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1201 - Bab 1210

1236 Bab

제1201화

김단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곧장 마차에 올랐다.그러나 마차 안으로 들어가기 전, 그녀는 저도 모르게 순간 멈칫했다.“임씨 부인께서는…”임씨 부인은 지금 궁 안에 있었다.그녀가 오늘 도망치면 중전은 분명 임씨 부인을 인질로 삼아 그녀를 위협할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진산군은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말했다. “네 오라버니가 어머니를 구하러 궁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았으니, 걱정 말고 어서 마차에 오르거라.”그 말을 들은 김단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마차 안에는 사내의 옷 한 벌이 놓여 있었다.진산군은 마차를 몰고 성문 방향으로 향했고, 낮은 목소리가 마차 안으로 들려왔다. “옷을 갈아입거라. 성문을 나서면 말을 갈아탈 것이다! 걱정 마라, 이 아비가 너를 안전히 평양원군에게 데려다줄 것이다.”김단은 옷을 갈아입다 순간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아비가 있다'는 그 한마디가 마치 망치가 되어 그녀의 심장을 세게 내리치는 듯했다.그 순간 그녀는 가슴이 답답해져 서둘러 도망쳐야 하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였다.하지만 추격대는 곧바로 따라붙었다.마차 뒤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에 진산군이 말을 모는 소리도 덩달아 다급해졌다.수레바퀴는 맹렬히 돌아갔지만, 뒤따르는 추격대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곧이어 한 무리의 금군이 마차를 멈춰 세웠다.“진산군, 마차 안에 있는 분은 누구십니까?”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김단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 총령이었다.진산군은 피식 코웃음 쳤다. “마차 안에 계시는 분은 우리 가문의 손님이오. 왜 그러오? 우리 가문의 손님까지 일일이 자네에게 보고해야 한단 말이오?”하 총령은 당연히 진산군의 말을 믿지 않았고, 이내 비웃듯 말했다. “저는 그저 마차 안에 있는 것이 손님이 아닌 도적일까봐 걱정되어 그런 것입니다! 김 의원은 주상 전하와 세자 저하를 독살한 죄인이니,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진산군 가문에서 김 의원과 의절했다 한들, 이 일에 대한 책임은 진산군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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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이 상황을 본 하 총령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어서 저 마차를 막아라!”순식간에 금군 무리가 달려들었다.진산군 일행보다 훨씬 많은 수로, 압도적인 기세로 그들을 에워쌌다.하지만 그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았다.양측은 그렇게 대치 상태에 들어갔고, 진산군 일행은 마차를 중심으로 금군과 대치했다.비록 수적으로는 열세였지만, 진산군 일행의 기세는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하 총령은 진산군과 마주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막상막하인 듯 보였지만, 사실 그는 지금 자신의 손목이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그는 진산군이 젊었을 적에 맹장이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조정에 들어섰을 때 진산군은 많이 쇠퇴한 모습이었고, 위풍당당하던 진산군 가문은 지금 완전히 몰락한 상태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진산군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하지만 지금은…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 맹장으로 불릴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볼 생각이었다.하 총령은 손목을 가볍게 돌리며 눈앞의 상대를 살피기 시작했다.진산군 외에도 임학이 있었다.그는 과거 임학을 상대해 본 적이 있었다. 두려워할 정도의 상대는 아니었다.하지만 군대에서 훈련한 탓인지, 임학의 실력은 전보다 더 강해져 있었다.전장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갔던 자의 실력은 더욱 맹렬하고 과감했다.결코 얕볼 수 없었다.마부는 아직 공격하지 않았지만, 고삐를 쥔 팔뚝은 굵고 두꺼웠으며, 체격 또한 건장하고 강인하여 척 보기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그 외에도 다른 이들도 있었다…실력을 보니 훈련 받은 병사 같기도 하고, 강호인 같기도 했다.비록 금군이 많았지만, 반드시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다른 한편, 진산군도 상대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지금 이 정도 인원이라면 그들이 싸울만 하겠지만, 더 지체되면 상대 쪽 인원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확실히 지금 상황은 그들에게 불리했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진산군은 결심을 굳히고 곧장 임학에게 소리쳤다. “누이를 데리고 떠나거라!”