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911 - Chapter 920

921 Chapters

제911화

전에 안소현과 병원에 있을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의 주태빈은 안소현이 어쩐지 신경이 너무 예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일을 만나든 감정에 거의 큰 기복이 없는 것 같았다.심지어 상대를 말발에 휘말리게 만들기까지 했다.하지만 지금, 주태빈은 문득 예전에 한성한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역시 여자의 말은 다 믿지 말아야 했다.특히 안소현 같은 사람은 더욱 그렇다.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는 비로소 완전히 눈을 뜨게 되었다예쁜 여자일수록 속이 깊고 더 계산적이라는 이 점에 대해서 지금의 주태빈은 그야말로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그러니까 안소현도 이 점을 알아채고 어떻게 경찰들과 지내야 할지 몰랐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이 대책을 마련할 때 만약 실습 경찰한테 들키게 되면 그녀의 계획이 완전히 탄로될까 봐 걱정했다.그렇게 생각하자 안소현은 마음이 조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실습 경찰을 보며 그녀도 정말 결정 내리기 어려웠다.경찰서에 도착한 후, 주태빈은 온몸의 긴장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 예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태도로 여유롭게 안소현을 향해 말하는 그의 목소리조차 기쁨이 묻어났다.“됐어요, 내리세요. 도착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안소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그제야 그녀는 시간이 정말 빨리 흘렀음을 깨달았다.“그래요. 알겠습니다.”그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불필요한 저항을 하지 않았다.안소현도 사람이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녀도 사실은 주요하게 허종혁이 현재 무슨 상황인지를 보려고 온 것이었다.나중에도 그의 상황을 알아야만 비로소 이후의 길을 도대체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그녀는 결정할 수 있었다.물론 이런 일들을 안소현은 마음속에 깊이 묻어두고 있었다.그녀는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고 오직 자신을 위해 출로를 모색하는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안씨 가문 같은 곳에서 태어나서 만약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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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이 정도의 자극에 설마 미쳤다고?’안소현은 주태빈을 따라 함께 심문실로 들어갔다. 한성한은 안소현을 보자마자 순간 표정이 확 일그러지며 주태빈을 향해 물었다.“어때?”단 한마디에 주태빈은 한성한이 안소현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캐냈는지 묻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그는 요즘 일어난 일들을 떠올렸다. 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역시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결국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그 모습을 보던 한성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태빈은 그의 안색을 살피다가 끝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한 채 물었다. “한성한 팀장님, 그럼 우리 지금은 뭘 해야 합니까?”안소현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한성한이 지금 팀장이 됐어? 어떻게 승진이 이렇게 빠르지? 이 과정에 윤해준의 손길이 닿았을까? 그런데 기생오라비 같은 그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큰 능력이 있을 수 있지?’안소현은 손가락을 꽉 움켜쥐며 가슴도 미친 듯이 콩콩 뛰었다.왠지 모르겠지만 안소현은 갑자기 윤해준의 신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그 사람 신분이 정말 그렇게 간단하기만 할까?’한성한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안소현을 흘끔 바라보다가 국장이 그에게 보여준 핸드폰 내용이 생각났다.그리하여 그는 캡처 화면을 꺼내며 안소현에게 물었다. “여기 있는 메시지를 안소현 씨가 허종혁에게 보낸 거 맞아요?”그 말에 안소현이 한성한의 손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곧이어 그의 손에 들린 메시지 캡처 화면을 볼 수 있었다.마침, 그날 허종혁이 안다혜에게 주사를 놓으러 갔을 때, 그녀가 보낸 재촉 메시지였다.당시 윤해준이 그녀의 핸드폰으로 김미진과 통화 중이었기에, 안소현은 다른 번호로 허종혁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다.하지만, 이 번호는 허종혁이 비고란에 그녀에 대해 메모를 해 두지 않은 듯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소현의 동공은 살짝 오그라들었고 마음속 깊은 곳에 한기가 스쳤다.“저․․․ 저는 몰라요.”안소현은 더욱 긴장되었다.