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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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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손주희는 윤태호의 말뜻을 바로 알아차렸고 귀 끝이 붉게 달아오르며 버럭 화를 냈다.“감히 날 놀리는 거예요? 죽고 싶어요?”하지만 윤태호는 전혀 겁내지 않았고 오히려 두 눈을 대놓고 손주희에게서 떼지 않은 채 뻔뻔하게 바라봤다.손주희는 더욱 창피하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계속 쳐다보다간 눈깔 확 뽑아버릴 줄 알아요!”“아이고. 여자애가 성질은 왜 이렇게 고약한 거죠? 그래도 잠옷 입은 모습은 생각보다 귀엽네요?”“이 미친 자식,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 죽어라!”쾅!손주희는 그대로 윤태호의 급소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만약 이 발이 제대로 맞았다면 그는 최소한 한동안은 남자 노릇을 못 했을 터였다.하지만 윤태호도 예전처럼 허약한 청년이 아니었기에 그런 공격에 당할 리가 없었다.윤태호는 순식간에 몸을 비틀어 피한 뒤 번개같이 손을 뻗어 그녀의 다리를 붙잡았다.“놓으라고요!”손주희가 씩씩대며 외쳤다.“주희 씨가 놓으라면 제가 바로 놔줄 것 같아요?”윤태호는 일부러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자라는 사람이 남자의 가장 소중한 부위를 망가뜨리려고 덤비다니 심보가 좀 너무 고약한 거 아니에요?”“흥. 그래야 다른 여자들 못 건드리겠죠.”“제가 누구를 건드렸다고 그래요?”“누구긴요. 당연히 다은 언니... 아, 됐으니까 빨리 놓으라고요!”“안 놓을래요. 어쩔 건데요?”윤태호는 오히려 손에 힘을 주며 장난스럽게 손주희의 다리를 살짝 꼬집었다.이런 굴욕을 태어나 처음 겪는 손주희는 눈에 눈물이 맺힐 만큼 분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진짜 죽여버릴 거야!”이번엔 남은 한쪽 발로 거세게 차올렸지만 한쪽 다리가 잡혀 있어서 중심을 잃은 채 그만 휘청거리며 비명을 질렀다.“꺅!”순간적으로 넘어질 듯했으나 윤태호가 재빨리 몸을 날려 그녀를 품에 안았고 부드럽게 끌어안은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다친 데는 없죠?”손주희가 고개를 들자 윤태호와 눈빛이 마주쳤고 그의 까만 눈동자에는 진심 어린 걱정이 가득했다.한순간 자신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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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미주의 어느 고급 호텔의 한 객실.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이름은 하성주였고 직업은 킬러였다.사실 원래 이름은 달랐지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스물아홉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탓에 성인식을 치르던 해에 스스로 이름을 바꿨다.그는 그렇게 일찍 죽고 싶지 않았고 적어도 아버지와 할아버지보다는 더 오래살고 싶었다.오늘은 그의 스물아홉 살의 마지막 밤이었고 자정이 지나면 드디어 서른이 될 것이다.특별한 생일을 맞이하기 위해 그는 케이크를 하나 사두고 홀로 조용히 축하할 생각이었다.시계를 힐끗 보니 자정까지는 아직 한 시간 반이 남았고 하성주는 조용히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시간은 조금씩 흘러 어느새 또 30분이 지나가고 이내 얼굴에 살짝 어두운 기색이 드리웠다.그는 낮게 중얼거렸다.“이번 건 제대로 마무리해서 스물아홉 인생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려고 했는데 실패하다니... 제기랄.”그는 웃옷의 주머니에서 한 장의 사진을 꺼내 들었다.사진 속에는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도드라진 이목구비와 매혹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여자였다.만약 윤태호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단번에 그 여자가 임다은임을 알아봤을 것이다.그리고 이 킬러가 바로 낮에 임다은을 습격했던 그 배달원이란 사실도 곧장 떠올렸을 터였다.“진짜 예쁜 여자인 건 사실이네. 그런데 의뢰인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여자를 죽이려 하는 거지? 내가 아까워서 망설이지 않을까 걱정도 안 하나?”하성주는 사진을 들여다보며 은근한 욕망이 스며든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이런 여자를 바로 죽이는 건 아까워. 만약 죽이기 전에 한 번이라도 자볼 수 있다면...’그는 음흉하게 웃었지만 어디까지나 상상 속에서만 그랬다.킬러에게도 직업윤리는 있는 법이었고 목표에 대한 감정에 휘둘리면 그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었다.“그녀 옆에 있던 남자는 뭐지? 경호원인가?”문득 낮에 마주친 윤태호가 떠올랐다.‘그 남자는 움직임이 너무 날카로웠어. 