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설아가 그렇게 긴장해하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분명 그녀도 귀한 집안의 아가씨인데 나를 위해 이렇게 식사까지 챙겨주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녀를 이용해 버렸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일부러 상심한 척하며 용설아를 당황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만 그녀가 강유형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니 말이다.‘그렇게 되면 강유형도 걱정이 돼서 날 보러 오겠지...’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막 방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나는 용설아가 강유형에게 전화를 거는 소리를 들었다.“강 대표님, 제가 결국 망쳐버렸어요. 지원 씨 말이에요. 화가 난 것 같아요. 아니, 화가 났다기보단... 슬퍼서 울고 계세요.”용설아는 그렇게 말하며 계속해서 자세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뭐라고 답했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곧 용설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네, 얼른 오세요.”원하던 말을 듣고 나니 나는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용설아에게 문자를 보냈다.[미안해요. 아까는 제가 감정 조절을 못 했어요. 전 설아 씨를 원망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부모님 생각이 나서 그랬어요.]그러자 용설아에게서 곧바로 답장이 왔다.[아니에요. 제가 괜히 지원 씨 상처를 건드렸네요. 미안해요.]얼마 지나지 않아 용설아는 내 방으로 올라왔다. 우리는 서로를 보고 살짝 웃었다. 그녀는 안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드디어 웃으셨네요. 제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몰라요. 도움까지 청했다고요.”나는 그녀가 누구에게 도움을 청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그때, 용설아는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강 대표님께 전화해서 안 오셔도 된다고 해야겠어요. 지원 씨 기분도 풀렸으니까요.”그 말을 들은 나는 다시 다급해졌다.‘이럴 줄 알았으면 사과를 조금 더 늦게 할걸...’나는 용설아가 자책하는 걸 못 보고 괜히 마음 약해져서 서둘러 사과해 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괜찮아요. 그냥 오시라고 해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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