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과장된 액션으로 벌떡 일어선 도순희는, 휘청거리면서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과도 쪽으로 다가갔다.“나 그냥 죽어버릴 거야! 윤제 아버지, 거기서 보고 있지? 당신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서 데려온 그 며느리가, 지금은 당신 아들을 홀려서 지 엄마도 내팽개치게 만들었어! 내가 더 이상 살아 뭐하겠어! 지금 당장 당신 따라갈래!”명백하게 윤제를 향한 연출이었다.윤제의 얼굴엔 더 이상 더없이 어두워져 있었다.아린이 황급히 앞으로 나서면서 도순희를 막아섰다.“이모, 제발 왜 이러세요! 무슨 말씀이든 천천히 하시고요, 몸 다치면 어떡해요!”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윤제를 바라봤다.“오빠, 가만히 있지 말고 이모 좀 말려봐...”하지만 윤제는 여전히 입도 떼지 않았다. 어두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은 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그 모습에 도순희는 더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아린아, 넌 비켜! 봐라, 저게 내가 평생 고생하며 키운 아들놈이야! 여자한테 미쳐서 엄마가 이 꼴을 당해도 그냥 가만히 있잖아! 진짜 이럴 거면 죽는 게 나아!”말을 마치자마자, 도순희는 과도를 들고 자기 목에 들이대려고 했다.“이모, 안 돼요!! 왜 이러세요!!”아린은 양팔로 도순희를 붙잡았고, 거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몸싸움처럼 심각하게 전개되던 그때.쾅!윤제가 갑자기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탁자 위 컵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고, 그 파편이 침묵처럼 공간을 가득 채웠다.도순희와 아린은 동시에 움찔하며 얼어붙었다.“놔!”윤제가 낮고 단호하게 말했다.아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뭐라고?”“놓으라고! 아버지 따라가겠다고 하시잖아. 놓고 지켜보자고. 정말 따라갈 용기 있는지...”그 말에 아린은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팔짱을 풀었다.순간 당황한 도순희의 손에서 과도가 툭 하고 떨어졌다.윤제와 아린이 진심으로 자기를 말리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자, 도순희는 그제야 힘이 쭉 빠진 듯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곧바로 다리를 때리면서 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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