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맛있지만, 예진은 늘 그런 걸 먹지 못하게 했다.이안이 그런 엄마를 좋아할 리 없었다.하지만 곧 이안은 전에 아린에게 했던 약속을 떠올렸다.“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기. 특히 아빠한테는 절대 안 돼. 안 그러면, 고모가 다시는 맛있는 걸 사주지 않을 거야.”이안은 눈을 굴리면서 대답을 바꿨다.“그냥... 고모가 좋아.”아들이 아직 어리다고 여긴 윤제는 이 말 속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그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자, 이제 자자.”한참 뒤, 윤제는 이안이 잠든 줄 알고, 살금살금 문을 열고 나갔다.아버지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이안이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이어서 불을 켜고, 책가방을 열어 안에 숨겨둔 초콜릿을 꺼냈다.아린이 몰래 사준 것이었고, 다 먹으면 또 사주겠다고 했다.이안은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문 이안은, 고개를 흔들면서 혀를 찼다.“고모가 맛있는 거 사주니까 당연히 좋지.”윤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다른 방으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꽉 찬 재떨이를 비운 뒤에야 안방으로 돌아가서 침대에 몸을 눕혔다.다음 날 아침.예진이 정성스레 끓인 갈비탕이 막 완성됐을 때, 민혁이 정확한 타이밍에 초인종을 눌렀다.문을 열자, 아무렇지 않은 듯이 슬리퍼를 신고 들어왔다.그리고 스스로 그릇을 꺼낸 뒤 갈비탕을 한 국자 떠서 맛을 봤다.“진짜 개코 아니에요? 방금 완성했는데 냄새 맡고 바로 온 거예요?”민혁은 태연하게 받아쳤다.“아버님 드리기 전에 독이 있나 맛을 보는 거죠. 변호사의 의무 아닙니까?”간단하게 아침을 함께한 뒤, 예진은 보온 도시락에 갈비탕을 담아 들고 집을 나섰다.“오늘도 쉬는 날이에요?”예진의 기억으로는 어제가 일요일이니, 오늘은 분명 월요일일 것이다.민혁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예진 씨가 제 비서예요? 아니면 제가 예진 씨 비서예요? 이런 질문은 보스가 하는 거 아닙니까?”예진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제 말은, 민혁 씨가 출근해야 하면, 저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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