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491 - Bab 500

505 Bab

제491화

갑작스럽게 돌변한 황제의 태도에 온모는 계속해야 할지 망설여졌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온권승의 눈치를 살폈다.“아버지….”“계속해.”온권승은 작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소근거렸다.“계획했던 대로 진행하면 돼. 변수가 생기면 내가 눈치를 줄 터이니.”“알겠어요, 아버지.”온권승의 격려를 받은 온모는 다시 용기를 냈다.“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폐하. 소녀가 약재를 잘 살펴보고 감별해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안비각에게로 다가갔다.“중서령 나리, 설련화를 한번 보여주시겠습니까?”안비각은 울상을 지으며 설련화를 온모에게 내밀었다.상자 안에 든 설련화를 본 온모의 눈빛은 탐욕으로 물들었다.‘안비각 이 영감이 이런 좋은 물건을 갖고 있을 줄이야.’그녀는 김사도 일당이 원하는 해독제에 들어가는 약재 중 하나가 설련화라는 것을 기억해냈다.설련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것을 빌미로 조금 더 시간을 끌 수도 있었다.최근 들어 김사도 일당은 조금씩 그녀의 뜻에 반항하고 있었다.온모는 아마 자신이 해독제를 계속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그들이 딴마음을 품게 된 거라고 추측했다.‘흥, 어쨌거나 희망은 줘야겠지.’온모는 자신의 몸에 그려진 처방은 이미 온사에 의해 수정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그녀가 그 처방대로 약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폐하, 연꽃을 닮은 모양과 순백의 색상, 그리고 청량하지만 약간의 쓴 향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설련화가 확실합니다. 비록 소녀가 예전에 보았던 것은 말린 설련화였지만 안 대인이 가져온 이 꽃과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그러니 이것은 진짜 설련화가 확실하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폐하!”안비각은 기대에 찬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황제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싸늘히 말했다.“안 대인의 눈이 아직은 쓸모가 있단 말이군.”온사도 그 설련화가 진짜라는 것을 알아보았다.‘그런데 저걸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지?’온사의 눈빛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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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분분히 태후를 바라보았다.착각일지는 몰라도 태후는 전보다 많이 혈색이 좋아지고 젊어 보였다.태후 본인은 잘 인식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역시나 백년 자령지의 효험은 대단했다.물론 태후가 인사치레로 한 말이라 생각하는 치들도 있었다.그들은 약재 하나가 이렇게 강력한 효능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그런 약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온사가 그런 것을 가지고 있을 거라 믿을 수 없었다.이미 진국공부를 떠난 몸이고 떠날 때 어머니의 혼수 외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으니 어찌 그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그런 생각을 하는 치들은 과거 란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가문이었는지 모르는 젊은 관료들이었다.그들은 란씨 가문의 위대함과 그 가문의 외동딸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모르고 있었다.태후가 평소에 인사치레 말을 자주 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진심이었다.나이가 든 여인은 누구나 젊음을 갈망한다.온사가 선물한 자령지는 나이 든 태후에게 젊음을 가져다주었다.백년 자령지를 복용한 이후로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잔병치레가 사라졌으며 잘 자고 잘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몸도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활력이 넘쳤다.그래서 태후는 비록 온사와 접점이 별로 없었지만 굉장히 그녀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특히나 태후는 온사의 어머니 란자군에게 신세를 진 적도 있었다.그래서 태후는 온사를 돕기로 했다.“황상, 안 그래도 성녀에게 무슨 답례를 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성녀가 설련화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그걸 선물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어마마마께서 그리 말씀하시는데 짐이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짐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어린 황제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온사는 일이 너무도 쉽게 풀려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공손히 예를 행했다.