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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굿바이 쓰레기: Chapter 791 - Chapter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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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배서준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유라야, 지금은 이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야. 배건 그룹은 지금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어. 난 최선을 다해야 해.”서유라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난 너랑 함께하기 위해서 오래 기다렸어. 남설아도 지금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남설아와 강연찬의 일은 나와 상관없어.”배서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지금 내게 중요한 건 오직 배건 그룹의 미래뿐이야.”“그럼 나는?”서유라가 갑자기 격해졌다.“난 중요하지 않아? 서준아, 너 때문에 우울증도 다시 발병했어. 그런데 넌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야?”배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복잡한 눈빛을 띠었다.“유라야, 난 너에 대한 책임을 잊은 적 없어. 하지만 회사를 살리지 못하면 우리 미래도 지킬 수 없어.”서유라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가 문득 화제를 돌렸다.“도현이 요즘 이상해.”“이상해?”배서준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지난번 블루 테크 컴퍼니 건 기억나? 틀림없다더니 결국에는 어떻게 됐어?”서유라는 목소리를 낮췄다. 그녀는 요즘 배서준이 회사를 되찾겠다는 집념 하나에만 매달려 다른 모든 것은 뒷전으로 하는 로봇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난 도현이가 오히려 네 계획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돼... 우리의 미래에도 말이야.”그때 마침 서도현이 거실로 들어왔다.그는 누나의 말을 들은 듯 비웃으며 말했다.“누나, 또 내 험담 중이야?”“도현아!”서유라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난 그냥 걱정돼서...”“뭐가 걱정되는데?”서도현은 배서준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매형, 협력은 상호적입니다. 블루 테크 컴퍼니는 최선을 다했어요. 마틴 쪽 계획도 시간이 되면 결과가 드러날 겁니다.”배서준은 그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말했지. 내 인내심은 그리 크지 않아.”“사업은 전쟁과 같아서 서두르면 오히려 망칩니다.”서도현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우린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잖아요.”“그래?”배서준은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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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남설아가 화면 가까이 다가갔다.“이 정도면 그쪽도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내가 금융감독원 쪽 지인에게 이미 연락해놨어.”강연찬이 말했다.“그쪽 이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어.”“언론 쪽은?”남설아가 물었다.“모두 준비됐어.”강연찬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일 아침, 주요 언론들이 이 내용을 전면 보도할 거야.”남설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연찬 오빠, 고마워.”“모든 일에는 돌파구가 있는 거야.”강연찬의 말투는 침착했다.“상대가 어떤 수를 써도 우린 이겨낼 수 있어.”다음 날, 주요 언론들은 블루 테크 컴퍼니의 불공정한 경쟁 행위를 일제히 보도했다.금융감독원은 신속히 조사에 착수했고 블루 테크 컴퍼니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배건 그룹 회의실.“남 대표님,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이수영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시장 반응 계속 주시해줘요.”“블루 테크 컴퍼니 쪽은 이미 혼란에 빠졌습니다.”이수영이 덧붙였다.“CEO가 긴급회의를 소집했답니다.”그때 강연찬이 회의실로 들어왔다.“금융감독원에서 그쪽 자산 일부를 동결했어.”“배서준 쪽 반응은?”남설아가 물었다.“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강연찬이 답했다.“하지만 서도현은 꽤 초조해 보이더라.”남설아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이런 식으로 배건 그룹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야.”“가끔은 한 발자국 물러서는 게 두 발자국 전진을 위한 것일 수 있지.”강연찬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시각, 배씨 가문 저택.“서준아, 이제 어떻게 해?”서유라가 다급하게 물었다.배서준은 창밖을 보며 한참 생각에 잠긴 뒤 천천히 말했다.“블루 테크 컴퍼니는 더 이상 쓸모없어.”“그럼 우리 계획은...”서유라가 조심스레 물었다.“계획을 수정해야지.”배서준이 돌아서며 말했다.“서도현, 마틴에게 연락해.”서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 바로 하겠습니다.”