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는 고개를 돌렸다. 텅 비어 있던 눈동자에, 순간 불이 켜진 듯한 빛이 번졌다.“차경후, 차라리 나를 죽여.”그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물 한 모금조차 입에 대지 못했다.그리고 갈라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는 거칠고 메마르기만 했다.감정이 폭발한 제나와 달리, 경후는 놀라울 만큼 침착했다.그는 제나를 한 번 흘깃 보고는, 핸드폰을 들어 짧게 말했다.“저녁 가져와.”이제 임신애는 없었다.그 자리를 대신한 건 낯선 젊은 여자였다.그녀는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움직임이 날렵했고 걸음걸이도 보통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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