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701 -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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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제대로 혼내는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막 나가는 거겠지. 어휴... 성격이 순한 아이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방법이 없구나.”단종건에게는 자식이 너무 많았기에 한명 한명 돌봐줄 수가 없었다. 단종건의 장손은 단종건이 직접 키운 아이였지만 성격이 순해서 사업이 아닌 의술을 물려받았다. 게다가 사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의학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마치 젊은 시절의 단종건을 닮아있었다.단보현은 단종건의 아들 중에서 가장 어린 아들이지만 단종건은 단보현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단종건의 아내가 돌아간 뒤, 단종건은 10여 년 동안 단씨 가문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가끔 연락만 할 뿐이었다.하지율이 말했다.“어르신, 제가 단진서 씨를 때린 걸 눈감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려요.”“진서는 셋째네 막내아들이지. 진서의 엄마가 진서를 낳을 때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그래서 지금도 진서를 아주 끔찍이 아끼고 있어. 내가 셋째한테 몇 번이나 주의를 줬는데 셋째 며느리가 말을 듣지 않으니... 더 관여하기 싫어서 내버려뒀다. 어차피 사회에서 경험을 쌓으면 언젠가는 화를 입게 되어있으니 말이다.”단진서가 다쳤다는 걸 알고도 단종건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셋째네 식구들이 눈에 거슬린 지는 오래되었다.단종건은 부드럽게 하지율을 보면서 얘기했다.“지율아, 오히려 내가 너한테 고마워해야 해. 나 대신 교육해 줬으니까 말이야. 진서의 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숨만 붙어있으면 나와 내 손자가 어떻게든 살릴 수 있으니까. 앞으로 어떤 놈이 너를 건드리기만 하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치워 버려라. 혹은 바로 나를 찾아와도 되고.”“감사합니다, 어르신. 어르신 말씀 덕분에 마음이 놓이네요.”단종건과 작별 인사를 한 뒤 하지율은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손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해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검사 결과는 아주 빨리 나왔다. 의사는 검사 결과를 보면서 하지율에게 웃으며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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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하지율은 약간 놀란 눈으로 화를 내는 함우민을 보다가 가볍게 얘기했다.“고마워요, 우민 씨. 하지만 제가 이미 손을 봐줬어요.”함우민은 자신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해명했다.“곧 음악회를 하잖아요. 그리고 대회도 있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대회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어요.”함우민의 말을 들은 하지율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대회의 판은 순식간에 뒤집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율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손을 다친 상황에서 그들을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었다.단진서는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단진서가 이렇게 대담하게 제 작업실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제 탓도 있죠. 그 사람들이 얼마나 막 나가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으니까요.”아무리 막 나가는 장하준이라고 해도 사람을 끌고 작업실을 찾아오지는 않았다.함우민은 더는 복수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지율 씨, 경호원을 붙여줄까요? 단씨 가문 사람들은 여기서 그만둘 사람들이 아니에요.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하지율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우민 씨, 고마워요. 하지만 괜찮아요. 이미 기석 씨가 저를 보호해 주고 있으니까요,”함우민의 표정은 약간 굳었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아졌다.“그럼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연락해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이에 주용화가 돈을 내고 약을 들고 왔다.