해 질 무렵,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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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강연찬이 남설아를 아파트에 데려다준 후, 마침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도련님, 회장님께서 잠시 집으로 들러달라고 하십니다.”익숙한 목소리에 강연찬은 담담히 알겠다고 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강씨 가문의 본가, 서재 안.“할아버지, 부르셨어요?”강연찬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창가에 서 있던 할아버지의 약간 굽은 뒷모습이 보였다.“연찬아, 앉아라.”강영수가 돌아서며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요즘 배건 그룹 일, 잘 처리하고 있더구나.”강연찬은 살짝 놀란 듯했다.“다 알고 계셨군요.”“상황 돌아가는 건 다 알고 있다.”강영수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남설아 그 아가씨,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단이 있더군.”“설아는 원래 뛰어난 사람이에요.”강연찬은 담담히 말했지만, 눈빛에는 자부심이 비쳤다.“뛰어나다?”강영수는 가볍게 웃었다.“처음에 네가 그 아이 때문에 화승 그룹을 포기했을 때는 감정에 휘둘린 줄만 알았어.”“저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이제야 알겠구나.”강영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배건 그룹이 이 짧은 시간 안에 위기를 돌파할 줄은 몰랐어. 그건 그 아이의 능력 덕분이지.”강연찬은 침묵했다. 할아버지의 말에는 단순한 칭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연찬아, 너는 배건 그룹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어?”“잠재력이 큽니다.”강연찬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남설아 대표가 회사를 장악한 이후, 회사 내부에 과감한 개혁이 이뤄졌고 지금은 성장 궤도에 올랐어요.”“그래?”강영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 강씨 가문도 배건 그룹과의 협력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하지 않겠어?”강연찬의 심장이 철렁했다.“할아버지, 그 말씀은...”“비즈니스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어. 오직 이익만이 존재하지.”강영수의 말투는 여전히 노련한 사업가의 냄새를 풍겼다.“게다가 너와 남설아의 관계도 있으니...”“할아버지, 그런 사적인 관계는 회사 결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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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그 순간, 남설아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강연찬은 더 이상 자신의 흥분을 숨기지 못하고 그대로 남설아를 안아 올렸다.“할아버지는 워낙 고집이 센 분인데 그분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너밖에 없어, 설아야!”남설아도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강연찬을 꼭 껴안았다.두 사람은 감정이 북받쳐 결국 입을 맞췄다.배서준은 사무실의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휴대폰 화면은 이미 꺼져 있었고 그는 다시 마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연결되지 않았다.“젠장!”그는 화가 난 듯 휴대폰을 소파 위에 내던졌다.서도현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그 광경을 보고는 눈에 띄지 않게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매형,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그는 배서준 옆에 다가가며 말했다.“마틴 씨는 아마 다른 일을 처리하고 있을 겁니다.”“다른 일?”배서준이 차갑게 웃었다.“블루 테크 컴퍼니는 이미 끝장났어. 그런데 그 자식은 해명 한마디도 없어!”서도현은 커피를 건넸다.“잠시의 실패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틴 씨는 원래 신중한 사람이라 지금쯤이면 아마 새로운 계획을 준비 중일 겁니다.”배서준은 커피를 받아 들고도 입을 대지 않았다.“서도현, 솔직히 말해. 마틴이 우릴 버리려는 거 아니야?”“그럴 리가요.”서도현은 부드러운 미소로 안심시키며 말했다.“마틴 씨는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배건 그룹은 아직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기업입니다.”배서준은 서도현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럼 넌? 너는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지?”서도현은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책상 위에 놓인 서유라의 사진을 바라보았다.한편, 마틴은 한 고급 프라이빗 클럽에서 재계 인사들과 비밀리에 회동 중이었다.“블루 테크 컴퍼니 건은 우리가 너무 성급했어요.”마틴은 와인잔을 흔들며 말했다.“하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마틴 씨 말씀은?”한 노년의 인사가 물었다.“배건 그룹은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내부 기반은 약해요.”