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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091 - Chapter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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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온다연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이 일은 제가 직접 얘기해 볼게요. 만약 강후 씨가 정말 그랬다면 반드시 지훈 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게 만들 거예요.”염지훈은 몹시 괴로워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보상? 나한테서 널 빼앗아 갔는데 그게 보상으로 해결될까? 다연아, 왜 아직까지 그 사람 편을 드는 거야?”온다연은 나지막이 말했다.“지훈 씨, 아무도 절 빼앗지 않았어요. 나의 일이고 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에요. 강후 씨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우린 결혼하지 못했을 거예요...”온다연은 컵을 움켜쥐었다.“예전의 일들이 기억나기 시작했어요. 지훈 씨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염지훈은 손을 떨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다연아, 정말 기억이...”온다연은 그를 보고 또박또박 말했다.“처음 지훈 씨를 만난 건 학교 주차장이었어요. 그때의 전 강후 씨를 엄청 무서워했죠. 무서워서 피하는 저를 지훈 씨가 차에 태웠잖아요.”그녀는 조금씩 하얗게 질려가는 염지훈의 표정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눈보러 산에 갔던 얘기까지 해줄까요?”염지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풀었다.“그동안 거짓말을 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때의 너는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어. 계속 과거에 집착한다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온다연이 말했다.“그래서 최면을 걸었어요? 주변 친구들과 아이의 존재까지 완전히 잊어버리게? 난 내가 누군지도 몰랐어요.”“최면으로 우리가 예전부터 만나던 사이라고 한 것도 다 저를 위한 거예요?”온다연은 그를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거짓말을 했을 땐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안 했겠죠? 우리 부모님을 속이고 우리가 지훈 씨를 믿고 의지하는 걸 보면서 즐거웠어요?”염지훈은 고통스럽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온다연의 손을 잡았다.“다연아, 믿어줘. 널 다칠게 할 생각은 한 번도 없었어. 제발 믿어줘.”온다연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빼냈다.“용서할게요.”염지훈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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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온다연은 아직도 가슴이 설레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도대체 왜 이래?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란 말이야. 이러는 게 쪽팔리지도 않아?’죽을 만큼 미웠지만 그의 잘생김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안돼.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온다연은 시선을 거두고 돌아서서 나갔다.이때 유강후가 성큼성큼 쫓아와 그녀를 가로막았다.“유나 씨.”온다연은 돌아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호텔도 강후 씨가 준비한 거죠?”유강후는 그녀의 질문을 피하며 조용히 물었다.“어디 갔었어요?”온다연은 여전히 그를 등지고 있었다.“내가 어디를 가든 강후 씨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이 호텔 주인이면서 왜 모르는 척해? 내가 길 건너편에 있다는 걸 알면서 도대체 왜 또 물어보는 거야?’‘하나도 변하게 없네. 3년 전이랑 똑같아.’‘여전히 강압적이고 언제 어디서든 날 통제하려고 하네.’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유강후는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저녁에는 위험해요. 그러니까 혼자 다니지 말아요. 커피도 임산부한테 안 좋으니까 웬만하면 마시지 말고요.”온다연은 아까 카페 맞은편에 있던 사복 차림의 두 남자가 떠올랐다. 딱 봐도 경호원처럼 보였고 손이 무의식적으로 가슴에 닿는 게 꼭 무기를 꺼내려는 것 같았다.물론 본인들은 잘 숨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온다연은 단번에 그들의 존재를 알아챘다.염지훈이 다가왔을 때 그중 한 명이 밖으로 나가서 전화하는 모습에 온다연은 유강후가 보낸 사람이라고 확신했다.이를 생각한 온다연은 차갑게 말했다.“카페 있었던 두 남자 알죠? 강후 씨가 보낸 사람이에요?”유강후는 몸이 굳어지며 나지막이 말했다.“걱정돼서 그랬어요. 임신한 상태에서 혼자 다니는데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가 있겠어요?”온다연은 화가 나서 헛웃음이 나왔다.“마음이 안 놓인다고요? 그래서 통제하려고 했어요? 예전처럼 날 대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요.”