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Bab 1351 - Bab 1360

1438 Bab

제1351화

남현호는 그들 사이의 대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저 자기 발끝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결국 잠시 망설이던 하늘이가 먼저 용기를 내 손을 뻗었다.“나 동생이랑 레고 만들고 있었는데 너도 같이할래?”“싫어.”하늘이는 이게 최선을 다한 인사였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남현호는 그 마음을 받아주기는커녕 아이의 손을 툭 쳐냈다.이런 일이 처음인지라 당황한 하늘이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순간, 옆에서 백지환이 냅다 소리를 질렀다.“야, 남현호!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야단치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남현호는 움찔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백지환과 눈을 마주쳤다.아직 어린 남현호의 눈동자 속에는 묘하게 어두운 기운이 서려 있었고 입술을 꽉 깨물더니 무표정하게 사람들을 훑어봤다.그때 남우미가 조용히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자신의 어깨에 닿은 어머니의 온기를 느끼자 남현호는 다시 고개를 숙였고 시선을 하늘이에게로 돌렸다.그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는 레고 안 좋아해.”하늘이는 그 말을 듣고도 침묵했다.사실 누군가에게 이렇게까지 정색하며 거절당한 건 태어나 처음이었다.방금 자기 손을 쳐낸 그 순간도 아직 생생히 남아 있었기에 그냥 조용히 고개를 돌려버렸다.그 모습을 본 백지환이 다시 언성을 높였다.“아직 아가씨한테 사과도 안 하고 뭐 하는 거야?”남현호는 입술을 조금 움직였지만 사과할 마음은 없어 보였다.그때 성유리가 재빨리 나섰다.“괜찮아요. 아이가 싫다는데 억지로 사과시키실 필요 없어요. 이제 막 만났는데 어색한 건 당연하죠.”“정말 죄송합니다, 사모님. 저희 애가 너무 무례했네요.”백지환은 고개를 숙이며 연신 사과했다.“다 제가 제대로 못 가르쳐서 그런 겁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고개를 드는 그의 눈빛이 곧장 남우미 쪽으로 매섭게 스쳐 지나갔다.그러자 남우미는 마치 반사적으로 반응하듯 황급히 말했다.“죄송해요, 사모님, 제가 현호 대신 사과드릴게요.”“아니에요. 저희는 정말 괜찮아요.”성유리는
Baca selengkapnya

제1352화

하늘이와 성노을이 모두 성유리의 성을 따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 백지환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마치 박한빈과 뜻밖의 공통점을 찾은 것처럼 들뜬 표정이었다.그러고는 자기 아들도 아내의 성을 따랐다며 괜히 친근한 척 말을 늘어놨다.하지만 박한빈은 그런 말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시간을 한 번 흘끗 확인하더니 곧장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이제 그만 가시죠.”그 한마디에 곧장 도우미들이 나서서 손님들을 밖으로 안내했다.저녁 식사 자리.조용한 분위기 속에 박한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까 그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 했어?”“네?”“내가 오기 전에. 그 남자랑.”성유리는 생각을 더듬으며 대답했다.“별건 아니었어요. 자기 아들이 하늘이랑 같은 반이라고...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고요.”“그게 다야?”“네.”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금은 의아한 눈빛으로 박한빈을 바라봤다.“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표정이 되게 안 좋으신데... 혹시 싫으세요? 이사 온 가족들이?”“내가 그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이유가 있나?”딱 잘라 되묻는 박한빈의 말에 성유리는 말문이 막혔다.잠깐 정적이 흐른 뒤, 박한빈이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한마디 더 보탰다.“그 남자, 눈빛이 영 마음에 안 들어. 앞으로는 가능하면 가까이하지 마.”“그래요?”성유리는 조용히 되뇌며 생각에 잠겼다.딱히 백지환이 수상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지만 아들한테 큰소리로 화를 내던 모습은 확실히 거슬렸다.그래서 굳이 박한빈의 말에 반박하진 않았다.잠시 후, 문득 성유리가 입을 열었다.“근데 그 집... 꽤 오래 비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백지환 씨가 직접 샀나 보죠?”그 순간이었다.성유리 입에서 ‘백지환’이라는 이름이 흘러나오는 순간, 박한빈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박한빈은 대답 대신 화제를 툭 바꿔버렸다.“그 사람 아내, 남우미 씨 말이야. 네가 아는 사람이야?”“제가 알아야 할 사람이에요?”“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고... 그 여자 예전에
Baca selengkapnya