마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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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강연찬이 막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도련님, 어르신께서 내일 남설아 씨를 모시고 저녁 식사에 참석해 달라고 하셨습니다.”전화기 너머로 집사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연찬은 휴대폰을 쥔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할아버지께서 직접 말씀하신 거예요?”“네, 어르신께서 꼭 남설아 씨를 초대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전화를 끊은 강연찬은 거실 창가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그는 알고 있었다. 이번 저녁 식사는 할아버지가 남설아를 시험하는 자리라는 것을 말이다.다음 날 아침, 강연찬은 곧장 남설아의 사무실을 찾았다.“설아야, 할 말이 있어.”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진지한 그의 표정을 보고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무슨 일이야?”“할아버지가 너를 내일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어.”남설아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저녁 식사?”“응.” 강연찬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너를 만나고 싶어 하셔.”남설아는 잠시 침묵했다.“연찬 오빠, 나...”“걱정하지 마.” 강연찬이 다정하게 위로했다. “내가 옆에 있을 거야.”남설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좋아, 갈게.”강연찬의 눈에 걱정과 함께 미안한 기색이 어렸다.“설아야, 정말 부담되면 안 가도 돼...”“아니야, 꼭 갈 거야.” 남설아가 그의 말을 끊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피하지 않을 거야.”강연찬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고마워, 설아야.”남설아는 그의 가슴에 기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연찬 오빠, 오빠네 가족은...”“너무 걱정하지 마.” 강연찬은 그녀의 머릿결을 어루만지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직접 너를 초대한 건 이미 마음을 열기 시작하셨다는 뜻이야.”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맴돌았다. 강씨 가문 같은 재벌가에서는 며느리에 대한 기준이 엄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연찬 오빠, 나 뭘 준비해야 할까?”“특별히 준비할 건 없어.”강연찬은 웃으며 말했다.“지금 너 그대로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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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지금의 그는 이미 이런 감정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마틴 쪽은 여전히 소식이 없고 청운테크마저 문제가 터졌으니 이제는 어떻게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그 시각, 교외의 한 저택.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적막을 깼다.“강연찬이 여자 친구를 집안 식사 자리에 데려온다고요?”소미란은 집사의 말을 되뇌며 목소리에 미세한 떨림이 묻어났다.“네, 아가씨. 어르신께서 특별히 당부하셨어요. 꼭 남설아 씨를 모셔 오라고요.”소미란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남설아?”“네. 맞아요. 배건 그룹의 남 대표님이요.”소미란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배건 그룹? 거의 망할 뻔했던 그 회사잖아?”그 말에 집사는 잠시 침묵했다.“아가씨, 남 대표님이 최근에 워낙 뛰어난 성과를 내셔서 어르신께서도 크게 만족하고 계십니다.”“만족한다고요?”소미란은 몸을 돌려 거울 앞에 섰고 그녀의 눈에는 어두운 기운이 스쳤다.“강연찬은 그 여자를 위해 화승까지 내려놓고 이젠 가족 모임에도 데려온다고요?”집사는 고개를 떨구면서 말했다.“아가씨, 이건 도련님의 명령입니다.”“무슨 자격으로요?”소미란은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강연찬은 어릴 때부터 나랑 우리 가족 손에서 컸으니 자기가 진짜 뭘 원하는지 모른단 말이에요.”소미란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번호를 눌렀다.“내일 강씨 가문의 가족 모임 시간 정확히 알아봐 줘요.”“아가씨, 혹시...”“나도 갈 거예요.”소미란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으며 굳어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강연찬은 내 사람이야. 아무도 빼앗을 수 없어.”집사는 할 말이 많은 듯하다가 결국 한숨만 내쉬었다.다음 날 아침, 소미란은 강씨 저택을 찾았다.“미란 씨?”집안일하던 가사도우미가 소미란을 보고 놀라 물었다.“어쩐 일이세요?”“연찬 씨 좀 만나러 왔어요.”소미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여자 친구를 데려온다길래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서요.”도우미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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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연회 당일 남설아는 은은한 색감의 치마를 곱게 차려입고 강연찬의 팔짱을 끼고 강씨 저택으로 들어섰고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시선이 쏟아졌다.