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용화가 시선을 내리며 한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해.”“선생님, 식사하셨어요?”“아직.”“그럼 같이 매운탕 먹을래요?”강민아가 물어보자 반용화는 심은호를 돌아보더니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좋지.”심은호의 입꼬리가 들썩거리며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고양이처럼 까만 동공이 커지며 반용화의 일거수일투족을 노려보았다.동행한 수행원들은 반용화가 식당에서 식사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사복 경호원 중 한 명이 나서서 말했다.“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경호원은 그릇을 들고 먼저 냄비에서 국물 두 그릇을 떠낸 뒤 화학 시약을 이용해 음식에 대한 독성 검사를 한 후 옆으로 한 발짝 물러나 반용화에게 정중하게 말했다.“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식사하셔도 됩니다.”휠체어를 타고 있던 반용화는 강민아의 오른쪽 테이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강민아와 심은호는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반용화가 음식을 먹기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이미 다 익은 음식을 떠서 반용화의 그릇에 담아주었다.“선생님, 드세요.”“고마워.”반용화의 목소리는 온화했고 강민아에게 굳이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민아야, 나물 좀 건져줘.”강민아가 서둘러 움직이자 심은호가 참지 못하고 경고를 날렸다.“사람 부려 먹는 게 아주 자연스럽네요.”그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제가 반 연구원님을 모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그러자 강민아가 말했다.“안에 앉아서 음식 집는 게 불편할 거예요. 내가 할게요.”심은호는 어쩔 수 없이 차갑게 반용화를 노려보았다.“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매운탕 먹겠다고 한 것 같은데.”강민아는 심은호와 반용화가 서로 잘 맞지 않는 것을 알고 심은호 그릇에 음식을 떠주었다.“빨리 먹어요. 말하지 말고.”심은호는 콧방귀를 뀌더니 턱을 괴며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이 많다는 거예요? 아님 나를 달래주는 건가?”강민아가 놀리듯 말했다.“심은호 씨는 워낙 말을 잘하니까요.”“입으로 말하는 것 말고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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