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깊었지만, 공격은 점점 더 거세졌다.강연찬은 쉼 없이 몰아치는 침입 시도에 맞서며 충혈된 눈으로 여전히 반격 프로그램을 짜고 있었다.긴 밤을 지나 동이 틀 무렵, 남설아와 강연찬은 지친 기색으로 책상 옆에 기대어 비서가 가져다준 이미 식어버린 샌드위치를 나누고 있었다.“눈 돌아간 도박꾼이 제일 위험한 법이지. 하지만 다행히 결국에 모두가 네 편에 섰어.”강연찬은 점점 밝아지는 창밖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말했다.“예전에 학교 다닐 때, 나 사실 너한테 좋아한다고 말할 뻔한 적 있어. 근데 네가 다른 사람한테 그러더라. ‘기술자 손은 사랑 편지가 아니라, 코드 짤 때 써야죠’라고.”남설아는 샌드위치를 먹으려던 손을 멈추며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강연찬은 이어 말했다.“그 손으로 오늘 밤, 너를 위해 정말 많은 코드를 쳤지.”남설아는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입가를 닦았다. 창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그녀의 지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에 스며들었다.“이번 일, 오빠가 없었으면 상상도 하기 싫어.”그녀는 드물게 솔직한 말을 내뱉었다.“우리가 한 거지. 팀워크잖아.”강연찬이 미소 지었다.남설아는 밤샘으로 충혈된 그의 눈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이젠 내 손이 비워졌어.”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의 손바닥에 살짝 닿았다.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고 두 사람의 손가락이 맞물렸다.그 순간 회의실 밖에서 조용히 문틀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남 대표님, 국내 주식시장 개장했습니다.”남설아는 손을 놓고 강연찬과 함께 스크린을 바라보았다.배건 그룹의 주가는 화살처럼 치솟아 상승률이 이미 15%를 돌파했다.“짐 정리하자. 우리도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해야지.”남설아는 일어서며 전투의 기세를 놓지 않았다.한편, 배서준과 서유라는 별장 거실에서 긴장된 얼굴로 경제 뉴스 채널을 응시하고 있었다.서유라는 초조하게 거실을 오가며 손에 쥔 찻잔은 이미 식어 있었다.“말도 안 돼!”배서준은 리모컨을 내던지며 외쳤다.“어떻게 저렇게 빠르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