“저 여자가 연찬의 여자 친구라던데? 생각보다 평범하지 않아?”“듣자 하니 작은 회사 대표라던데. 우리 연찬이랑 어울리긴 하는 건지...”여기저기서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남설아는 태연하게 미소를 머금은 채 자리를 지켰다.그때 또랑또랑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연찬아!”소미란이 재빠르게 다가와 친근하게 강연찬의 반대편 팔을 붙잡았다.“우리 어릴 때 숨바꼭질하던 거 기억나? 넌 항상 그 오래된 회화나무 뒤에 숨어 있곤 했잖아.”강연찬은 자연스럽게 팔을 빼냈다.“미란아, 오랜만이네.”“이분이 남설아 씨죠?”소미란은 곧장 남설아 쪽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길에는 은근한 경멸이 스쳤다.“연찬은 원래 이런 자리에 나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항상 제가 달래서 데리고 왔거든요. 남설아 씨는 어떻게 우리 연찬을 달래세요?”남설아는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요즘은 연찬 오빠가 아주 어른스러워져서 달랠 필요가 없어요.”“그래요?”소미란은 가볍게 웃었다.“연찬은 어릴 때 엄청 장난꾸러기였는데 한 번은 할아버지께서 아끼시던 골동품 꽃병을 깨뜨렸어요. 그때 제가 대신 감춰줬죠. 설아 씨, 연찬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요?”“연찬 오빠는 담백한 요리를 좋아해요. 특히 생선찜을 가장 좋아하죠.”남설아가 차분하게 대답했다.“그럼 제일 싫어하는 건요?”소미란이 한 발 더 다가왔다.“자기 결정을 간섭받는 걸 제일 싫어해요. 지금처럼 말이죠.”남설아가 조용히 소미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했다.소미란은 표정이 굳었고 뭔가 말하려는 순간 강연찬은 남설아의 손을 꼭 잡았다.“설아야, 우리 할아버지께 인사드리자.”“연찬아!”소미란은 놓치지 않으려는 듯 다급하게 불렀다.“우리가 어릴 때부터 쌓아온 정은 벌써 잊은 거야?”강연찬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소미란을 바라보았다.“미란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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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연찬이가 너 때문에 화승을 포기한 게 정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강영수가 갑자기 물었다.남설아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가 또박또박 대답했다.“할아버지, 연찬 오빠의 선택을 저는 존중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행동으로 증명할 거예요. 그 선택이 절대 잘못이 아니었단 걸요.”그러자 강영수의 눈에 미소가 스쳤다.“그래. 아주 좋아. 연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그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한결 부드러운 시선으로 남설아를 바라봤다.“설아 씨, 요즘 시장이 많이 흔들리던데 신에너지 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남설아는 자세를 바로 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다.“신에너지는 앞으로 성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 열기가 너무 과해서 많은 기업이 무작정 사업을 확장하고 정작 기술 연구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아요.”“그래?”강영수의 눈에 흥미가 어린 빛이 돌았다.“그럼 자네 생각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남설아는 침착하게 말했다.“기술력, 산업 생태계 그리고 국제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입니다.”그때 연찬의 둘째 삼촌인 강우현이 대화에 끼어들었다.“말은 쉬운데 실제로는 안 그래. 우리 강씨 집안이 최근에 투자한 태양광 사업만 해도 초기 자본만 2,000억이 넘게 들었어.”남설아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정중하게 답했다.“맞아요. 하지만 투자는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투자금 회수 기간과 위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배건 그룹도 작년에 태양광 프로젝트에 들어갔는데 단계별로 투자하고 단계마다 명확한 성과 지표를 세웠습니다.”그 말에 강우현은 얼굴을 찡그렸다.“단계별 투자라니... 그럼 사업 진행이 더딜 거 아닌가?”남설아는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오히려 반대예요. 단계마다 목표가 분명해지니까 팀원들 동기부여도 확실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손실을 줄일 수 있거든요.”강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럴듯하군. 그럼 자네가 생각하기에 지금 가장 투자할 만한 분야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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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쉽지 않죠.”남설아는 강명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배건 그룹도 작년에는 심각한 적자를 겪었지만 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했고 신기술을 도입해 지금은 흑자로 전환했어요.”