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눈을 크게 뜨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하도원을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감동 받았었는데 다음 순간 바로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어졌다.그녀가 몸을 지탱하며 고개를 갸웃하고 물었다.“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개 패려면 주인부터 보라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도원은 멋쩍게 웃으며 손을 들어 임서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리 서율이 왜 이렇게 소심해. 그냥 비유일 뿐이지, 내가 언제 진짜 개라고 했어?”“...”그녀는 그의 손을 확 치워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차라리 설명하지 마요.”‘하면 할수록 더 기분 나쁘니까.’아파트에 돌아오자, 하도원은 열쇠를 탁 하고 테이블 위에 던졌다. 그는 외투를 벗으며 태평한 얼굴로 김정란을 불렀다.“이모님, 반찬 두어 가지 대충 해주세요. 고추는 조금만 넣고 담백하게요.”주방에서 얼굴을 내민 김정란은 왜 두 사람이 본가에서 밥을 안 먹고 돌아왔는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근데 대표님, 평소엔 맵게 드시는 걸 더 좋아하시잖아요? 오늘은 웬일로 담백한 걸 찾으세요?”하도원은 고개를 들어 임서율 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김정란은 바로 눈치를 채고 다정하게 웃었다.“역시 다정하시네요. 전 그만 그걸 깜빡했어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임서율은 바닥에 앉아 율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율이는 이제 완전히 그녀에게 익숙해진 듯, 하도원보다 그녀에게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진짜 주인도 그걸 알아챈 모양이었다.하도원은 슬쩍 고개를 돌려 둘을 보더니 눈빛에 노골적인 불만을 담았다.“역시 자식 놈은 다 소용없다더니, 괜히 헛고생만 했어. 몇 년을 키워줬더니 여자를 보자마자 줄줄 따라가네. 네가 지금 당장 시장에 팔러 간다고 해도 따라갈 것 같아.”임서율은 웃으며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정말이야? 내가 그렇게 좋아? 시장에 끌고 가도 따라올 거야?”율이는 못 알아들은 건지, 그냥 그녀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강아지의 눈망울은 유난히 촉촉했고 오직 한 사람만 담고 있었다.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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