그 순간엔 분명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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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감사합니다.”여직원은 밝게 미소를 지으며 룸서비스 카트를 밀고 들어왔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스테이크와 디저트를 하나씩 올려두었다.이내 그녀의 시선이 케이크를 발견했다.“손님, 오늘 생일이세요?”“아니에요. 자정이 지나야 바로 생일이죠.”“아, 그렇군요. 미리 생일 축하해요. 손님, 제가 와인 따드릴까요?”“그래요.”하성주는 거절하지 않았고 여직원은 달콤하게 웃으며 카트에서 보르도 와인 한 병을 꺼냈다.그 순간, 여직원이 갑자기 말했다.“어? 문밖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요?”하성주는 재빨리 문 쪽을 바라봤지만 문 밖엔 아무도 없었다.‘뭔가 이상한데?’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하성주는 고개를 다시 돌리자마자 바로 이마 위로 와인병이 날아들었다.“쾅!”이마에서 피가 터지며 붉은 와인과 섞여 흘러내렸다.하성주는 멍한 눈으로 여직원을 바라봤다. 방금까지 상냥하게 웃던 그 여직원이 어느새 권총을 꺼내 그를 겨누고 있었다.“넌 호텔 직원이 아니야. 도대체 누구야?”하성주는 차갑게 물었다.“네가 알 자격 없어. 하성주, 널 바로 체포할 거야.”여직원은 싸늘한 표정으로 허리춤에서 수갑을 꺼냈고 하성주는 수갑을 보자 비웃으며 말했다.“이제야 알겠네. 너는 명왕전 사람이구나.”그러자 여직원의 얼굴이 살짝 굳었고 그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방 뒤편에서 들려왔다.“이미 우리가 명왕전에서 왔다는 걸 알았으니 똑똑하게 굴지 그래? 하성주, 어서 순순히 잡히는 게 좋을 거야.”하성주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서른 초반쯤 되어 보이는 체격이 우람하고 각진 얼굴에 단단한 기운이 도는 남자였다.“명왕전이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나는 너희를 건드린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집요하게 달라붙는 거야?”하성주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명왕전에서 자신을 잡으려고 치밀하게 준비한 게 분명했기에 남자는 침착하게 말했다.“우리는 명왕전이야.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게 우리 일이지. 네가 외국에서 저지른 살인도 모자라 이제 다시 미주에서 난리를 치려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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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너였구나!”하성주의 동공이 번쩍이며 좁아졌다.갑자기 문 앞에 나타난 남자는 다름 아닌 윤태호였다.윤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금방 다시 만날 줄은 몰랐겠지?”“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 거지?”하성주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명왕전 사람들이야 그렇다 쳐도 윤태호까지 이 호텔을 찾아온 게 이해가 안 됐다.“나만의 방법이 있지. 사실 이것저것 일에 좀 휘말려서 아니었으면 낮에 바로 널 찾으러 왔을 거야.”윤태호는 바닥에 쓰러진 남자와 하성주에게 붙잡힌 여직원을 한 번씩 훑어보며 비꼬듯 말했다.“그래도 킬러라는 사람이 왜 항상 여자만 건드리냐?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지.”“난 킬러야. 양심 같은 건 필요 없어.”하성주가 쏘아붙였다.“그래도 넌 남자잖아!”윤태호가 일부러 눈을 크게 뜨고 놀란 척 말했다.“아니. 설마... 남자가 아니야?”“네가 남자가 아니겠지!”하성주가 분노에 찬 눈으로 윤태호를 노려봤다.“오늘 너만 아니었으면 그 여자는 확실히 죽였을 거야. 그런데 또 날 찾아와? 마침 잘 걸렸어. 지금 당장 너부터 보내주지.”하성주는 말을 끝내자마자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잠깐!”윤태호가 급히 입을 열었다.“난 네 적이 되려고 온 게 아니야.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온 거야. 네 의뢰인이 누군지 말해줄 수 있나?”“내가 그걸 너한테 말할 것 같아?”하성주는 싸늘하게 비웃었다.“죽어도 의뢰인은 밝히지 않는 게 킬러 세계의 첫 번째 규칙이야.”윤태호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죽어도 절대 말 안 한다는 거네?”“그래. 죽어도 말 안 해.”하성주는 단호했다.오랜 시간 킬러로 살아온 그는 의뢰인 정보를 흘리는 순간 자신의 이름도 킬러 판에서 끝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윤태호가 설득하려 들었다.“네가 의뢰인만 밝히면 널 죽이지는 않을게.”“뭐라고?”하성주가 귀를 의심했다.“네가 의뢰인 정보만 말하면 널 살려준다고.”그러자 하성주는 마치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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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지금 하성주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여기서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야 해.’