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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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그녀는… 이것이 대체 어떤 기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고 있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마차는 마침내 숲속 외딴곳에 멈춰 섰다.김단이 마차 휘장을 걷어 올리자마자 숙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씨!”숙희는 평소 김단이 입던 옷을 입고 있었고, 그녀와 같은 머리 모양을 한 채 다급하게 달려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과 초조함이 가득했다.김단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 복장은, 나를 가장하여 추격대를 분산시키기 위함인 것이냐?”숙희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께서 이래야 아씨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아니된다!”김단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 그녀는 소안이 자신이 벗어놓은 옷을 입고 자신을 가장하여 금군과 실랑이를 벌여준 덕에 도망칠 시간을 벌었지만, 그 대가로 그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어찌 숙희마저 같은 길을 걷게 할 수 있겠는가?그들 모두 숙희가 김단인 척 분장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그 순간, 모두가 침묵에 잠겼다.임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일은 본래 많은 이들의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 해도 중전은 숙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숙희가 우리와 함께 가다 더 많은 추격대를 끌어들이거나, 혼자 숨어 있다가 중전의 손에 넘어갈지 모르는 것보다, 차라리 너 인척 분장하고 경 씨와 함께 도망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다.”“맞습니다, 아씨!”숙희도 거들며 설득했다. “아씨께서 임 도련님의 안위를 걱정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잊으셨습니까? 소인은 이미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저도 실력이 늘어 스승님의 도움이 있다면 추격대를 만나도 충분히 도망칠 수 있습니다!”경 씨도 이때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낭자가 임 도령과 함께 말을 타고 간다면, 인원이 적으니 쉽게 발각되지도 않을 것이오. 만약 우리 넷이 함께 간다면 눈에 띌 테니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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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두 마리의 말로 하루를 꼬박 달려 작은 마을에 간신히 도착했다.임학은 김단에게 거처를 마련해 준 뒤, 마구간을 찾아 말을 갈아타고 객주로 돌아갔다. 그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다.그는 하루를 꼬박 달렸으니 김단이 벌써 잠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김단의 방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촛불을 켠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등불을 바라보며 임학은 주먹을 꽉 쥐고 심호흡을 한 뒤 안으로 걸어갔다.“아직 안자고 있었느냐?”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으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려 했다.김단은 작은 사각 밥상 앞에 앉아 있었고, 밥상 위에는 두 가지 요리와 한 가지 국이 놓여 있었다.임학을 본 그녀는 무표정 없이 말했다. “식사하시는 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임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눈앞에 놓인 음식은 분명 그동안 먹었던 음식보다 훨씬 맛있어 보였으나, 어쩐지 임학은 식욕이 전혀 없었다.그는 젓가락을 들고 “앞으로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한 뒤, 홀로 식사를 시작했다.김단도 수저를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그녀의 움직임은 느렸고, 임학처럼 허겁지겁 먹지 않았다.그의 손에 들린 밥그릇은 몇 숟가락 만에 깨끗하게 비워졌다.그는 수저를 내려놓고 “일찍 쉬거라.”라고 말한 뒤 일어나려고 했다.그가 막 일어서려는 찰나, 김단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앉으시지요.”이는 거절할 수 없는 명령처럼 느껴졌다.임학은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지만, 결국 다시 자리에 앉았다.김단은 몇 숟가락 뜨지 않은 밥그릇을 내려놓았다.시선은 밥상 위의 요리에 고정된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여쭤볼 틈이 없었습니다. 아까 진산군 대감께서 말하시길, 궁에 임씨 부인을 데리러 갔다고 했습니다. 그 일은 어찌 된 것입니까? 모시고 오셨습니까?”임학은 두 손을 밥상 아래로 숨겼다. 