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굿바이 쓰레기: Bab 451 - Bab 458

458 Bab

제451화

“이 선생님은 당연히 전문의시지!”서유라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그 안엔 분명 당황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서준아, 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마. 이 선생님은 내가 잘 아는 친구가 소개해준 사람이야. 정신과 쪽에선 꽤 유명한 전문가라고 해서 너 잘되라고 데려간 거잖아. 널 위해 그런 건데 어떻게 그렇게 의심할 수 있어?”“날 위해서?”말을 되받아 읊조리는 배서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너 자신을 위해서였던 건 아니고?”“배서준!”서유라의 목소리가 결국 날카롭게 치솟았다.“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정말 몰라? 널 위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걸 포기하고 얼마나 많은 걸 해왔는지 다 잊은 거야? 지금 네 몸 상태 좀 괜찮아졌다고 나부터 의심하고 따져 묻는 거야? 그게 네가 날 대하는 방식이야?”서유라의 목소리는 점점 울먹거리는 듯했고 듣는 사람마저도 눈물이 맺힐 정도로 서러워 보였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서유라의 반응에 배서준은 당장이라도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그의 가슴속엔 오직 마비된 감정과 깊은 의심뿐이었다.“유라야, 너를 의심하려는 게 아니야. 그냥 진실이 알고 싶을 뿐이야.”배서준의 목소리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담담했다.“정말 날 위한 거라면 약의 성분이랑 그 의사에 대한 정보를 나한테 알려줘. 그래야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겠어?”한동안 전화기 너머는 아무 말이 없었다.더욱 무겁고도 길게 침묵하는 것으로 보아 서유라는 무언가를 따지고 계산하고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배서준의 마음도 그 침묵과 함께 점점 더 가라앉았다.그는 느낄 수 있었다.그 긴 침묵이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는 걸.“서준아, 이제 정말 날 믿지 못하겠다는 거야?”서유라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그 속엔 절망과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널 믿을 수 있게 해줄 이유를 줘.”배서준의 목소리는 싸늘하고 단호했다.“알겠어, 이제 이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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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그녀는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졌다.“쾅!”순간 핸드폰 화면이 산산조각났다.“망할 배서준! 감히 날 의심해?”서유라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배서준이 이렇게 까다롭고 예민하게 돌변할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녀는 줄곧 믿어왔다.배서준은 자신에게 절대복종하며 자신만을 사랑하고 의심 따윈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하지만 지금 배서준의 태도는 명백히 달라져 있었다.만약 배서준이 정말 무언가를 알아낸다면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게 단 한 번에 물거품이 되어버릴지도 몰랐다.‘안 돼... 절대 그런 일은 생기게 할 수 없어!’어떻게든 진정하기 위해 서유라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다른 핸드폰을 집어 들고 서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누나, 어떻게 됐어? 배서준 쪽에서 이상한 기척 있어?”전화기 너머로 서도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큰일 났어!”서유라의 목소리엔 당황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서준이가 날 의심하기 시작했어. 방금 전화해서 약에 대해 캐물었고 의사 정보까지 알려달라고 하더라고.”“뭐? 의심했다고?”서도현의 목소리도 곧장 긴장으로 바뀌었다.“누나한텐 절대복종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나도 몰라. 갑자기 완전히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예민해지고 경계심도 엄청 세졌어.”서유라는 안절부절못하며 말을 이었다.“지금 어쩌지? 진짜 뭐라도 알아내면 우리 다 끝이야!”“누나, 진정해. 괜히 혼자 겁먹지 말고.”서도현은 애써 침착하려 애썼다.“아직 의심만 하는 거잖아? 증거는 없어. 누나만 잘 버티면 돼. 절대 흔들리면 안 돼.”“근데 어떻게 버텨? 벌써 조사에 들어갔는걸...”서유라는 울먹이며 말했다.“우리 통화 내역이나 돈 거래 내역까지 뒤지면 어떡해? 들키면 우리 진짜 끝장이야!”“통화 내역이랑 자금 거래?”서도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그런 거야 우리가 철저하게 관리했잖아. 안심해. 아무 증거도 안 남기게 처리했으니까.”“그래도 세상일은 모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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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누나, 지금도 망설이고 있는 거야?”