상대가 너무 강하면 무조건 도망치는 게 킬러 세계의 두 번째 규칙이었다.프로 킬러답게 하성주는 이 호텔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탈출로를 꼼꼼히 확인해 두었고 지금 그의 등 뒤 3미터쯤 되는 곳엔 창문이 하나 있었다.저 창문만 열고 뛰어내리면 얼마든지 달아날 수 있었다.“넌 도대체 뭐야?”하성주는 여직원을 인질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질 치며 윤태호에게 물었다.그러면서 슬쩍 창문 쪽으로 몸을 가까이했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넌 의뢰인 정보만 말하면 돼. 마지막 기회 줄게.”윤태호가 단호하게 말했다.“꿈 깨! 의뢰인 정보는 죽어도 못 넘겨.”하성주는 점점 창문 가까이 다가갔고 이제 몇 발짝만 더 가면 도망칠 수 있었다.“하... 원래는 살려줄 생각도 있었는데 이렇게 끝까지 자기 무덤 파면 어쩔 수 없지.”윤태호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자 그의 몸에서 순식간에 서늘하고 살기 어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거기서 멈춰. 한 발짝만 더 오면 이 여자 먼저 죽인다!”하성주는 손에 힘을 주어 여직원의 목을 더 세게 조였고 순식간에 그녀의 눈이 뒤집히며 숨이 끊길 듯했다.윤태호는 잠시 멈춰 섰다가 불쑥 물었다.“네가 혹시 내가 누군지 알아?”“뭐?”하성주도 궁금했다. 도대체 저 남자가 뭐길래 총알도 다 피하고 괴력까지 내뿜는 건지.“나는 의사야.”윤태호가 짧게 답했다.“의사?”하성주는 어이없다는 듯 비웃었다.‘총알 피하는 의사라니 말이나 돼?’“의사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죽일 수도 있지.”말이 끝나자마자 윤태호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다.순간적으로 번개같이 움직여 하성주 옆으로 순식간에 다가가 그대로 한 방을 날렸다.퍽!그 순간 주먹이 정확하게 하성주의 옆구리에 꽂혔고 윤태호의 힘 때문에 하성주는 공중으로 나가떨어지며 벽에 처박혔다가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윤태호는 곧바로 다가가 하성주가 일어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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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조은성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발신자가 조은성임을 확인한 순간 윤태호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는 용천후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하고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은성 형님...”윤태호가 입을 열자마자 조은성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전화 너머에서 들려왔다.“윤태호 씨, 어르신께서 위급하십니다.”윤태호는 가슴이 쿵 내려앉아 황급히 물었다.“어르신 상태는 어떤가요?”“조금 전에 갑자기 피를 토하더니 정신을 잃으셨어요. 심장박동이 점점 느려지고 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실 거라고 하셨어요.”윤태호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용천후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은성 형님, 어떤 방법을 써도 괜찮으니 제가 도착할 때까지 어르신의 숨이 멈추지 않게 해주세요.”윤태호가 말했다.“제가 어르신을 살릴 수 있어요.”“진짜요?”조은성은 기뻐했다.“그러니까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금방 갈게요.”윤태호는 전화를 끊은 뒤 고준휘에게 말했다.“고준휘 씨,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요.”“그래요. 이곳은 제가 처리할게요.”고준휘는 윤태호가 조급해하는 걸 보고 흔쾌히 동의했다.윤태호는 차를 타고 곧장 운무산으로 향했다.30분 뒤, 운무산에 도착하여 차를 세우니 별장이 환히 밝혀진 게 보였다.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경비원들은 윤태호를 알고 있었기에 그를 보자마자 재빨리 문을 열었다.빠르게 안으로 들어간 윤태호는 조은성과 노인 몇 명이 거실에 앉아 있는 걸 보았다.“윤태호 씨!”윤태호를 보자 조은성은 화색을 드러내며 빠르게 문 앞으로 나가 그를 맞이했고, 노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해 보였다. 조은성이 평범해 보이는 젊은이를 직접 맞이하러 나가다니.“어르신은요? 지금 어떠세요?”윤태호가 급히 물었다.“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계세요.”조은성이 말했다.“저를 어르신께 데려다주세요. 제게 어르신을 구할 방법이 있어요.”“따라오세요.”조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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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조은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영진이 윤태호에게 말했다.