“폐하와 태후마마의 은총에 송구할 따름입니다.”덕 내관은 조용히 앞으로 나서서 온모에게 다가갔다. 온모는 상자를 꽉 쥐고 아련한 표정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폐하, 소녀도….”그녀는 상자를 빼앗길까 꽉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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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벌레가 있어.”그의 짤막한 한마디에 온사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설련화를 유심히 바라보았다.아니나다를까, 설련화의 꽃술 안쪽에 아주 작은 까만 애벌레 하나가 보였다. 북진연은 찻잔을 엎어 벌레가 도망가지 못하게 가두었다.“또 이 벌레네요.”온사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북진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이걸 본 적이 있어?”온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방금 제가 막 자리에 도착했을 때 의자에 한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제때에 발견해서 치울 수 있었지요.”북진연의 눈매가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한번은 우연이라지만 두 번은 절대 우연일 수 없었다.궁중 연회라면 곳곳을 깨끗이 청소했을 것이고 벌레 따위가 나타날 수 없었다.그런데 오늘 연달아 벌레가 나타났다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였다.온사는 북진연과 시선을 교환하다가 놀라며 물었다.“궁중에 이족이 잠입한 것일까요?”“누구든 오늘 내가 깨끗이 청소할 것이다.”북진연이 살기를 내뿜으며 말했다.온사는 고개를 돌려 대전을 둘러보았다. 이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살육을 벌인다면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게다가 정말 이족이 이 안에 숨어들었다면 황제와 태후, 그리고 조정의 대신들 모두 위험했다.잠시 고민을 마친 온사는 고개를 들고 북진연에게 말했다.“섭정왕 전하, 저를 한번만 믿어주시겠습니까?”“물론이지.”북진연은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온사는 소리를 낮춰서 그에게 말했다.“지금 이족인을 토벌하는 것은 시기가 안 좋습니다. 제가 일단 조사를 좀 해봐도 될까요?”온사는 공간 안에서 작은 독거미 몇 마리를 꺼냈다. 여왕 거미보다 체구도 작고 아직 완전히 육성된 것은 아니지만 독으로 적을 쓰러뜨리기엔 충분했다.북진연도 몸집이 작은 거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조사는 너에게 맡기지.”온사의 등 뒤에 선 궁녀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동료에게 신호를 보내려 했지만 이내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다.손을 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고개를 숙인 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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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안비각을 바라보며 말했다.“안 대인이라는 사람 문제가 있어 보이네요.”설련화는 안비각이 황제에게 바친 선물이었다. 그녀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설련화는 폐하의 손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애벌레도 습격에 성공했을 것이다.“저 사람 폐하를 암살하려 한 것일까요?”온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안비각이 이렇게 담대한 계획을 세웠을 줄이야!이족과 결탁한 것일까?그게 아니라면 이 많은 이족이 황궁까지 잠입한 게 설명이 되지 않았다.온사의 두 눈이 싸늘하게 빛났다.안비각에게 정녕 문제가 있다면 오늘 안비각과 동맹을 맺은 진국공부는 어떠할까?그들은 알고도 그와 동맹을 맺은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이 계획에 그들도 참여한 것일까?“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북진연의 담담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이제 설련화는 네게로 돌아갔으니 지금 나서서 문제를 제기해 봐야 인정하지 않을 거야. 어쩌면 역으로 널 공격할 수도 있겠지.”온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건 몰라도 온모는 절대 그녀를 공격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북진연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다른 건 상관하지 마. 황궁 안의 일은 내가 처리할 터이니. 끝나면 폐하께 설명을 드려야 하니 연회가 끝나면 바로 수월관으로 돌아가. 내가 따로 마차를 준비해 둘게.”북진연은 상대가 처음에 온사의 자리에 벌레를 놓아둔 것을 보고 그녀가 그들의 목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아마 지금쯤 그녀의 마차에도 수를 써두었을 가능성이 컸다.온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제 걱정은 마시고 전하는 전하의 일을 하러 가십시오. 놈들의 독충은 제 독벌레에게 상대가 안 됩니다.”그 사이, 작은 거미들이 그녀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대전 내부의 애벌레들은 모두 처리한 녀석들은 애벌레의 사체를 물고 온사에게 돌아왔다.