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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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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용왕의 맥을 잡고 몇 초간 살피더니 침착하게 말했다.“고독이 발작한 것 같아요.”“한 달 안에는 고독이 발작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정상적인 경우, 저의 치료를 받은 후에는 고독이 한 달 안에는 절대 발작하지 않아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작한 것은 저자와 관련 있을 겁니다.”윤태호는 최남진을 가리키며 조은성에게 말했다.“저자가 댓잎으로 부는 소리가 어르신 체내의 고충을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쏴아!조은성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최남진의 머리를 겨누며 외쳤다.“당장 멈추지 않으면 네 머리를 날려 버리겠다!”최남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댓잎을 불었다.바로 그 순간, 조은성은 귓가에 스치는 매서운 바람을 느끼고 몸을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택배 기사로 위장했던 자가 발로 걷어차려 달려들고 있었다.“죽고 싶은 거구나.”조은성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알은 한 번에 명중했다.그와 동시에 최남진 주변의 네 명 중 두 명이 빠르게 뛰쳐나가 조은성에게 들러붙었다.최남진은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용왕을 바라보며 경멸스럽게 말했다.“맹호 랭킹 12위의 고수? 미주 지하 세력의 왕? 큭, 별거 아니군. 죽여라!”그러자 남은 무신교 제자 두 명이 용왕에게 달려들었다.“태호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용왕은 고통을 참으며 다급하게 말했다.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내공을 손가락 끝에 모아 빠르게 용왕의 등덜미 혈도를 눌렀다.순간, 용왕은 고통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태호야, 지체 말고 구천을 찾아가. 늦으면 모든 게 끝장이야.”“이미 늦었어요.”윤태호는 최남진이 함정을 파놓고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기에 도망칠 기회는 없을 거라 직감했다.과연, 그는 곁눈질로 마당 입구에 칼을 든 두 녀석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칼날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밖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죽은 모양이다.윤태호는 마음이 무거워진 채 용왕의 주요 혈도를 재빨리 짚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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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흥, 어디 나한테 덤벼보시겠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최남진은 윤태호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그가 보기에 윤태호의 무공 실력이 괜찮긴 하지만, 무신교 미주 지부의 지부장으로서 어느 정도 실력이 없다면 어찌 한 지역을 다스릴 수 있겠는가?콰앙!윤태호의 주먹이 그에게 50cm 거리까지 다가왔을 때, 그도 주먹을 내질렀다.펑!두 주먹이 부딪혔다.최남진은 윤태호의 주먹에서 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뒤엎는 듯한 엄청난 힘이 전해져 와 몸이 저절로 뒤로 밀려나는 것을 느꼈다.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열 걸음!스윽...신발 밑창이 바닥과 마찰하며 날카롭고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최남진은 무려 열 걸음이나 물러선 후에야 겨우 몸을 가눌 수 있었다.목구멍에서 비릿한 느낌이 올라오며 액체가 쏟아져 나오려는 듯했다.일격에 내장이 손상된 것이다.“젊은 나이에 나를 다치게 하다니, 제법이군.”최남진은 손으로 입가를 닦아 피 묻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핥으며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네 실력이 고작 그 정도라면 내 목숨을 가져가겠다는 건 그저 헛된 망상일 뿐이다!”“헛된 망상인지 아닌지는 곧 알게 될 겁니다.”윤태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최남진에게 다가갔다.최남진은 아무 말 없이 냉랭한 눈빛을 빛내더니 갑자기 온몸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윤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상황을 주시했다.최남진의 몸, 모든 관절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해졌다. 마치 뼈가 없는 듯했다.‘이건 대체 무슨 무공이지?’윤태호의 마음속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곧바로 그는 뛰쳐나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최남진을 처치하려 했다.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쳐야 한다. 최남진만 쓰러뜨리면 무신교 놈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할 것이다.콰직!윤태호가 최남진의 코앞까지 달려드는 순간, 주먹을 내뻗기도 전에 최남진의 주먹이 맹렬하게 날아왔다.