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부.심연희와 심교은은 저녁상을 마친 뒤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야기를 마친 뒤 각자 쉬려 하던 참에, 심초운이 집으로 돌아왔다.“오라버니, 오늘 어쩐 일로 국공부에 다 오셨어요?”심교은이 황급히 달려 나가 맞이했다.심초운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곁에 앉아 있는 심연희를 쓱 바라보았다.“며칠 전 연희가 아팠다고 들어서, 직접 와서 살펴보려고 왔다.”심연희가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병이 아니었습니다.”말하며 심교은을 바라보자, 심교은도 급히 거들었다.“맞아요, 언니는 아픈 게 아니었어요.”다만 경장명과 얽힌 일 때문에, 스스로 방에 틀어박혀 지낸 것뿐이었다.심초운은 길게 숨을 내쉬곤, 심교은에게 말했다.“연희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다. 넌 먼저 들어가 쉬거라.”심교은은 입술을 삐죽였다.“오라버니. 제가 들으면 안되는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저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아직 고작 열두 살인데, 어린애가 아니면 뭐니?”“열두 살이 어때서요? 저잣거리의 민가에서는 열두 살이면 시집도 가요! 시집갈 나이인데 어찌 어린애라 하시는 거예요?”심초운은 한숨을 내쉬며 무어라 하려 했지만, 심교은이 먼저 말했다.“제가 짐작건대, 오라버니가 국공부에 오신 건 분명 언니와 경 대인의 혼약 문제 때문이죠? 제가 틀렸나요?”심초운은 잠시 입술을 달싹이다가, 곁의 심연희를 바라보았다.“네 일이니, 네가 판단하거라.”그 눈빛만 보아도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심교은은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언니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 심연희도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심초운은 자리에 앉았다.심연희가 마주 앉자, 심교은도 곧장 언니 곁에 붙어 앉아 가볍게 팔을 끼었다. 큰 오라버니의 얼굴이 한껏 굳어 있어, 지금 전하려는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이때 하인이 차를 내오려 하자, 심초운이 손을 내저었다.“다 물러가라.”“예.”모두가 물러난 뒤에야, 심초운이 입을 열었다.“내가 진유에게 명하여 경장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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