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한빙관 앞에 서서, 발끝에서 시작된 냉기가 곧장 척추를 타고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관 뚜껑 위에 두텁게 엉긴 서리를 응시하며, 얽히고설킨 생각들 속에서 헤매었다.심묵의 말은 예리한 칼날과도 같아, 목가 백 년의 영광 뒤에 숨겨진 피비린내 나는 진실을 벗겨낼 뿐 아니라 그녀 자신에 대한 인식마저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그녀는 줄곧, 자신이 그저 평범한 집안의 아씨라 여겨왔다.비록 억울한 일과 고난을 겪었을지라도, 결국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이다.그러나 이제, 요망서와 목가, 그리고 약왕곡……그 셋 모두가 자신과 얽혀 있다니,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게다가 심묵이 그녀에게 먹인 아홉 번의 단혼산뿐만이 아니다.예전에 목가의 가주가 말했던 그 보물 역시 그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만약 모든 것이 심묵의 말대로라면, 목가는 처음부터 더러운 수단으로 지금의 부귀를 거머쥔 셈이다.그렇다면 목가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믿을 수 없는 자들이 아닌가.그렇다면 소한은……이 생각에 미치자 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살며시 움켜쥐었다.사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소한을 떠올린 적이 없었다.그러나 이제 목가의 추악한 진면목이 드러나자, 그를 향한 근심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그는 홀몸으로 당국에 남아 있다.그것만으로도 이미 위험천만한데, 만약 목가의 계략까지 더해진다면……그때는 호랑이군 오라버니들이 지킨다 하여도, 그를 완벽히 보호할 수 없을 터였다.그때였다.심묵의 목소리가 다시 얼음 서리처럼 스며들며, 조롱이 서린 말투로 흘러나왔다.“자기 목숨이 경각에 달렸으면서도, 아직도 남 걱정이냐.”말을 잇던 심묵은 불현듯 화제를 바꿨다.“걱정하지 마라. 노부가 이미 사람을 보내, 네 오라버니와 최지습을 호위하게 했다. 그들이 한양에 들면, 최지습의 지시에 따라 너희의 일을 정리할 것이다. 그 무공은 강호를 통틀어 손꼽히는 실력이라, 너의 정인에게 절대 화가 미치지 않게 할 것이다.”김단은 잠시 얼어붙은 듯 멍해졌다.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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