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1401 - Chapter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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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1화

익숙한 음성에 옷깃을 매만지던 두 사람이 퍼뜩 고개를 들었다.김단을 보자 숙희와 고지운이 동시에 짧은 흐느낌을 터뜨리며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와 안겼다.“아씨!”“단이!”셋이 그대로 껴안겼고, 두 작은 울보의 눈물은 순식간에 쏟아졌다.“단이, 드디어 찾았소, 흐흐…”“아씨, 너무 보고 싶었어요, 흐흐…”"단이, 어찌 혼자 황도에 와서도 우리에겐 말 한마디 없었소? 걱정이 살을 깎는 줄 알았소, 흐흐흐…"“아씨가 혹여 숙희를 버리신 건가요, 흐흐흐…”김단의 가슴은 시고도 따뜻해졌다. 두 팔로 그들을 꽉 껴안고 한 손은 숙희의 등을 다독이며, 다른 손은 고지운의 상투를 어루만졌다. 목이 메인 다정한 음성이 흘렀다.“저도 두 분이 무척 그리웠습니다. 그런데 두 분은 어찌 갑자기 황도로 오셨습니까. 차림새는 또 왜 이 모양이십니까?”그녀는 팔을 조금 풀고, 남루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남장 차림을 꼼꼼히 훑어보았다. 반가움보다 근심이 먼저 치밀어 올라 눈매가 날카로워지더니 고지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소하는 어디 있습니까. 어찌 그대가 이렇게 달려오도록 그냥 두었단 말입니까?”조선 한양에서 황도까지는 천산만리요, 노정이 험하다. 소하가 어찌 돌궐 공주인 고지운과, 무예가 서툰 어린 숙희 둘만 길에 오르게 내버려둘 수 있단 말인가.이 말을 듣자마자 고지운의 얼굴에 곧바로 주눅 든 기색이 스치고 눈빛이 흔들렸다. 김단과 눈을 맞추지 못했다.김단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문득 모든 사정을 알아챈 듯 눈이 커지고 목소리도 높아졌다.“그대… 설마 몰래 빠져나오신 것입니까?”고지운은 곧장 답하지 않고 마치 심지에 불이 붙은 듯 김단을 홱 놓아주더니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훔치고 크게 선포하였다.“나는 그와 화리하겠소!”“뭐라 하셨습니까?”김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사연을 묻기도 전에 곁의 숙희가 급히 말을 가로막고 발을 동동 굴렀다.“아이고, 공주 전하! 소인이 벌써 수없이 아뢰었지요. 전하와 예종원군의 혼사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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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목몽설도 소식을 듣고 찾아와 마침 곁에 있었다.김단이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하였다.고지운이 돌궐의 공주라는 말을 듣자, 목몽설의 눈이 순식간에 빛나며 호기심과 숨기지 않은 찬탄이 어렸다.“그대가 돌궐의 공주 전하였군요! 어찌 그리 눈매와 콧날이 곱고 또렷한지. 천생의 미인이니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합니다.”칭찬을 들은 고지운은 다소 쑥스러운 듯 볼이 붉어져 진심을 담아 말했다.“고마워. 그대도 아주 곱다.”성정이 호쾌한 목몽설은 히히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이 보잘것없는 상이 그저 반듯한 편이면 다행이지요!”“말도 안 되오.”김단이 다정히 목몽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고지운의 말이 옳소. 그대도 아주 예쁘오.”그러고는 사람들을 이끌어 방 안의 둥근 상에 둘러앉혔다.최지습은 이미 말없이 상가에 앉아 있었다. 방 안 가득 여인네들의 기운이 감돌자 그는 조금은 몸을 곧추세우고 시선을 상 위에 떨군 채 조심스레 거리를 두었다.세심한 숙희가 가장 먼저 그의 기색을 눈치챘다. 평소보다 창백해 보이는 안색과 어딘가 어색한 앉은새를 살피다가 걱정스레 물었다.“대군자, 안색이 좋지 않으십니다. 어디 불편하신 데가 있사옵니까?”이 말에 김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거의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최지습의 팔을 잡아 상처를 확인하려 했다.“어찌 된 거예요? 상처가 또 터졌나요? 어서 보게 해요!”그의 마음에는 긴장과 자책이 가득했다.최지습이 재빨리 그녀의 손을 눌러 막고는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달래듯 온기가 어린 미소를 띠었다.“걱정 마시오. 나는 괜찮소.”그러나 고지운이 최지습의 팔에 감긴 붕대를 보자마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대군자께서 상처를 입으셨습니까? 이는 어찌된 일입니까?”“사소한 상처요. 대수롭지 않소.” 최지습은 담담히 받아넘겼다.김단은 고운 미간을 살짝 모았다. 눈빛엔 지울 수 없는 근심이 어렸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어젯밤 목씨 가문의 금역에서 겪은 위난과 소한이 중상을 입어 위태하니 자옥정초가 급히 필요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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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최지습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가장 근심하는 바였다.