윤태호는 반사적으로 주먹을 맞대려다, 최남진의 주먹을 덮은 피부가 핏빛 자줏빛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그는 황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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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쿵쿵!윤태호는 십여 걸음이나 밀려나며 가슴 속에서 격렬하게 혈기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입가에는 핏물이 흘러내렸다.윤태호의 얼굴에는 경악과 혼란이 뒤섞여 있었다.‘도대체 이건 무슨 무공이지? 어쩌면 이렇게 끔찍할 수가!’상식적으로 주먹을 휘두를 때 힘은 팔에서 손목으로, 손목에서 주먹으로 전달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방금 최남진은 팔도 움직이지 않았고 손목도 움직이지 않았다. 완전히 주먹의 힘만으로 공격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주먹과 손목은 마치 분리된 것처럼 자유자재로 회전했다.이건 그야말로...변태였다.보통 사람의 주먹은 절대 손목 위에서 공처럼 회전할 수 없지만 최남진은 그것이 가능했다.순간 윤태호의 얼굴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과연 저놈은 무신교 미주 지부장을 꿰찰 만하군. 만만찮아.’“네놈이 방금 얼마나 웃겼는지 아냐? 그 정도 실력으로 내 목숨을 노리다니, 망상이 아니고 뭐겠어.”최남진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윤태호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왔다.윤태호가 뒤돌아보니 조은성은 두 명의 무신교 제자와 팽팽하게 맞서 싸우고 있었고 문 앞에는 칼을 든 덩치 큰 놈들이 살벌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싸우는 수밖에!’윤태호는 마음속으로 결단을 내리고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최남진에게 달려들었다. “제 발로 무덤에 들어서는군.”윤태호의 공격에 최남진은 코웃음을 치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그때, 윤태호는 이미 최남진의 눈앞에 도달했고 그의 공격은 마치 광풍과 폭우처럼 쏟아졌다.콰앙!펑!두 사람은 막상막하로 싸웠다....한편, 고덕사에서 서남쪽으로 백 미터 떨어진 곳에는 12층 높이의 민가가 자리하고 있었다.지금 민가의 옥상에는 한 사내가 푸른 도포 자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서 있었다.조재빈은 고지대에서 고덕사 안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굽어보며 잠시 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사흘의 시간을 주었건만, 하루 만에 범인을 색출하고 무신교의 미주 지부까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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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쾅!고덕사 안에서 윤태호의 몸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는 입을 벌려 피를 토해내면서도 자신의 상처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최남진을 경악에 찬 눈빛으로 노려보았다.쉽사리 꺾을 수 없는 강적이었다.앞선 공방전에서 윤태호는 맹렬한 공격을 퍼부어 최남진을 몰아붙였지만, 단 2분 만에 역으로 자신이 날려갈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단순한 무공 실력만 놓고 본다면 윤태호는 최남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를 쓰러뜨릴 자신감마저 있었다.하지만 최남진이 사용하는 무공은 너무나도 기괴했다. 분명히 바로 직전에는 막아냈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순간 그의 주먹은 손목을 축으로 삼아 180도 회전하며 윤태호의 방어를 무력화시켰다.“내가 미주 지부의 지부장 자리를 폼으로 앉은 줄 알았나 보지? 실력도 없이 함정을 팔 리가 없잖아?”최남진은 윤태호를 바라보며 입가에 섬뜩한 살기를 드리우며 말했다.“오늘 너희 중 그 누구도 살아서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윤태호는 굳게 입을 다문 채 머릿속으로 최남진의 기이한 무공을 어떻게 타파할지 빠르게 계산했다.그때 용왕의 목소리가 곁에서 들려왔다.“태호야, 천하의 무공은 오직 빠름으로 깰 수 있다.”윤태호는 그 말에 잠시 멍해졌다가 곰곰이 되뇌며 곱씹은 끝에 두 눈을 번뜩였다.“알겠습니다, 어르신. 감사합니다.”휙!윤태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바로 몸을 날려 마치 잔상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순식간에 최남진에게 달려들었다.“제 발로 죽으러 오는군!”윤태호의 행동을 본 최남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태호의 어깨를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그러나 그의 손바닥은 허공을 갈랐다.‘으음?’최남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필중을 확신했던 공격이 빗나갔기 때문이다.바로 그 순간, 윤태호는 이미 최남진의 등 뒤에 자리 잡고 주먹을 휘둘렀다.퍽!주먹이 최남진의 등 한가운데를 강타했다.엄청난 충격에 최남진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윤태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렬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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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팍!