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희진은 다소 놀란 기색을 보였다.상운국의 혼례 풍습이 사막과는 다르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를 놀라게 한 건, 진규라는 인물 그 자체였다.겉보기엔 냉정하고 강직해 보였지만, 의외로 섬세하고 세심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그녀를 의외로 감동시킨 것이다.그 순간 후희진의 마음속에 진규에 대한 호감이 조금 더 자리 잡았다.후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출입패를 받아들었다.“그렇다면 이 나라의 풍속에 따르겠습니다. 앞으로 모든 건 위 장군의 뜻을 따르겠습니다.”두 사람은 장군부에서 준비한 마차에 올랐다.“장안거리부터 가자.”진규가 곁에 선 호위무사 장경에게 말했다.“예, 장군.”장경은 채찍을 쳐 말머리를 돌렸고, 마차는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아령, 이복, 선옥을 비롯한 시녀들의 호위무사들도 말을 타고 마차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무사히 궁문을 빠져나왔다.바깥은 북적이는 인파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상점들과 행상,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분주한 거리의 분위기 속에서 경성의 번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그 풍경을 바라보던 후희진은 문득 생각에 잠겼다.‘만약 사막이 상운국을 손에 넣었다면… 이 모든 것이 사막의 것이 되었겠지.’사막의 백성들도 이런 평온하고 정착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유목과 이주의 고된 생활을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말을 타고 가던 아령은 이복에게 살짝 다가가, 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진규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구나.”이복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저도요.”두 사람은 사막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세월 속에 얼굴도 많이 변한 상태였다.지금 모습으로는 진규뿐 아니라, 설령 친부모가 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는 슬며시 웃었다.마치 법망을 벗어난 탈주자처럼, 아무도 자신들의 정체를 모른다는 사실이 묘한 쾌감을 주었다.그날 하루 동안 진규와 후희진은 경성의 여러 명소를 돌며 구경을 했고, 사들인 물건도 많았다.저녁 무렵, 진규는 아령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