온다연은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아니면 나은별 씨가 여기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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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유강후가 나타나서 수작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단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유강후는 염지훈을 북아메리카로 유인한 후 많은 골치 아픈 일들을 찾아내어 그의 발목을 묶어두었다.아직까지도 그는 유강후만 없었다면 온다연과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감히 내 앞에서 온다연이랑 애정 행각을 해? 보복이 두렵지도 않은가 봐?’서서히 염지훈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일말의 살기가 새어 나왔다.온다연와 유강후는 앞뒤로 나란히 걷고 있었다.주차장의 모퉁이 위치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차의 전조등이 켜지며 어디선가 시동 소리가 들려왔다.뭔가를 예감한 듯 온다연은 걸음을 멈췄다.그녀는 전조등이 켜진 채로 질주하는 벤츠를 바라보며 마치 자신이 심연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모든 감각이 느려지고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마치 낡고 오래된 라디오처럼 자동차의 시동 거는 소리가 한없이 길게 느껴졌고 그 소리는 온다연의 모든 신경을 짓밟았다.마침내 그녀는 익숙한 눈을 마주쳤다.빨갛게 충혈된 눈에는 원망 섞인 살기가 가득했고 이제 막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귀와 다름없었다.온다연은 고개를 저으며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떴다.“안돼. 안돼...”갑자기 모든 것이 고요해졌고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던 장면은 2배속으로 전환되었다. 곧이어 시동을 건 차 한 대가 유강후를 향해 돌진했다.온다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미친 듯이 달려갔다.“안돼.”유강후를 껴안은 순간 하얀 불빛이 그녀를 덮쳐 눈을 멀게 했다.온다연이 달려 나올 줄 몰랐던 염지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핸들을 세게 돌렸다.동시에 유강후도 온다연은 안은 채 몸을 돌려 그녀를 옆으로 피신시켰다.우두둑.쿵.날카로운 굉음이 두 번 울린 후, 공기 중에는 브레이크 패드가 타는 불쾌한 소리로 가득했다.벤츠는 옆에 있는 큰 나무를 들이받았고 엄청난 충격으로 사람의 허리만큼 두꺼운 나무가 두 동강이 났다. 나무가 쓰러지며 차량 지붕에 부딪혔고 몇몇 나뭇가지가 앞 유리를 뚫고 나가면서 상황이 매우 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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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온다연은 염지훈의 손을 꽉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여기 있어요. 구급차 금방 도착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조금만 더 버텨요.”염지훈은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너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무서워하지 마. 난 진짜 괜찮아...”온다연은 눈물을 터뜨렸다.“알아요. 알았으니까 말하지 마요.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요.”그녀는 구급차가 도착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고개를 돌려 입구를 쳐다봤다.“구급차는 왜 아직도 안오는거야...”염지훈이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다연아. 가지 마. 날 떠나지 마...”피를 점점 더 많이 흘리며 목소리까지 약해지는 염지훈의 모습에 온다연은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지훈 씨.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염지훈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고 있었다.“다연아, 널 조금 더 일찍 알지 못한 게 너무 후회돼...”“우리가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널 다치게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 텐데...”“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꼭...”“그 사람들을 죽일 거야...”...이 유언과 같은 말은 온다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3년 동안 이성적인 감정은 생기지 않았지만 서로 가깝게 지내며 어느새 염지훈을 가족처럼 여겼다.그런 사람이 피를 잔뜩 흘리고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니 온다연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울어도 소용없다. 염지훈의 점점 힘이 빠지며 손이 처지기 시작했다.당황한 온다연은 그의 손을 꽉 잡아 자신의 얼굴에 대고 펑펑 울었다.“지훈 씨. 죽으면 안 돼요. 제발 정신 차려요.”염지훈은 목소리마저 몹시 약해져 있었다.“다연아, 가지 마. 날 떠나지 마...”눈물이 앞을 가린 온다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안 떠날게요. 그러니까 죽지 마요.”염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손마저 축 늘어졌다.“지훈 씨!”“염지훈!”더 이상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심지어 가슴마저 움직임을 멈춘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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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온다연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싫어요.