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지 않으니까 침착할 수 있는 것이다.임서율이 차주헌과 강수진을 신경 쓰지 않듯이 말이다. 심지어 그녀는 두 사람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 완전히 실망하여 더 이상 아무런 기대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그녀가 바라는 대로 좋게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임서율은 저녁에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방문이 열리는 순간 임서율은 심장이 차게 식었다.타월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는데 강수진인 걸 보고는 오히려 안도했다.그럼에도 자기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강수진 씨,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노크해야 한다는 걸 잊은 건가요?”강수진은 멋쩍은 얼굴로 시선을 내려뜨렸다.“미안해요, 서율 씨. 깜빡했어요.”임서율은 가슴께를 움켜잡았던 손을 치웠다.“무슨 일이에요?”“주헌이가 야식을 사 와서요. 같이 먹어요.”임서율은 잠깐 뜸을 들였다. 같이 야식을 먹자는 강수진의 말을 들어 보니 마치 그녀가 진짜 안주인이고 임서율은 손님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강수진은 임서율이 대꾸하지 않자 자신의 말에 어폐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해명했다.“미안해요, 서율 씨. 그런 의미가 아니었어요. 저는 줄곧 혼자 지냈는데 갑자기 옆에 서율 씨랑 주헌이가 생겨서 너무 기뻤나 봐요. 그만큼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말실수를 했어요. 미안해요.”말을 마친 뒤 강수진은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임서율의 앞에 섰다.“서율 씨, 괜찮죠?”임서율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강수진이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말했다.“야식 먹으러 가요.”임서율은 강수진을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차주헌은 음식을 차리며 임서율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서율아, 와서 야식 먹어. 이거 내가 남온에 가서 사 온 거야. 너 얼마 전에 남온의 바비큐가 먹고 싶다고 했잖아.”임서율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바쁘게 움직이는 차주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가 먹고 싶다고 했던 건 남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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