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그곳은 살기가 몹시 험한 곳이라 들었다. 독충과 맹수가 특히 많다지.”소우연은 무심히 말을 던졌다.본디 소한준, 소현준, 임진숙을 유배 보내려 했던 곳도 바로 그 땅이었다.정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 마마. 허나 그곳은 비가 자주 내려서인지, 들리는 말로는 유배 간 이들이 고생은 하나, 의외로 많은 이들이 목숨은 건지고 있다 합니다. 이 두부도 그 땅에서 왔다 합니다. 사람들 목숨을 살린 물건이라 하더이다.”소우연은 그릇 안에 담긴 푸르스름한 두부 덩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만약 아령이 없었다면… 임진숙과 소현준, 소한준도 과연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너는 먹어 보았느냐?”정연이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마. 모두들 마마께서 저를 아껴주신다는 것을 아오니, 어선방에서도 제 몫을 빠뜨리지 않고 챙겨주었습니다. 미리 맛을 보았고, 폐하의 그릇도 이미 어전으로 올려드렸습니다.”“그렇구나.”소우연은 그릇을 들고 막 한 모금 떠올리려던 찰나였다.멀찍이 놀고 있던 이영이 이쪽을 힐끔보다가, 어머니가 뭔가 맛있는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어마마마, 혼자만 맛있는 걸 드시고 왜 저는 안 불러주세요?”“흑흑, 어마마는 저를 안 사랑하시는 거예요…”정연이 웃으며 황급히 공주에게도 그릇 하나를 가져다주었으나, 그 아이의 것은 신선두부가 아닌 냉면이었다.이런 음식은 아직 아이에게 먹이기엔 이르다 여겼기 때문이다.다행히 이영은 멀리 있었기에, 어머니 그릇과 자신의 그릇 안의 음식이 다른 줄도 모르고 꿀꺽꿀꺽 들이켜더니, 금세 울음을 멈추고 다시 즐겁게 놀기 시작했다.그때, 당안이 불진을 들고 다가와 아뢰었다.“마마, 주 승상과 어사대부 경 대인께서 뵙기를 청합니다.”“그들이?”소우연은 먼 곳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멀찌감치 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무슨 일로 온 것인가?”“신도 알지 못합니다.”당안은 조심스레 고개를 저었다.“들여보내거라.”소우연은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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