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연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이 일은 제가 직접 얘기해 볼게요. 만약 강후 씨가 정말 그랬다면 반드시 지훈 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게 만들 거예요.”염지훈은 몹시 괴로워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보상? 나한테서 널 빼앗아 갔는데 그게 보상으로 해결될까? 다연아, 왜 아직까지 그 사람 편을 드는 거야?”온다연은 나지막이 말했다.“지훈 씨, 아무도 절 빼앗지 않았어요. 나의 일이고 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에요. 강후 씨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우린 결혼하지 못했을 거예요...”온다연은 컵을 움켜쥐었다.“예전의 일들이 기억나기 시작했어요. 지훈 씨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염지훈은 손을 떨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다연아, 정말 기억이...”온다연은 그를 보고 또박또박 말했다.“처음 지훈 씨를 만난 건 학교 주차장이었어요. 그때의 전 강후 씨를 엄청 무서워했죠. 무서워서 피하는 저를 지훈 씨가 차에 태웠잖아요.”그녀는 조금씩 하얗게 질려가는 염지훈의 표정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눈보러 산에 갔던 얘기까지 해줄까요?”염지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풀었다.“그동안 거짓말을 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때의 너는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어. 계속 과거에 집착한다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온다연이 말했다.“그래서 최면을 걸었어요? 주변 친구들과 아이의 존재까지 완전히 잊어버리게? 난 내가 누군지도 몰랐어요.”“최면으로 우리가 예전부터 만나던 사이라고 한 것도 다 저를 위한 거예요?”온다연은 그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거짓말을 했을 땐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안 했겠죠? 우리 부모님을 속이고 우리가 지훈 씨를 믿고 의지하는 걸 보면서 즐거웠어요?”염지훈은 고통스럽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온다연의 손을 잡았다.“다연아, 믿어줘. 널 다칠게 할 생각은 한 번도 없었어. 제발 믿어줘.”온다연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빼냈다.“용서할게요.”염지훈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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