제1353화

“걔는 너랑 동갑 아니야? 그런데 왜 네가 챙겨야 해?”“내가 반장이잖아. 게다가 전학생이니까.”하늘이의 말에 박한빈은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하늘이는 금세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나도 사람 볼 줄 알아. 걔가 나쁜 애면 내가 알아서 멀리할 거야.”박한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됐다.”아버지와 딸의 대화는 묘하게 단단했고 어른스럽기까지 했다.그걸 지켜보던 성유리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아까 박한빈 씨가 나한테 백지환 씨랑 거리를 두라고 했을 때, 그냥 아무 말 없이 고개 끄덕인 내가 좀 바보 같았나?’그렇지만 곧,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그렇다고 해서 내가 굳이 그 사람과 엮이고 싶은 건 아니잖아.’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려던 찰나, 박한빈이 성유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너 그 집이 왜 경매에 나온 건지는 알아?”예상치 못한 질문에 성유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왜요?”“거기서 예전에 사람이 죽었어. 그래서 그 집... 어떻게 보면 흉가야.”...“박 대표님 아내 말이야. 너랑 아는 사이야?”밤이 깊어질 무렵, 남우미는 방 안에서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그런데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백지환이 무심하게 말을 걸었다.“성유리 씨, 네가 알던 사람이잖아?”남우미는 멈칫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긴 아는데 별로 친하진 않아요.”“이제 다시 돌아왔으니까 좀 더 가까이 지내봐. 그 집 남편 말이야. 지금 금성에서 손꼽히는 인물이잖아. 그 집하고 잘 지내야 우리도 여기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어.”남우미는 잠시 백지환을 바라보다가 반박했다.“전 애초에 여기서 자란 사람이니까 자리 잡을 것도 없죠.”그러자 백지환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하... 넌 아직도 네가 잘나가는 재벌 가문 딸인 줄 아는 모양인데 정신 못 차렸어?”“네 부모님도 다 돌아가셨고 그 잘나가던 집안도 없어졌어. 지금까지 버틴 것도 내가 있어서였다는 건 기억 안 나?
Baca selengkapnya

제1354화

“사모님, 옆집에 이사 오신 여성분이 오셨어요.”도우미의 노크 소리에 성유리는 두 눈을 번쩍 떴다.그때 성유리는 침대 위에 누운 채, 아직 깊은 잠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상태였다.하늘이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고 성노을도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부터 박한빈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밤마다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마치 피를 빨아먹은 사람처럼 매일 아침 활기 넘치는 박한빈과 달리 성유리는 눈꺼풀 하나 제대로 뜨기조차 버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도우미의 말에 성유리는 흐느적거리며 짧은 대답을 했고 그런 그녀의 상태를 아는 도우미는 다시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오늘은 방문을 미뤄달라고 전해드릴까요?”성유리는 그제야 조금 정신을 가다듬었고 깊은숨을 들이쉰 뒤, 몸을 일으켰다.“거실에 잠깐 계세요. 곧 내려갈게요.”도우미가 알겠다는 말을 하고 떠난 뒤에도 성유리는 침대 위에서 그대로 10초 정도 더 눈을 감고 있었다.그러고 나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다.가을바람이 제법 선선하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그녀는 얇은 기모 티셔츠 하나를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 한쪽에서는 남우미가 벽에 걸린 그림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오늘 그녀의 옷차림은 비교적 수수했지만 그에 비해 얼굴에 얹힌 메이크업은 꽤 정교했다.곧 인기척을 들은 남우미가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사모님, 죄송해요, 혹시 제가 쉬는 시간 방해한 건 아닌지...”“아니에요.”성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도우미에게 차를 준비해달라고 일렀다.“사모님, 아직 아침 식사도 안 하셨는데요.”도우미가 곁에서 조심스럽게 일러주자 남우미가 먼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며 말했다.“마침 잘 됐네요. 오늘 아침에 제가 크루아상을 좀 구워봤거든요. 한번 드셔보시겠어요?”“직접 만드신 거예요?”남우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네. 그런데 잘 된 건 아닌 것 같아요. 혹시 마음에 안 드시면 드시지 마세요. 부담 가지지 않으셔도 돼요.”“그럴 리가요.”성유리는 그 말에 웃으며 넉넉
Baca selengkapnya