손에 힘을 주어 뼈마디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그는 혀를 꼭 깨물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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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진산군이 그녀에게 무언가를 말한 것이 분명했다.그 순간 임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옥에 갇히셨을 거다!”그 말을 들은 김단은 깜짝 놀랐다. “옥, 옥에 갇히시다니요?”고작 옥에 갇히는 것이 다란 말인가?하지만 임학은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 “그래, 하 총령이 너를 본 것도 아닌데 어찌 마차 안에 네가 있다고 확신할 수 있겠느냐? 확증도 없이 어찌 아버지를 죄인으로 만들 수 있겠느냐? 다른 일들이 우리 가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어차피 김단의 이름은 임씨 가문의 족보에서 제외되어 있었다.김단은 과거 임학이 워낙 무모한 사람이었기에 그가 하는 말을 온전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지금은 그의 말을 믿었다.이에 지금까지 조마조마했던 마음도 드디어 놓을 수 있었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그녀는 길게 한숨을 쉬었고,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려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임학은 그 미소를 보고 어째서인지 눈시울을 붉혔다.그는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김단이 이를 눈치챌까 봐 일부러 바쁜 척 행동했고, 그러던 중 정말로 무언가를 찾아냈다.“아, 맞다!”임학은 그렇게 말하며 옆에 있던 보따리에서 나무 상자를 꺼냈다.금사남목으로 만든 나무 상자였다.김단은 깜짝 놀라 서둘러 받아들었다. “이것이 어쩌다 도련님 손에 있는 것입니까?”임학은 김단이 이토록 크게 반응할 줄은 몰랐던 듯, 잠시 흠칫하더니 말했다. “숙희가 나에게 준 것이다. 조모님께서 남기신 네 혼수품이라고 했다.”그 말을 들은 김단은 아무 말없이 나무 상자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그러자 임학이 무심코 물었다. “조모님께서 대체 무엇을 주셨기에 이토록 소중히 여기는 것이냐?”김단은 고개를 들어 임학을 바라보았다. “열어보지 않으셨습니까?”임학은 눈을 크게 떴다. “네 물건인데 어찌 허락 없이 열어볼 수 있겠느냐?”말을 마친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본다 한 들 결국 네 것 아니냐? 조모님은 나에게 엽전 한 닢도 남겨주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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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바람 한 점 없는 밤에 숲속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렸다.김단은 깜짝 놀라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혹 숲에서 맹수가 나타나는 것 아닙니까?”“아닐 것이다.”이미 임학은 일어나 검을 뽑고 김단의 앞으로 가 그녀를 끌어당겨 자신의 뒤로 숨겼다. “약왕곡 근처로는 산짐승들이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한다.”맹수가 아니라면, 분명 암살자였다!바로 그때, 몇 차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숲속에서 몇 발의 화살이 날아와 두 사람에게로 향했다.임학은 곧장 김단을 끌고 뒤로 물러서며 장검을 휘둘러 화살을 막아냈다.하지만 그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도 전에, 십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자객들이 숲속에서 뛰쳐나왔다.임학은 미간을 찌푸리며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가는 길 내내 추격대가 없더니, 이곳에서 미리 매복하고 있었군!”검은 옷을 입은 자객들 중 한 명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중전 마마께서는 이미 너희들이 이곳으로 올 것을 예상하셨다. 우리는 일찍이 이곳에서 네놈들을 기다리고 있었지. 역시 제 발로 함정에 빠지는구나. 그만 죽어라!”말이 끝나자마자 십여 명의 자객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임학은 곧장 몸을 날려 자객들과 싸우며 그들을 막으려 했다.그러나 그의 실력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워낙 수가 많았다. 두세 명정도는 막을 수 있었지만, 십여 명에 달하는 이들을 전부 막을 수는 없었다!두 명의 검은 자객들이 임학을 피해 김단에게 달려들었다.임학은 깜짝 놀라 김단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날리려 했으나, 다른 몇몇 자객들에 의해 가로막혔다.“단아, 조심하거라!”그가 소리를 쳤지만, 두 자객들이 김단 앞으로 달려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리고…자객들이 일제히 쓰러졌다.이 광경에 임학뿐만 아니라 다른 검은 자객들까지 깜짝 놀랐다.그들은 모두 실력이 출중한 자들인데, 어찌 힘없는 여자 한 명에 의해 이토록 순식간에 제압당할 수 있겠나?