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희미한 기침 소리가 울렸다.소하였다!방 안의 세 사람 모두 순간 얼어붙듯 멈추고, 시선이 일제히 소하를 향했다.그리고 소하는 그 시선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대군자가 깨어나셨다!”고지운은 몹시 흥분한 나머지 곧장 소하의 품으로 달려들며 두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정말 다행이에요, 드디어 눈을 뜨셨군요! 드디어……!”이각도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하늘이 도우셨습니다. 이번 일은 정말 평양원군과 김 낭자의 덕분이에요!”소하의 눈빛은 처음엔 흐릿했으나 이내 초점을 잡아갔다.그는 자신을 부여잡은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끼자, 천천히 손을 들어 고지운의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였다.이 긴 시간 동안 그는 비록 깊은 혼수에 빠져 있었지만, 간혹 의식이 또렷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그리고 매번 깨어날 때마다, 그는 고지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녀가 초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야기하고, 관저의 주방장이 새로 개발한 음식 이야기를 전하며, 뒷마당의 꽃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과 햇살의 따스함, 바람의 온유함을 속삭였다.마치 그 목소리들이 자신을 지탱해 오늘에 이르게 한 것 같았다.지금 그는 고지운의 체온을 느낄 뿐 아니라, 자신의 온기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몸속 깊은 곳에서 따스한 기운이 사지백골을 돌며 얼음을 깨부수듯 번져나가고 있었다.“괜찮아……”메마른 목구멍에서 간신히 짜낸 세 글자는 거친 소리였으나, 고지운의 가슴을 그 어느 때보다 벅차게 채웠다.그녀는 비로소 소하를 놓아주며 손으로 눈가를 훔쳤다.“대군자가 괜찮으시다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그 외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입을 열 수가 없었다.지금껏 그녀는 소하를 든든한 동지로, 앞으로 평생 함께할 벗으로 여겨왔다.하지만 이전에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를 느꼈고, 이렇게 되찾은 순간에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서로 눈빛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그 맑은 바람 같은 눈동자에 비치는 은은한 미소를 보고서 괜스레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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