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자리를 비우면 안 되죠. 만약 정말 지훈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부모님이랑 박씨 가문을 볼 면목이 없어요.”염지훈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온다연은 무의식적으로 유강후의 옷깃을 잡았다.“잘못되는 건 아니겠죠?”유강후는 그녀를 안아서 의자에 앉힌 다음 부드럽게 말했다.“별일 없을 거예요. 제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실력 좋은 의사를 모셔 왔거든요. 곧 도착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온다연은 여전히 몸을 떨고 있었다.“꼭 살려내야 해요. 절대 죽으면 안 돼요. 강후 씨, 제발 살려줘요.”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잡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괜찮을 거라고 얘기했잖아요. 나 못 믿어요?”온다연은 피투성이가 되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염지훈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죽으면 안 돼... 절대 안 돼...”“만약 지훈 씨가 죽으면 난 평생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을 거예요.”제정신 아닌 그녀의 모습은 유강후를 걱정하게 했다.그는 간호사에게 푹신한 의자와 따뜻한 물과 우유를 부탁했다.온다연은 배가 조금 불편했지만 염지훈이 잘못될까 봐 걱정되어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따뜻한 물을 마시고 푹신한 의자에 웅크리고 앉으니 그나마 안정되었다.하지만 온몸의 신경은 여전히 곤두선 상태였고 한시도 수술실을 떠나지 못했다.이따금 혈액 주머니가 수술실로 이송되었다.그럴 때마다 온다연은 긴장했고 너무 초조한 나머지 의자를 마구 뜯었다.다행히 이때 유강후가 모셔 온 의사가 도착했다.그는 40세 정도의 백인 의사인데 딱 봐도 경험이 많은 노련한 분위기를 풍겼다.유강후와 인사할 겨를도 없이 의사는 옷을 갈아입고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그가 수술실로 향하는 걸 본 유강후는 온다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저분은 북아메리카 최고의 외과 의사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전문가예요. 그러니까 이제 안심해도 돼요. 지금까지 목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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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임신한 상태에서 잔뜩 지쳐있으니 온다연은 아주 깊은 잠에 빠졌다.그럼에도 익숙한 숨결이 느껴지자 다른 한 손은 자연스레 유강후의 허리를 감쌌다.유강후는 조금 위안을 얻은 듯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아무 생각하지 말고 푹 자. 뱃속에 있는 아이들도 널 걱정하고 있을 거야.”그 말을 끝으로 유강후는 온다연의 옆에 누워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그렇게 날이 밝아질 무렵 이권이 달려왔다.“도련님, 수술이 끝났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온다연은 벌떡 일어나서 침대에서 내려왔다.“어떻게 됐어요?”이권의 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는 맨발로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갔다.이권은 화가 난 유강후를 보고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기분이 몹시 불쾌했지만 유강후도 마지못해 온다연의 뒤를 따랐다.밖으로 나오자 그녀는 마침 수술실에서 나오는 염지훈을 마주하게 되었다.그는 인공호흡기와 산소통을 달고 있었고 얼굴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창백했다.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은 마치 생명의 끝을 마주하는 것 같았다.온다연은 그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이때 유강후도 도착했다.의사는 간호사에게 염지훈을 중환자실로 이송하라고 한 후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나뭇가지가 가슴을 찔렀어요. 다행히 심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폐를 약간 다쳤어요. 다른 내장에도 미세한 출혈이 있고 갈비뼈 대여섯 군데가 골절되는 등 상황이 많이 안 좋아요.”“앞으로의 72시간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시간 동안 복강 감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위험한 시기를 넘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온다연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 못했고 유강후는 재빨리 그녀를 부축하여 의자에 앉혔다.의사는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한 후 바로 떠났다.긴 복도는 쥐 죽은 듯한 정적으로 가득 찼다.온다연은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어젯밤 내내 꾼 꿈들이 다시 떠올랐다.염지훈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그녀의 앞에 서서 왜 배신했냐며, 왜 조금의 사랑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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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온다연은 주먹을 천천히 풀며 가볍게 말했다.