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나는 멈추지 않고 임서율을 계속 자극했다.“딱 한마디만 할게, 언니. 그때 한종서한테 얌전히 시집갔더라면 지금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언니가 한씨 집안의 귀한 아들을 애까지 못 가질 몸으로 만들었으니, 그 사람들이 언니를 가만두겠어?”“하 대표님이야 책임감 있는 사람이니까 언니 편을 들었겠지. 아마 한씨 집안에서도 언니를 찾아왔을 거야.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맞서게 된 거지.”정설아도 맞장구치듯 책망하는 말투로 거들었다. “그래, 서율아. 넌 정말 철이 없어. 어떻게 도원이를 그렇게 곤란한 상황에 몰아넣을 수가 있니.”임서율은 머릿속이 뒤죽박죽했고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녀는 서늘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할 말 다 했어? 다 했으면 얼른 꺼져. 그리고 갖고 온 것들도 전부 챙겨가.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나 있어야 하잖아.”그 살기 어린 기세에 정설아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임유나의 손을 꼭 붙잡으며 작게 속삭였다.“유나야, 그만하고 이제 가자.”하지만 임유나는 쉽게 물러날 성격이 아니었다. 그녀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고 이를 악무는 소리가 똑똑히 들릴 정도였다.“임서율, 아직도 자기가 대단한 줄 아나 봐? 임씨 집안의 사생아라도 되면 팔자 고칠 줄 알았어? 봐, 지금 아무것도 아니잖아. 내가 꽃까지 들고 와줬는데, 그걸 거절해?”임서율은 입술을 단단히 다문 채,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준 꽃을 내가 왜 받아야 하는데? 임유나, 허세는 집어치워. 네가 지금껏 했던 짓들 난 아직 하나도 계산하지 않았어. 어떻게, 지금이라도 계산해 줄까?”임유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손가락 가득 끼워진 보석 반지와 팔찌를 내려다봤다. 반짝이는 장식들에 비해, 임서율의 맨손은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흥! 임서율, 네 구식 협박 따위로 아직도 날 겁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율이가 안 된다면 내가 상대해 주마.”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문가에서 울려 퍼졌다.임유나는 온몸이 굳어버렸고 얼굴빛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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