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들은 갑자기 희망의 빛이라도 본 듯, 반짝이는 눈을 한껏 치켜뜨고 임서율을 바라봤다.“예쁜 언니, 혹시 저희한테 이 잘생긴 오빠 연락처 하나만 주시면 안 돼요? 두 분 사이 방해는 절대 안 해요.”“맞아요, 저흰 그냥 단순히 감상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임서율은 이를 악물고 하도원을 노려봤다.이 죽일 놈의 남자, 정작 본인은 거절할 줄도 모르면서 이런 뜨거운 감자를 그녀의 손에 던져놓다니.안 준다고 하면? 저 여자애들 눈빛을 보아하니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에휴, 괜히 여자들끼리 맞서서 뭐 하겠어. 그건 자업자득이지.’임서율은 결국 시원스럽게 입을 열었다.“좋아요. 인스타 드릴게요.”“꺄악, 대박! 내가 뭐랬어, 이 언니는 착할 줄 알았다니까!”“그러니까. 지난번에 어떤 여자는 너무 쪼잔했어. 우리가 남자 친구 번호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SNS 계정인데 그것도 안 주더라니까.”그 말을 듣는 순간, 임서율은 간담이 서늘해졌다.다행이다, 만약 안 줬으면 벌써 뒷담으로 신나게 씹혔을 거다.여자애들이 하도원의 인스타를 받아 적고는 곧 흩어졌다.주위도 함께 서서히 정리되자 임서율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공기도 갑자기 탁 트이는 것 같았다.마침 사장이 그들이 주문한 꼬치를 내오며 말했다.“두 분, 맛있게 드세요.”임서율은 눈이 번쩍 뜨였다.“냄새가 완전 끝내주네요!”그녀는 기다릴 틈도 없이 꼬치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고소한 기름 향에 고춧가루 향이 터져 나오자 저절로 눈이 가늘게 감겼다.“이거 진짜 맛있어요. 도원 씨도 얼른 먹어봐요.”그녀는 신나서 꼬치를 건네려다, 그제야 하도원의 얼굴이 석탄보다 더 시커멓게 굳어 있는 걸 보았다.‘...뭐지?’임서율은 머릿속을 빠르게 굴렸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를 건드린 걸까.한참 생각하던 끝에 딱 하나 짚였다.“설마 인스타 준 것 때문에 그래요? 근데 그거 아무 상관 없잖아요. 어차피 도원 씨 계정은 텅 비어 있잖아요. 글도 안 올리고. 그러니까 걔네도 괜히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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