“지율 씨, 이제 돌아갈까요?”그렇게 말하며 들어오던 주용화는 함우민을 발견하고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병원에서 함우민 씨를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하지율이 해명했다.“우민 씨는 작업실에 갔다가 구급차를 보고 제가 다친 줄 알고 온 거래요.”“아... 그래요?”주용화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생각보다 조금 늦으셨네요.”함우민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함우민이 이어서 얘기했다.“맞아요. 제가 늦게 와서 지율 씨가 다친 거예요. 다 제 탓이에요.”하지율이 얼른 얘기했다.“화야 씨, 그렇게 얘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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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주용화가 제때 나타난 덕분에 하지율이 멀쩡할 수 있었다. 즉 주용화는 하지율의 은인인 것이다.주용화는 잠깐 고민하다가 얘기했다.“솔직히 얘기하면, 저는 생활 방면에 소질이 없거든요. 지율 씨가 저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거라면 시간 날 때 밥이나 같이 먹어줘요. 그리고...”하지율은 마음의 빚을 지고 싶지 않았기에 바로 물었다.“그리고요?”주용화가 웃으면서 얘기했다.“직접 쇼핑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옷을 고를 줄도 몰라서 그러는데, 지율 씨가 옷 몇 벌 골라줄 수 있어요?”하지율의 손목에 난 상처 때문에, 하지율은 요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저녁에 식사를 차려줄 수 없었다.오후에 아무 일정도 없었던 하지율은 쇼핑을 도와주겠다고 했다.“좋아요. 이따가 시간 돼요? 별일 없으면 지금 갈까요?”주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하지율은 주용화를 데리고 전에 자주 가던 고급 브랜드 매장으로 갔다.전에는 고지후와 고윤택의 옷을 사기 위해 이곳에 자주 왔었다.주용화는 하지율의 생명의 은인이고, 또 하지율이 돈이 모자란 것도 아니니 이렇게 좋은 매장에 데려오는 것도 당연했다.손님이 오자 직원이 바로 응대에 나섰다.“환영합니다.”그리고 하지율을 보면서 더욱 환하게 웃었다.“오랜만이네요, 자주 오시더니 한참 안 오셨잖아요. 오늘도 남편분과 아드님 옷을 고르실 건가요? 어제 도착한 신상이 있는데, 확인해 보시겠어요?”하지율은 이 매장의 단골이자 큰손 고객이었다. 하지율이 입은 옷은 수수했으나 이곳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아주 높았으니까 말이다.옷도 거의 최고급으로 사 갔다.그리고 사가는 옷을 보면 남편과 아들의 것이 분명했다.직원들은 하지율이 좋은 남편과 결혼했다고 쉬쉬하기도 했다.물론 하지율의 남편의 나이는 모르지만 사가는 옷을 보면 키는 적어도 188이 되어 보이고 몸매도 군더더기 없어 보였다.돈도 많고 몸매도 좋은 남자라니. 남편의 나이가 조금 많다고 해도 부러울 정도였다.하지만 하지율의 예쁜 얼굴을 보면서 직원들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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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고급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면서 돈 많은 여자를 보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하지만 하지율처럼 젊고 이쁜데 돈까지 많은 여자는 확실히 적었다.이렇게 젊은 재벌녀의 돈으로 먹고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일지, 직원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하지율은 직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여전히 옷을 고를 뿐이었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후야, 나 겨우 거기서 풀려나서 너랑 나온 건데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너 단보현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알아? 나한테 함정을 파놓은 게 그 사람이었어! 우민이가 도와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난 아버지한테 맞아서 죽었을 거야!”하지율이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세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임채아가 부드럽게 얘기했다.“지후야, 너 이 브랜드 옷 좋아하잖아. 오늘 여기까지 온 김에 몇 벌 골라봐. 내가 사줄게. 하준아, 너도 골라봐.”임채아는 고지후가 맞춤 정장을 제외하고는 다 이 브랜드의 옷을 입는다는 것을 진작 발견했었다.그리고 그 옷이 다 하지율이 사준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장하준이 드디어 밖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임채아는 장하준을 꼬드겨 고지후와 함께 나오라고 했다.고지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하준은 옷을 고르면서 불만을 토로했다.“단보현, 그 변태 같은 자식이 교통사고가 난 것도 내 탓으로 돌렸어. 내가 브레이크에 손을 댔다고 말이야. 