서도현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였다.“설마 진짜 배서준이 진실을 다 알아내고 우리를 감옥에 처넣는 걸 눈 뜨고 보겠다는 거야?”“나도...”서유라는 말끝을 흐렸다.감옥에 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모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도 않았다.“누나, 내 말 들어. 약 용량을 늘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야.”서도현의 말투는 단호했고 어떤 이의도 용납하지 않았다.그렇게 서유라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전화기 너머로 갑자기 나이 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약을 늘리자고요? 미쳤어요, 지금?”이명수의 격앙된 목소리가 서도현의 말을 가로막았다.“선생님? 거기 계셨던 거예요?”서유라가 깜짝 놀라 물었다.“난 줄곧 듣고 있었어요.”이명수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방금 두 사람이 나눈 얘기 전부 들었어요. 마지막 경고예요. 약을 늘리기라도 했다간 배서준은 죽어요. 그렇게 되면 두 사람 다 끝장나는 거라고요.”“그럼 어쩌란 말이에요, 선생님?”서도현은 조급하게 외쳤다.“배서준이 이미 의심을 품었는데 우린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잖아요!”“이미 말했잖아요. 지금 당장 손 떼고 빠져나와요.”이명수의 목소리는 짜증 섞인 어조로 이어졌다.“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약 투여를 멈추고 배서준 몸이 서서히 회복되도록 두는 거예요. 그리고 그럴듯한 핑계를 대서 그 곁을 떠나요. 멀리 도망쳐요. 그게 목숨을 보전할 유일한 길이니까.”“손을 떼라고요? 도망치라고요?”서도현의 목소리는 억울함과 분노로 떨렸다.“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공들여 왔는데 이제 와서 다 포기하라니... 너무 허무하잖아요!”“허무하다고요?”이명수의 목소리는 더없이 냉정해졌다.“그쪽 목숨이 달린 문제예요. 죽고 나서 후회할 거예요? 다시 말하지만 배서준을 더 이상 어찌 해보겠다는 생각, 이제 완전히 접어요. 위험이 너무 커요.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아무도 두 사람을 구해줄 수 없습니다.”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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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서유라의 얼굴빛은 잿빛으로 질려 있었다.입술을 꾹 다문 채 눈동자엔 끝없는 갈등과 망설임이 어렸다.한편으로는 손에 들어온 부와 명예를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분노가, 다른 한편으로는 이명수의 말이 주는 현실적인 공포가 그녀를 붙잡고 흔들고 있었다.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이번 일이 들통나기라도 하면 기다리고 있는 건 파멸뿐이라는 걸, 되돌릴 수 없는 낭떠러지라는 걸.“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럼 뭐 어떡할 건데요?”이명수의 목소리엔 냉소가 섞여 있었다.“설마 아직도 무모한 도박 계속할 생각이에요? 배서준이 평생 바보짓만 할 거라고 믿어요? 그 사람 지금 벌써 의심하기 시작했잖아요. 지금도 손 떼지 않으면 결국엔 전부 들통난다니까요!”“하지만...”서도현이 뭔가 반박하려는 순간 이명수의 싸늘한 목소리가 그 말을 잘라냈다.“하지만은 없어요.”그의 말투가 한층 강경해졌다.“마지막으로 말할게요. 약물 증량은 당장 멈춰요. 무슨 수를 써서든 배서준을 진정시키고 최대한 빨리 이 판에서 손 떼고 빠져나가요. 이게 지금 두 사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그게 싫으면 누구도 구해주지 못해요.”서유라는 몸을 살짝 떨었다.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지금 계속 버티는 건 무덤을 파는 거나 다름없다.마침내 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할게요. 당분간은 손 떼겠습니다.”그 말에 이명수의 말투도 조금 부드러워졌다.“현명한 선택 한 거예요. 상황 파악이 빠른 사람이 끝까지 살아남는 법이죠. 이번 일은 두 사람한테 값비싼 교훈이 될 겁니다. 앞으론 더 조심해서 움직여요.”“교훈이라고요?”서도현이 코웃음을 쳤다.“이번 교훈은 값이 너무 비싼 것 같은데요. 우리가 쏟아부은 시간, 노력, 자금... 다 헛수고예요. 남는 게 뭐 있습니까?”“헛수고?”이명수의 말투엔 묘한 뉘앙스가 실려 있었다.“뭘 남겼냐고요? 적어도... 두 사람 목숨은 남았잖아요? 그것만으로도 본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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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곧 서도현이 막 욕설을 퍼부으려던 차에 서유라가 서둘러 막았다.“아니에요, 선생님. 그런 뜻이 아니에요. 10억 정도야, 금방 마련해서 드릴 수 있어요. 다만 꼭 부탁드릴게요. 말씀하신 대로 비밀은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걱정 마요. 난 말 한 번 하면 지키는 사람이니까.”이명수가 흡족한 듯 웃으며 말했다.“돈만 제대로 입금되면 나도 약속은 확실히 지켜요. 질질 끄는 거 싫어하니까 빨리 처리해 줘요.”“네, 선생님. 최대한 빨리 입금하겠습니다.”