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핸드폰 파손하신 건 배상을 하셔야지요.”윤제가 고개를 들었다.그 눈빛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그 순간, 두 명의 직원이 더 다가왔다.“저희 가게엔 CCTV가 있습니다. 협조를 안 하시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지요.”한 직원이 천장을 가리켰다.윤제는 분노로 얼굴이 붉게 상기됐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계산을 끝냈다.‘이걸 안 물어주면... 서은주 성격에 진짜로 법원까지 끌고 가겠지.’마음속에선 끓어오르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는 손목에서 시계를 풀어 직원에게 던졌다.“이거면 핸드폰 열 대는 살 거야.”서로 눈치를 보던 직원들은 그제야 비켜섰다.윤제는 거친 숨을 내쉬며 가게를 빠져나왔다.차에 올라타고서도, 목적지 없이 핸들을 잡았다가 곧 전화를 걸었다.“건우야, 너희 집안 힘 좀 빌리자. 좀 알아볼 게 있어.”건우는 목소리만 들어도 윤제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이거, 뭔가 큰 게 터진 모양이네.’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던 건우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뭔데? 내가 도와줄 일이?]윤제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낮고 무겁게 내뱉었다.“이안 엄마, 지금 사는 주소 좀 알아봐 줘.”예진의 이름이 나오자 건우의 눈이 번쩍였다.[아니, 며칠 전엔 집에 들어갔다면서? 뭐야, 또 싸운 거야?]윤제는 차갑게 쏘아붙였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할 수 있어, 없어?”건우는 입가에 웃음을 띠며, 일부러 느릿하게 말했다.[그거야 당연히 가능하지. 근데 말이야, 나도 네 절친으로 궁금해서 그런데... 무슨 일인데?]윤제가 전화를 끊으려는 듯 손가락을 움직였다.“쓸데없는 말이 많아.”건우는 서둘러 달랬다.[야야야, 끊지 마. 바로 알아봐 줄게. 좀만 기다려.]몇 분 후, 건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주소가 적힌 짧은 문자였다.[지금 예진 씨가 사는 곳. 오, 괜찮네. 너랑 싸우고 나서도 꽤 좋은 데서 사는구만?]그 주소를 본 순간, 핸드폰을 쥔 윤제의 손가락마저 흠칫 떨렸다.‘예진이가... 이런 고급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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