내가 살면서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했다고 해도, 나는 내가 한 건 인정해! 하지만 난 정말 브레이크에 손을 댄 적이 없어! 그런데 이런 억측으로 나를 공격하다니. 머리에 문제가 있는 놈이 분명해!”장하준은 말하면서 점점 더 화가 났다.“변태 같은 놈. 분명 여기저기서 원한을 많이 샀을 거야. 그래서 이런 일을 당한 거지. 그런데 내 탓으로 돌리다니. 민성 그룹을 무너뜨리고 싶어서 안달난 거 아니야? 민성 그룹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줄 알아?”민성 그룹은 확실히 손해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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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같이 쇼핑하면서 옷까지 사? 지후야, 하지율이 네 돈으로 다른 남자를 먹여 살리고 있는 거야!”임채아는 멍하니 얼어 있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임채아가 얼마 전 주용화와 연락하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자 주용화가 이런 방법을 제안했다.그런데 하필 여기서 하지율과 주용화를 마주치다니...주용화가 일부러 계획한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대체 무슨 속셈이지?’임채아가 그 뜻을 가늠해 보기도 전에 주용화가 당당한 표정으로 나섰다.“장하준 씨, 저는 하지율 씨의 비서일 뿐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치도 부끄러울 게 없으니 터무니없는 말로 유언비어 퍼뜨리지 말아 주세요.”장하준이 비웃음을 터뜨렸다.“비서? 그게 너희 취향이야? 롤플레잉이야? 너희 같은 사람들을 내가 한두 번 보는 줄 알아? 사무실 문 닫고 시작하는 거잖아. 쯧, 정말 몰랐네. 하지율, 평소에는 점잖은 척하더니만 뒤에서는 이렇게 저질스럽게 놀다니...”장하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장하준의 말을 끊었다.“장하준, 그만해.”말을 자른 사람은 고지후였다.고지후는 마치 뒤통수를 맞은 사람처럼 표정이 굳어 있었고 안색도 어두웠다.장하준은 그 기세에 질려 입을 다물었다.큰일 났다. 오랜만에 바깥세상에 나왔다고 들떠서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쏟아낸 셈이다.장하준은 급히 말을 돌렸다.“그... 지후야, 신경 쓰지 마. 내가 말한 건 다른 사람 얘기지, 하지율이 아니야.”그러고는 눈을 굴리더니 주용화를 향해 큰소리로 몰아붙였다.“기생오라비 같은 것, 수작 부리지말고 말해, 네가 하지율에게 들러붙은 진짜 목적이 뭐야?! 경고하는데, 어서 하지율 곁에서 꺼져. 안 그러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갑작스러운 장하준의 태도 돌변에 임채아가 놀라서 굳었다. 정작 주용화는 조금도 긴장하거나 주춤하지 않았다.고지후가 임채아와 주용화가 아는 사이라는 걸 눈치채기라도 하면, 고지후는 임채아를 완전히 버릴지도 모른다. 이 생각에 임채아만 덜컥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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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그 말은 고지후에게 모욕적인 말이었다.고지후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임채아는 속으로 기뻐했다.주용화가 이곳에서 만나자고 한 건 하지율과 고지후의 관계를 이간질하기 위함이었다.‘역시 머리는 비상하네. 장하준보다 훨씬 나아.’고지후는 입술을 말고 무언가 말하려고 하다가 결국 말을 삼켰다.주용화는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고지후 씨, 이제야 하지율 씨가 왜 고지후 씨와 이혼했는지 알겠네요. 지율 씨가 다쳤는데 묻지도 않고 오히려 책망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죠. 그러니 어떤 눈먼 여자가 당신을 좋아하겠어요.”임채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 시선을 내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용화는 임채아가 좋아하는 사람이 고지후라는 것을 알고 이해가 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었다.게다가 다른 남자를 구해주겠다는 말까지 했었다.주용화는 아직도 고지후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고지후는 그 말을 듣고 굳은 표정으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다쳤어?”하지율은 긴팔을 입고 있었기에 팔의 상처를 가릴 수 있었다. 그래서 고지후가 처음에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하지율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작은 상처일 뿐이야.”“만약 제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지율 씨의 손은 망가졌을 거예요.”고진후의 시선이 하지율의 손에 닿았다. 그리고 그제야 하지율의 손목에 옅은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지후는 바로 하지율의 손목을 잡고 소매를 걷었다. 그리고 이미 짙게 남겨진 흔적을 발견했다.하지율은 고지후가 임채아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라서 약간 놀랐다.