서유라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전화를 끊자 서도현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했다.“누나, 저 늙은 여우... 진짜 끝까지 탐욕스럽네. 10억이라니, 이건 그냥 협박이야!”서유라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야. 우리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그깟 돈쯤이야 아까울 거 없어. 지금 중요한 건 서준이를 어떻게든 다시 안정시키는 거야. 더 이상 의심하게 두면 안 돼.”“하지만 지금 그 사람 우리한테 경계심이 너무 강해. 다시 믿게 만드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텐데...”서도현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서유라는 짧게 눈을 깜빡이더니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 나한테 방법이 있어. 서준이는 강한 말엔 반응 안 해. 하지만 약한 모습엔 다르지. 내가 조금만 불쌍한 척하면 분명 다시 마음을 열게 될 거야.”“불쌍한 척?”서도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누나, 대체 뭘 하려는 건데?”그러자 서유라는 대답 대신 음흉한 미소만 지었다.그 눈빛엔 이미 계산과 음모가 가득해 보였다.배씨 가문 별장으로 돌아온 서유라는 이전의 강압적이고 냉정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살갑고 다정한 모습으로 돌변했다.그녀는 배서준을 향해 계속해서 따뜻한 말과 관심을 쏟아냈다.저녁 식사 후, 서재에 앉아 있는 배서준은 깊은 고민에 잠긴 듯 이마를 찌푸리고 있었다.그때, 서유라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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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유라야, 그만 울어.”배서준은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네가 나 걱정해서 그런 거라는 거 알아. 요즘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괜히 너한테 짜증을 낸 거야. 너무 서운해하지 마.”서유라는 얼른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들고는 불안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배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이야? 서준아, 정말 나한테 화난 거 아니야?”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어 서유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화 안 났어. 난 너를 믿어.”그 말을 들은 서유라는 속으로 안도하며 기쁨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서준아, 역시 너밖에 없어. 넌 분명히 날 믿어줄 거로 생각했어.”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배서준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서준아, 나 요즘 몸이 좀 이상해. 계속 피곤하고, 잠도 잘 못 자고. 혹시 우울증이 재발하는 걸까?”배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우울증이 재발했다고? 너 요즘 계속 약 먹고 있잖아?”“맞아, 계속 약은 먹고 있는데 요즘 들어 약이 잘 듣지 않는 것 같아. 계속 우울하고 아무 의욕도 안 생기고 밤에도 잠이 안 와...”서유라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배서준은 깊은 죄책감에 휩싸였다.자기 상태만 신경 쓰느라 정작 서유라의 상태를 돌보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했다.“유라야,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너한테 화내지 말았어야 했고 더 많이 챙겼어야 했는데.”배서준은 서유라를 꼭 끌어안으며 다정하게 사과했다.서유라는 그의 품에 기대며 보이지 않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허약한 모습을 보이는 자신의 연기가 먹혀든 것이다.그 시각, 배서준과 서유라가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서도현은 자신의 방 안에서 지금까지 자신과 서유라가 저지른 일들의 ‘증거’를 정리 중이었다.통화 기록, 문자 메시지, 이메일, 계좌 거래 명세 등 둘의 음모가 드러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모아 한곳에 쌓아두었다.그는 자료들을 방 중앙에 모아 놓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불길이 치솟으며 종이와 전자기기를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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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젠장! 그 빌어먹을 자식, 남긴 문제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서도현은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서유라는 그를 흘낏 바라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조용히 해, 도현아. 아직 변호사님도 계시는데.”