제1355화

성유리는 말을 거의 다 마칠 때쯤, 미간을 살짝 찌푸렸는데 남우미의 ‘거리 두기’가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런 성유리의 눈빛에 남우미는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가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유리야, 고마워.”그제야 성유리는 다시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다음에 시간 괜찮을 때 또 들러.”“응. 그럴게.”남우미는 사실 오늘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다.하지만 성유리의 눈을 마주치는 순간, 하려던 말을 삼켰다.그리고 그저 조용히 인사한 뒤, 돌아섰다.실버 포레스트에서 수십 명의 도우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풍경과 달리 백지환의 집은 쓸쓸할 정도로 조용했다.백지환이 지금 이끄는 회사는 자금 유동이 심각하게 필요한 상태였고 이 별장을 사들이는 데도 이미 모든 여윳돈을 끌어모아야 했다.그렇기에 도우미를 둘 여유 따윈 당연히 없었다.집안일은 당연히 남우미의 몫이었고 지금의 그녀에겐 거절할 권리조차 존재하지 않았다.밤은 어느새 깊어졌고 백지환이 돌아온 건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그는 문을 열자마자 술과 향수 냄새를 온몸에 묻히고 들어왔다.하지만 남우미는 이미 이런 냄새에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의 겉옷을 받아들고 주방으로 가 따뜻한 차를 준비했다.“오늘 사모님한테는 다녀왔어?”백지환은 술을 꽤 많이 마신 상태였지만 여전히 제정신이었다.그리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확인하는 건, 그가 시킨 일을 아내가 제대로 해냈는가였다.남우미는 살짝 뜸을 들인 뒤, 대답했다.“다녀왔어요.”“그래서? 같이 밥 먹자는 이야기 꺼내긴 했어?”남우미는 말을 잇지 않았다.그걸 본 백지환은 금세 눈치를 챘다.“뭐야? 결국 얘기 안 했다는 거잖아.”곧 백지환의 표정이 곧장 굳어지더니 목소리도 거칠어졌다.“내 말을 귓등으로 들은 거야? 아니면 내 말이 우스워?”“그런 건 아니고...”“그럼 뭐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 거냐고!”남우미는 한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조용히 말했다.“그냥 만나자마자 식사 얘
Baca selengkapnya

제1356화

[혹시 이번에 반에 새로 전학생 들어온 거 들으셨어요?]학부모 단톡방에 누군가가 툭 던지듯 말을 꺼냈다.그 시각, 성유리는 지금 차 안에서 하늘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방금 그 메시지를 보고도 아직 답하지 못했는데 벌써 다른 사람들의 답장이 연이어 올라왔다.[저도 우리 애한테 들었어요. 근데 그 집 부모는 왜 단톡방에 안 들어왔대요?][누군지 아시는 분 있어요?][뭐... 신세계 그룹 대표라던데요?][글쎄요, 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요.][요즘 이 학교 참... 아무나 받아들이는 건가요?][그러니까요. 게다가 갑자기 전학생이 오면 아이들 공부 분위기도 깨질 텐데?][이건 교장 선생님이랑 한번 진지하게 얘기해 봐야겠어요.]그 문자들을 보던 성유리는 문득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그래서 그녀는 그냥 천천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때 마침 교사가 하늘이를 데리고 교문 밖으로 나왔다.뒷좌석에 앉아 있던 성노을은 누나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외쳤다.“누나!”하늘이도 기분이 꽤 좋아 보였지만 먼저 동생에게 달려가진 않았고 대신 성유리에게 다가와 물었다.“엄마, 내가 말했던 작은 상자 있지? 가져왔어?”“트렁크에 있어.”“내가 직접 가져올게!”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이는 트렁크 쪽으로 달려갔다.성유리도 서둘러 차에서 내렸지만 하늘이의 발걸음은 너무나 빨랐다.몇 걸음 만에 상자를 꺼내 들고 다시 학교 안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성유리는 당황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옆에 있는 선생님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 사모님. 오늘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거든요. 아마 하늘이도 그 고양이를 담아두려고 상자를 챙기려는 것 같아요.”“길고양이요?”“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교실 안에도 선생님들이 있으니 아이들 안전은 잘 챙기고 있어요.”성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하늘이는 다시 나왔는데 그 옆엔 남현호가 함께 있었다.아까 들고 들어갔던 상자는 이제 남현호가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Baca selengkapnya

