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장군님은 사진 한가운데에 앉아 계셨고 전통 한복 차림에 정신이 또렷해 보였다.사진 왼편에는 당 어르신, 오른편에는 막내아들인 백승곤이 자리했다.그 뒤로는 온 가족이 옹기종기 둘러서 있었는데 그 속에서 윤태호는 익숙한 얼굴 하나를 발견했다.바로 백아윤 교수였다.역시나, 백 교수님은 백 장군님의 손녀였다.사실 처음 백아윤을 만났을 때부터 느꼈다.남다른 기품과 단정한 미모, 그리고 말투에서부터 평범한 집안이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집안이 대단할 줄은 미처 몰랐다.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또 남았다.‘이렇게 탄탄한 배경에 유학파 명문 출신이면 국내 어떤 대형 병원이든 손쉽게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미주 시립병원에서 일하고 있을까? 백아윤 같은 사람이 굳이 여기 남아 있을 이유가 뭘까?’잠시 후 윤태호는 가족사진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봤다.혹시 백경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였지만 사진 속엔 당 어르신, 백 장군님, 백승곤을 빼면 다른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네... 이런 가족 행사에 백경수가 빠질 리가 없을 텐데... 왜 없지?’윤태호는 더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더 뒤졌지만 백경수에 대한 사진은 물론 정보조차 전혀 나오지 않았다.이렇게까지 비밀에 싸인 인물도 드물었다.결국 브라우저를 닫고 다시 진료실로 돌아와 진료를 시작했지만 몇 명을 보다 보니 마음이 어딘가 불편하고 복잡해졌다.‘구천이 병원에 환자 남겨두고 곁을 안 지킨다는 건... 설마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설마...’문득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윤태호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옆에 있던 간호사가 깜짝 놀라 물었다.“윤 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제가 잠깐 외출해야 할 것 같으니 백 교수님께 대신 말씀 좀 전해주세요.”그렇게 말하고는 황급히 병원을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기사님, 조금만 더 빨리 가주세요.”윤태호는 애가 타서 연신 재촉했다....운무산, 용왕의 저택.“어르신, 짐은 이미 다 챙겼습니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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