“믿을게요. 하지만 설령 강후 씨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모든 일이 나은별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어서 일어난 건 변함없어요. 그리고 난 강후 씨가 나은별에게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게 어떤 감정이든.”유강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온다연은 말을 이어갔다.“그 사람들에게 걷어차여 갈비뼈 몇 개가 부러졌고 폐까지 망가졌어요.”“폭탄이 터졌을 때, 파편들이 내 몸을 찌르고 피부를 베는 그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바다에 떠다니며 숨을 끊기기 직전 강후 씨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어요. 그러고선 하느님에 빌었죠.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는 강후 씨를 만나지 않겠다고.”“그 후로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있었어요. 폐가 심각하게 감염되어 여러 번 죽을 뻔했어요.”“혼수상태에 빠진 보름 동안 계속 반복되는 꿈을 꿨어요. 강후 씨가 날 김원도에게 밀어 넣고 날 해변으로 데려가 죽게 만들었다는 꿈.”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유강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온다연이 큰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얼마나 아프고 절박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고통을 직접 말하는 걸 들으니 귀가 먹먹해졌고 심장에 큰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숨이 막혀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특히 온다연이 차분한 말투로 말하는 건 그녀가 칼로 찌르는 것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왔다.유강후는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미안해요...”“내 말 끝까지 들어요.”온다연은 그의 말을 가로챘다.“강후 씨가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나은별과 나를 바꾸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여전히 강후 씨를 이해하지 못하겠고 용서할 수 없어요. 감당하지 못 할 고통을 겪었거든요. 너무 힘들어서 강후 씨를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유강후는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알아요.”온다연은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유씨 가문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들은 날 즐거움을 위한 도구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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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온다연이 원하는 처벌이라면 뭐가 됐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설령 감옥에 보낸다 한들 불평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면.온다연은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그 인간들은 주한을 해친 것도 모자라 죽기 전에 찍은 영상을 자랑거리로 삼았어요. 짐승만도 못한 것들은 이 세상에 살 자격이 없어요.”“도대체 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 거죠? 주한은 죽었는데... 그 사람들은 지옥에 떨어져야 해요.”“강후 씨의 가족이잖아요. 큰형이랑 조카. 가족이니까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아요. 어떤 마음인지 이해하지만 나한테는 짐승에 불과한 인간들이에요. 이 세상을 살아갈 자격이 없는 쓰레기.”“강후 씨, 나 너무 힘들어요.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게 너무 많고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헤어...”“온다연.”유강후는 그녀의 말을 끊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 인간들은 쉽게 죽을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살려둔 거예요. 이제 결정해요. 어떻게 처리할 건지. 내가 도울게요.”유강후는 목소리마저 떨었다.“그러니까 제발 마지막 말은 하지 말아줘요.”온다연은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견뎌냈고 이미 지쳐있었다.유강후와의 모든 것을 끝낼 준비가 된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날 자신이 겪은 고통을 생각할 때마다 그를 용서한다면 부모님에게도 미안하고 죽은 주한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말끝을 흐렸으나 무슨 말을 할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극단적인 사랑과 증오가 서로 뒤엉켜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다.몇 번 심호흡하고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유강후가 갑자기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하지 마요. 제발 그 말만큼은 하지 마요. 제발. 이렇게 빌게요.”