제1357화

“남현호! 너 도둑이야?”하늘이는 발까지 동동 구르며 화를 냈다.“쟤 지금 일부러 그랬어! 내 고양이 일부러 훔쳐 갔어!”성유리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뭐 그렇게 급해? 도망갈 사람은 도망가도 결국엔 붙잡히는 법이야. 저녁에 그 집에 가서 찾으면 되잖아.”그 말에 하늘이도 겨우 진정이 됐다.곧 아이는 화가 잔뜩 난 듯 계속 투덜거렸다.“진짜 너무 치사해! 고양이는 분명 내가 먼저 발견한 거고 상자도 우리 집 거라고!”“됐어, 그만 화 풀어.”성유리는 손을 내밀어 하늘이 머리를 쓰다듬었다.“밖에 햇볕 너무 강해. 우리 차로 먼저 돌아가자.”하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건 때문에 돌아오는 길 내내 하늘이는 남현호의 집에 가서 따질 거라며 투덜댔다.심지어 성노을이랑 놀 생각도 접어버렸고 한시가 급한 듯 성유리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자기가 직접 남현호를 찾아가겠다고 하면서.성유리는 남우미가 보낸 메시지를 한 번 훑었다.[우리 현호 지금 병원에 있어. 우리 집에 먼저 와서 밥 먹어. 밥 다 먹고 나서 내가 고양이 데려가는 거 도와줄게.][그래. 알겠어.]성유리와 남우미의 문자 내용을 본 하늘이는 실망했지만 결국 수긍했다.집에 돌아온 성유리는 하늘이가 좋아하는 탕수육을 준비해 놓았고 아이는 금세 환하게 웃었다.박한빈은 오늘 술자리가 있어 저녁 식사는 세 사람만 했다.밥을 먹고 난 뒤, 성유리는 남우미에게 전화를 걸었다.원래는 고양이 문제에 대해 상의하려고 했다.두 아이가 모두 키우고 싶어 하니 누가 돌볼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아무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먼저 의논해 보고 싶었는데 전화는 계속 연결되었지만 남우미는 받지 않았다.뭔가 꺼림칙한 기분에 성유리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러자 옆에 있던 하늘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엄마, 왜 그래?”“아니야. 우리 그냥 지금 바로 가자.”성유리는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하늘이만 데리고 가기로 했고 성노을은 집에 남아 도우미와 놀기로 했다.백지환의 집으로 가는 길에
Baca selengkapnya

제1358화

하늘이는 이를 악물고 옆에 늘어져 있던 두 주먹을 꽉 쥐었다.아이는 격분했고 표정은 점점 싸늘하게 식어갔다.백지환은 하늘이의 반응이 이렇게 격렬할 줄 몰랐는지 잠시 멈칫했다.그러자 성유리는 재빨리 하늘이를 몸 뒤에 숨기며 백지환을 바라보았다.“오늘 현호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왔나요?”“아, 네,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죠.”백지환이 말을 하다 갑자기 깨달은 듯 고쳐 말했다.“하지만 그건 야생 고양이라 훈련도 안 됐고 집에 오자마자 도망쳤어요. 현호랑 아이 엄마가 찾으러 나갔습니다.”“거짓말 하지 마세요!”하늘이는 즉시 반박했다.“아까 분명히 아저씨가 고양이 던져서 죽였다고 다 들었단 말이에요!”하늘이의 직설적인 말에 백지환 표정이 확 변했고 뭔가 말하려 하자 성유리가 먼저 물었다.“그게 사실인가요?”그 말투에 백지환은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마치 동물 한 마리 죽은 게 무슨 대수냐는 듯.하지만 지금 가장 신경 쓰인 건 성유리의 신분과 그 뒤에 있는 박한빈이었다.그래서 속으로 불만이 있어도 꾹 참으며 설명했다.“아닙니다, 사모님. 오해하셨습니다. 저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실수였어요.”백지환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남우미가 남현호를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남현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점점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를 본 하늘이는 바로 달려가 고양이 소식을 물었지만 남현호는 대답하지 않았다.다만 꽉 다문 입술이 떨리고 있을 뿐이었다.“미안해, 하늘아.”옆에서 지켜보던 남우미가 빠르게 말했다.“아줌마가 잘 못했어. 하늘이 네 고양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네. 그럼 아줌마가 내일 병원 가서 고양이 새로 사줄게. 괜찮아?”하늘이는 아무 말 없이 이를 악물고 남현호를 쳐다봤다.“사기꾼! 도둑놈!”하늘이가 소리쳤다.“넌 고양이를 보호할 능력이 없으면서 왜 데려간 거야? 네가 죽인 거야!”성유리는 하늘이가 이렇게까지 흥분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마치 누군가 자신의 영
Baca selengkapnya