이 사람들이 어떻게 그녀와 허종혁의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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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이 순간 안소현은 허종혁과의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그건 모두에게 안소현 그녀도 떳떳하고 그들이 조사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는 일도 추궁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한성한은 눈썹을 치켜올렸으나 마음속으로는 사실 안소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지경이었다.이 시점에 와서도 상대방이 여전히 위기에 맞서 침착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 용기가 정말로 훌륭했다.심지어 주태빈조차 마음속으로 은근히 감탄하고 있었다.그도 감히 한성한 앞에서 이렇게 말할 엄두를 못 내는데 안소현의 배짱이 그보다 훨씬 컸다.심지어 한성한과 몇 라운드 대결도 벌일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장면은 주태빈을 약간 멍하게 만들었다.오늘의 이 모든 것은 정말로 그가 안소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깨뜨렸다.누가 여자가 남자보다 못하다고 했나, 뜻밖에 안소현은 정말로 남자 못지않게 뛰어난 여장부였다.그 배짱을 그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최소한 진정으로 위급한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한성한은 말하는 대신 허종혁을 향해 오라고 손짓했다.하지만 상대방은 머리가 지저분하고 흐트러져 마치 잡초 같았고, 얼굴도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안 그래도 만국은 날씨가 더운데, 지금까지도 감금될 때의 그 옷을 입고 있었기에 몸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냄새가 났다.그 모습을 보던 안소현은 참지 못하고 코를 찡그렸다.가능하다면 그녀는 사실 허종혁과 따로 엮이고 싶지 않았다.전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더군다나 지금 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왔는데 더 얽히고설킨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허종혁은 한성한이 자기에게 손짓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의 시선은 마치 초점을 잃은 듯 멀리 아득히 흐려져 있었다.그 모습에 한성한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안소현을 향해 말했다. “안소현 씨가 허종혁 씨와 몇 마디 나누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그는 당신의 약혼자잖아요. 상황이 이렇게 된 지금, 당신도 분명 마음이 아프겠죠.”한성한의 이 말에 안소현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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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정말 대단했다.안소현은 대화를 본론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 메시지들에 대해 제가 기대할 건 전혀 없어요. 지금 종혁 씨가 이렇게 된 것도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에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금으로서는 그게 진짜라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잖아요. 혹은 그게 제가 보낸 거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어요?”안소현은 떳떳하게 반문했다.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어쨌든 허종혁의 핸드폰에 있는 그 번호는 사실 비고란에 그녀에 대해 메모가 적혀있지 않았기에 바로 그 점을 노리고 모험을 감수하며 끝까지 부인하기로 선택한 것이었다.“어떻게 방법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한성한이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는 이미 기술을 이용해 그 메시지들을 보낸 사람 뒤에 숨겨진 은행 계좌를 추적했는데 모두 같은 사람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그는 본능적으로 안소현에게 다가가 그녀의 귀에 대고 음흉하게 속삭였다.“그럼, 안소현 씨는 이게 누구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한성한이 그렇게 말할수록 안소현의 마음은 점점 더 조여들었다.“저․․․ 제가 그런 걸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그녀는 그래도 억지웃음을 지었다.그들에게도 이 증거 하나뿐이니 괜찮았다. 그녀가 버틸 수만 있다면 그건 가짜 증거이기에 그녀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국내에 돌아가기만 하면, 어머니를 찾아 도와달라 할 수 있었다.어머니는 결코 그녀가 미국에 갇히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한성한은 결국 허종혁을 데려왔다.허종혁이 그들에게 오는 순간, 안소현과 주태빈은 모두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안소현은 즉시 코를 찡그렸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허종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허종혁의 새카맣게 더러운 얼굴이 보였다.평소의 멋지고 소탈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략적인 윤곽만 알아볼 수 있었다.