강영수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설아 씨, 정말 만만치 않은 사람이구나. 연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어.”남설아는 고개를 숙이며 공손하게 답했다.“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다 제가 해야 할 일이었을 뿐입니다.”한편, 한쪽 구석에서 지켜보던 소미란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생각했던 것과 달리 남설아는 사업 이야기에 막힘이 없었고 그저 연찬만 믿고 기대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뒤섞였다.그때 강영수가 갑자기 물었다.“설아 씨, 만약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회사를 더 크게 키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더 튼튼하게 만드는 게 좋다고 보나?”남설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단연코 튼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겉만 커져서는 오히려 부담만 늘 뿐입니다. 저희 배건 그룹도 지금의 목표는 무작정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핵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요.”강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야. 요즘 젊은 사람 중에 이런 시각을 가진 이는 많지 않지.”남설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운 경험입니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아요.”강우현과 강명수도 서로 눈을 마주쳤다.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연약해 보이던 이 여자가 사실은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을 갖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그때 강영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설아 씨, 앞으로 배건 그룹이 어디까지 성장하는지 기대가 크네.”“격려 말씀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남설아도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그때 강연찬이 남설아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손을 잡았다.오늘의 모든 시험을 남설아는 완벽하게 통과한 셈이었다.한편, 소미란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불안이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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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소미란 씨.”남설아는 소미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감정이라는 건 신분이나 지위로 재는 게 아니에요. 연찬 씨가 저를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이유?”소미란은 비웃으며 말했다.“설마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니까 고른 거 아니에요? 연찬아, 너 언제 이렇게 현실적인 애가 됐어?”강연찬의 표정이 차가워졌다.“미란아, 말조심해. 설아의 능력에 대해선 네가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야.”“난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래.”소미란은 눈가가 촉촉해지며 말했다.“넌 어릴 때부터 집안의 자랑이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출 수 있어?”“낮춘다고?”강연찬은 씁쓸하게 웃었다.“설아랑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내겐 가장 큰 행운이야.”소미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연찬아, 너...”“미란아, 과거는 인제 그만 잊어. 내 미래는 설아니까 너도 좀 어른스럽게 행동해.”강연찬은 덤덤하게 말했고 남설아는 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마음이 차분해졌다.소미란은 두 사람이 나란히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봤고 그녀의 눈빛에는 다시 한 번 집요한 어둠이 비쳤다.‘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연찬은 내 사람이야. 아무도 못 빼앗아.’다음 날, 배건 그룹 본사 회의실.“남 대표님, 마틴 신에너지의 분기 보고서가 나왔습니다.”재무 이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남설아는 파일을 받아 들고 빠르게 내용을 훑었다.그러자 남설아의 손끝에 힘이 꽉 들어갔고 종이 가장자리가 살짝 구겨졌다.“시장 점유율이 15% 하락했고 매출도 작년 대비해 23% 줄었어요.”남설아는 고개를 들고 임원진을 둘러보았다.“마틴 신에너지의 확장 속도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라요.”“신제품 배터리는 우리보다 성능이 30% 뛰어난 데다가 가격은 20%나 더 저렴합니다.”기술 이사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연구팀이 벌써 석 달째 밤낮없이 붙어서 개발하고 있는데도 쉽지 않네요.”“마틴 쪽이 제대로 칼을 갈고 온 거죠.”마케팅팀장이 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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