제1359화

“걔 집에 안 갔어?”성유리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집에 간 애를 내가 어디서 봐?”“그렇네. 맞아.”남우미가 중얼거리더니 곧 뒤돌아서서 빠르게 걸어갔다.성유리가 따라가려는 순간, 하늘이 목소리가 들렸다.“엄마, 현호가 안 보인대?”성유리가 돌아보니 언제 방에서 나왔는지 모를 하늘이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곧 그녀는 아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말했다.“그런 것 같아. 지금 아빠한테 전화해 볼게. 너는 먼저 방에 가서 자렴.”“응.”하늘이는 눈물을 닦고 천천히 방으로 돌아갔다.그 사이 성유리는 박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하늘이는 방에 돌아와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남현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하늘이는 창밖 하늘을 한 번 쳐다봤다.오늘 밤 날씨가 좋지 않았다.하늘은 새카맣게 어두워서 별이나 달빛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하늘이는 곧 남현호의 깊은 눈동자와 오늘 밤 창백했던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그 모습은 하늘이가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지금 생각하니 남현호 또한 고양이의 죽음 때문에 슬퍼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혹시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나?’그 생각에 하늘이는 살며시 문을 열었다.성유리는 옆 방에서 아직도 통화 중이었다.하늘이는 고민 끝에 옷을 갈아입고 책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갔다.계단 입구에 도착했을 때, 성노을이 방에서 막 나왔다.아이는 하늘이를 보자마자 ‘누나’하며 달려오려고 했지만 하늘이가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했다.사실 성노을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늘이의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하늘이는 성유리의 뒷모습을 한 번 더 바라본 뒤, 성유리가 눈치채기 전에 재빨리 계단을 내려갔다.하늘이는 작년부터 혼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법을 배웠다.올해부터는 기숙사 생활도 시작했기에 집에서 학교까지 오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안다.따지고 보면 하늘이는 남현호가 학교에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하지만 남현호가 집을 떠난다는 말을 듣자마자 처
Baca selengkapnya

제1360화

“너... 너 언제부터 따라온 거야? 깜짝 놀랐잖아.”하늘이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하지만 남현호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바라보기만 했다.“네 엄마, 지금 너 찾느라 정신없어.”하늘이는 치마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며 일어섰다.“밤늦게까지 안 들어오니까 완전 걱정하시더라.”남현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하늘이를 한 번 쳐다보더니 말없이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하늘이는 본능적으로 남현호의 뒤를 따라갔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나란히, 아니 앞뒤로 걸어서 학교 운동장 끝까지 갔다.바로 관목 숲 뒤쪽.며칠 전, 그들이 처음으로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던 곳이었다.하늘이는 더는 남현호를 탓하지 않았지만 다시 이곳에 오자 괜히 눈가가 붉어졌다.그날 새끼 고양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분명히 많이 아팠을 거라고 생각했다.어쩌면 그 작은 녀석은 드디어 ‘집’이라는 걸 갖게 됐다고 믿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새집 구경도 못 하고 거기서 단 한 번 잠들 기회조차 없이 그대로 세상을 떠나버렸다.“미안해.”하늘이가 그런 생각에 잠긴 사이 남현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 말에 하늘이는 고개를 들었다.남현호는 옆에 쪼그려 앉아 있었고 손에는 작은 방울 하나가 들려 있었다.원래는 고양이 사체라도 가져오고 싶었지만 백지환이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그 시체는 쓰레기통에 버려졌고 남현호가 다시 찾으러 갔을 땐 이미 쓰레기차가 수거를 마친 뒤였다.결국 아이는 그 방울 하나만을 묻기로 했다.남현호는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 흙을 한 줌 한 줌 파냈다.하늘이는 조용히 남현호의 옆에 쪼그려 앉았다.잠시 그의 손을 바라보던 하늘이는 같이 흙을 파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구멍이 생겼고 그 안에 방울을 살며시 내려놓았다.“미안해.”남현호가 또다시 말했다.이번엔 하늘이를 똑바로 바라보며.그 말에 하늘이는 살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곧 백지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네 말이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134135136137138
...
144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