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이 하나둘 흩어졌다.지언은 현우의 손을 잡고 리아 쪽으로 걸어갔다.“현우야, 시간도 딱 맞네, 오늘은 이쯤 하고 집에 가자.”리아가 말했다.지언은 잠깐 멈춰 섰다.현우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엄마, 아직 3시도 안 됐잖아요. 조금만 더 놀면 안 돼요?”“그만해, 우리 공항에도 가야 하잖아.”옆에서 현민이 단호하게 끊었다.지언은 리아에게 눈빛으로 물었다.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친구 한 명 만나기로 했어요. 기사님한테 차 가져오라고 했으니까... 한 10분이면 도착할 거예요.”“내가 데려다줄게요. 그게 더 빠를 것 같아요.”지언이 말했다.리아는 거절하려다가, 그 순간 기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여기 좀 막혀서요, 한 삼십 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지언은 알겠다는 듯 미소 지었다.“가자. 내 차 타는 게 낫겠네요.”“그럼, 신세 좀 질게요.”“리아 씨는 별말을 다 하네요.”...공항, 도착 홀.“대디! 여기!”현민이 제일 먼저 뛰어나갔다.“우리 딸,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설수환은 현민을 번쩍 안아 올리더니, 고개 숙여 볼에 크게 뽀뽀했다.‘으악, 수염 따가워...’현민은 웃으면서도 얼굴을 살짝 밀었지만, 목소리는 한껏 애교로 가득했다.“에이, 설마? 방금 VIP 라운지에서 면도하고 나왔는데? 만져봐, 깨끗하지?”그 모습을 본 지언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반면 리아는 담담한 얼굴, 마치 이런 장면쯤은 익숙하다는 듯했다.갑자기, 지언은 손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현우가 지언의 손을 살짝 놓은 것이다.지언의 깊어진 눈길 속에서, 현우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더니 얌전하게 말했다.“대디!”한 번, 대디.또 한 번, 대디.지언의 눈동자가 점점 어두워졌다.그 시선을 감지한 듯, 수환이 현민을 안은 채 고개를 들어 지언을 바라봤다.두 남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았다.순간,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전류가 흘렀다.수환이 먼저 눈길을 거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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