북진연은 자신만만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안심한듯 말했다.“그래. 그럼 가는 길 조심하고.”북진연은 옷섶에서 정교한 비수 하나를 꺼내 남들의 눈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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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즐거운 연회를 즐기며 긴장을 풀었던 사람들은 끝나자마자 몰려온 금위군을 보고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그 가운데 온사의 독거미에 의해 제압당했던 궁인들이 하나씩 중간으로 끌려나왔다.금위군은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의 목을 쳤고 피가 사방으로 튕겼다.시뻘건 피는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의복을 적셨다.그들 중에는 온씨 가문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악! 아버지!”겁에 질린 온모는 얼굴이 파리하게 질린 채, 다급히 온권승의 등 뒤로 숨었다.온권승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북진연을 노려보고 있었다.“섭정왕 전하, 자객이 누군지 미리 알고 계셨으면서 왜 저희를 이곳에 가둬놓고 일을 진행하신 겁니까? 저희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겁니까? 아니면 이 기회에 개인적인 보복을 하고 계신 겁니까?”“진국공, 그리 서두를 건 없네. 자네들이 이 자객과 관련이 없다는 것만 증명되면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 주지. 그러나 자네들의 몸에서 이상한 것이 발견된다면 나를 원망하지 말게.”말을 마친 북진연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온모와 온권승 부녀를 노려보았다.그것은 명백한 협박이었다.온권승은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런데 이때, 등뒤에 숨어 있던 온모가 갑자기 이의를 제기했다.“그… 그런 거라면 왜 온사 언니는 수색도 하지 않고 그냥 내보내신 거죠? 언니는 연회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떴는데 가장 의심의 대상이지 않나요?”“닥쳐!”온권승은 시기에 맞지 않는 온모의 발언에 매서운 눈을 하고 딸을 노려보았다.겁에 질린 온모는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억울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버지는 왜 내게 무섭게 저러시는 거야?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날 무안주다니!’그녀는 잘못도 없는데 여기 잡혀 있는 상황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더욱이는 온사가 먼저 자리를 떠났다는 게 불만이었다.‘끝나자마자 먼저 도망친 걸 보면 분명 문제가 있어!’온모는 아직 애벌레에 관한 일을 모르고 있었고 그 자객이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온권승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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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감히 내 몸에 독벌레를 놓아뒀어? 망할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이런 상황이 닥치자 온권승은 진국공부에 숨어든 그자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북진연은 음침하게 굳은 온권승의 얼굴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보아하니 진국공은 오늘 집에 가기는 글렀군. 여봐라! 당장 진국공과 그 딸을 끌어내!”“예!”“아니!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이거 안 놔?”“아버지, 어떡하죠? 저 좀 살려주세요! 저 감옥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요!”금위군에 의해 끌려나온 온모는 겁에 질린 비명을 부르짖었다.“당황할 것 없어!”온권승은 딸을 향해 호통친 뒤, 음산한 눈으로 북진연을 노려보며 말했다.“벌레 한마리로 내게 죄를 내리기엔 쉽지 않을 겁니다.”“진국공의 몸이 혹독한 형벌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북진연은 냉소를 짓고는 부하들에게 명했다.“뭘 꾸물거리고 있어? 어서 진국공 나리를 형부에 모시지 않고?”“예!”금위군은 우르르 몰려들어 온권승과 온모를 끌고 갔다.안비각도 예외는 없었다.“안 대인, 다음엔 설련화 같은 걸 선물로 바치지 말게. 순결한 설련화에 어찌 그리 더러운 것을 숨겨서 갖고 왔단 말인가?”북진연은 담담한 어조로 안비각에게 물었다.안비각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답했다.“섭정왕 전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소인은 전혀 못 알아듣겠습니다!”북진연은 담담한 미소로 답했다.“곧 알게 될 거네. 안 대인도 끌어내.”“예!”거의 정리가 되어가자 북진연은 대전을 둘러보며 고요에게 물었다.“성녀를 제외하고 대전을 빠져나간 자가 있느냐?”고요가 답했다.“예, 전하. 진국공부의 큰 공자께서 연회 도중에 볼일을 보러 나가신 이후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북진연은 오늘 보았던 온장온의 모습을 떠올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최근에 온장온을 주시하던 자에게서는 새로운 소식 없었어?”“예, 있기는 한데… 그것이….”고요가 답을 주저했다.“말해.”