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3381 - Bab 3390

정일범이 대답했다.“아직 안 오셨어요. 윤미에게 말해서 엄마한테 전화해 물어보라고 했어요. 아직도 답변을 주시지 않은 걸 보니 아직은 돌아오지 않으신 것 같아요.”이은화가 당장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에 정군호의 표정이 확 풀어졌다.아들 집에 머물면서도 그는 늘 이은화가 ‘생각'났다. 그 무서운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하면서...정군호 자신도 이미 나이 든 남자였고 이은화보다 몇 살 더 많았다.“너희 엄마 일은 우리가 간섭할 바 아니야. 언제 돌아오든 우리에게 알리고 싶으면 직접 말할 거고 알리고 싶지 않으시면 우리가 아무리 알아봐도 소용없어. 차라리 묻지 않는 게 낫겠다. 안 그럼 너희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줄 알고 또 의심할 테니까.”정군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너희 엄마와 수십 년을 부부로 살았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다행히 너희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엄마는 나에게는 진심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너희들에게는 모성애가 남아있잖니. 아마도 그 덕분에 나를 봐준 건지도. 그저 이렇게나마 연명해가는 삶이지만...”정군호는 신체적이든 정신적으로든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그는 이은화가 얼마나 독재적이고 소유욕이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수십 년 동안 정군호는 마음만 있었을 뿐 실제로 다른 여자를 건드리지는 못했다.올해에야 용기가 난 이유는 이은화가 이씨 가문의 문제와 이은숙 후손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자신을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여 이은화가 관성에 가신 틈을 타 욕망을 채우려던 것이었다.수십 년을 참다가 겨우 한 번 바람을 피웠는데 딱 걸리고 말았다.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그렇게 추락한 정군호의 신세도 이처럼 처참한데 과연 그가 만나고 있었던 젊은 여자는 어땠는지 가늠이 안 갈 정도였다.정군호는 추적조차 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또 감히 묻지도 못했다.추측하건대 정군호와 잠자리를 함께했던 그 여자는 아마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정군호가 돈을 돈타령하자 정일범 형제는 서로 눈치만 보며 얼렁뚱땅 화제를 돌렸다.그리고는 정군호를 에워싸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지난번의 교훈이 있었기에 감히 몰래 그에게 돈을 주지 못했다.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것만 사다 드릴 뿐 현금을 쥐여주는 건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만 원 내외는 괜찮았지만 매일같이 주는 것 또한 금물이었다.매일 조금씩 받아 모으면 한 달이면 수백만 원이 될 테니...그들에게 그 정도 돈은 티끌만도 못한 액수지만 재정 구속을 당하는 정군호에게는 상당한 금액이라 그 돈으로 또 무슨 일이라도 벌이면... 정군호 형제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했다.정군호는 아들들의 속내를 꿰뚫고 있었다.그는 얼굴이 확 굳어지며 기분이 상한 티를 냈다.그리고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테이블 위 담뱃갑을 집어 들어 담배 한 대를 뽑아 물고는 불을 붙인 뒤 뒤로 기대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그의 인생 참 패배적이었다. 남지로서 아내를 통제하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그녀에게 휘둘리는 신세로 되었고 아빠로서 위엄도 없이 자식들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으니 말이다.정군호는 이씨 가문의 저택에서 겉으로만 주인으로 보일뿐 사실 집사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았다. 심지어 자식들조차 그보다 지위가 높았으며 어린 손자마저도 더 높은 대우를 받았다.이은화는 그에게 진정한 정이 없었지만 자식들과 손주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애정이 있었다. 이은화가 좋아하는 자식이 곧 이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있었고 윤택하게 살 수 있었다.가끔 정군호는 돈 때문에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된 것을 후회하곤 했다. 호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장가왔지만.그 후로 정씨 집안은 이씨 가문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제 그는 발을 뺄 수도 없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이은화가 정씨 집안을 무너뜨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정군호에게는 형제자매도 있었고 세 아들도 모두 정씨 성을 이어받았기에 매번 친척들은 그에게 이은화를 잘 구슬려야 정씨 집안의 부귀가 오래 간다

정군호가 정일범을 노려보며 말했다.“네놈이 엄마한테 말했다가 용돈 주지 말라면 정말 안 주겠다 이거냐?”“아니요. 제 말은 아빠를 위해 지정된 금액의 용돈을 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에요. 다만 아빠께서 다시는 그런... 하지 않으신다면...”정일범은 정군호가 이미 스스로 잘라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말을 멈추었다.정군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도 장남이 이 사실을 말하고 있음을 눈치챘다.그나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마음대로 해. 말하고 싶으면 하고. 나는 너희들의 아빠야. 늙어서 수입도 없는데 하루에 몇만 원 용돈 주는 게 뭐 잘못이냐? 은화가 너희를 막을 면목이 있다고 생각해?”화가 난 정군호는 아내의 이름까지 부르며 욕했다.“아빠, 엄마가 막지는 않으실 거예요.”“아빠, 그 얘긴 그만하시고요. 가서 샤브샤브나 듭시다. 오늘 밤은 우리 부자끼리 술 한 잔 제대로 해야죠.”정일범이 화제를 돌렸다.정군호는 오늘 돈을 뜯어내는 데 성공하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네 사람이 둘러앉아 샤브샤브를 먹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하인이 보이지 않자 정일범이 반찬을 집어 먹으며 중얼거렸다.“오늘 제가 사람을 시켜 하예진 그 여자를 치게 했어요.”모두가 정일범을 쳐다보았다.정일범이 식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왜, 이상해요? 윤정의 죽음에 하예진도 책임이 있단 말이에요. 제가 윤정이를 대신해 복수하는 게 뭐 문제 돼요? 너희들은 감히 복수하지도 못하면서 날 지지해주지도 않냐?”둘째 동생 정일군이 말했다.“형, 엄마가 말씀하셨잖아. 하씨 성을 가진 자는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고. 그녀는 관성 출신이지만 우리 큰이모의 후손이야. 큰이모께서 돌아가신 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이씨 가문에서는 아직도 그분의 전설이 떠돌고 있거든. 하예진 씨 뒤에는 관성의 여러 큰 가문들이 서 있고 우리 가문의 사람들도 몰래 하예진 씨를 주시하고 있어. 그녀가 잘만 하면 쉽게 인심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말이지.”정일범이 주먹을 쥐며