뜻밖에도 김단은 곧장 은침을 한 개 날려 임학 앞에 있던 검은 자객의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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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산길은 험준하여 다니기 어려웠고, 한 말에 두 사람이 타고 있었기에 말은 얼마 못 가 속도가 느려졌다.김단은 걱정되어 이따금 뒤를 돌아보았다.임학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비석으로 향했고,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우린 이미 약왕곡의 영토에 들어섰다. 안심하거라, 자객들이 더 이상 쫓아오지 않을 것이다.”김단도 비석에 새겨진 '약왕곡'이라는 세 글자를 보고는 비로써 안심했다.달빛을 빌려 앞길을 내다보며 말했다. “저 앞이 약왕곡인 것입니까?”“그래.”임학의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앞으로 일리도 안가면 숲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몇 그루의 복숭아나무가 보일 텐데, 지금 개화기가 아님에도 약왕곡 근처의 복숭아나무는 연중 내내 꽃이 피어 있다. 세 번째 복숭아나무 아래에 주먹만 한 돌이 하나 있을 것이다. 그 돌 아래에 있는 장치가 약왕곡의 안쪽과 연결되어 있으니, 돌을 돌리면 약왕곡 사람들도 손님이 찾아왔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김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찌 약왕곡에 대해 그렇게 잘 아시는 겁니까? 이곳에 와 본 적 있으신 겁니까?”“단아.”임학은 김단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라버니가 너에게 미안할 짓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너를 이곳에 데려다주는 것뿐이다. 남은 길은 단이 네가 직접 가야 한다. 다행히 대군이 약왕곡에 있으니, 그분이 너를 지켜줄 것이다…”김단은 순간 임학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도련님은 안 가시는 겁니까? 약왕곡에 있는 자를 만나는 게 두려워서입니까?”그녀는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하지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따뜻한 액체가 떨어져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그녀는 깜짝 놀라 손을 들어 액체를 만져보았고, 매우 끈적끈적했다. 피였다!“도련님!”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 순간 임학의 몸이 말에서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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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숲속의 썩은 나뭇잎들이 발목을 덮었다.임학의 체격이 최지습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김단보다는 한 뼘 정도 더 컸다.게다가 그가 군에 입대한 후 훈련을 받았던 탓에 몸이 튼튼하고 단단해졌기에, 무게가 만만치 않게 나갔다.김단은 그를 말 등에 올릴 힘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기에, 그저 그를 등에 업고 앞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한 걸음 한 걸음이 고통스러웠다.김단이 비틀거리며 마른 가지를 밟을 때마다 등 뒤에 있던 임학은 반 뼘 정도 더 미끄러져 내려갔다.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았다.김단은 고민 끝에 손에 든 검으로 자신의 옷을 찢어 천 조각을 만들고 그것으로 임학과 자신을 단단히 묶었다.그러고는 검을 지팡이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임학의 가는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가을 매미가 죽어가며 보이는 미약한 날갯짓 같았다.그녀는 문득 어릴 적 임학의 등 위에서 소리지르며 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임학은 종종 그녀를 업어주곤 했다.어떤 때는 나무에 달린 과일을 따기 위해서, 또 어떤 때는 애벌레를 잡기 위해서였다.그는 북적이는 장터를 가로질러 그녀를 업고 질주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고 그녀를 업은 채 도망치기도 했다.그럴 때마다 그녀는 매번 즐겁게 웃었다.마음속의 기쁨이 주체할 수 없이 차올라, 몇 번이고 활기찬 웃음소리가 나왔다.그런데…그런 그녀가 임학을 업게 되다니,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그녀의 가냘픈 몸으로는 도저히 그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겨우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그녀의 가녀린 두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정말 쓸모가 없었다.김단은 속으로 자기 자신을 질책했다.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니, 까마득히 어두운 길뿐이었다.김단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학의 목숨이 그녀의 손에 달려 있었다.그녀는 단 한 발짝도 멈출 수 없었다.그녀는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앞으로 나아갔다.얼마나 걸었을까, 무거운 발이 마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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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살았다.