북진연은 위압감 넘치는 눈으로 부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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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추월아.”부름을 받은 추월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추월은 쓰러진 온장온의 상태를 잠깐 살피더니 짤막하게 한마디 했다.“곧 죽을 것 같군요.”그 말을 들은 온사는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잠시 주저한 끝에 결국 그녀는 다가가서 온장온의 맥박을 짚어보았다.그러던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온장온을 바라보았다.‘어떻게 된 거지? 왜 중독된 거야?’누가 감히 진국공부 내부에 침입해서 장남에게 독을 먹였을까?게다가 맥박의 상태가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온사가 자세히 진맥을 보려던 순간, 쓰러졌던 온장온이 갑자기 의식이 돌아오더니 맥박은 정상으로 돌아갔다.아주 기이한 현상이었다.“온사 너니?”의식을 회복한 온장온은 흐릿한 시야에 들어온 인물을 보고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그러나 온사는 담담한 얼굴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시야를 회복한 온장온은 자신이 잡고 있는 사람이 온사가 아닌 검은 복장의 여인인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추월 역시 혐오스럽다는 듯이 재빨리 그의 손길을 떨쳐냈다.자리에서 일어선 온장온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낭자. 앞에 있는 사람이 동생인 줄 알았어요.”온사가 또 자신을 보고 도망칠까 봐 본능적으로 잡았을 뿐인데 엄한 사람을 잡았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추월은 온장온의 사과에는 대답도 않고 주인의 곁으로 다가서더니 싸늘한 눈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온사야, 네가 날 두고 그냥 가지 않을 줄 알았어.”온장온은 추월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사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사실 온사는 그냥 지나가고 싶었다.그런데 그에게서 발견한 증상이 그녀의 흥미를 끌었다.왜 익숙한 느낌이 드나 했는데 드디어 답이 떠올랐다.온사는 온장온과 거리를 벌리고 묘한 표정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온 공자, 당신 곧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요?”그 말을 들은 온장온은 흠칫하더니 이내 초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온사 네가 수월관 사태에게서 의술을 배우고 있다고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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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온장온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내가… 독에 당했다고? 그럴 리가… 최근에는 어사대에 당직을 서러 가는 것 말고는 계속 집에 있었는데 누가 내게 독을 먹였단 말이냐?”말을 마친 그는 혹시라도 온사가 오해할까 봐 다급히 말했다.“아니, 내 말은 널 의심한다는 게 아니라….”“그렇게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안 믿어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초연한 온사의 태도에 온장온은 가슴이 쓰렸다.“어찌 그런 말을 해. 다 내 잘못이야. 전에는 오라비가 눈이 멀어서 너에게 큰 상처를 주었어. 오라비가… 참으로 미안하구나.”온사는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어서 말을 잘랐다.“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는데요.”온장온은 그녀가 해명마저 거부하자 가슴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동생은 듣기를 거부하고 있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역시 예전에는 동생의 말을 들어주려 한 적이 없었다.“오라버니, 저는 막내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그냥 같이 나가서 놀다 온 것뿐이에요. 저는 정말 잘못한 게 없어요!”“네가 안 괴롭혔는데 막내 몸에 그 많은 상처는 어떻게 생겼어?”“몰라요. 저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오라버니. 저를 믿어주세요!”“그만! 더 이상 네 거짓말 듣고 싶지 않아. 사당으로 가서 무릎 꿇고 내일 날 밝을 때까지 반성하도록 해!”“오라버니, 저 정말 아니에요! 저 억울해요!”그때의 온사는 참으로 순수했다. 아버지가 양녀라고 온모를 데려오자 언니로서 당연히 놀러 나갈 때 동생을 데리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온모를 데리고 경성 곳곳을 돌아다녔고 맛있는 것을 먹었다. 그리고 사비를 털어 온모에게 옷과 장신구를 사주었다.그렇게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 날 큰 오라버니인 온장온이 성난 얼굴로 자고 있는 그녀를 끄집어서 일으켰고 왜 막내를 괴롭혔냐고 추궁했다.온사는 그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한 적도 없는 일을 어떻게 인정한단 말인가!