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용왕의 맥을 잡고 몇 초간 살피더니 침착하게 말했다.“고독이 발작한 것 같아요.”“한 달 안에는 고독이 발작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정상적인 경우, 저의 치료를 받은 후에는 고독이 한 달 안에는 절대 발작하지 않아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작한 것은 저자와 관련 있을 겁니다.”윤태호는 최남진을 가리키며 조은성에게 말했다.“저자가 댓잎으로 부는 소리가 어르신 체내의 고충을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쏴아!조은성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뽑아 최남진의 머리를 겨누며 외쳤다.“당장 멈추지 않으면 네 머리를 날려 버리겠다!”최남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댓잎을 불었다.바로 그 순간, 조은성은 귓가에 스치는 매서운 바람을 느끼고 몸을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택배 기사로 위장했던 자가 발로 걷어차려 달려들고 있었다.“죽고 싶은 거구나.”조은성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알은 한 번에 명중했다.그와 동시에 최남진 주변의 네 명 중 두 명이 빠르게 뛰쳐나가 조은성에게 들러붙었다.최남진은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용왕을 바라보며 경멸스럽게 말했다.“맹호 랭킹 12위의 고수? 미주 지하 세력의 왕? 큭, 별거 아니군. 죽여라!”그러자 남은 무신교 제자 두 명이 용왕에게 달려들었다.“태호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용왕은 고통을 참으며 다급하게 말했다.윤태호는 아무 말 없이 내공을 손가락 끝에 모아 빠르게 용왕의 등덜미 혈도를 눌렀다.순간, 용왕은 고통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다시 말했다.“태호야, 지체 말고 구천을 찾아가. 늦으면 모든 게 끝장이야.”“이미 늦었어요.”윤태호는 최남진이 함정을 파놓고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기에 도망칠 기회는 없을 거라 직감했다.과연, 그는 곁눈질로 마당 입구에 칼을 든 두 녀석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칼날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밖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죽은 모양이다.윤태호는 마음이 무거워진 채 용왕의 주요 혈도를 재빨리 짚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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