하지만 단지 한 번 봤을 뿐인데 허종혁은 그녀를 여전히 알아보고 단번에 반응했다.그는 바로 손을 뻗어 안소현의 목을 조르며 입으로는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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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안소현은 어쩔 수 없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럼, 당신들은 뭘 하려는 거죠?”한성한은 몸을 곧게 펴더니 예전의 엄숙한 표정으로 돌아오며 방금 전의 장난스러운 모습은 사라졌다.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엄숙했다.“내가 무엇을 하려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어떻게 속죄할 것이냐는 겁니다. 당신들은 화국인을 우리 만국이 감시할 가능성은 없기에 당신들을 또 돌려보내야 합니다.”“그 외 핸드폰 속에 이미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그 계좌의 입출금 내역은 당신과 무관하지 않으니 도망칠 생각 하지 마십시오.”“무슨 근거로요?”안소현은 참지 못하고 질문을 터뜨렸다. “당신들 국장님은요? 나는 당신들 국장님을 만나겠습니다.”어떻게 이렇게 쉽게 그녀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그녀는 그 계좌는 입출금 내역이 없는 걸로 기억하고 아는데 혹시, 그들이 잘못한 건 아닐까? 목적이 바로 그녀로 하여금 자진해서 이 일을 인정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국장님은 당신이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는 분입니까?”곁에 있던 주태빈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끼어들었다.그는 안소현이 진짜 너무 엉뚱하다고 생각했다.이전에는 상대방이 꽤 배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모두 억지로 버티는 것에 불과한 것 같았다.안소현은 오히려 주태빈을 노려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말했잖아요. 국장님을 만나겠다고요.”한성한은 안소현의 모습을 보다가 다시 주태빈이 정말 이 여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을 보며 속으로 욕을 삼켰다.‘정말 쓸모없는 녀석이야. 한심하기 짝이 없군, 이만한 일도 버티지 못하냐?’한성한은 바로 주태빈을 자기 뒤에 서게 하고 안소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소현 씨, 당신이 말한 이것들은 전혀 규칙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장님도 하루 종일 다망한데 어떻게 당신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바로 만날 수 있겠습니까?”안소현은 까다로운 한성한을 바라보며 머리가 살짝 아팠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국장님을 만나려면, 한성한이 유일한 돌파구였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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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만국에서는 남의 손아귀에 잡혀 있었고 무엇보다 마음을 터놓을 만한 지인도 없었다.한성한은 안소현이 말을 멈추자 분명 타협한 거라고 생각했다.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건 상대의 선택이었다.뭐가 됐든 이 일에 대해 알아냈으니 맡은 바 임무도 끝낸 셈이었다.‘시간만 계속 끌면 다른 일은 못 하잖아. 그건 시간 낭비지.’주태빈도 이젠 안소현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속으로 한숨 돌렸다.최근 들어 깨달은 건 이 여자 앞에선 아무리 똑똑한 자기 머리도 소용이 없다는 점이었다.본래 의도한 건 아니었다.처음엔 안소현을 그저 동경했고 불쌍하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마치 이 여자의 함정에 걸린 듯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괜히 여기서 일을 망칠 바엔 보내는 게 나을 것 같았다.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구석에 있던 허종혁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어두운 그림자를.그는 천천히 주먹을 꽉 쥐고 안소현을 노려보는 눈빛에 증오가 흘러넘쳤다.저 여자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안소현과 허종혁 두 사람은 화국 교도소로 송환되어 현지 법에 따라 죗값을 받게 되었다....한편 안다혜와 윤해준의 삶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두 사람은 별장에서 함께 살게 되었고 따로 방을 쓰던 시절은 지나갔다.게다가 한유라가 없어진 지금 안다혜는 방 안의 공기마저 상쾌해진 것 같았다.안다혜는 여전히 자신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김미진에게 알리지 않았다.윤해준이 다가와 안다혜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어투로 물었다.“장모님께 돌아왔다고 왜 말씀드리지 않았어?”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만국에 있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이 제법 잘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가.안다혜는 윤해준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손에 든 자료를 넘겼다.