콰직!얼굴 뼈가 부러졌다.최남진은 얼굴에 격렬한 통증을 느꼈다.물론 이 정도 상처는 그에게 큰 타격은 아니었지만, 윤태호의 도발적인 행동은 그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그냥 싸우면 되지 왜 얼굴을 밟고 지랄이야?’“으아아악!”최남진은 짐승처럼 포효하며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 뺨으로 다가오는 섬뜩한 기운을 감지했다.‘젠장, 또야!’“죽어라!”최남진은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윤태호는 재빨리 몸을 뒤로 뺐다. 그는 틈을 노려 최남진을 완전히 제압하려 했지만, 최남진은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느리지 않았다.최남진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그의 두 눈은 윤태호를 꿰뚫을 듯이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산 채로 찢어 죽일 듯 흉흉하게 빛나고 있었다.“쯧쯧쯧, 미주 지부장이라는 분이 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별거 아니구먼요. 내 발에 밟힌 기분 어때요?”윤태호는 최남진을 약 올리듯 웃으며 빈정거렸다.“흥, 방금은 내가 잠시 방심했을 뿐이다. 제대로 붙었다면 그런 일은 절대 없었을 거야.”최남진은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이 나이 먹도록 얼굴을 짓밟힌 것은 처음 겪는 굴욕이었다.상처 자체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오직 윤태호를 죽여야만 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울 수 있었다.그는 윤태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네 이놈, 무인의 도리도 모르는 야비한 놈 같으니! 가만두지 않겠다.”“어이구, 뇌가 썩었나? 지금은 결투하는 상황도 아닌데 무슨 놈의 무인의 도리 타령이래요? 그렇게 무인의 도리를 지키고 싶으시면, 아량 넓으신 선배님께서 세 수 정도 봐주시는 건 어떻습니까?”윤태호는 능글맞게 웃으며 빈정거렸다. 최남진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그는 핏발선 눈으로 윤태호를 쏘아보며 섬뜩하게 말했다.“곱게 보내줄 생각이었는데, 네 놈이 알아서 기회를 걷어차는구나. 좋다, 아주 뼛속까지 후회하게 만들어주마.”말을 마친 최남진은 품에서 짙푸른 대나무 잎사귀 하나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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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탕!갑자기 총성이 울려 퍼졌다. 곧이어 최남진의 미간에 핏빛 구멍이 뚫렸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움직임을 멈췄다.‘죽었나?’윤태호가 다급히 뒤를 돌아봤다. 총을 쏜 사람은 조은성이었다.조은성은 무신교 제자 두 명을 해치웠을 뿐만 아니라, 문 앞에서 칼을 들고 있던 두 명까지 처리한 상태였다. 그의 한쪽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총을 꽉 쥐고 있었다.윤태호는 안심할 수 없어 최남진에게 다가가 발로 두어 번 걷어찼다. 최남진이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성 형님, 괜찮으세요?”윤태호는 조은성에게 다가가 물었다. “괜찮아요. 그냥 스친 정도예요.”조은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까 싸울 때 무신교 놈이 휘두른 칼에 팔뚝을 베인 상처였다.“제가 싸매드릴게요.”조은성의 팔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낸 후에야 윤태호는 그의 상처가 10센티미터나 되는 것을 확인했다. 살갗이 찢어져 속살이 드러난 모습은 처참했지만, 조은성은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했다.“어르신, 괜찮으세요? 많이 아프신가요?”조은성이 물었다.“태호가 치료해 줘서 괜찮다.”용왕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태호 덕분에 목숨을 건졌구나. 아니었다면 너와 나는 여기서 죽었을지도 몰라.”“맞습니다. 모두 태호 씨 덕분입니다.”조은성은 윤태호가 최남진을 붙잡아 두지 않았다면 지금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은 자신과 용왕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윤태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태호 씨, 정말 고마워요.”“우리 사이에 뭘 그런 말씀을. 게다가 이렇게 나서는 것도 다 저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범인을 잡지 못하면 구천이 제 팔을 잘라 버리겠다고 벼르고 있거든요.”“비록 태호 씨 말이 진실이지만, 그래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난...”“은성 형님, 그런 말씀은 이제 됐습니다. 이 시체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윤태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가리키며 물었다.“제가 사람을 불러서 싹 치워버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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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원래 제 치료를 받으면 어르신께서 한 달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었는데, 아까 최남진이 어르신 몸속의 음양사고를 건드려서 이제 얼마 못 버티실 것 같아요.”