지난밤 금역에서 그의 손에 들린 횃불은 차갑게 내리는 달빛을 도저히 대신하지 못했다.그러나 달빛은 사람 뜻대로 할 수 없다. 보름이 아닌 달빛으로 과연 금역을 열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고, 설령 가능하다 한들 잠시라도 먹구름이 가리면 그때는 어찌한단 말인가.계속 기다리란 말인가. 다음 보름을,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하지만 소한은… 그는 눈길을 옆으로 보내 김단을 보았다. 고운 미간은 잔뜩 모아지고, 눈빛에는 가늠할 수 없는 근심이 그늘처럼 드리웠다.소한은 그만큼 오래 버티지 못한다.방 안의 공기가 문득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숙희는 두 볼을 손에 괴고 통통한 얼굴을 한껏 구기며 중얼거렸다. “아, 밤에 스스로 빛을 내어 달빛과 다름없이 밝아지는 보물이 있으면 좋으련만!”무심코 뱉은 그 한마디가 번개처럼 목몽설의 기억 깊숙한 곳을 가르며 튀어나왔다.그녀가 번쩍 고개를 들며 외쳤다. “숙희의 말씀을 듣고 보니 문득 떠오르는 바가 있습니다!”모두의 시선이 일시에 그녀에게로 쏠렸다.목몽설은 깊게 숨을 들이켜 요동치는 기억을 가라앉히고 다급히 말했다. “어릴 적 조부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마 십여 해 전, 저희 목씨 가문이 충심을 표하고자 당시 당국의 주상께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바쳤다고 하셨습니다. 이름하여 월영석이라 부르는 신이한 보석이었습니다.”“월영석?” 고지운의 눈동자가 단번에 밝아졌다.“그렇습니다.”목몽설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아련한 기색으로 이었다. “조부께서 이르시기를, 그 돌은 몹시도 기이하여 대낮에는 볼품없어 보이나 밤만 되면 등불 하나 없이도 스스로 은은하고도 맑은 보름달 같은 광휘를 내뿜는다고 하셨습니다. 다만…”그녀의 목소리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다만 삼 년 전, 당국 주상께서 가장 아끼시던 옥빈 마마가 붕어하시자, 주상께서 슬픔을 이기지 못하시어 그 월영석을 수많은 기이한 보물과 함께 부장하여 옥빈 능에 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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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비록 그 전날 밤, 목몽설과 오문호가 죽을 고비를 함께 헤쳐 낸 적이 있었지만, 목맹설은 여전히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최지습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으되 반대하지는 않고 낮게 말했다. “내가 그대와 함께 가겠네.”그는 김단이 그 위험한 사내를 혼자 상대하게 둘 수 없었다.김단이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아직 상처가 있잖아!”최지습의 미간에 잠깐 체념이 스쳤다. 그녀를 안심시키려 애써 말했다. “정녕 무사하다. 살갗만 스친 상처일 뿐이야…”다친 팔을 움직여 보였지만, 살짝 근육이 당겨 순간적으로 동작이 멈췄다.“그래도 안 돼!” 김단이 그의 말을 잘랐다.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한결 깊은 걱정이 묻어나왔다.“우문호란 자는 속이 깊고 속내를 헤아리기 어렵지. 만에 하나 그대가 함께 가면 그의 경계가 배가되어, 도리어 협조를 마다하면 어쩌겠어?”실로 곤혹스러운 문제였다.그 말을 들은 최지습은 깊은 눈빛을 고요히 가라앉혔다. 앙다문 얇은 입술과 또렷한 턱선에 긴장이 서리고, 미간에는 근심의 그늘이 어둡게 드리웠다.“그러면 제가 그대와 함께 가겠습니다.”목몽설이 한 걸음 나서며 또렷이 말했다. “어찌 되었든 제가 그의 목숨을 한 번 건지지 않았사옵니까? 중의 낯은 못 보아도 부처의 낯은 보지 않겠사옵니까?”김단은 목몽설의 뜻밖의 선뜻함과 그 “의기”에 잠시 놀랐다.그러나 우문호가 목몽설을 볼 때 비치던 탐색과 묘한 기색, 그리고 그의 깊고도 헤아리기 어려운 성정을 떠올리자 우려가 더 짙어졌다. “안 되오, 몽설. 그대는 목씨 가문의 사람이고, 우문호는…”“바로 제가 목씨 가문의 사람이기 때문이옵니다.”목몽설이 말을 가로챘다. “제가 함께 가야 우문호 또한 그대께서 금역에 드는 일이 우리 목씨의 허락을 받은 것임을 믿게 될 것이옵니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도 명분이 분명하고 떳떳해 보여 더는 번듯한 구실을 들어 그대를 얼버무리지 못할 것이옵니다.”그녀의 논리는 뚜렷하게 분명했다.김단은 잠시 고개를 숙여 목몽설의 말을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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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김단의 마음이 순식간에 덜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안색도 한층 창백해졌다.목몽설은 미간을 세게 그러쥐듯 좁히고 우문호를 흘겨보더니 벌떡 일어나 김단의 팔을 와락 잡아끌었다. 목소리에는 불길이 섞였다.“방법이 없다면 어찌 미리 말하지 않았소? 공연히 우리를 여기서 허송세월하게 하다니오! 가세!”말을 내뱉자 김단의 팔을 홱 끌어 밖으로 향했고, 떠나기 전에도 우문호를 한 번 더 흘겨보았으니 그 눈빛이 칼날처럼 매서워 마치 그의 몸에 구멍이라도 뚫겠다는 듯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막 두 걸음 내딛자, 우문호의 낮고 고른 목소리가 마치 유령처럼 등뒤에서 다시 흘러왔다.