정신을 차린 뒤 하지율은 얼른 손을 빼내고 경계심을 세우며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지금 뭐 하는 거야!”고지후는 한기 가득한 표정으로 차갑게 물었다.“누가 한 짓이야.”“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고지후는 하지율 손목의 상처를 보면서 차갑게 물었다.“하지율, 내가 묻잖아. 누가 한 거냐고.”고지후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잘 몰랐지만 이 일이 실수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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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아무리 어르신이 쥐고 있는 주식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하지만 적은 편도 아니에요. 단씨 가문은 사람이 많아서 주식이 없는 사람도 많죠. 그러니 단보현이나 단진서나, 아무리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자기 가문의 주식이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지는 걸 보고 싶지는 않겠죠. 돈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에요.”장하준은 멍하니 굳어 버렸다.거기까지는 전혀 생각을 못 했던 것이다.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했다. 장씨 가문만 해도 사생아들이 민성 그룹을 탐내고 있는데, 외부인이 그 싸움에 들어온다면...하지율은 그들 눈에 뜬금없이 끼어든 침입자였다. 남의 이익을 건드렸으니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지후는 단씨 일가에 대한 본능적인 반감이 있었다.게다가 요즘 단씨 가문 사람들은 고지후의 눈앞에서 몇 번이나 하지율에게 손을 대고 시비를 걸고 있다.그건 고지후를 무시하는 행동이기도 하다.고지후가 하지율을 보며 물었다.“이 사건,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야?”하지율이 말했다.“이미 처리했어. 당신이 신경 쓸 일 아니야.”주용화가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얘기했다.“고지후 씨가 정말 도와주고 싶다면 처리하고 나서 지율 씨한테 알려주면 되잖아요. 말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보다,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낫지 않겠어요?”고지후는 못마땅하다는 듯 주용화를 한 번 흘겨보았다.요즘 워낙 바빠서 주용화를 상대할 겨를도 없었다.인정하기 싫지만, 주용화의 논리는 사실 틀리지 않았다.말투가 약간 거슬릴 뿐.고지후가 하지율을 보며 짧게 말했다.“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말을 마친 고지후는 단진서와의 일을 더 묻지 않고, 하지율의 상처로 시선을 돌렸다.“상처는 좀 어때?”“이제는 괜찮아.”하지율은 고지후와 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주용화를 봤다.“화야 씨, 이 옷들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주용화는 사양하지도, 머뭇거리지도 않았다.“좋습니다. 마음에 들어요.”하지율이 곁의 직원에게 말했다.“전부 포장해 주세요.”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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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밤에 함우민이 도착하자, 장하준은 낮에 하지율을 우연히 만난 일을 늘어놓더니, 단진서와의 사건까지 과장해서 말했다.“하지율이 심하게 다친 것처럼 얘기하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그냥 까진 정도였어. 상처는 벌써 아물었고. 연기 하나는 귀신이지, 동정심을 얻으려는 거잖아. 쳇, 지후랑 재결합하기 싫다느니 뭐니 하면서도 결국에는 지후가 복수해 주길 바라는 수작이지. 저렇게 밀당하는 거 진짜 얄미워.”희미한 조명 아래서 함우민의 눈빛이 번뜩였다.고지후는 내내 통화 중이라, 그런 함우민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업무를 정리한 뒤에야 고지후가 전화를 끊었다.장하준은 고지후 앞에서 하지율 험담을 할 배짱은 없었기에 화제를 슬쩍 돌렸다.“지후야, 조사 어떻게 됐어? 단진서가 정말 사람까지 데리고 가서 하지율한테 시비 건 거야?”고지후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단진서는 지금 병원에 있어. 손의 뼈가 분쇄성골절이래.”장하준이 혀를 찼다.“하지율이 아까 이미 단진서를 처리했다더니, 진짜로 손을 갈아버렸나 본데? 와, 엄청 독하네. 역시 독한 거로는 하지율이 1등이지.”함우민이 물었다.“지후야, 단진서 계열사 주문부터 막을까? 육진 그룹도 같이 움직일까?”고지후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번졌다.“주문만 막는다고? 그건 너무 쉽게 봐주는 거지.”함우민의 눈에 즉각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그러면... 네 생각은...”고지후의 표정이 더욱 차갑게 굳었다.“내 구역에서 내 사람까지 건드렸어. 이렇게 까부는 사람에게는 본때를 보여줘야지.”함우민이 옆에서 거들었다.“요즘 단씨 가문이 정말 설치긴 해. 단보현은 하지율 씨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민성 그룹까지 파산시킬 생각을 하잖아. 