그녀는 분명 동생을 데리고 나가 재미난 구경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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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그 말을 들은 온사는 잠깐의 동요가 일었지만 이내 비웃음을 머금고 차갑게 비웃었다.“아쉽게도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답니다.”그 말을 들은 온장온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피를 토했다.온사는 싸늘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추월은 조심스레 그녀의 안색을 살폈다.피를 토한 온장온은 오랜 지병을 앓고 있는 온옥지보다 더 위태로운 모습이었다.그럼에도 그는 쓰러지지 않고 멀쩡히 서 있는 게 이상했다.마치 체내에 뭔가가 그를 쓰러지지 못하게 억지로 잡고 있는 것 같았다.감정을 추스른 온장온은 천천히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는 다시 온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둘째는… 잘 지내는 거지?”온사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대꾸했다.“모릅니다.”온자신을 그녀가 데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찌 안단 말인가!아버지의 감시가 심해진 지금, 온장온은 마음 편히 온자신을 보러 갈 수가 없었다.그저 동생이 무사하기만을 속으로 기도할 뿐이었다.그들 사형제 중에 완전히 온사의 편에 서줄 사람은 온자신뿐인 것 같았다.그의 속생각을 모르는 온사는 냉소를 지었다.한참의 침묵 후에 온장온은 다시 입을 열었다.“온사야, 넷째가 너한테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른 걸 알아. 하지만 내 생각엔 너희들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구나. 그래서 넷째를 찾아가서 물어봤는데 네가 넷째를 아무 소용없는 폐물이라고 욕하는 걸 넷째가 들었다는구나….”“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참으로 웃기네요.”온사는 그 말을 들으니 하도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왔다.굳이 캐지 않아도 온모의 간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럼에도 온가네 사내들은 온모의 말이라면 철석같이 믿었다.온사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오해인지는 저도 모르겠고, 당신들은 어차피 제 말을 들어주려고 하지도 않았잖아요. 제가 한 일이 아닌데도 맞다며 저를 추궁했고요. 전에도 그랬으니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인가요? 해명도 들어보지 않고 오해라고만 하는 게 고의로 사람을 모함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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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온사야!”눈물이 온장온의 볼을 타고 흘렀다. 의식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그는 안간힘을 다해 중얼거렸다.“제발… 오라비를 벌이지 말아다오….”한편, 황궁을 나선 온사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한참 후에야 기분을 추스른 그녀는 자신의 곁에 선 추월을 바라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걱정할 것 없어, 추월아. 나는… 정말 괜찮아.”추월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주인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상심하지 마십시오. 저는 언제나 성녀 전하의 곁에 있겠습니다.”온사는 그 말을 듣고 방금 전 온장온과의 대화를 떠올렸다.그제야 온사의 얼굴에 진심 어린 미소가 피어났다.“그래, 알겠다. 고맙구나, 추월아.”잠시 후, 온사는 마차로 돌아갔다.마차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거미를 풀어서 마차 안팎을 샅샅이 수색했다.아니나다를까, 벌레 한 무더기가 나왔다.그녀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검은색 애벌레들을 불태워 버렸다.어쨌거나 사람을 최면시키는 극악의 독벌레이니만큼 거미들에게 먹이로 주었다가는 오히려 거미들이 녀석들의 먹이가 되는 수가 있었다.비록 옥패 공간이라는 존재가 있지만 만일의 대비를 안 할 수가 없었다.어쩌면 상대도 그저 그녀의 실력을 떠보고자 보낸 것일 수 있으니, 굳이 가진 패를 다 보일 필요는 없었다.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진국공부, 온모의 처소.검은 가면을 쓴 사내가 호수가에서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그의 등 뒤로 검은 복장을 입은 사내 두 명이 서서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형님, 황궁으로 보낸 자들은 실패했습니다. 설련화 역시 어린 황제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도에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어요. 잠복하고 있던 애들마저 섭정왕에게 잡혀서 현장에서 참수당했습니다.”사내는 담담한 어조로 부하에게 물었다.“그 여자와 두 영감은 어떻게 됐지?”“섭정왕에게 잡혀서 형부로 끌려갔습니다.”사내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고기들에게 먹이를 던져주며 말했다.“형부라… 서두를 건 없겠군.”부하가 이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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