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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Author: 리치 사랑
다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 일에 안소현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아내는 거였다.

그게 없으면 지금까지 알아낸 건 전부 헛수고가 되고 법적으로 죄를 물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다 알고 그게 안소현 짓이라는 것도 뻔히 아는데 딱 하나, 증거만 없는 셈이었다.

이모건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마, 다혜야. 이 일은 우리가 모두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 나쁜 놈들도 딱 둘뿐이잖아. 큰 방향은 이미 잡혔으니까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시간에게 맡기면 돼.”

안다혜도 이모건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고 알겠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걱정하지 마, 그건 나도 다 알고 있어.”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살짝 웃었다. 그뿐이었고 그 이상 특별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니었다. 누가 봐도 아주 자연스럽고 평범한 장면이었다.

윤해준은 속으로는 썩 유쾌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딱히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이런 건 모두 안다혜의 정상적인 인간관계의 영역이었고 이런 것까지 간섭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었다. 그러면 정말 인간쓰레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한편, 민초연도 병실 안 분위기가 영 묘하게 어색해졌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더 있다가는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하여 그녀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민초연은 단정하게 차려입은 안다혜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약간 놀라운 듯 물었다.

“다혜야, 병실에 있으면서 왜 이렇게 마침 나가려고 하는 사람처럼 입고 있어?”

속으로는 꽤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병실에 있으면 다들 환자복을 입고 있지 않나? 최소한 좀 헐렁하고 편한 옷을 입는 게 보통인데.’

안다혜의 지금 차림은 당장이라도 문 열고 나갈 준비가 된 사람처럼 보였다.

곧이어 민초연이 살짝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다혜, 지금 뭐 하는 거야? 설마 이제 막 깨어났는데 나가겠다는 건 아니지?”

민초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안다혜도 내심 조금 놀랐다. 민초연이 이렇게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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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8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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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에 김미진은 억눌러왔던 감정이 모두 터져 나왔다.“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그럼 제가 지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김미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제 몸이 아무리 안 좋아도 침대에 누워 있는 제 딸보다는 낫잖아요. 지금 저 아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제가 여기서 그냥 손 놓고 가만히 앉아만 있으라고요? 저는 절대 그럴 수 없어요!”감정이 격해진 김미진을 바라보며 이 집사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렇게까지 무너진 김미진의 모습을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그가 기억하는 김미진은 무슨 일을 처리하든 언제나 침착하고 논리정연했다. 회사 일도 빈틈없이 관리하면서 어떤 일이 닥쳐도 제일 먼저 해결책부터 떠올리는 사람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이성을 이른 채 고함만 치고 있었다.이 집사의 기억이 맞는다면, 예전의 김미진은 무슨 일이 닥쳤을 때 남한테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사람은 결국 겁쟁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실력이 없으니까 남에게 자신의 감정만 토로하게 되고 결국 모든 일을 다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라고 했었다.그런데 김미진은 지금 언제부터인가 본인이 말하던 그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었다.이 집사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아 당황스러웠다.“사모님, 많이 조급하신 건 알지만 그래도 조금만 진정하셔야 합니다. 지금 같은 때일수록 저희에게는 차분해질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이 집사의 얼굴에도 어느새 초조함이 비치기 시작했다.그 말을 듣고 김미진은 몇 번이고 크게 숨을 들이켰다. 가슴 한가운데에 커다란 돌덩이가 올려져 있는 것처럼 답답했고 귀에서는 이명이 울리면서 머릿속까지 지직거리는 소리로 꽉 찬 것 같았다.김미진은 자신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고 당장 그대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비틀거렸다.그 모습을 본 이 집사는 깜짝 놀라 서둘러 약상자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평소 김미진이 먹던 약을 찾아 꺼내고 급히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건넸다.김미진이 약을 먹고 호흡이 조금 가라앉자 그제야 이 집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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