그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중년 변호사는 코에 걸친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서유라 씨, 서도현 씨,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냉정함입니다. 감정적으로 행동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서도현은 불쑥 뒤돌며 변호사를 향해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냉정해지라고요? 지금 증거가 들킬 판인데 어떻게 냉정해지라는 겁니까? 그 돌팔이 의사 놈은 진짜 쓸모도 없으면서 일 처리도 엉망이에요! 돈만 밝히는 명성 있는 의사인 줄 알고 믿었더니 이 정도로 무능할 줄은 몰랐죠.”변호사는 그런 서도현을 훑어보며 비웃는 눈빛을 보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프로다운 미소를 유지했다.“서도현 씨, 의사 선생님 문제는 저희가 처리할 겁니다. 지금 중요한 건 배 대표님이 혹시나 쥐고 있을지도 모르는 증거에 어떻게 대응할지입니다.”서유라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변호사님, 우리한테 아직 기회가 있을까요?”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히 말했다.“기회는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죠. 지금 상황이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방법이라고요? 어떤 방법이 있죠?”서도현이 다급하게 물었다.변호사는 책상 위의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로 봤을 때 언론이든 내부인이든 간에 여러분이 직접 의사에게 약을 쓰게 지시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서유라는 눈을 번뜩이며 희미한 실마리를 붙잡은 듯 말했다.“그 말씀의 뜻은?”변호사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그들이 가진 진료 기록이나 약물 처방 기록만으로는 의사가 불법 처방을 했다는 것까지만 증명할 수 있지 두 분이 이를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돌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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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유라야, 너 혹시 나한테 숨기고 있는 게 있어?”배서준이 조심스럽게 물으며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서유라의 몸이 움찔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고 물기 어린 눈으로 배서준을 바라봤다.“서준아, 너도 나를 의심하는 거야?”배서준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당황한 기색으로 말했다.“아니야, 전혀 그런 뜻 아니야. 난 그저...”“넌 지금 나를 의심하는 거잖아!”서유라는 그의 말을 끊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고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내렸다.“너도 내가 널 해쳤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렇지?”배서준은 복잡한 심경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서유라가 우는 걸, 특히 자기 때문에 우는 걸 가장 견디지 못했다.그는 급히 서유라를 끌어안으며 다정하게 달랬다.“울지 마, 유라야. 정말로 너 의심한 거 아니야. 그냥 진실이 뭔지 알고 싶었을 뿐이야.”서유라는 그의 품에 안긴 채 흐느끼며 말했다.“서준아, 나 진짜 너무 억울해. 너 잘되라고, 네 곁에 있으려고 얼마나 신경 썼는데. 그런데 너는 나를 이렇게 의심하고 있어서 너무 속상해.”배서준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미안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미안해, 유라야. 내 잘못이야. 의심해서 미안해.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서유라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이었다.“서준아, 나를 믿어줘. 약에 대해서는 정말 몰랐어. 전부 의사가 처방한 거였고 나는 네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을 뿐이야. 해치려는 의도는 진짜 없었어.”배서준은 그녀의 붉어진 눈을 보며 마음속 의심이 조금씩 사라지는 걸 느꼈다.그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고 서도현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들어왔다.“매형,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닙니까! 이건 사람을 말살하려는 수준이에요!”배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야? 누가 널 그렇게 몰아붙였어?”서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매형,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자들이 점점 대담해지고 있어요. 누나를 모함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저까지 엮으려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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