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찬이 남설아를 아파트에 데려다준 후, 마침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도련님, 회장님께서 잠시 집으로 들러달라고 하십니다.”익숙한 목소리에 강연찬은 담담히 알겠다고 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강씨 가문의 본가, 서재 안.“할아버지, 부르셨어요?”강연찬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창가에 서 있던 할아버지의 약간 굽은 뒷모습이 보였다.“연찬아, 앉아라.”강영수가 돌아서며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요즘 배건 그룹 일, 잘 처리하고 있더구나.”강연찬은 살짝 놀란 듯했다.“다 알고 계셨군요.”“상황 돌아가는 건 다 알고 있다.”강영수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남설아 그 아가씨,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단이 있더군.”“설아는 원래 뛰어난 사람이에요.”강연찬은 담담히 말했지만, 눈빛에는 자부심이 비쳤다.“뛰어나다?”강영수는 가볍게 웃었다.“처음에 네가 그 아이 때문에 화승 그룹을 포기했을 때는 감정에 휘둘린 줄만 알았어.”“저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이제야 알겠구나.”강영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배건 그룹이 이 짧은 시간 안에 위기를 돌파할 줄은 몰랐어. 그건 그 아이의 능력 덕분이지.”강연찬은 침묵했다. 할아버지의 말에는 단순한 칭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연찬아, 너는 배건 그룹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어?”“잠재력이 큽니다.”강연찬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남설아 대표가 회사를 장악한 이후, 회사 내부에 과감한 개혁이 이뤄졌고 지금은 성장 궤도에 올랐어요.”“그래?”강영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 강씨 가문도 배건 그룹과의 협력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어?”강연찬의 심장이 철렁했다.“할아버지, 그 말씀은...”“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어. 오직 이익만이 존재하지.”강영수의 말투는 여전히 노련한 사업가의 냄새를 풍겼다.“게다가 너와 남설아의 관계도 있으니...”“할아버지, 그런 사적인 관계는 회사 결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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