김단은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며 웃었고, 서둘러 임학의 곁으로 달려가 그를 불렀다. “도련님, 성공했습니다! 이제 살았습니다! 들리십니까? 살았단 말입니다!”안타깝게도 그녀의 목소리는 칠흑 같은 밤 속으로 사라져 어떠한 대답도 얻지 못했다.하지만 다행히도 오래지 않아 약왕곡 사람들이 다가왔다.그들은 그녀와 임학을 골짜기 아래로 데려갔다.백발의 노인이 다가왔을 때, 김단은 임학의 곁에 앉아 그의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주고 있었다.“어이쿠, 이게 누구요?”약왕곡 주인의 목소리에는 조소가 섞여 있었다.김단은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약왕곡 주인에게 절을 하며 말했다. “곡주님, 부디 제 오라버니를 살려주십시오.”약왕곡 주인은 임학을 흘끗 보더니 말했다. “내 약왕곡이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소? 아무나 나에게 맡길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이오?”김단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주먹을 꽉 쥐고는 다시 약왕곡 주인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예전에는 제가 감히 곡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곡주님께서 때리시든 꾸짖으시든,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제 오라버니는 저를 보호하려다 숲에서 화살을 맞았습니다. 만약 곡주님께서 정말로 구해주지 않으실 것이라면, 차라리 제게 은침 몇 개만 빌려주십시오!”그녀의 목소리는 다급했고, 한마디 한마디에 울음이 섞여 있었다. “제 은침에는 전부 독이 묻어 있어 쓸 수가 없습니다…”마지막 몇 마디는 정말이지 서럽기 그지없었다.목숨을 구할 때 쓰려던 은침에 독을 묻힌 것은 그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하지만 그 때문에 그녀는 임학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곡주는 고개를 숙여 김단을 바라보며 지금 이 초라한 모습의 소녀가 이전에 자신이 보았던 자신감 넘쳤던 소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꼈다.무슨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이내 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손을 휘둘렀다.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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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달리 말하자면, 이 규칙은 김단을 겨냥하여 만들어진 것이었다.김단은 순간 침묵에 잠겼다.약왕곡 주인이 과연 이름값을 한다 생각했다. 과거 길상진에서 그를 노하게 만들었던 일이 오늘날까지 원한으로 남아 그녀의 목숨을 쥐고 흔들고 있으니, 이 또한 인과응보라 여겼다.김단이 침묵하자, 약왕곡 주인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어떠하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누이의 정을 앞세워 부탁하더니, 막상 자신의 목숨을 걸라고 망설여지는 것이오? 그렇다면 어서 결정을 내리시오. 낭자 오라비의 목숨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낭자 자신의 목숨을 택할 것인지 말이오.”김단은 고개를 들어 약왕곡 주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부디 곡주님께서 제 오라버니를 치료해 주십시오. 제 목숨은 곡주님께 드리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약왕곡 주인의 눈빛은 싸늘하게 변하였고, 목소리마저 차분해졌다. “내가 듣기로 낭자의 오라비가 그다지 잘해주지 않았다고 하던데, 낭자가 이토록 심성이 착해 목숨을 버려가며 구하려 할 줄은 몰랐소.”김단도 약왕곡 주인이 자신의 과거까지 알아봤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가 이렇게 깊은 원한을 갖고 있는데 그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당연했다.이에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오라버니가 저에게 많은 죄를 지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 화살을 맞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저 때문입니다. 목숨으로 죄를 갚으려 하는 거라면, 저는 원치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오라버니를 구해내고 싶습니다!”약왕곡 주인은 그제야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 “아, 그렇군.”그의 말이 끝나자 '쨍' 하는 소리가 들렸다.단검 한 자루가 김단 앞으로 던져졌다.약왕곡 주인은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 시작해보시오!”김단은 깊이 숨을 들이쉬고 단검을 집어 들었다.칼날에 촛불이 비쳐 서늘한 빛이 반사되었고, 핏기 없어진 그녀의 얼굴을 비췄다.방금 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뱉었던 그녀의 말들도 지금 이 차가운 칼날 앞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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