단진서는 더 심하지. 아예 하지율 씨 손을 망가뜨릴 생각이라니... 이러다가는 곧 집까지 들이닥쳐 해코지할 수도 있어.”단보현 이름이 나오자 장하준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맞아, 맞아, 단씨 가문은 아주 제대로 혼나야 해! 뭐 하는 것들이야, 감히 남의 구역까지 와서 설쳐?”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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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하지율은 고윤택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고지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곁에 있던 정시온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윤택 형아, 좋은 아침이야.”고윤택은 정시온을 한번 보고 인사를 받아주었다.“좋은 아침이야.”이제는 예전처럼 정시온만 보면 적개심을 드러내지 않았다.아마 지난번에 다른 아이들과 다툴 때 하지율을 지켜 주었고, 또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나선 일 때문일 수도 있었다.혹은 연정미가 고윤택한테 화를 낼수록 하지율과 더 멀어진다고 타이른 말이 마음에 걸려서일지도 모른다.정시온을 대하는 고윤택의 태도는 더 이상 거칠지 않았다. 적어도 하지율 앞에서만은 정시온에게 함부로 굴지 않았다.하지율이 고개를 숙여 고윤택을 바라봤다.“윤택아, 무슨 일로 엄마를 찾아온 거야?”고윤택이 메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연고를 하나 꺼냈다.“아빠가 그러는데, 엄마가 손을 다쳤다면서요? 이거 바르라고 가져왔어요.”고윤택이 연고를 내밀었다. “아빠 말로는 이거 효과가 진짜 좋대요. 어떤 상처든 금방 낫는대요.”하지율은 고윤택을 한 번, 고윤택 손의 연고를 한 번 더 보다가, 결국 연고를 받아서 들었다.“고마워.”하지율이 연고를 받아 주자, 고윤택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고윤택이 먼저 하지율의 손을 살짝 잡았다. “오늘 엄마는 시온이랑 어디 가요?”오늘은 주말이라 고윤택과 정시온 모두 쉬는 날이었다.하지율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얘기했다.“놀이공원에 가려고.”고윤택이 기대 어린 눈빛으로 하지율을 올려다봤다.“엄마, 나도 놀이공원 가고 싶어요. 같이 가도 돼요?”하지율이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그때 정시온이 먼저 입을 열었다.“윤택이 형아도 지율 이모를 오랜만에 본 거잖아요. 같이 가요. 지율 이모도 겨우 며칠 쉬는 건데 제가 시간을 다 차지할 수는 없죠. 형아가 같이 가면 더 재밌고 지율 이모도 형아랑 더 오래 있을 수 있어요.”말을 마친 정시온은 고윤택을 향해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윤택은 저도 모르게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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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정기석이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시온이의 아버지로서 아들을 보러 오는 게 당연한 일인데, 왜 명분이 없다고 말씀하시죠?”고지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 장면을 본 하지율도 머리가 지끈거렸다.하지율이 고지후를 향해 말했다.“먼저 돌아가. 오늘은 내가 윤택이 데리고 놀러 갈게.”고지후가 차갑게 정기석을 흘겨보았다.“뭐야, 내 아들을 데리고 다른 남자랑 정분이라도 쌓겠다는 거야?”하지율이 눈살을 찌푸렸다.“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돼?”“원래 불편한 사실이 귀에 거슬리는 법이지.” 고지후가 쏘아붙였다.하지율이 더 말하려는 찰나, 고윤택이 소매를 살짝 잡고 올려다봤다.“엄마, 아빠는 오늘 일부러 일까지 미루고 날 데리고 엄마 찾으러 온 거예요. 그러니까, 아빠도 같이 가면 안 될까요?”실제로 고지후는 약속까지 밀어 두고, 셋이서 시간을 보낼 생각으로 윤택이를 데리고 왔다.그런데 정기석과 정시온이 먼저 선수 쳤을 줄은 몰랐다.하지율은 난처했다. 윤택이와 노는 건 괜찮지만, 고지후까지 함께하는 건 선뜻 내키지 않았다.정기석이 그 마음을 읽은 듯 입을 열었다.“어차피 고지후 씨도 왔는데, 같이 가시죠.”하지율이 정기석을 보았다.“같이 가자고요?”정기석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렇지 않으면 오늘 우리 다 가지 못할 것 같으니까요.”고지후가 옆눈질했다.“판단이 빠르네요, 정기석 씨.”“저도 그동안 뻔뻔한 사람들을 많이 봐서 자연스레 알게 된 겁니다.” 정기석이 맞받아쳤다.고지후가 냉소했다.“자기 잣대로 남을 재니까 그렇게 잘 아는 거 아니겠어요?”정기석이 눈썹을 들어 올렸다.“그렇게 잘 말하는 걸 보니, 고지후 씨가 늘 그렇게 하시는 모양이네요.”고지후가 더 받아치려는 순간, 하지율이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둘 사이를 끊었다.“그만해. 이미 늦었어. 빨리 가자.”생각해 보면 정기석 말이 맞았다. 고지후를 빼고 가겠다고 우기면, 고지후 성격상 오늘 일정 자체가 틀어질 수도 있었다.몇 분 뒤, 모두 고지후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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