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이른 아침, 남설아는 평소처럼 회사에서 멀지 않은 카페로 향했다.그녀는 블랙커피 한 잔을 시키고, 서류철을 펼쳐 기자회견 세부 사항을 다시 확인하려 했다.“강 대표님 여자친구 아니세요?”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가로막았다.남설아가 고개를 들자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자가 그녀의 테이블 앞에 서서 놀라움과 열정이 뒤섞인 미소를 띠고 있었다.“죄송하지만, 누구신지?” 남설아는 서류를 덮으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아, 제 소개를 잊었군요. 저는 밀러입니다. 예전에 유럽에서 강연찬과 사업 거래가 좀 있었습니다.” 남자는 거리낌 없이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 “여기서 당신을 만나다니, 정말 운이 좋았네요.”남설아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어젯밤 보았던 사진들과 의심들이 다시금 떠올랐다.“밀러 씨,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와 연찬 오빠의 관계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죠?”밀러는 손을 흔들었다. “업계에서는 그런 소문이 정말 빨리 퍼집니다. 게다가 강가의 태자가 연애를 하는데, 어떻게 주목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태자요?”남설아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오? 그가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나요?”밀러는 놀란 척하며 말했다. “강연찬은 주원그룹의 태자입니다. 단순히 후계자 정도가 아니라, 유럽 비즈니스계에서는 아주 명성이 자자하죠.”남설아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 상대방의 말이 어딘가 의심스럽다고 느꼈지만, 과거에 속임을 당했던 경험 때문에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생각엔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착각할 리 없습니다. 강 태자의 그 얼굴은 제 기억에 선명하죠.”밀러는 서류 가방에서 한 문서를 꺼냈다. “보세요, 이건 저희가 지난번에 협력했던 프로젝트 자료인데 그의 사인이 있습니다.”남설아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그곳에는 분명 강연찬의 사인이 있었다. 익숙한 필체는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강씨 가문은 유럽에서 상당히 막강한 세력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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