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권승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내가 친히 가겠다.”곧이어 그는 집사와 함께 오랜 시간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았던 그곳에 도착했다.집사가 자물쇠를 열자, 온권승은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예전에는 매일 같이 시종을 보내 이곳을 청소했으나, 지난번 무덤 도굴 사건이 벌어진 이후로 온권승은 온모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를까 두려워 사람을 시켜 이곳을 봉쇄하도록 했다.이제 세 달 정도 지났는데 방 안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서 황폐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곳곳에는 거미줄도 가득 늘어져 있었다.온권승은 인상을 찌푸리며 안으로 들어갔다.그의 예리한 시선이 방안 곳곳을 훑기 시작했다.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이상한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방 안은 거의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란자군이 사망한 후, 그는 이곳에 물건만 남겨두고 다른 곳으로 처소를 옮겼다.원래는 온갖 희귀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나중에 온사가 란자군의 물건을 옮긴다면서 전부 가져가 버렸다.이곳에 남은 것은 나중에 온권승이 다시 채워 넣은 물건뿐이었다.처음에 온사가 어머니의 유품을 가져간다고 할 때, 그는 나중에 자신이 란자군을 위해 사들인 것들도 딸려 보냈으나, 온사는 귀신 같이 알고 그것을 모두 돌려보냈다.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진국공부와 완전히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약한 것. 매정한 것 같으니라고.’그러고 보니 온사는 온권승의 매정함과 란자군의 고집스러움을 골고루 닮은 것 같았다.그러나 온권승은 고집스러운 자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그런 극단적인 성격이 자신과 주변인들을 해치는 줄도 모르고…. 네 어미가 그랬듯이 너도 똑 같은 길을 가는구나.’온권승은 착잡한 마음을 안고 주변을 둘러보았다.“나리, 이곳엔 도둑이 든 흔적이 없네요.”바닥에 두텁게 쌓인 먼지만 살펴봐도 이곳에 사람이 들어온 흔적이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집사는 조심스럽게 온권승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사람을 시켜 이곳을 수색하라고 할까요?”온권승은 먼 곳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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