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초운과 심연희, 이천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문밖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그때, 문 뒤에 숨어 있던 이윤이 쪼르르 걸어 나왔다.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정당 안으로 들어와, 이영과 심초운, 그리고 이천과 심연희를 향해 또박또박 예를 올렸다.“폐하와 고모부, 그리고 아바마마와 어마마를 뵙습니다.”심연희가 부드럽게 물었다.“윤아,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폐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나와 보았사온데, 정말 와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이영이 손을 흔들며 다정하게 불렀다.“이리 가까이 오너라.”이윤이 냉큼 다가오자, 이영이 흐뭇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요 며칠 정 대인께서 가르쳐 주신 것은 모두 익혔느냐?”“예, 다 익혔습니다.”“오호, 그래? 그럼 무엇을 외울 수 있는지 말해보겠느냐?”“폐하, 소자는 증광현문과 논어를 외울 수 있습니다.”이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참으로 장하구나! 우리 상운국의 강산을 이을 후계자가 이리도 든든하니, 내 마음이 놓이는구나.”이윤은 이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너무도 진심이었다. 문득, 이영에게 친자가 생기더라도 지금처럼 자신을 변함없이 후계자로 인정해 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감사합니다, 폐하. 더욱 정진하여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그래, 우리 윤이야말로 최고로구나.”칭찬이 끝나자, 이천이 엄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인사도 드렸으니, 가서 동생들과 놀아주거라. 하루 종일 서재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고.”“예, 아바마마.”이영은 통통한 볼살이 오른 이윤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았다. 특히 반짝이는 눈망울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이윤이 물러가자, 이영의 표정이 다시 진지하게 가라앉았다.“오라버니, 이제 영남은 누군가 반드시 가야 할 곳이 되었습니다. 오라버니께서는 누가 적임자라 생각하십니까?”이천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진이와 익선이가 가야지.”이영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 아이들이요…?”“진이는 그간 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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