“다만… 전혀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니오.”김단과 목몽설은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고 순식간에 몸이 굳었다. 둘은 놀람과 의혹이 엇갈린 눈빛을 주고받으며 천천히 몸을 돌려, 서안 뒤 태연히 앉아 있는 그 모습에 다시 시선을 모았다.분에 상기된 목몽설이 이를 악물 듯 따졌다.“우문호! 사람이 말이 그렇게 뜸을 들여야 한단 말이오?!”김단은 속의 파문을 억눌러 낮게 물었다.“감히 여쭙사옵니다, 둘째 황자 전하, 또 어떤 방도가 있사옵니까?”우문호는 옅게 웃었으나 눈빛에는 미소가 미치지 않았다. 그는 태연히 몸을 일으켰고, 장정의 그림자가 촛불 아래 길게 드리워졌다.그는 벽을 따라 거대한 책장 곁으로 가더니, 손가락을 천천히 은밀한 암칸에 정확히 넣어 유포로 빈틈없이 감아 둔 장척의 물건 하나를 민첩하면서도 조심스레 꺼냈다. 그 유포 보자기는 해어지고 가장자리가 닳아 오래 봉인된 기척을 풍겼다.서안으로 돌아온 그는 차분히 겹겹의 유포를 벗겼다. 마침내 빛이 누렇게 바래고 모서리가 해진, 유난히 두텁고 무게감 있는 도면 한 권이 드러났다. 오래 묵은 종이만의 미묘한 곰팡내가 뒤섞인 고색창연한 향취가 퍼졌다.“이것은 옥빈의 능 축조 도면의 사본이오.”우문호의 목소리는 속삭임처럼 낮게 깔렸다.그의 길고 매끈한 손가락이 도면을 천천히 책상 위에 펼치니, 사각거리는 가벼운 소리가 났다.김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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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그렇군.” 목몽설은 퉁명스럽게 입술을 삐죽였다. 입으로는 “알겠소.”라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뻔뻔하군.’이라고 생각했다.김단은 목몽설이 건넨 그림을 받아 들었다. 누렇게 바랜 종이 뭉치는 제법 묵직했다. 마치 수많은 비밀과 위험을 짊어진 듯했다.그녀는 우문호를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진심 어린 어조로 말했다. “둘째 황자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더 여쭐 것이…”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문호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 같이 침착했다. “김 낭자께서는 소 장군을 찾아보고 싶은 것이오?”김단은 속으로 살짝 놀랐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녀는 소한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야만 했다.우문호는 놀란 기색 없이 손을 들어 문밖을 가리켰다. 그의 태도는 높은 신분의 사람에게서 흔히 보이는 무관심한 모습 그대로였다. “마음대로 하시오.”무슨 이유에서인지, 김단은 오늘따라 우문호가 유난히 고분고분하다고 느꼈다.이에 그녀는 우문호에게 감사를 표한 후 목몽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김단과 목몽설의 모습이 서재 밖 복도 끝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조각상처럼 서 있던 우달이 성큼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그는 이미 아무도 없는 문 쪽을 향해 매서운 눈빛을 보냈다. 억눌린 분노로 그의 가슴은 미세하게 오르내렸다. 목소리를 극도로 낮췄지만, 그 안에 담긴 분노는 감출 수 없었다.“전하! 목 낭자는 너무… 너무 분수를 모릅니다! 감히 이토록 무례하게 굴다니요! 혹 예전에 전하를 한 번 구해준 것을 믿고, 총애를 얻었다 생각하여 제멋대로 구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심지어… 전하의 머리 위로 올라서려는 것 아닙니까?”우달은 뻔뻔하게 눈을 흘리고 자신의 주인에게 대들던 목몽설의 그 오만한 태도를 떠올리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너무나도 괘씸했다!예상외로 우문호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나지막이 웃었다.웃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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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한편, 김단은 목몽설과 함께 우문호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저택의 구불구불한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땅거미가 지자, 복도에 걸린 등불들이 차례로 켜졌다. 희미한 불빛이 푸른 돌길 위에 흔들리며 그림자를 드리웠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했다.김단은 소매 속 목직한 그림을 꼭 쥐었다. 손끝으로 거친 종이의 질감과 긴 세월이 단긴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지만, 마음은 거대한 돌덩이에 짓눌린 듯했다. 옆에서 재잘거리는 목몽설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다행히도 목몽설은 그녀를 개의치 않았다.두 사람이 협문을 지나 상대적으로 넓은 정원 오솔길로 들어섰을 때, 길고 늘씬한 형체 하나가 귀신처럼 소리 없이 그들 앞을 막아섰다.김단은 걸음을 멈췄다.