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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Penulis: 리치 사랑
“다 네가 좋아하는 과일들이야. 어제 미리 의사 선생님한테 네가 뭐 먹어도 되는지 물어봤거든. 영양을 잘 보충해야 하면서 잘 쉬어야 한다고 하시더라. 네가 회복하는 동안 나는 네 옆에서 딱 붙어 있을 거야. 최대한 네가 심심할 틈 없게 해 줄게.”

민초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사과를 하나 깎아 안다혜의 입에 가져갔다. 그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그 모습을 보고 병실 안에 있던 다른 두 남자는 그만 넋이 나갔다. 윤해준은 이모건을 바라보았고 상대 역시 똑같이 얼이 빠진 표정인 걸 확인했다.

그러자 그는 황급히 표정 관리했다. 이렇게 멍청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역시 이번에 데려온 조력자는 선택을 참 잘했다 싶었다.

만약 민초연이 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안다혜는 벌써 퇴원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을 것이다.

상황은 누가 봐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서 윤해준은 민초연이 제때 와 준 게 새삼 다행스러웠다.

두 사람이 한데 모여 있으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고 안다혜가 병실에서 혼자 심심해할 걱정도 전혀 없었다.

지금처럼 안다혜가 환하게 웃고 있는 것만 봐도 민초연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그제야 윤해준도 안도하며 숨을 내쉴 수 있었다.

민초연은 자기 입에도 블루베리 한 알을 집어넣으며 안소현과 허종혁의 근황을 물었다.

안다혜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 둘은 지금 경찰서에 있어.”

“이렇게 빨리 경찰서로 끌려간 거야?”

민초연은 의아해졌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발이 빠른 건지, 누구일까 생각하던 찰나, 소파에 앉아 있는 윤해준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남다른 아우라를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래, 누가 한 짓인지 알겠네.’

하지만 안다혜는 민초연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고 윤해준의 ‘지인’ 이야기를 꺼냈다.

“한마디로 다 해준 오빠 덕분이지.”

안다혜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윤해준을 바라보았고 민초연도 따라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오빠의 정체가 드디어 들킨 건가?’

민초연이 뭔가 물어보려던 때,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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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건은 옆에서 생기 넘치고 발랄한 민초연을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이 이는 것을 느꼈다.이렇게 밝고 활기찬 민초연이 막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안다혜보다도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그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이모건은 얼떨떨해졌다.‘설마 나도 그렇게 마음이 쉽게 움직이는 사람이었나?’그는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아 갑작스레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이 감정이 이모건에게 낯설게 다가와 심지어 그는 점점 깊은 자기 회의 속으로 빠져들었다.그는 소파에 앉아 허벅지 위에 올려둔 양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구석에서 이를 꽉 물고 속으로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윤해준은 이모건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힐끗 한번 쳐다보았지만, 그뿐이었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이 남자는 원래부터 하는 짓이 하나같이 괴상했으니 이제 와서 새삼스러운 것도 없었다.아니, 애초에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유부녀에게 마음이 갈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 감정 자체가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윤해준은 그 점이 늘 의아했고 지금 이모건이 혼자 끙끙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못마땅해졌다.대체 뭐가 그리 복잡하다고 남자가 맨날 저렇게 고민에 빠져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될 일들이 이 남자만 거치면 온갖 사연이 붙어 복잡해지는 느낌이었다.그 생각에 윤해준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섞인 한숨이 나왔다.한편 이쪽에서는 안다혜와 민초연이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결국 김미진에게 전화를 걸어 보기로 했다.그 말을 듣고 윤해준도 비로소 떠오르는 일이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안다혜가 깨어나기 직전까지도 자신은 김미진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그런데 그 통화가 갑자기 끊겨 버렸고 거기에 더해 안소현과 허종혁까지 둘 다 감옥에 들어간 상황이니 지금쯤 김미진은 집에서 속을 태우고 있을 것이다.그 사실을 떠올린 윤해준은 괜히 코를 만지작거리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왠지 조금은 미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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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초연은 안다혜를 진짜 단짝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절친이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건 자신에게도 뿌듯한 일이라고 여겼다.민초연은 그게 자신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고 그래서 다들 민초연은 진짜 속이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안다혜랑 싸우고 절교했을 거라고 말이다.하지만 민초연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안다혜랑 더 즐겁게 지내고 싶었다. 어디를 가든 안다혜를 데리고 가서는 고개를 쳐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봐, 이 사람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얘는 시험 보면 맨날 일등 하는 애라고!”민초연이 이렇게 긍정적인 걸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바보 같다고도 했다. 아무래도 너무나 뛰어난 안다혜 옆에 있으니 상대적으로 더 멍청해 보인다는 거였다.사람들은 민초연을 맨날 웃기만 하고 정작 하는 일은 하나도 없는 애 같다고 말했다. 특히 둘을 비교하면서 민초연은 쓸모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까지 나왔다.하지만 민초연은 그런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안다혜 때문에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어찌 됐든 안다혜는 자신의 소중한 친구였다. 그 사람들은 안다혜가 어떤 사람인지, 좋고 나쁨을 평가할 자격이 없었다.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든 민초연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 그런 말들이 그녀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도 못했다.어차피 인생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거지, 남들 보라고 사는 게 아니다. 게다가 이런 수다를 떨고 뒷담을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정말 우습기만 했다.만약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떠드는 몇 마디 말에 휘둘려서 다 믿어버린다면 그건 자기 삶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건 그냥 웃긴 소리일 뿐이고 인생은 결국 자기 자신의 것이니 굳이 남들 눈치 보면서 살 필요가 없었다. 자신의 인생에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하는 말을 너무 신경 쓰다 보면 결국 손해 보는 건 언젠가 자기 자신이다.이런 점에서 민초연은 정말 통찰력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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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앉아만 있겠다는 게 말이 돼?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차림새를 보면 당장 나갈 사람 같은데 다른 의도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이렇게라도 병실에 얌전히 앉아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민초연은 자신이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도착했다고 느꼈다.역시 속마음은 제일 친한 친구가 제일 잘 아는 법이다.민초연은 단번에 안다혜의 생각을 눈치챘고 계속 다그쳐 묻자 안다혜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나 아직 퇴원할 생각한 거 아니야.”그러고 나서 본인도 민망해서 윤해준 쪽은 쳐다보지 못했다.앞서 자신은 윤해준한테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다고, 꼭 빨리 돌아가겠다고 큰소리했었는데 지금 민초연이 한마디 하니까 바로 태세 전환을 해 버린 셈이었다.그래서 안다혜는 윤해준의 눈을 마주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고 그가 자신을 비웃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하지만 윤해준은 안다혜를 비웃을 리가 없었다. 속으론 안다혜가 안쓰럽고 사랑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니 고집을 부리고 변덕을 부려도 당연하게 생각되었다.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가끔은 자존심 때문에 솔직해지지 못할 때가 있는 법이고 이럴 때 자기가 해야 할 일은 그저 품어 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었다.충분한 인내심, 그게 바로 좋은 연인의 기본 자격이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윤해준은 민초연이라면 안다혜를 좀 말려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부러 민초연을 불러온 것이었다.생각보다 민초연이 너무나 기가 막히게 이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서 의외였다.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민초연은 벌써 안다혜의 옷차림이 수상하다는 걸 눈치챘다.이 정도면 나중에 이모부와 이모한테 슬쩍 이야기해서 용돈 좀 올려 달라고 부탁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눈치가 빨라졌으니 앞으로는 자기편으로 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안다혜의 대답을 들은 민초연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팔짱을 낀 채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래,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나도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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