리 중 하나가 간다고 갑자기 증강이 되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냥 신호를 주는 거지. 동북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키리아는 나머지를 훑어봤다.

“우선 지원자를 받기는 할 텐데 없으면 우리 쪽에서 결정한 사람을 보내려고.”

그때, 14위 하이브가 손을 들었다.

똥머리에 안경을 쓰고 있는 여자였다.

“내가 가는 게 낫지 않겠어? 숫적으로 밀리면은 내가 수로 밀어 붙이는 게 나을 거 같은데?”

발키리아가 말을 하기 전에 썬버스트가 끼어들었다.

“그냥 피규어랑 프라모델 사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야?”

“쳇.”

발키리아는 웃음을 참으면서 말했다.

“다행이네. 나랑 국방부도 하이브가 가는 걸 생각하고 있어서. 오키나와에 가서 대기하고 있으면 돼.”

“그래서 피규어는 살 수 있는거지?”

“네 돈인데 네가 알아서 써.”

그녀는 얕게 박수를 쳤다.

.

.

.

나고, 오키나와.

하이브가 짐을 풀고 피규어장을 놓을 곳을 생각하는 동안 루프(Loop) 메시지가 왔다. 차카이 초대장이었다.

‘생각보다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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