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지만, 다행히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더 깊은 걱정에 휩싸였다. “도령님 아니십니까?”바로 심월이었다.그는 옅은 푸른색 도포를 입고 있었다. 훤칠한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미간에는 짙은 걱정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시선은 김단에게 꽂혀 있었다.“낭자.” 심월의 목소리는 조금 쉬어 있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온몸을 빠르게 훑었다. 그녀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낭자께서 우문호의 저택을 찾았다는 소문을 듣고 왔습니다.”그의 목소리에는 순수한 관심과 다급함이 담겨 있었다.김단은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인사할 틈도 없이 다급하게 물었다. “도령님, 소 장군님은… 지금 대체 어떤 상태이신 겁니까?” 그녀는 심월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소한에 대한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다.심월은 미간을 더욱 찌푸렸고, 얼굴의 피로도 더 짙어졌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상황이 매우좋지 않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김단의 심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낭자께서 떠나신 후, 몸속에 있던 ‘뼈를 깎는 한기’가 두 번 더 발현되었습니다. 발작할 때마다 상태가 더욱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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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하지만 심월은 그녀가 발을 내딛기 전에 팔을 뻗어 단호하게 막아섰다.“낭자, 안 됩니다!” 심월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는 엄격한 거절의 어조로 말했다.김단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심월은 그녀의 불안해하는 두 눈을 보며 부드럽지만 여전히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소 장군은 지금 기억을 잃어 백지 상태입니다. 정신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지요. 낭자께서는 그 자와 깊은 인연이 있는데, 지금 갑자기 그 자 앞에 나타나면 자극이 되지 않을 거라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만에 하나 그로 인해 머릿속에 뭉친 피가 다시 악화되거나, 골식독이 예정보다 일찍 발현되기라도 한다면…”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그 생략된 말이 어떤 위협보다 더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 그는 김단의 어깨를 토닥였다. 위로하는 듯하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낭자, 저를 믿으십시오. 제가 그 자의 곁을 지키며 온갖 수단을 동원해 상태를 안정시킬 것입니다. 낭자께서 지금 가장 중시해야 할 일은 자옥정초를 최대한 빨리 손에 넣는 것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그 자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지금 그를 보러 가는 것은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더러, 오히려… 그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김단은 심월의 눈에 서린 짙은 피로와 단호한 의지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도박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만약… 자신의 등장으로 인해 소한의 취약한 신경이 자극을 받아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녀는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엄청난 무력감과 심월의 의술에 대한 믿음이 결국 그녀의 간절함을 압도했다.김단의 눈빛은 흐릿해졌다. 그림을 꽉 쥔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끝내 그녀는 힘들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억눌린 흐느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령님, 소 장군님을… 잘 부탁드립니다!”“걱정 마십시오.” 심월은 굳건한 눈빛으로 결연하게 약속했다.김단은 심월의 등 뒤로 보이는 내원을 한 번 바라본 후,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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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목몽설은 고개를 들어 김단을 바라보며 솔직한 눈빛으로 말했다. “언니, 제 말을 듣고 비웃지 말아주세요. 제 생각에 도령께서는… 속마음을 알기 어려운 분인 것 같습니다. 