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하도윤이 자신을 방패막이 삼으려 한다는 걸 단번에 눈치챘다.오늘 하도윤이 도와줬는데 이 정도 부탁도 안 들어주면 너무 염치없는 것 같았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감정을 꾹 눌러 다시 그의 무릎에 앉았다. 다행히 이곳은 조명이 어두워서 얼굴이 붉어진 것이 들키지 않았다.옆에 있던 몇몇 여자들이 임서율과 하도윤이 꽤 다정한 모습을 보자 궁금한 듯 물었다.“동생, 어디 소속이야? 마음에 든다 해도 순서라는 게 있잖아.”그중 빨간 끈 원피스를 입고 검은 웨이브 머리를 한 요염한 한 여자가 대놓고 말했다.임서율은 고개를 들고 당황스러움을 억눌렀다.“오해하지 마세요. 난 이 사람의 여자 친구예요.”“여자 친구?”누군가가 큰 소리로 웃었다.“동생, 그럴듯한 변명 좀 해봐. 우리도 이 사람 여자 친구야.”임서율은 자신이 의심받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다시 단호하게 말했다.“나 이 사람하고 같이 왔는데 왜 여자 친구가 아니죠?”하도윤은 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어이없다는 듯 이마를 짚고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임서율 진짜 너무 웃겨.’빨간 원피스 여자는 비웃듯 말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이분이랑 같이 들어 온 사람은 다 여자 친구겠네?”옆의 여자들도 웃음을 터트렸다.“맞아. 너 진짜 귀엽다. 생긴 것도 순진하고 말도 어쩜 그렇게 귀엽게 해?”“마음에 들었으면 우리한테 말해.”주변에서는 웃음소리가 퍼졌다.임서율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나갔는지 다시 여자들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나, 이 사람의 여자 친구 맞아요!”하도윤도 태연하게 그녀의 등을 감싸안으며 낮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내 여자 친구예요.”하지만 두 사람의 말은 오히려 장난처럼 들릴 뿐이었다.한 여자가 지겨운 듯 말했다.“그만해. 동생, 자리 좀 비켜 줘. 마음에 드는 남자 있으면 말만 해. 소개해 줄게.”“맞아. 어린 남자, 순둥이, 아저씨 타입 다 있어. 원하는 대로 골라.”임서율은 솔직히 살짝 흔들렸다. 솔직히 그녀는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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