한성근은 전씨 할머니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성문철도 여러 번 쳐다보았다.“저도 제 아내 말 잘 듣는 남자예요.”성문철은 한성근의 시선 속 의미를 읽고 바로 그의 태도를 밝혔다.그 역시 아내를 아끼는 남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한성근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네. 우리 경혜 아가씨를 참 아끼는 모습이 보이네요.”이경혜의 마음은 순간 따뜻해졌다.한성근은 그녀에게 마치 친정 식구 같은 존재였다.만약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면 한성근의 신분과 그가 이경혜 자매에 대한 애정을 고려해도 진정한 친정 식구로 여겨졌을 것이다.이경혜의 부모님은 늘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한성근은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이고 배신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이다.한성근도 종종 이은숙을 도와 일을 처리했고 때로는 두 사람만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은숙의 남편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질투하지도 않았다.이경혜의 기억 속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자주 침대에 누워있었고 아버지는 성격이 유순한 분이신지라 항상 어머니의 건강을 무척 걱정하셨다.이경혜는 어릴 적에는 사랑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부모님의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이은화와 정군호처럼 수십 년간 부부로 살았어도 진심이 없는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이은화는 정군호를 도구로 여겼다. 사용한 후 버릴 수도 있었고 버리지 않는다면 고양이 강아지처럼 키울 뿐이었다.어쨌든 큰 비용이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이은화는 정군호의 지갑을 너무도 꽉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꽉 잡을수록 사고가 더 일어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물론 이은화의 엄격한 통제 덕분에 그들이 정군호를 통해 이은화 부부의 결혼을 파기하고 이씨 가문의 안정을 뒤흔들 수 있었다.이경혜가 말을 이었다.“우리 남편은 항상 저를 잘 대해주셨어요. 우리 시부모님도 살아계실 때 저를 친딸처럼 아껴주셨죠. 그분들의 진심 어린 사랑과 믿음이 없었다면 제가 젊었을 때 그렇게 빛나는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거예요.”

한성근도 만족스럽게 말했다.“그러게요. 예정 아가씨의 남편도 훌륭한 사람으로 보여요. 전씨 가문에 시집가서 걱정할 필요 없겠어요. 앞으로 더 나아질 거예요. 전씨 가문의 어르신도 현명한 분이시니. 예진 아가씨가 이혼했다고 들었어요. 아들은 예진 아가씨가 키우고 있다고 하던데... 전남편이 한 일들은 제가 오기 전에 조사해 봤는데 정말 치사한 집안이더군요. 예진 아가씨가 이혼한 건 잘한 일이에요. 다만 이제 서른 살 조금 넘었으니 앞으로 남자를 데려와야 할 것 같네요. 이씨 가문의 가주들은 모두 데릴사위를 들이지 시집가는 법이 없었으니까요.”이경혜가 하예진을 강성으로 보낸 것을 보면서 한성근은 이경혜가 가주 자리를 다투지 않고 다음 세대들이 다투게 할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하예정은 전씨 가문의 며느리이니 가주 자리에 적합하지 않았다. 전씨 가문의 아들이 데릴사위로 장가를 간다고 해도 이씨 가문에서 그렇게 결정짓기에는 분명 어색할 것이다.성소현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데다 예준하는 성씨 가문을 안심시키려고 데릴사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예씨 가문의 어르신들 생각이 개방적인 건 한성근도 잘 알고 있었다.그들 가문은 신의 김청산과 사돈지간이기도 했다.정겨울도 예씨 가문에서 잘살고 있다. 한성근은 정겨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결혼 후 생활은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이경혜가 말했다.“예진이는 노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 노동명 씨와 연애 중이에요. 노씨 가문의 아들이 넷인데 예진이가 진짜 이씨 가문을 잇게 되면 노씨 가문에서도 동명 씨가 데릴사위 가는 것에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한성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경혜를 바라보았다.“그런 일은 미리 노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의 의향을 알아보는 게 좋겠네요. 노씨 가문의 태도가 어떨지. 정군호 씨와 같은 사람이 데릴사위로 오면 수십 년 동안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지 우리 외부인도 간파할 수 있다만... 노씨 가문도 재벌 가문이라 재산이 이씨 가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