도령님이 소 장군을 정말 걱정하는 것 같고, 하셨던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저는 그냥… 그냥 그분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속을 알 수 없다고 느꼈어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으려 애쓰다가, 결국 기운 빠진 듯 투덜거렸다.“어쨌든… 저는 저렇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한테는 좋은 감정이 들지 않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지치거든요. 꼭… 꼭 우문호 같습니다!”목몽설의 말에는 소녀 특유의 직감과 솔직함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약간은 어린아이 같은 편견도 있었다.김단은 그 말을 들으며 소한의 병세 때문에 가슴에 쌓여 있던 무거운 근심이 오히려 목몽설의 갑작스러운 ‘고발’ 덕분에 조금이나마 가벼워졌고, 심지어는 웃기다고 생각했다.목몽설이라는 사람은 성격이 매우 솔직했고, 우문호에게 ‘조롱’을 당한 지 얼마되지 않아 속이 훤히 보이지 않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는 것 같았다.김단은 손을 뻗어 목몽설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녀의 얼굴은 지쳐 보였지만,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바보 같은 소리 마시오. 도령은 어릴 때부터 약왕곡에서 자랐고, 성격 괴팍한 심목 사부님 아래에서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오. 그러니 신중해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법이지. 지금 그 분이 소 장군님의 곁을 지키는 것도 나로 하여금 마음 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오.”그녀의 말에는 심월에 대한 깊은 신뢰가 가득했다. 목몽설의 모호한 ‘직감’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목몽설은 김단이 완전히 믿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가 끝내 말을 삼켰다.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마차 벽에 기댔다. 시선은 창밖의 짙은 밤하늘로 향했다. 유리등의 빛이 그녀의 눈 앞에서 아른거렸고, 사라지지 않는 의심은 창밖으로 조용히 스며드는 밤안개처럼, 말없이 마음속에 가라앉았다.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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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모 선생…” 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 선생은 지금…….”“약왕곡에 있소.” 영칠이 먼저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김단의 눈에 실망감이 스쳤다.소위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끄지 못한다’는 말처럼, 그들이 이 지도를 모 선생에게 보내 확인할 수는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영칠이 다시 입을 열었다. 가면 아래의 눈빛이 유독 차갑게 빛났다. “다만, 내가 과거 모 선생님 밑에서 일하며 일부 건축에 참여했기에 도면 정도는 알아볼 수 있소. 낭자께서 나를 믿어줄 수 있다면…”김단은 속으로 뛸 듯이 기뻐했다. 그녀는 영칠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그에게 소리쳤다. “그럼 어서 이것을 봐주십시오!”영칠은 몇 걸음 앞으로 다가와 몸을 살짝 숙였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도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었다.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촛불이 흔들렸고, 영칠의 진지한 옆얼굴을 비추며 그림자를 드리웠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허리를 폈다. 시선은 지도에서 떨어져 김단과 최지습을 향했다. 그의 말투는 단호했다. “지도는 진짜가 맞소.”다른 이들이 묻기도 전에, 영칠은 지도 위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약간 흐릿한 선으로 그려진 통로의 한 갈래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당국은 장례를 거하게 치르는 풍습이 있소. 특히 황제의 묘는 더욱 그렇지. 능묘 구조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핵심 건설에 참여한 장인들은 종종 순장되어 땅속에 영원히 묻히는 운명을 맞이하기도 하오.”그는 담담한 말투로 잔혹한 사실을 전했다.“그래서 경험이 많은 장인, 특히 주요 기관의 배치를 담당하는 대가들은 건설 중에 몰래 자신과 동료들을 위한 ‘살 길’을 남겨두곤 하오.”그는 손끝으로 방금 전 가리켰던 눈에 잘 띄지 않는 통로를 정확히 가리켰다. “이 통로는 겉으로 보기에는 불필요해 보이지만, 사실은 정교하게 설계된 생문이오. 그 입구, 방향, 위장의 방법까지 매우 교묘해서, 건설에 참여했거나 이 방면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지도에 이토록 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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