“지난 한 달 동안 내가 태안 그룹에 없는 사이 회사가 너무 많이 달라졌어요. 서둘러 파악해야겠어요.”그 말에 윤해준은 안다혜가 대답하기 싫어하는 걸 알고는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다.어차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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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더 말하면 안다혜의 발목을 잡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알겠어.”윤해준이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나에게 말해야 해. 나는 항상 네 편이야.”안다혜는 윤해준의 마음을 잘 알았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차렸다.마음에 따스한 온기가 감돌며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더욱 선명해졌다.“네, 걱정하지 말아요.”이런 좋은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다혜는 이미 만족스러웠다.더 바랄 것도 없었다. 단지 두 사람이 오래오래 함께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그 외에는 정말로 바랄 게 없었다.다만 앞으로의 나날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었다.그 생각을 하던 안다혜가 갑자기 윤해준을 바라보며 말했다.“해준 오빠, 내가 바라는 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나한테 숨기지 않는 거예요.”그 말을 듣고 윤해준은 순간 당황했다.안다혜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앞서 나눈 대화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다혜야,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윤해준은 손을 단단하게 잡은 채 안다혜가 자신의 감정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애썼다.정작 마음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걸 그 본인만이 알 것이다.안다혜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건 분명 뭔가를 알아차렸다는 의미가 아니겠나.갑작스럽게 이런 얘기를 꺼내니 그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안다혜는 예쁜 눈을 가늘게 뜨고 윤해준의 긴장한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었다.“해준 오빠, 그냥 하는 말이에요.”안다혜는 웃으며 말했다.“왜 그렇게 긴장해요?”윤해준도 입꼬리를 올리며 속으로 살며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긴장한 게 아니라 그냥 갑자기 이상해서 그래.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말할 거야.”윤해준은 여전히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안다혜의 기대에 찬 시선을 바라보며 아직 때가 이르다고 생각했다.감히 무모하게 덤빌 수도, 확신할 수도 없었다.‘사실대로 말하면 다혜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불확실한 일인 만큼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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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안다혜는 몸에 느껴지는 힘에 윤해준이 또다시 그녀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줄 알았다.그래서 가볍게 윤해준의 손을 토닥이며 위로했다.윤해준은 속으로 살짝 웃음이 났다. 안다혜의 행동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았다.하지만 정작 자기가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지는 윤해준 본인밖에 몰랐다.‘언젠가 들키게 된다면 어떻게 다혜에게 설명해야 할까...’차라리 나중에 적절한 기회를 찾아 직접 털어놓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며 윤해준은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앞에 있는 안다혜는 윤해준의 온기를 느끼며 오히려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안정을 느끼고 누군가는 불안해하며 또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한편.서진우는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다 심서아를 만나러 왔지만 그녀는 작업실에 없었다.마음속엔 의문이 스쳤다.‘요즘 왜 이렇게 날 피하는 거지?’맞다. 피하는 것이었다.이 점은 서진우도 이미 눈치챘다.어디로 찾아가든 상대는 항상 각기 다른 핑계를 대며 그를 피했다.배가 아프다거나, 입맛이 없다거나, 생리가 왔다는 등 말이다.서진우는 심서아가 생리한다는 말에 돌봐주겠다고 했지만 상대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때 서진우는 그녀의 말투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왠지 모르게 숨소리가 가쁘게 들렸다.번마다 의문을 제기했지만 심서아는 난방을 너무 세게 틀어 더워서 그렇다거나, 요가해서 너무 힘들다면서 그럴듯하게 둘러댔다.서진우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태안 그룹을 상대하라고 시킨 건 심서아인데 이제 막 성과가 보이기 시작할 때 같이 기쁨을 나눌 상대가 사라졌다.그 생각을 하니 서진우의 마음속엔 우울함이 밀려왔다.