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용화는 두 눈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니.”반용화가 잡지에 나온 여자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아 강민아도 더 묻지 않았다.“원래 예쁜 사람은 비슷하니까요.”강민아가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넘어가는데 반용화가 그녀를 바라보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사람 보내서 반하준 감시하고 있어. 지금 마룻바닥에서 자고 있는데 밤낮으로 지켜보라고 했어.”“반하준이 지금 정광사에 있어요?”반용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블릿을 꺼내 강민아에게 보여주었다.태블릿 안에는 반하준을 감시하는 사람이 강용화에게 보낸 영상이 담겨 있었는데, 영상 속 반하준은 회색 작업복과 검은색 장화를 신고 양손에 커다란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있었다.자세히 보면 손에는 노동용 장갑을 낀 채 무거운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텃밭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었다.“뭐 하는...”강민아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텃밭에 비료 주는 거야.”“...”강민아는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의아한 마음에 다시 태블릿을 들여다보았다.믿을 수가 없었다.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수백억대 저택을 소유했으며 신발에 먼지 하나 묻히지 않던 남자가, 무려 검은색 장화를 신고 흙을 밟으며 농사일하고 있다니!“제법... 그럴듯하게 하네요.”강민아가 감탄하자 반용화가 말했다.“위로 올려보면 내가 짜놓은 일정이 있어.”강민아의 손끝이 화면을 스치자 정광사에서 보내는 반하준의 일정이 있었다.땅을 일구고 흙을 고르며 거름을 주는 것 외에도 돼지, 닭, 오리에게 먹이를 주고 절의 시설을 수리하며 스님들의 아침, 저녁 수업에도 빠짐없이 참여해야 했다.강민아는 스님들과 함께 염불을 외우는 반하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어 태블릿의 일정을 가리키며 물었다.“돼지에게 먹이를 주는 영상이 있나요?”“오후에 돼지 먹이 주러 갈 때 찍어서 너한테 보내라고 할게.”강민아는 반하준이 경찰서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보다 이게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다.흥미로워 보이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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