“용천후 씨 신분은 자네도 알고 있겠지. 용천후 씨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미주 전체가 뒤흔들릴 거야. 치료 방법을 얘기하지 않는다면 나는 자네가 용천후 씨를 치료하게 할 수 없어. 예전에 명의인 척하고 용천후 씨에게 접근하여 용천후 씨를 해치려고 한 사람도 있었거든.”“손 선생님, 윤태호 씨는 어르신의 친구입니다. 어르신을 해칠 리가 없어요.”조은성이 또 말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설명하지 않고 바로 총을 꺼내서 겨눴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손영진이었다.손영진은 성격이 괴팍할 뿐만 아니라 용천후의 친구였고, 그동안 최선을 다해 용천후를 돌봐주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그를 향해 총을 겨누는 건 무례한 일이었다.“그렇다면 제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르신을 치료할 방법이 있으신가요?”윤태호가 손영진에게 물었다.“없어.”“그렇다면 한 가지 더 질문하겠습니다. 어르신께서 지금 당장 치료를 받으시지 않는다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손영진은 살짝 굳어진 표정으로 대답했다.“날이 밝기 전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네. 어르신께서는 아주 위급한 상황입니다. 선생님께 어르신을 구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 왜 뭐라도 시도해 보려는 절 막으시는 거죠?”“나는 용천후 씨를 치료하려는 자네를 막으려는 게 아니야. 나는 단지 자네가 어떤 방법으로 용천후 씨를 구하려는지 궁금한 것뿐이야. 자네가 어떤 방법을 쓰려는 건지 몰라서 불안해.”윤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선생님, 조금 무례한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께서는 어르신께서 어떤 병을 앓고 계시는지조차 알지 못하시죠. 그런데 제가 치료 방법을 말한다고 한들 그 말을 믿으실 수 있겠어요?”“그건...”손영진은 입술을 달싹거렸다.이때 조은성이 그를 설득했다.“선생님, 윤태호 씨가 치료하게 해주세요. 저는 윤태호 씨를 믿습니다.”손영진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계속 망설였고,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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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금침이요?”조은성은 당황했다.일반적인 침술은 은침을 사용한다. 그런데 금침을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윤태호가 말했다.“어르신께서는 음양사고 때문에 아픈 겁니다. 지금 고충은 어르신의 체내에 있어요. 금침은 양기를 띠고 고충은 음기를 띤 사악한 것이기에 금침으로 고충을 상대할 수 있어요.”조은성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은침은 구하기 쉽지만 금침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어디로 가야 금침을 구할 수 있죠?”한 의사가 말했다.“은성아, 손 선생님께 금침이 있다. 늘 몸에 지니고 다니지.”“그래요?”조은성이 눈을 빛내며 서둘러 말했다.“손 선생님, 금침을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손영진은 조은성의 말을 무시하고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조금 전 용천후 씨가 고독에 당했다고 했니?”“네.”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침으로 치료하려고?”손영진이 또 물었다.“네.”윤태호가 말했다.“금침이 있다면 어르신께서는 30분 안에 깨어나실 수 있어요.”손영진은 윤태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윤태호의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한 걸 본 그는 몸을 돌리더니 침실 밖으로 나갔다.“선생님, 어디 가십니까?”초조해진 조은성은 다급히 그를 따라 나갔다.잠시 뒤, 손영진과 조은성이 돌아왔다. 이때 손영진의 손에는 약상자가 하나 들려 있었다.자단목으로 만들어진 그 상자는 검은 광택이 돌았고 아주 오래된 물건 같아 보였다. 머나먼 옛날 한의사들이 들고 다니던 약상자와 똑같이 생겼다.손영진은 허리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안에서 소가죽으로 된 가방을 꺼냈다. 그러고는 윤태호에게 물었다.“정말로 금침으로 용천후 씨를 구할 수 있는 거니?”“네. 틀림없이 구할 수 있어요.”손영진은 그제야 윤태호에게 소가죽으로 된 가방을 건넸다.“받아.”그것을 열어 보는 순간 번쩍이는 금빛에 윤태호는 눈이 부셨다.가방 안에는 금침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빠르게 수를 세어보니 정확히 금침 108개가 들어 있었다. 게다가 제일 왼쪽에는 금실로 어사라고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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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내가 할게.”