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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Author: 도도화
임서율은 눈을 크게 뜨고 하도원을 바라보았다. 그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니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네?”

하도원이 머쓱하게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왜, 못 들었어? 그럼 내가 한 번 더 말해줄까?”

임서율은 괜히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됐어요.”

하도원은 그녀의 가슴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말해봐.”

임서율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난처한 질문을 저리도 아무렇지 않게 물을 수 있는 건지. 한동안 말문이 막혀 아무 대답도 못 하다가, 한참을 망설인 끝에 입술을 열었다.

“이런 곤란한 걸 꼭 물어야 해요?”

“응.”

하도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는 원래 돌려 말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다.

임서율은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화낼 수도 없었다. 그녀는 손끝을 꼼지락거리다 마지못해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그제야 하도원의 찌푸려 있던 이마가 확 펴지더니 강아지 쓰다듬듯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우리 서율이 참 착하네. 괜히 이상한 건 따라 배우지 말고.”

임서율은 놀란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능청스럽게 웃는 얼굴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투덜댔다.

“도원 씨, 거울 좀 보고 얘기해요. 방금까지 인상 쓰더니 이렇게 금세 웃어대는 사람은 또 처음이네요.”

“그래? 한 번 볼까?”

마침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하도원은 거울을 내려 얼굴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꽤 잘생겼는데?”

임서율은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정말 억지가 하늘을 찌르는 남자였다. 막상 자신을 무슨 일이든 합리화해 버리니.

신호가 바뀌자 임서율은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초록불이에요, 얼른 운전해요.”

차는 곧장 병원 앞에 멈췄고 그제야 임서율은 자신이 빈손으로 온 걸 깨달았다.

“뭐라도 사가지고 들어갈까요?”

하도원은 차 문을 쾅 닫으며 힐끗 그녀를 봤다.

“괜히 돈 쓰고 싶어?”

“난 괜찮은데 당신 생각해서 한 말이에요. 그래도 조카잖아요. 혹시 어색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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