“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요?”“넉넉잡아 일주일입니다.”윤태호는 말을 이었다.“그러니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을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합니다.”조은성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운무산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자 용왕은 조은성에게 물었다.“상처는 괜찮은가?”“다 나았습니다.”“다 나았다고?”용왕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조은성은 팔을 들어 용왕에게 보여주었다.그의 팔에 있던 칼자국이 완전히 사라지고 피부까지 상처 입기 전처럼 회복된 것을 보고 용왕은 크게 놀라 물었다. “태호가 치료해 준 건가?”“네, 이 친구 의술이 대단합니다.”조은성이 답했다.용왕은 속으로 생각했다.‘대단한 정도가 아니지. 이건 거의 신의 경지지. 잠깐 사이에 피부까지 완벽하게 재생시키다니, 화타가 환생한다 해도 불가능할 일이야.’바로 그 순간, 한 경호원이 급하게 달려와 고했다.“어르신, 집에 손님이 와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누구냐?”“이름은 모르겠고 온통 푸른색 옷을 입었는데, 마치 옛날 사람 같습니다...”“그래. 알겠다.”경호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용왕은 손을 흔들어 경호원을 물러나게 하고 윤태호와 조은성에게 작은 목소리로 주의를 주었다.“구천이 벌써 집에 와서 기다리고 있어. 말조심하도록 해.”“네.”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멀리 조재빈이 뜰 안 등나무 의자에 앉아 손에 부채를 들고 바람을 쐬는 모습이 보였다.“구천 어르신께 문안드립니다.”용왕과 조은성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 큰소리로 외쳤지만 윤태호는 그 옆에 꼿꼿이 서 있었다.“너는 어찌하여 꿇어 엎드리지 않느냐?”조재빈은 윤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윤태호는 조재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저는 하늘에 엎드려 절하고 땅에 엎드려 절하며 부모님께 무릎을 꿇습니다. 그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꿇어 엎드리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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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뭐라고? 미주를 윤태호에게 넘긴다고?’용왕과 조은성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은 건 물론 윤태호 자신조차도 어리둥절했다. “구천 어르신, 농담하시는 거죠?”“내가 농담하는 것처럼 보이나?”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조재빈은 어이가 없었다.“어르신, 갑자기 병원에 처리해야 할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윤태호는 용왕에게 인사한 후, 재빨리 문밖으로 향했다.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멈춰!”하지만 조재빈이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윤태호는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조재빈은 말을 이었다.“만약 네가 기어이 가겠다면, 내가 전에 약속했던 모든 것들은 없던 일로 하겠다.”끽...윤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려 곤란한 표정으로 조재빈을 바라보며 말했다.“구천 어르신, 정말로 병원에 급한 환자가 생겼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 봐야 합니다.”“내가 병원에 있어 본 적이 없는 줄 아느냐? 이 시간에는 외래 진료가 끝난 지 한참이다. 환자를 치료하러 가야 한다고? 좋아, 그럼 그 환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느 병실에 입원해 있는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말해 보거라.”윤태호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그는 임다은을 방패막이로 삼을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그녀의 이름은...”“임다은은 아니겠지. 내가 알기로 그녀는 이미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갔는데.”‘제기랄, 그것까지 알고 있다니!’윤태호는 아무렇게나 지어낸 이름이라도 둘러댈 심산이었다. 어쨌든 이곳만 벗어날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저에게 아직 환자가 한 명 더...”“내가 알기로 넌 갓 정식 의사가 되었고 네가 진료한 후 입원한 환자는 한 명도 없다고 들었는데.”‘젠장...’윤태호는 몹시 울적해졌다.“어르신께서는 저를 조사하신 겁니까?”“당연하지.”조재빈은 부인하지 않고 말했다.“속담에 이르기를 사람의 겉모습은 쉽게 알아볼 수 있어도 속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했다. 강호는 넓고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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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넌 강호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조재빈이 물었다.