유강후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얼굴에는 전에 없던 연약함과 슬픔이 가득했다. 그는 간절하게 온다연에게 애원하고 있었다.“고칠게요. 내가 다 만회할 테니까 제발 그 말은 하지 말아요. 진짜 무너질지도 몰라요.”온다연은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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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유강후도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그 인간들은 원하는 대로 처리해도 상관없어요. 난 절대 반대하지 않을 거예요.”온다연은 고개를 숙이고 눈빛의 차가움을 감추며 차분하게 말했다.“가만둘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강후 씨가 내 곁에 있거나 나를 도와 무슨 일을 한다면 그게 뭐가 됐든 강후 씨에게는 유씨 가문의 배신자나 죄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거예요.”“우리도 진정할 시간이 필요해요.”“지금은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운 상태라서 제대로 된 말을 할 수가 없어요. 강후 씨가 내 앞에 서 있으면 더 극단적인 말밖에 안 나와요. 솔직히 지훈 씨가 저렇게 된 것도 박씨 가문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진씨 가문과 박씨 가문은 대대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우린 현재 약혼을 약속한 사이예요. 만약 집안 사람들이 지훈 씨가 다친 걸 알게 된다면 두 가문 사이의 관계도 망가질 거예요.”“게다가 우린 많은 비즈니스 협력을 함께 하고 있어요. 이러한 협력이 종료되면 두 가문 모두 큰 손실을 입게 될 거예요. 어쨌든 제가 먼저 계약을 파기했고, 지훈 씨가 다친 상황에서는 돌봐줘야 하는 게 맞아요. 적어도 건강을 회복해야 다른 일이라도 논의하죠.”유강후의 눈에는 짙은 고통과 슬픔이 번쩍였다. 가슴이 찢어질 듯 숨이 막혔고 온다연을 잃을 것 같은 불안함이 밀려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우린 결혼한 사이예요. 혼인신고서도 있다고요. 그러니까 염지훈이랑 약속한 건 무효라고 생각해도 돼요.”“아니요.”온다연은 그의 말을 끊었다.“틀렸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온다연은 이미 죽었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난 진씨 가문의 장녀 진유나로 살고 있어요. 예전의 정체성은 완전히 지워진 셈이죠.”“그러니까 혼인신고는 무효예요. 강후 씨가 나에 대한 모든 걸 지운 덕분에 살아있었다는 증명조차 사라졌어요. 설령 우리가 혼인 신고를 했더라도 이제는 소용이 없는 거죠.”“그럴 리가 없어요.”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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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유강후는 싸늘함만 가득한 온다연의 얼굴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지금 그녀의 모습은 예전의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온다연과는 전혀 달랐다.유강후는 주먹을 불끈 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싫다고 하면요?”온다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앞으로 다시는 볼 일이 없겠네요. 그리고 전 지훈 씨를 끝까지 도울 거예요. 지훈 씨의 편에 서면 우리는 적이 되겠네요? 강후 씨를 이길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싸울 거예요.”그 말을 끝으로 유강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돌아서서 중환자실로 향했다.미련 없이 떠나는 온다연을 보며 유강후는 심장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적이라니?온다연은 이제 그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유강후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온다연이 그럴 리가 없다며 현실을 부정했다.그렇게 제자리에 선 채로 마치 차가우 조각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온다연의 모습이 모퉁이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이권이 다가왔다.그는 유강후의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며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정말 염지훈 씨를 살릴 생각입니까?”“살려.”이성을 되찾은 유강후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북아메리카 최고의 의료진을 찾아와서 무조건 살려.”이권은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도련님을 차로 치려고 했어요. 다연 씨가 갑자기 뛰쳐나가지 않았다면 오늘 병원에 누워있는 사람은 도련님이었을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가 있죠?”유강후는 온다연이 떠난 방향을 지그시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일부러 그런 거야. 도박을 한 거지.”“다연이가 막으면 다치는 사람은 염지훈이잖아. 그러면 다연은 죄책감을 느끼고 모든 분노와 원망을 나한테 터뜨리겠지. 염지훈이 원하는 결과잖아?”“다연이가 막지 않으면 내가 다쳤겠지? 동시에 나를 향한 다연의 감정이 크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잖아. 이것도 염지훈이 원하는 결과야.”“뭐가 됐든 염지훈이 이기는 싸움이었어. 내가 너무 쉽게 봤네. 이렇게 사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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