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욱이 태자를 책봉하겠다고 결심한 건, 단순히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사실 두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는 이미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그 당시에는 설령 봉구안이 낳는 아이가 딸이라 해도,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황위 계승자로 키울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두 아들을 두고, 누구를 태자로 삼을지 고민해야 했다.곰곰이 생각한 끝에, 역시 큰아들이 더 믿음직하고 안정적이었다.게다가 ‘장자를 태자로 삼는다’는 건 조상 대대로 내려온 규범이기도 했다.쌍생아의 불길하다는 소문도 이제 거의 사라졌고,지금이야말로 태자를 세우기에 가장 적기였다.봉구안과 미리 상의하지 않은 건, 그녀에게 기분 좋은 ‘깜짝 선물’을 주고 싶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정작 봉구안은 기쁜 감정보다는 놀란 기색이 더욱 역력하였다.기쁜 감정보다, 이렇게 큰 일을 그녀 몰래 결정했다는 당혹감이 먼저 밀려온 것이다.이 정도로 큰일을 감췄다면, 그 외에 또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건지···오늘 밤, 반드시 따져 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조정 대신들은 태자 책봉에 대해 아무 이의도 없었다.몇 해 전까지만 해도, 황실 후계자 문제는 모두의 고민거리였다.그토록 기다려온 태자였기에, 모두가 기꺼이 술잔을 들었다.문신들은 길하고 화려한 축사를 쏟아냈고, 무장들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오십이 넘은 어느 장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검무를 펼치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소욱 품에 안긴 작은 태자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그저 어른들이 시끄럽고 우스꽝스러워 보일 뿐이었다.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오늘부터 나라의 운명은 그 어깨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물론 지금은 아버지인 황제가 그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있기에, 그는 아직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할 뿐이었다.그에 비해 작은 황자는 아무 생각 없었다.아버지가 갓 태자를 책봉한 그 순간, 그는 봉구안 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끝내 잠들었다.일찍 일어나 너무 피곤했던 탓이니, 이 정도면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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