“강호는 칼의 그림자가 난무하고 싸움과 살육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윤태호가 대답했다.조재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그럼 무엇이 강호입니까?”윤태호가 물었다.“사람이 있는 곳이 바로 강호야.”조재빈은 말을 이었다.“지하 세력이든 네가 몸담고 있는 병원이든, 심지어 다른 어느 곳이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암투와 속임수, 은원과 애증이 끊이지 않는 법이야. 지난 몇 년간,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사회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어. 이를테면 지하 세력은 통제받지 않고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무법천지가 되어가고 있지.”“내가 용문을 창설한 이유도 바로 그러한 지하 세계를 통제하고, 모든 국민들이 법을 준수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함이었다. 물론, 때로는 법을 어기는 수단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결국 강호에 몸담고 있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으니까.”“윤태호, 나는 네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년이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너를 용문에 합류시켜 미주 지역의 지하 세력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어.”“앞으로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을 척결하고, 정의와 평화가 넘실거리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것은 어떤가?”조재빈의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한 힘이 있었다. 윤태호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 속에서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벅찬 감동을 느꼈다.하지만 심사숙고한 끝에 윤태호는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르신의 제안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영웅이 될 자격도, 그럴 만한 역량도 부족합니다. 그저 평범한 의사로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제 꿈입니다.”침묵.무거운 침묵이 장내를 짓눌렀다.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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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윤태호는 멍해졌다.친아버지의 배경이 너무나 막강해서 구천의 조사망을 벗어났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구천 어르신, 지금 저랑 농담하시는 겁니까?”“내가 농담하는 것처럼 보이나?”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조재빈은 말을 이었다.“만약 네가 자신의 친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어머니께 여쭤보는 것이 좋을 거야. 분명히 알고 계실 테니.”“어머니께서 알려주실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에 말씀해 주셨을 겁니다.”“솔직히 지금은 나조차도 네 친부가 누구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심지어 내 능력으로도 알아낼 수 없다니, 예사 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길래요?”조재빈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마 소진구보다도 더 대단한 인물일 가능성이 커.”‘뭐라고!’이번에는 윤태호뿐만 아니라 용왕과 조은성까지 충격에 휩싸였다.윤태호는 여전히 조재빈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구천 어르신, 제 친아버지의 배경이 그리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아니면 이미 돌아가셨을 수도 있고요.”“그럴 리는 없다.”조재빈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최근 30년 사이에 사망한 사람은 병사든 사고사든 간에 모두 조사할 수 있는데 그중 네 어머니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어.”그 순간, 윤태호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조재빈의 정보망이 이토록 대단하다면, 앞으로 자신이 미주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그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닌가?그때, 조재빈은 말을 이었다.“네가 말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해 봤다. 네 어머니의 옛 친구, 룸메이트, 절친, 그리고 어머니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샅샅이 뒤졌지. 그런데 네 어머니의 친구들 중에는 평범한 사람은 거의 없더구나. 애초에 그분은 전씨 가문의 천금이었으니까.”“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사람들을 찾아 탐문해 보았지만, 그들 역시 네 친부에 대해 아는 건 없었어.”“참, 혹시 봄영 전씨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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