손영진이 손을 뻗더니 아주 진지하게 알코올로 금침을 소독하기 시작했다.이때 윤태호는 용천후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용천후는 몸의 반이 너무 빨개서 자줏빛으로 보일 정도였고 나머지 반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창백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빨간 쪽은 매우 뜨거웠고 창백한 쪽은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음양사고는 이미 용천후의 심맥까지 침투했다.“자.”손영진이 소독한 금침을 윤태호에게 건넸다.금침을 건네받은 윤태호는 빠르게 용천후의 미간에 침을 하나 꽂았고 두 번째 침은 용천후의 정수리에 꽂았다. 그리고 세 번째 금침은 용천후의 목에 꽂았다.윤태호는 아주 정확하게 혈 자리를 파악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을 꽂았다.손영진은 당황했다. 그는 이렇게 과감히 침을 놓는 사람을 살면서 처음 보았다.인후는 인체의 급소로 혹시라도 실수한다면 환자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환자를 죽일 수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침을 사용할 때면 최대한 인후는 피했다.그러나 윤태호는 아주 과감하게 목에 침을 놓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손영진은 속으로 감탄했다. 그라고 해도 이렇게 침을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다른 의사들 역시 눈이 휘둥그레져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참으로 거침이 없네요.”“저였다면 절대 저렇게 하지 못했을 거예요.”“저건 어떤 침술이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손 선생님, 윤 선생이 어떤 침술을 쓰려고 하는지 아시나요?”한 의사가 물었다.바로 이때 윤태호가 말했다.“손 선생님, 가장 긴 금침 세 개를 건네주세요.”손영진은 곧바로 금침 세 개를 윤태호에게 건넸다.그 금침들은 20cm 정도 길이에 머리카락처럼 가늘어서 끝이 매우 날카로웠다. 그래서 보고만 있어도 등골이 오싹했다.윤태호는 금침 세 개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더니 그것들을 동시에 용천후의 심장 근처에 꽂았다. 밖으로 드러난 부분은 약 5cm 정도밖에 되지 않을 듯싶었다.곧이어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윙.금침 세 개가 진동하면서 소리를 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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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윤태호는 조금 긴장했다. 용천후는 목숨이 위험한 상태였고 조금이라도 실수한다면 바로 죽을 것이다.“금침을 주세요.”윤태호가 손을 뻗자 손영진이 곧바로 그에게 금침을 건넸다.윤태호는 또 한 번 금침을 꽂았다.슈슈슉!윤태호는 용천후의 몸에 금침 36개를 꽂았다. 그 금침들은 주로 용천후의 두 다리와 오른쪽 팔에 집중되어 있었다.오로지 왼팔에만 금침을 하나도 놓지 않았다.“은성 형님, 집에 화로가 있나요?”윤태호가 갑자기 물었다.“네.”조은성이 말했다.“어르신께서 고독에 당하신 뒤로 몸이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기를 반복해서 집에 화로를 마련해 뒀었습니다.”“가져오세요.”조은성은 빠르게 밖으로 나가서 화로 하나를 옮겨 왔다.그 화로는 아주 전통적인 화로였다. 주변은 나무 틀로 되어 있고 가운데는 안쪽이 움푹 들어간 쇠로 된 화로가 놓여 있었다.이때 화로 안에서는 숯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윤태호는 화로를 침대 앞으로 옮긴 뒤 말했다.“지금부터 저는 어르신의 몸속에 있는 고충을 몸 밖으로 빼낼 거예요. 손 선생님,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 뒤로 물러나 주세요.”그 말에 손영진과 다른 의사들은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은성 형님, 휘발유를 가져와 주세요.”윤태호가 지시했다.“휘발유는 왜요?”조은성은 의아해했고 윤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일단 가져오세요. 잠시 뒤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거예요.”“네.”조은성은 밖으로 달려 나가서 휘발유를 들고 들어온 뒤 윤태호에게 물었다.“1kg이면 될까요?”“네.”준비를 마쳤으니 이제는 고충을 빼내야 했다.“손 선생님, 금침을 전부 주시겠어요?”윤태호가 말했다.손영진은 소독을 마친 금침 수십 개를 윤태호에게 주었다.윤태호는 왼손에 금침을 쥔 채로 심호흡하며 집중했다. 그러고는 속으로 천안을 여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잠시 뒤, 윤태호의 시선이 용천후의 피부 너머 혈관과 경락, 내장을 꿰뚫어 보았다.윤태호는 빠르게 고충을 찾았다.윤태호는 고충이 신선한 피를 먹어야만 오래 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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