그는 곧장 심서아의 집으로 향했다. 그녀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집 앞에 도착한 서진우는 비밀번호를 입력해 들어가려 했지만 도어락에서 몇 번이나 틀렸다는 경고음이 흘러나왔다.서진우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들리는 경고음에 자리에 선 채 발을 떼지 못했고 충격에 빠져 말도 나오지 않았다.“이게 무슨 뜻이지?”서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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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상대는 한참 동안 기다린 끝에야 전화받았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야?”심서아의 목소리에는 뚜렷한 피로감이 묻어났다.그 순간 서진우는 바로 알아챘지만 태연하게 물었다. “서아야, 지금 어디야?”“또 작업실로 찾아온 거야?”심서아의 말투에는 명백한 짜증이 묻어났고 마치 서진우의 전화를 매우 불쾌하게 여기는 듯했다.정신을 차린 덕분에 서진우는 그 감정을 분명하게 알아챘다.“왜, 난 널 보러 오면 안 돼?”웃음기를 머금은 채 뱉는 말은 평소와 다를 바 없어 그 속에 담긴 다른 뜻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게다가 심서아는 막 거사를 치르고 난 뒤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옆에 있던 한문수는 심서아의 다급한 어투를 듣고 진정하라는 듯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조급해할수록 빈틈을 드러내고 상대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기 쉬웠다.일이 생기면 반드시 침착해야 한다.이것이 한문수가 수많은 일을 겪으며 배운 교훈이었다.심서아는 한문수의 뜻을 알아차리고 차분해졌다.하지만 서진우는 이미 알아차리고 아무 말 없이 심서아의 대답을 기다렸다.심서아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진우야, 그런 뜻이 아니야. 네가 와줘서 정말 기뻐.”“지금 작업실에 있는 거야?”서진우는 알아서 심서아를 위해 이유를 찾아주려는 듯 말을 꺼냈다.한문수는 옆에서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가늘고 긴 눈매에 의아한 기색이 스쳤다.‘서진우가 심서아가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은데?’게다가 덧붙여 몰아붙이는 게 어딘가 수상했다.한문수가 심서아에게 힌트를 주려던 찰나 그녀가 벌써 입을 열었다.“작업실 아니야. 나 찾아오지 마.”서진우는 무심한 듯 말했다.“아, 그럼 어디 갔는데?”심서아는 눈썹을 찌푸렸다.“내가 어디 가든 네가 왜 간섭해? 그건 내 자유 아니야?”서진우는 가볍게 웃었다.“당연히 알지. 서아야, 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너도 알다시피 한동안 널 못 봐서 정말 그리웠거든.”서진우의 말을 듣고 심서아는 조금 머쓱했다.어색하게 한문수를 돌아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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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심서아는 다소 의아해했다. ‘서진우가 왜 이런 이상한 질문을 하는 거지?’앞뒤가 안 맞는 말만 늘어놓으니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다.하지만 한문수는 여전히 심서아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서진우라는 남자가 두렵지는 않아도 심서아와 보통 사이가 아닌 데다 지금 자신이 심서아와 뒹굴고 있으니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외부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해결하면 그만이긴 해도 시간을 낭비하는 게 문제였다.바로 그런 이유로 한문수는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랐고 그래서 계속 심서아의 손을 잡은 채 함부로 말하지 못하게 했다.한문수가 좋아하는 말을 잘 듣는 여자이지 시간 낭비하게 만드는 여자가 아니었다.수상쩍었던 서진우의 말투가 이번에는 다소 답답하게 들렸다.“그런데 집 비밀번호는 왜 바꿨어?”심서아의 예쁜 눈동자가 살짝 동그랗게 커졌다. 옆에 있는 한문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당황함이 잔뜩 묻어났다.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소리 없이 물었다.지금의 한문수는 마치 지푸라기와 같았다.살기 위해서 잡을 수 있는 건 뭐든지 꼭 붙잡아야 했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한문수의 머릿속에서도 재빨리 해결책이 떠올랐다. 망설임 없이 바로 문자를 입력해 심서아에게 알려주었다.심서아의 마음도 순식간에 안정을 되찾았다.그녀는 휴대폰 화면에 적힌 글자를 따라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우리 집 도어락? 누가 마음대로 오라고 했어?”서진우는 순간 당황했다.‘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게다가 애초에 심서아 네가 잘못한 거잖아.’“왜 그래? 이 별장은 애초에 내가 너에게 준 거잖아. 난 와서 살펴볼 권리도 없는 거야?”서진우는 기가 막혀 말투에도 전처럼 장난기가 묻어있지 않았다.한문수는 심서아에게 우선 서진우를 진정시킨 다음 절대 당황하지 말라고 손짓했다.당당한 태도를 보이면 잘못한 건 오히려 상대가 되니까.기선 제압이 중요했다.심서아의 어투에 억울함이 묻어났다.“그런 뜻이 아니라 처음에 나 살 곳 마련해주려고 여길 준 거잖아. 하지만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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